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국가에서 그 공헌을 인정한 유명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창조해낸 캐릭터 뤼팽은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국민적인 영웅입니다. 우리 민족의 눈으로 보면 '의적' 정도 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는, 남의 것을 훔치고 어두운 곳에서 살지만 결코 약한 자를 괴롭히는 일이 없는 그런 멋진 괴도 정도 될까요. 그리고 뤼팽이 등장하는 소설은 대부분 뤼팽의 악행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뤼팽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질이 나쁜 악당들을 뤼팽이 용감하게 쳐부수는 내용들입니다.
이 '뤼팽과 녹색눈의 아가씨' 라는 작품도 그런 작품들과 맥락을 같이 하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말해서 뤼팽이 아름다운 외모의 착한 심성을 가진 어여쁜 녹색눈의 아가씨를 도와 그녀를 이용해 재산을 빼앗고 보물을 갈취하려는 악당들의 손으로부터 구해내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준다는 내용으로, 프랑스적인 낭만이 짙게 배어나오는 그런 책입니다. 뤼팽이 프랑스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데는 의적같은 이미지와 초인적인 모습도 있겠지만 이런 낭만적이고 따뜻한 신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상깊은구절] 뤼팽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인부들의 뒤로 살며시 다가가서 그들의 말을 엿들었다. "그렇다니까. 그 녀석을 뒤쫓아가 붙잡은 것이 바로 나란 말이야." 한 인부가 뽐내며 말했다. "큰 공을 세웠구먼. 경찰에서 상금을 줄 거야." "그땐 한턱내겠네." "신나는데, 잊지 말게나. 그런데 그 녀석은 어떻게 됐어. 경찰이 끌고 갔나?" "아니, 경찰 부장과 역장이 의논하더니 저쪽 창고에 처넣었어." 뤼팽은 창고로 몰래 가서 문에 귀를 대었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녹색 눈의 아가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일곱 개의 도구를 이용하여 자물쇠를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기척에 울음을 그친 그 아가씨가 동태를 살피는 듯 숨을 죽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