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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아이리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작품 속에 정신없이 몰입시키는 매력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설명이 부족하겠지만, 그의 소설들은 항상 '나' 라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사물이나 상황을 살피고,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그런 재미, 그런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기괴한 일이거나 도통 알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는 독자와 주인공을 똑같이 혼란스러움 속에 빠트린 후, 차근차근 열쇠를 주어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 혹은 주인공의 동료 등의 추리에 독자들은 매력을 느끼고 자신도 같이 퀴즈 풀이에 참여하는 듯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 기발한 추리나 흥미진진한 상황의 전개 등에 놀라움을 느끼고 탄성을 보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성향이 더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주인공이 기억상실자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주인공은 어느날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지게 되고, 곧 일어나게 되지만 3년 반 동안의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 채 지내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추격을 당하고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행적에 대해 찾아나서게 됩니다. [인상깊은구절] 왜 그런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내가 잃어버린 3년 반의 세월 동안에 나와 관계가 있었던 사람이 틀림없을 것이다. 더구나 나를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했던 위험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때 버스가 왔다. 내가 버스에 타고 난 뒤에 저 남자가 나중에 올라타면 그때는 도망칠 수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서 내가 도망치기라도 하면 그 남자는 쏜살같이 나를 뒤쫓아올 것이다. 나는 버스에 타는 체하며 버스의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사람들 속에 파뭍히면서 재빨리 버스 앞을 돌아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