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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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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거나 관찰을 했다는 것 아닐까? 나와 너로 이어진 소설. 나이를 먹어서 일지 모르겠지만 가족 이외에 ‘너’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타인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일까? 요즈음엔 누군가를 너라고 칭하지 않게 되었다. 어찌 보면 가장 처음 시작 되는 관계가 나와 너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김혜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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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거나 관찰을 했다는 것 아닐까? 나와 너로 이어진 소설. 나이를 먹어서 일지 모르겠지만 가족 이외에 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타인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일까? 요즈음엔 누군가를 너라고 칭하지 않게 되었다. 어찌 보면 가장 처음 시작 되는 관계가 나와 너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김혜진 소설집을 읽었다. 나와 너로 이뤄진. 어찌 보면 라는 것은 제일 궁금하기도 하지만 때론 굉장히 귀찮기도 하고 힘든 사이인지 모른다. 모든 걸 다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남이 될 수도 있는 사이.

 

너와 나는 길고양이를 챙기다 우연히 만난 사이다. 나는 재개발사업이 더디게 진행 중인 곳에서 살고, 너는 공청회 한번 없이 재개발사업이 진행된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서 살고 있다. 너란 사람은 길고양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인 동시에 집을 사고팔아 이문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이다. 지저분한 동네가 빨리 재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너를 바라보는 나는 때론 혼란스럽고 놀랍다. 한 사람이 가진 다른 이미지의 간극이 커서. 하지만 비단 그게 뿐일까?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양면을 가졌을 테니까.

 

같은 공간에 있지만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나와 알았던 네가 맞는지 놀라울 때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인생이 나와 너를 변하게 했을 것이고, 우린 그게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어디 너와 나 뿐일까? 세상에는 공존할 수 없는 서로의 주장들이 난무하는 곳이니까. 너와 내가 존재하는 한 다양한 형태의 찬반은 지속 될 것이다. 하지만 너와 내가 싸우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공존하고 더불어 살수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어려운 소설을 읽었다. 그래서 리뷰 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당분간 워밍업 하듯 리뷰를 써야 할듯. 

조금 더 익숙해지면 괜찮은 리뷰가 나올런지.. 넘 오래 글을 안썼구나. ㅠㅠ

YES마니아 : 로얄 k*****3 2020.10.15.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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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소외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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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의 이야기다.돈, 젠더, 불평등,살아가면서 당연한 듯 겪어야 하는,선입견과 편견에 관한 이야기다.‘너’ 도 ‘나’ 도 평범한 사람이고,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너와 나 사이는 결국 멀어지지만,그게 너와 나만의 탓이였을까.그들이 정한 까다로운 기준과 조건 속에서,우리가 되어가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다.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묵직한 여운이 남는다.담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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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의 이야기다.
돈, 젠더, 불평등,

살아가면서 당연한 듯 겪어야 하는,
선입견과 편견에 관한 이야기다.

‘너’ 도 ‘나’ 도 평범한 사람이고,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너와 나 사이는 결국 멀어지지만,
그게 너와 나만의 탓이였을까.

그들이 정한 까다로운 기준과 조건 속에서,
우리가 되어가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

담담하지만 날카롭다.

소설이 현실과 멀어져가는 시대에
김혜진 작가의 소설이 더욱 반갑다.
l***t 2020.10.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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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접착제보다 더 딱 들러붙어 있는 '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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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독서에 있어서만큼은 편식을 즐기는 터라 김혜진의 책은 언제나 구매리스트 상위에 위치한다. <중앙역>에서만큼의 강렬함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지만, 현실에 천착한 그녀의 집요한 글은 숨 막힐 듯 흡입력이 있다.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제목처럼 줄곧 ‘나’의 시선은 ‘너’에게 향해 있다.   “태비를 기다려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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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독서에 있어서만큼은 편식을 즐기는 터라 김혜진의 책은 언제나 구매리스트 상위에 위치한다. <중앙역에서만큼의 강렬함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지만, 현실에 천착한 그녀의 집요한 글은 숨 막힐 듯 흡입력이 있다. 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제목처럼 줄곧 의 시선은 에게 향해 있다.

