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사학자인 제프리 버튼 러셀의 연구중 하버드 출판사에서 출간된 논문등을 모은 책이다. 그는 악마에 대한 연구를 필사의 業이라 생각했는지 그 방면에서는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학자이다. 이 책은 시대별 악마라는 존재에 대한 저술이나 표현, 때론 전설이나 신화등을 모아 놓은 책이다. 악마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 이 악마라는 관념을 만들어낸 것은 사람들의 의지이고 사악하지도 타락하지도 않은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낸 산물이라 생각한다. 미술에서 말하는 '명도대비'란 것 처럼 검은 바탕 위에 있는 흰 원이 하얀 바탕 위에 있는 검은 원보다 더 커보이는 것 처럼 순수함과 善이라는 것은 그 極의 개념인 惡이나 악마와 같은 개념이 있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이 책은 그러한 순수한 관념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 생각한다. 양장판 편집으로 꽤 고급스러운데다가 책의 크기가 작아서 휴대하기 쉽지만 그 내용만큼은 쉽지 않은 책이다. 어쨋든 악마에 대한 편견과 아집을 조금은 가시게 해줄 책으로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
| 사람은 안 좋은것 나쁜것에 유혹당하는 경우가 많다. 유혹당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다 안다. 그러니 이런 유혹 따위에 넘어가지 않아. 단지 궁금해서 조금 겪어보려는것뿐이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책을 읽었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내가 알려던 내용이 아니라는것을 느끼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악마에게 어떻게 넘어가는 지를 알기 위해 샀던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악마를 만들었냐를 풀이해준것 같았다. 문화는 항상 이렇게 시작되는것 같다. 우리...즉 인간이 시작한 문화. 인류의 문화가 곧 악마의 문화인것이다. |
| 악(마)에 대한 논의를 위해선 신에 대한 논의가 필수 불가결하다. 신을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따라 악(마)에 대한 개념 및 추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균형이 잡힌 접근을 하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신(선)과 악(마)에 대해 비교적 알기 쉬운 역사적 접근을 보이고 있는 좋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할 때의 나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나는 책의 제목에서처럼 다분히 문화적인 접근을 기대하였으나(시대적 지리적으로 악마가 문화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묘사되었는지) 가끔씩 설명 없이 실린 그림이나 조각의 사진으로는 그러한 욕구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저자의 의도 역시 나와는 전혀 달랐다.(의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출판사의 마케팅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겠으나 왠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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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포장하고 있는 약간 허접한 책 표지를 벗겨내면 검은 한지를 바른듯한 두꺼운 하드보드지 표지 위에 빨간색 금박으로 악마가 그려져 있는 고풍스럽고 멋들어진 이 책은 그 외형으로 한눈에 내 알량한 수집 욕을 자극해 버렸다. The prince of darkness : radical evil and power good in history 라는 원제의 이 책 은 역사, 종교학 교수인 Jeffrey Burton Russell 이 남긴 악마, 사탄, 루시퍼, 메피스토 텔레스 라는 그의 네 권의 명저의 내용을 종합한 것으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신화, 신학 민담, 미술, 문학 등에서 묘사되어졌던 악마의 모습을 뽑아내고 있다. 간간히 등장하는 반가운 이름들 (예를 들어 pazuzu같은..)의 존재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 가뜩이나 흥미로운 사탄에 관련된 이야기들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필자는 중간자의 입장을 취하는 듯 하며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근근히 악마와 사탄, 루시퍼를 비하하고 또 악을 비참하고 추악한 모습으로 그린 이야기들에 초점을 맞추어 전해주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그 말들을 그저 그대로 믿을 손가.. 흥미로운 것은 신의 모순 빡참을 애써 가리기 위해 골머리 싸매며 신학을 만들어 나가는 옛 철학자들과 기독교 종파들의 한심스런 모습들도 근근히 유추해 낼 수도 있고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사탄이 그를 책망하는 자신의 추종자들에 둘러싸여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모습에 연민을 느끼게 까지 해준다. 많은 철학자들과 예술인, 성경의 인물들과 신화의 신들이 등장해 다소 딱딱하기도 하나 고대로부터 서서히 근대로 이어져 오는 즐거운 사탄!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필자는 마지막에 가서 인간이 타락해가는 모습을 보고 자긍심과 기쁨을 느끼는 사탄이 진정한 그의 면모이고 이 사탄은 '끔찍하고 야비하며 바보 천치 같은 자이다.' 라고 정의한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