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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
인간의 사회적 위치, 명예, 직업, 친구 관계, 인간관계 등은 모두 불안정하고 취약하다.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을 했는지 불안해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내가 한 선택이 옳은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혹시 잃진 않을지, 이 관계가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인지,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눈치를 보며 불안해한다. 개인주의로 바뀌어져 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이렇게 방황해가는 개인들의 삶은 어떻게 묘사될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총체적으로 인간 개개인의 삶은 가치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모든 삶의 끝엔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한스 요나스가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세월을 소중히 여기고 세월이 소중한 까닭은 오로지 우리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삶이 가치가 있고 세월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마틴 하이데거의 말에 의하면, 삶이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삶이 유한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 내구성과 무한함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죽음이 필연적이라는 인식은 삶에서 가치를 박탈했을 것이다. 영원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것이고 우리 것으로 만들 수도 없으며, 설사 손에 쥘 수 있다고 해도 엄청난 노력과 자기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게오르그짐멜이 말한 바와 같이, 모든 가치는 그 가치를 얻기 위해 치러야하는 희생에서 파생된다고 한다. 어떤 대상의 가치는 그것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통해 측정되는 것이다.
반면 오늘날의 국가와 가족은 더 이상 영속성을 상징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이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인식하고 있는 모든 초개인적 실체들 가운데 국가와 가족은 영원성이라는 개념에 가장 근접한 실체이다. 존재의 시작은 역사 속에 용해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은 무한하며, 덧없이 짧은 개인의 삶을 넘어서서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국가와 가족은 유한한 삶이라는 나약한 배가 닻을 내릴 수 있는, 영원히 존재하는 안전한 안식처였다고 한다. 잘 관리하기만 하면 사용자들보다 훨씬 오래 존재할, 지속성으로 연결되는 견고한 통로였다. 그러나 이제 국가와 가족은 더 이상 그런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
간단히 말하자면 근대에 개인의 유한함과 영원한 가치 간의 쌍방통행을 위해 건설된 두 개의 대용량 다리들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인간이 처한 여건, 인간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과 삶의 전략들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역사상 처음으로 세우러을 소중히 여기고 세우러을 보람 있게 보내는 일이 합리적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개인의 삶이라는 한정된 기간 안에 채워 넣을 수 있는 것과 육신의 한계를 초원해 생존하리라고 기대될 수 있는 것을 연결해 줄 접점이 없어진 것이다. 인간의 유한한 삶과 반대로 영속성이 없어진 국가와 가족의 특성으로 인하여 개인들은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사회의 특징을 미리 인지하고, 준비하여 생활해 나간다면, 좀 더 슬기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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