 

태비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귀찮고 번거로운 숙제처럼 여겨졌지만, 막상 너와 있으면 시간이 잘 갔다.” (p.20, <3구역, 1구역>) 처음의 는 항상 반갑고 막역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불문율은 언제나 그렇듯 들어맞는다. “그러니까 그 밤에 내가 실감한 건 너와의 간극이었고 격차였다.” (p.31, <3구역, 1구역>), “이대로 십 년이 가고 또 십 년이 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에 오싹해지면서도 네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p.86, <너라는 생활>), “그러니까 이 순간에는 나를 이곳까지 끌고 온 게 너라는 확신을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내가 벗어나고자 하는 건 이 낯선 동네가 아니고 바로 너라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실은 그것이 오래전부터 내가 바라온 일이라는 것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p.114, <자정무렵>)

 

깨닫고 또 깨닫지만, 도무지 고칠 수 없는 모양이다. 가족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연인도 아니며 친구도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 아니, 분명히 존재하지만, 모두가 한 날, 한 시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른 체할 수 있는 존재. 파트너다. 파트너? 직장 동료를 칭할 때 흔히 쓰는 말이 나와 너와의 생활에서는 어쭙잖게 얹힌다. 하지만 김혜진의 소설에서는 굳이 성 소수자를 부각하지 않는다. 성별의 문제와는 무관히 나와 너 앞에 펼쳐진 참혹한 현실을 드러낼 뿐이다. 그래서 무수히 많은 나는 무수히 많은 너를 쉬이 끊어내지 못한다.

 

나로선 버틸 수밖에 없었다. 버티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거였다.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조금은 편해지겠지” (p.184, <아는 언니>)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조금은 편해지겠지. 분명히 알고 있는 답과 결말을 나도 모른 체한다. 당장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 하니까. “그럼에도 어느 주말 저녁 나는 또다시 너를 만나러 갔다.” (p.168, <우리는>) 또 너를 만나러 간다.

 

그해 겨울에 너는 이직했다. 그것이 우리에게 일어난 두 번째 좋은 일이었다.” (p.212)

광장은 이듬해 9월에 완공됐다. 그것이 우리에게 일어난 세 번째 좋은 일이었다.” (p.221, <팔복 광장>)

팔복 광장이 완공(완공은 되지도 않았지만)되기까지 만 2년 동안 나와 너에게 일어난 좋은 일이 세 가지뿐이라니. 암울하지만 현실이다. 그저 끊어지지 않을 만큼만 서로를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재개발을 두고 찬반 싸움을 하는 아저씨의 이봐요. 그쪽은 어느 쪽이오?” (p.14, <3구역, 1구역>)라는 무던히 저급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혐오와 배제에서는 손을 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내 편이 되어 달라는 그 흔한 부탁조차 하지 못하는 나와 너. 그리고 당신들의 현실에 응원을 보내며.

 
l****h 2022.04.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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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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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김혜진 작가님 처음 알게 됐는데 완전 추천입니다 드문 2인칭 시점이고요. 그런데 그게 인상적이어서 2인칭하면 이 책이 생각납니다 정말 인상깊게 봐서 작년에 재밌게 읽은 책 하면 이 책도 번뜩 떠오르곤 합니다 이후로 9번의 일도 읽었는데 특유의 김혜진 작가님 감성이 저랑 잘 맞는거 같아요 사람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좀 괴로운 부분을 건드려 궁지로 내몰리는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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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김혜진 작가님 처음 알게 됐는데 완전 추천입니다
드문 2인칭 시점이고요. 그런데 그게 인상적이어서 2인칭하면 이 책이 생각납니다
정말 인상깊게 봐서 작년에 재밌게 읽은 책 하면 이 책도 번뜩 떠오르곤 합니다
이후로 9번의 일도 읽었는데 특유의 김혜진 작가님 감성이 저랑 잘 맞는거 같아요
사람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좀 괴로운 부분을 건드려 궁지로 내몰리는 느낌을 받는데
그게 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요

v********z 2023.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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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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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작가들 중에 좋아하는 이를 꼽으라면 김혜진 작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나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붕 뜬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한국문학 작품들은 취향에 맞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현실 사회의 이야기를 문학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은 <불과 나의 자서전>과 비스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좋아하는 작품이기에 계속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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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작가들 중에 좋아하는 이를 꼽으라면 김혜진 작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나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붕 뜬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한국문학 작품들은 취향에 맞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현실 사회의 이야기를 문학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은 <불과 나의 자서전>과 비스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좋아하는 작품이기에 계속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같이 온 일기장도 너무 마음에 든다.

