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어자는 김응창 대감의 말을 듣고 생부 김원홍 대감의 집을 찾았다.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하인이 나왔다가 무장 복장을 한사람과 내금위 군사들 열명이 줄지어 서있는것을 보고 허리를 굽실거렸다. 옛날 같으면 반어자를 대문 밖에서 쫒아냈을 것이다. 조문 사절단이 돌아갈 날이 되었다. 조선 국왕이 상마연, 사신이 귀국할때 베푸는 연회를 베풀어 주었다. 이자리에서 국왕은 기분이 좋았다. |
| 혼자 남은 내실에서 반어자가 가부좌를 틀고있었다. 반어자는 귀를 열어놓고 폐식공, 자기의 숨소리를 멈추는것을 시전하였다. 이것은 음악이나 소리를 지르는 무공을 막는 방법이었다. 소성이나 사자후, 광릉산곡 같은 무공은 폐식공으로 맞서지 폐식공은 소리를 막아주지만 갑자기 열때는 개미 기어가는 소리도 들린다. 반어자는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참았다. 고요한 내실은 적막감만 들었다. 폐식공으로 귀를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였다. |
| 중간에 정박한 종상현에서 면양현까지는 멀었다. 반어자는 배안에서 양무강에게 글자를 더 가르쳤다. 양무강은 글자 배우기가 따분했는데 달리 할것도 없어 글자를 배웠다. 이제 삼강오륜이나 지명등은 대충 알게 되었다. 이틀째 되는 날에 배에탔던 사람들이 면양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배가 면양에 정박하자 또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리 운동을 하려고 배에서 내렸다. |
| 설 대인의 집은 부잣집이라서 그런지 오는 사람도 많고 가는 사람도 많았다. 수레에 많은 물건이 들어오기도 하였고 나가기도 하였다. 하인들은 대부분 연못이 있는 바깥 건물에 있었고 안에있는 내실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내실은 중문을 통하여 가야 하는데 중문은 언제나 닫혀 있었다. 양무강이 대문 밖을 나가 창술 아저씨가 왔나 보았다. 창술 아저씨는 집에 들어도지도 못하고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 하는것이 보였다. |
| 강한 바람과 함께 흙먼지가 일어났다. 반어자가 왼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항룡십팔장을 전개하였다. 진경백리 역시 반대편에서 바람이 일고 천수여래장과 항룡십팔장이 충돌하자 하늘을 찢는 엄청난 폭음이 울렸다. 원광스님이 뒤로 넘어졌다. 일어섰던 방장스님이 갑자기 죽장자를 마다에 던졌다. 상좌스님이 마당에 던져진 죽장자를 주워 방장스님에게 주었다. 방장스님이 죽장자를 추겨 올렸다. |
| 반어자는 양무강의 몸을 살펴보았다. 고수가 될수있는 체력인가를 살폈다. 가슴이나 팔뚝의 두께가 고수가 되기에는 좀 약해보였다. 반어자는 서당에도 다녔지만 낮에는 주로 외할아버지 홍영감을 따라다니면서 열살부터 나룻배의 노를 저었기 때문이었다. 양무강은 비급을 배우기는 어려워도 잘 배우면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는 고수 소리를 들을것도 같았다. 무공을 배우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한다. |
| 반어자는 일감이 없을때에는 움막에서 낮잠만 잤다. 반어자는 다른 재주가 없어 섬에서 고기를 잡았다. 바닷가로 나가 고기를 잡았다. 그리고 그 고기를 커다란 함지박에 담아 망호교에 있는 시장에 내다 팔았다. 고기가 안잡힌 날은 조개나 게 같은것을 잡아다가 팔기도 하였다. 인근의 노동자들은 반어자를 당성의 총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옷도 더럽고 말도 못하니 바보로 알고 생선을 빼앗아 가기도 하였다. |
| 반어자는 해난 사고이후 처음으로 객잔에 머물렀다. 방안에 고급스러운 침대에서 잠을 자려니 잠이 오지않았다. 객잔 앞 주루에서는 오랫동안 술꾼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자시가 되어 술꾼들의 떠드는 소리가 모두 없어졌을때 어디에서 애달픈 호궁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다. 다음날 종지백과 번어자는 포목상에 가서 여자용 비단옷을 한벌 샀다. 반어자는 저녁을 먹고 나서 쉬었다가 해시가 되자 슬슬 객점을 나왔다. |
| 반어자는 포정사에게 용정차를 얻어 마시고 이번엔 항주부 지부 관아로 갔다. 전 같으면 관아의 정문 군졸이 눈을 부릅뜨고 딱딱거릴 텐데 공손히 인사까지 하는것을 보니 벼슬이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어자는 지부의 집무실인 화청에서 또 융숭한 대졉을 받았다. 반어자는 기왕 나온김에 표국에도 들러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장군 무인복을 입고 말을 들어오는 반어자를 보고 표국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
| 반어자가 가지고 간 과일 바구니를 방에 내려놓으며, 진봉인은 장독이 퍼져 누워있는 상태인데 전과 같은 생기가 모두 없어진 상태였다 하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사람을 무서워하는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아들 진지량과 진계향의 얼굴도 모두 파리해 보였고 지쳐있었다. 반어자가 진봉인의 아들에게 동심장을 갖는다는것은 말이 되지 않고, 그대로 다시 동심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