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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여 년 만에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책을 끼고 살았다. 일주일에 서너 권을 읽고 서평을 쓰고 광고 문안들을 작성했다. 그 때 좋은 작가님들을 만났고, 주위엔 좋은 책과 글귀가 함께 했다.사업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몇 년 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때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어 서평을 쓴 시간이 벌써 9년이나 되었다. 그렇게 글을 읽고 느끼는 동안 책과 함께 눈에 들기 시작한 것이 있었으니 지금은 명화로 일컬어지는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Willem van Gogh)의 그림들이었다. 그림의 ‘ㄱ’자도 모르고, 화가나 미술은 전혀 모르고 지내던 나였다. 워낙에 손재주가 없어 학창시절 내내 미술시간은 대하기 불편하고 까다롭기만 했다. 그림 그리기, 오려서 붙이기 등등 모든 미술 활동이 그러했다. 그런 내가 화가의 작품을 찾아서 감상하고 작가의 일대기를 검색하고 관련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지난 주에 만났던 이유출판의 ‘빈센트가 사랑한 책’ 역시 늦게 빠져들게 된 고흐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었다. 고흐를 떠올리면 외로움이나 정신병 혹은 정물화 등을 떠올릴지 모르겠으나 이 책 ‘빈센트가 사랑한 책’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은 예술가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책부터 빈센트가 살던 시대에 가장 예술로 유명했던 도시 파리에서 핫한 작가인 에밀 졸라, 알퐁스 도데, 드 공쿠르 형제, 샤를 블랑 등의 소설과 잡지, 색과 회화에 관한 자료와 책 등을 수집해 읽으며 자신만의 예술 신념을 쌓아나갔다. 스스로 미술 잡지를 구해 읽으며 다양한 기법들을 연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그림을 그려나가기도 했다. 빈센트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화가로 이름을 날리며 아직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태우는 작품들을 남긴 것은 그의 예술성과 더불어 끊임없이 글을 읽으며 생겨난 풍부한 감정과 사색(思索)의 힘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외로움이 그림을 그리게 했다고 하지만 그는 책을 통해 누구보다도 풍부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인간상과 함께 인간의 희노애락(喜怒哀樂)를 깊이있게 탐구하고 느끼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힘들었던 시절 그의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외로움에는 글로 쌓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인생의 무게와 생각의 깊이가 함께 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고독했지만 다정한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소설과 그림을 그다지도 깊이 사랑한 사람을 다시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예술의 아름다움을 깊이있는 눈으로 공감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의 그림에 숨겨진 따뜻함과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다. 아마도 그에 대한 인류의 사랑은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가 사랑받게 된 이유는 책을 통해 쌓은 통달의 힘일 것이다. 이 책에는 빈센트가 사랑한 책들과 그가 사랑한 예술작품들이 함께 하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한 권의 좋은 예술서로 19세기 말, 빈센트의 예술과 영감을 준 작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를 위로한 책의 기록, ‘빈센트가 사랑한 책’. 누군가 빈센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빈센트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적 맥락을 거닐면서 그가 사랑한 책들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을 들여다보면 빈센트의 작품을 이루는 배경에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빈센트의 예술적 이력에서 큰 이정표가 되는 작품뿐 아니라 비교적 작은 작품까지 연구하다 보면 책과 예술과 인간이 그의 내면에서 어떻게 한데 얽혀 전체를 이루고, 그의 말에 생명과 목소리를 더해주는지 알게 된다. ‘책과 현실, 예술은 내게 다 같은 것이다’. ‘빈센트에게는 책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열정이 있다’ #이유출판 #마리엘라구쪼니 #빈센트에게영감을준작가들 #표현주의미술 #책으로지은집 2025. 8. 25. 월요일 오후 6: 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