t**********a 2021.03.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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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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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로 처음 읽게 되었던 김혜진 작가의 두번째 책이다.(내 기준) 딸에 대하여라는 소설이 너무나 따뜻했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 그래,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이기적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너라는 생활이 있는데, 우리는 왜 자꾸 판단하려 들고 조언하려 들고 할까. 좋은 문장도 많았고, 나와 닮아 있는 구석이 많아 공감도 많이 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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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로 처음 읽게 되었던 김혜진 작가의 두번째 책이다.(내 기준)

딸에 대하여라는 소설이 너무나 따뜻했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

그래,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이기적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너라는 생활이 있는데, 우리는 왜 자꾸 판단하려 들고 조언하려 들고 할까.

좋은 문장도 많았고, 나와 닮아 있는 구석이 많아 공감도 많이 가는 책이었다.

p*******4 2021.0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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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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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구도로 책이 진행된다.짧은 단편 8권이 묶여있다.평소 김혜진 작가를 좋아한다면 이 책도 분명 좋아하리 확신한다.작가가 쓴 글은 내 얘기가 아닌데도 내 얘기 같고,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어찌할지를 모르겠다가도 또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읽을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입을 다물게 만들기도 하다가도 또 말해야 할 것처럼 만들기도 하고 ㅋㅋ그냥 매력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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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구도로 책이 진행된다.

짧은 단편 8권이 묶여있다.

평소 김혜진 작가를 좋아한다면 이 책도 분명 좋아하리 확신한다.

작가가 쓴 글은 내 얘기가 아닌데도 내 얘기 같고,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어찌할지를 모르겠다가도 또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

읽을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입을 다물게 만들기도 하다가도 또 말해야 할 것처럼 만들기도 하고 ㅋㅋ

그냥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마음들이 들게 했던 여러 구절들..

그러니까 그 밤에 내가 실감한 건 너와의 간극이었고 격차였다.

3구역, 1구역 p31

누군가가 어색한 분위기를 흩뜨리듯 그렇게 말한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나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걸까.

자정 무렵 p110

너와의 관계는 왜 이렇게 계속 이어져온 것일까. 완전히 연락이 끊어지고 그래서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처럼 서로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릴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서로에 대한 편안한 기억만을 나눠 가질 수 있었는데. 나는 왜 겁도 없이 네 연락을 받고, 안부를 듣고, 네 삶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서는 걸 포기하디 못한 것일까.

우리는 p172

멀리서 보면 나무랄 데 없이 선하고 이타적인 모습이었지만 내겐 한없이 무책임하고 비겁하고 나약하게 느껴졌다.

