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는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협객물에 가깝다고 할까요, 1930년대 갱들이 판치는 뉴욕을 배경으로 갱을 처단하고 다니는 '성자' 가 펼치는 모험을 그린 소설입니다. 카리스마가 강하고 운동신경이 대단히 뛰어나며 멋을 부릴 줄 아는 그런 신사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그 위에 범죄에는 폭력으로라도 응수하여 뉴욕에서 갱을 청소해 버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강인한 남자의 이미지를 쌓아 올려 만든 '성자' 템플러. 겉멋지상주의에 물들어 있는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멋진 활약에는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로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역시 갱과 뉴욕이란 소재는 어떤 장르의 소설이나 그 외에 영화, 만화, 게임 등에서도 흥미있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성자' 템플러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TV 시리즈로도 만들어져서 인기리에 방영이 되었다고 하니, 레슬리 차터리스 라고 하는 작가는 적어도 캐릭터 하나만큼은 기막히게 잘 만들어 놓은 것 같군요. [인상깊은구절] 조는 술집 구석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의 뺨은 부풀어 올라서 물집이 생겨 있었다. 이 바텐더도 자기가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암흑가의 갱들은 자기 동료들에게서 죽음을 선고받았다고 해서 경찰에 고발하거나, 재판소에 소송을 할 수가 없다. 그런 생각이 들자 퍼프로스는 마시고 있는 술맛이 싹 달아났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검은 죽음의 손길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까? 그때 퍼프로스에겐 갑자기 성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햇빛에 그을린 검은 얼굴에 반짝거리는 푸른 눈, 그리고 항상 남을 조롱하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 암흑가의 복수 같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겁없는 얼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