팔복광장 p228


m*****3 2020.10.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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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았던가, 너라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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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독립된 단편이었다. 등장인물도 배경도 제각각이었지만 왠지 하나의 글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차이가 느껴지는 건 당연했기에 애써 탐닉하려 들지 않았다면 유사점은 의외여서 도드라져 보였던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 나에게 그와 같은 느낌을 선사했으려나 고민 끝에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다. 나의 부재. 시점이 하나같이 1인칭이니 나의 판단은 말 그대로 모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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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독립된 단편이었다. 등장인물도 배경도 제각각이었지만 왠지 하나의 글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차이가 느껴지는 건 당연했기에 애써 탐닉하려 들지 않았다면 유사점은 의외여서 도드라져 보였던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 나에게 그와 같은 느낌을 선사했으려나 고민 끝에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다. 나의 부재. 시점이 하나같이 1인칭이니 나의 판단은 말 그대로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미 제목을 읽는 순간 어느 정도 마음이 기운 상태였다. 세상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하여도 결국 우리는 ‘나’로서만 이 세상을 살아간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고 공감을 표현하려 애쓸 순 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내가 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너’라는 사람이 되는 일은 결코 이 세상에서 벌어지지 않는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남을 배려하려 노력해야 한다 등의 조언을 수시로 들으며 성장한 우리는 안타깝지만 나를 상실하면서까지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안간힘을 쓴다. ‘너라는 생활’에는 그와 같은 사람들이 숱하게 등장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주인공은 내가 언급한 부류가 아니었다. 그들은 나름의 냉철함을 유지했다. 밀려오는 감정을 마냥 숨기려 들지 않았고, 그 결과 홀가분히 제 갈길을 갈 수 있기도 했다. 그런데 왜 나는 일말의 불편함을 느꼈던 걸까. 왠지 주인공이 무언가를 그르친 것만 같아 보였다. 그가 불편하다면 정말 그런 것인데, 나는 마치 ‘No’를 외치는 사람의 목소리로부터 ‘Yes’를 읽는 악마라고 된 양 이상한 해석을 하고 있었다. 부러웠던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결코 구축하지 못한 ‘나로 충만한 생활’을 누리기 시작한 그대들을 마냥 축복할 수가 없었던 것도 같다. 나를 알기 위해 너의 존재를 필요로 했고, 또 그래야만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왜곡된 사고에 의존해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도 긴 나에게 주인공의 태도는 이해는 하지만 쉽게 택할 수 없는 길이었다.

패턴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까. 개별 작품들에서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한데 엮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어떠한 연유에서 만났는지에 대해서까지 저자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굳이 설명하지 않았던 건 인연이라 하는게 그다지 심오한 게 아니어서였을 수도 있다. 어찌 됐건 등장 인물들은 같은 공간과 시간, 경험을 공유한다. 마음과 마음이 닿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줄로만 알았는데 저자의 설정은 거의 우연이자 즉흥에 가깝다. 너무 섣부른 결정이었을 수 있다는 식의 염려 섞인 말을 내뱉는 걸 보면 인물들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체가 무엇이었건 제3 자의 시선에 그들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완벽한 조합, 서로에게 너무도 든든한 존재처럼 그려진다.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그다지 친밀하지 않던 두 객체는 하나가 되어간다. 천생연분이라 믿으며 시작한 인연도 쉬이 깨어지는 게 오늘날이니 이들의 불완전한 결합이 조만간 파국을 맞이하리라는 확신이 서더라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저자는 가장 평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결말을 택했다. 이야기 속엔 이별이라 하는 게 이토록 쉬운 것이었던가 싶은 순간이 있는가 하면 왜 아직도, 어떤 미련이 남았길래 묻고픈 순간도 있었다.

참으로 공허한 이야기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 법도 했다. 자극적인 무언가에 익숙한 현대인들로선 보다 진폭이 큰 굴곡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전개야말로 현실과 가장 닮은꼴일 수도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만큼 강력한 존재는 못 된다. 틈만 나면 서로를 호출해 안부를 묻고 보다 많은 걸 함께 하고 싶은 이와의 미세한 균열에도 시름시름 앓는 게 우리다. 오래 전 나는 나와 내 주변 사람 모두가 인간의 탈을 쓴 고슴도치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었다. 진한 호감이 막상 다가서면 상대의 단점에 놀라고 내 단점 또한 고스란히 노출되리라는 불안에 지레 겁을 먹곤 했던 적이 셀 수 없이 많다. 그 시절 나는 내 가시가 상대의 마음을 후벼 파고 상대의 가시가 내 심장을 멎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야 비로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었다. 오해였다. 굳이 아파하면서까지 상대 이름을 부를 까닭은 없었다. 꼭 반 아이 모두와 친구가 되어야 하고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는 육아 전문가의 이야기를 진작에 들었더라면 나를 잃지 않으면서 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건전했을 수는 있어도 건강하지는 못했던 지난날, 나를 지움으로써 너로서 생활하고자 노력했던 시절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잘못임을 알아도 왠지 달라지긴 힘들 것만 같다. 리트머스지 젖듯 서서히 스미는 불편함과 불쾌함을 떨쳐내기 위해선 거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내겐 아직 그런 용기가 없다. 난 아직 나를 모르며, 너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q*****2 2021.0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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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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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인적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책이 있고,씁쓸하고 무거운 뒷맛에 여러 번 호흡을 가다듬거나 책장을 덮었다가 몇 번 나눠서 읽게 되는 책이 있더라구요,배경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사회과학 도서도 아니고 심오한 철학책도 아닌데 이 책은 한 번에 못 읽고 몇 번 나눠서 읽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나'와 '너'로 이루어진 대척 관계에서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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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인적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책이 있고,

씁쓸하고 무거운 뒷맛에 여러 번 호흡을 가다듬거나 책장을 덮었다가 몇 번 나눠서 읽게 되는 책이 있더라구요,


배경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사회과학 도서도 아니고 심오한 철학책도 아닌데 이 책은 한 번에 못 읽고 몇 번 나눠서 읽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나'와 '너'로 이루어진 대척 관계에서 느끼는 씁쓸함과 입맛의 개운치 않음이 너무 실감나고 공감가게 잘 표현되어서 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밤에 내가 실감한 건 너와의 간극이었고 격차였다.

멀리서 보면 나무랄 데 없이 선하고 이타적인 모습이었지만 내겐 한없이 무책임하고 비겁하고 나약하게 느껴졌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혹은 타인의 태도나 말에서 느껴지는 서운함이나 실망감, 권태로움, 짜증 등을 말로 표현하기는 너무 구차하고, 내 밑바닥을 보이는 것 같아 망설여지지만 분명 마음 속 깊은 곳 어딘가엔가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수면으로 끌어 올리는 표현들이 많아서 몇 번이나 숨을 가다듬으면서 읽어야만 했어요.


이 가을에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w****r 2020.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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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생활-김혜진]
"[너라는 생활-김혜진]" 내용보기
글을 읽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떠오른다.한 때에는...정말 타인에 대한 애정으로 넘쳐나던 시절이... 좋은게 좋은거라고. 내가 잘하면 되겠지, 내가 더 잘하면 되겠지...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었던.이 책을 읽는게 읽는게 조금 생뚱맞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너'라는 존재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에. 작가의 초기 작품인 '어비'라는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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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떠오른다.

한 때에는...정말 타인에 대한 애정으로 넘쳐나던 시절이... 

좋은게 좋은거라고. 내가 잘하면 되겠지, 내가 더 잘하면 되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었던.

이 책을 읽는게 읽는게 조금 생뚱맞았던 이유는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너'라는 존재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에. 


작가의 초기 작품인 '어비'라는 소설집(?)을 제외하면, 대부분 다 읽어낸 것 같은데 이 소설집에서 살짝 갸우뚱 하게 된다. 이미 '딸에 대하여'나 '불과 나의 자서전'같은 곳에서 써먹었던 클리쉐가 반복된다. 또 소설집이다 보니, 하나의 연주곡에 대한 변주곡이라도 되는 듯이 여러  Variation을 보여주는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다소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나'에 대비하여, 애초부터 어울릴 것 같지 않은'너'가 반복되는데...공감이 조금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만나지 말 것이지...


레즈비언의 이야기라고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단편이 있고, 그렇진 않지만 죄다 여성들간의 이야기인데...뭐 이건 젠더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와 너의 이질감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들.


주인공들이 하나 같이 돈이 아주 많지는 않은데, 그냥 어느 빌라촌이나 남루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처럼 칙칙했다. 한지붕 세가족처럼 따뜻하진 않고, 이제는 거의 고착화된 현대의 피곤하고, 쏴~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지리멸렬한 삶에 더 회의를 느끼게 하였다.  


글은 기존 작품처럼 잘 읽혔으나...뭔지 모르게 김이 빠지는 것은, 아마 주제와 소재의 반복때문이 아닐까 한다. 작가가 롱런을 하고 싶다면 조금 더 넓고 깊은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김혜진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보기로 하였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20.09.27. 신고 공감 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