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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고, 마음 따뜻하게 웃으며 문안동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안녕을 기원하게 되었다. 우리의 공대생 "분례씨"의 멋진 반전도 흥미로웠지만 치매 걸린 "막례씨"의 죽음은 너무 마음이 아팠고,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가서 살았지만 신장병으로 죽은 그녀의 삶도 너무 안타까웠다. 무조건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잘 살았어요'가 아니라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죽음과 갈등속에서 문안동 사람들의 따뜻하면서도 하루하루 희망찬 모습을 보았다. 죽음에 순서 없듯이 문안동 사람들은 또 언제 누가 죽음을 맞이할 지 모른다. 그러나 눈 오는 겨울 날, 그 눈을 바라보면서 그 순간을 즐겼을 것이리라. 그들은 하루하루 그 순간을 열심히 즐기며 어쩌면 우리네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갈지도 모른다. 문안동 마을 사람들을 보면, 고령인데다가 과연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 싶겠지만 각자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데 어느 이야기하나 허투루 읽을 수 없었다. 참 힘들겠다 싶으면서도, 부지런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용기를 주는 거 같았다. 우리는 마치 미래가 영원한거마냥 많은 것들이 미래에 맞추어져 있다.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고, 저금하고, 일하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물론 잠깐 사는 것이 아니기에 당연히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전혀 즐길 수 없다면, 현재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안 될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잘 되지 않는다. 여행을 가려다가도 나중에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여행가지 뭐. 무언가에 관심이 생겨도 나중에 해보지 뭐등등 이 책을 읽는내내 다시 한 번 현재의 중요성도 자각했지만 무엇보다 부모님과의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줘서 참 고맙다. 중간중간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는 컷을 볼 때마다 어찌나 울컥하고, 반성하게 되는지 모른다. 부모에게 더할나위 없이 잘하는 자식들도 있겠지만, 해도 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자식들도 있겠고,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반성하는 자식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으로 또 한번 반성하고, 시간이 절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죽음에는 정말 순서가 없다는 것을 중요하게 늘 자각하고 있어야겠다. 문안동 마을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내리는 눈을 보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평생 봤을 그 눈이 뭐가 대수겠냐만은 그들에게는 매해 겨울이, 그 눈이 정말 소중할 것이다. 오늘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안녕 커뮤니티' 의 임무를 완수할 문안동 마을 사람들. 나도 같이 그들의 오늘 하루의 안녕을 빌어본다. #안녕커뮤니티 #다드래기 #창비 #만화 #리뷰 #서평 #독서 #책 #읽기 #추천 #리딩투데이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
![]() "안녕 커뮤니티", 연락망이 생긴 것이다. 여러가지 문제도 이야기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만화 속의 인물들을 보면서 나는 저 나이가 되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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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커뮤니티 ①>에 이어 <안녕 커뮤니티 ②>를 읽었습니다. 앞권에서 나이 드신 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꼈고, 그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얼른 2권을 읽고 싶었어요. 도서관에 예약도서로 신청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얼른 빌렸습니다.
세봉 분식의 할머니가 만든 만두는 불티나게 팔립니다. 그동안 아팠던 사위가 죽고, 문안동 사람들이 장례식에 갑니다. 그래도 좋은 일이 생겨서 세봉 분식의 만두를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오고, 소문도 나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으려고 하죠. 일손이 부족해 딸도 함께 일하고, 동네 주민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을 돕습니다. 그 와중에 쪽방촌 사람들이 2명 죽고, 함께 장례를 치르려고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같이 울 사람이 많아야 눈물이 나지요. 당장 먼저 울고 위로해 줄 사람이 없는데 우리끼리 뭘."이란 말에 마음이 아팠어요. 가족들도 없거나 안 찾은지 오래고, 형편이 안돼 장사 치르기에도 돈이 많이 드니 연락 없던 자식이 인수하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소외층인 부동산 소장네도 함께 살던 사람이 신장 이식 수술을 했지만 그동안 먹었던 약의 부작용으로 몸이 쇠해 죽고, 부동산 소장은 함께 죽으려고 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가까스로 구해 목숨을 건집니다. 이렇게 위태로운 그녀도 사람들의 관심과 위로에 다시 힘을 낼 것 같은데요.
편안할 것만 같은 문안동에도 재개발 바람이 다시 불고, 전편부터 등장한 바리스타 선생은 커피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협동조합을 만들어 죽은 동네를 살리자고 지역민들을 만납니다. 상가 건물을 접수한 다음에 옛 동네 느낌 나게 두고, 안쪽만 리모델링해서 발전시키자 합니다. 기존의 사람들이 나갈 때 비난도 관심도 받겠지만 다 떠나고 나면 아무도 모른다면서요. 죽은 시장을 살리면 죽은 동네를 살리는 거라며 쪽방촌 자리의 주인은 수십 년간 모두 그 자리에서 잘 살았으면 되지 않았냐고 공동주택을 만들려고 인근 땅을 사는 분례에게 말하죠. 분례는 쪽방촌 주민인 줄 알았는데 부자 사장이었더라고요. 분례씨가 돈이 채워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사람들의 선의와 믿음으로 만들어지는 기적을 보고 싶어 함께 생활했다고 쪽방촌 사람에게 고백하자, "왜 못 채워? 늙으면 돈이 필요 없을 줄 아냐? 어떻게 그렇게 시건방진 생각을 하고 거드름을 피우니. 돈이 채워줄 일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일침에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저도 돈이 필요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돈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않는 것을 부러워하고, 많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르죠. 그러다가 많이 가진 것이 없어지면 그제야 소중함을 느낍니다.
세봉 분식의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그렇게 남은 사람들은 다시 살아갑니다. 문안동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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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책읽아웃> 진행자 김하나 작가님이 추천해 주셔서 알게 된 책이다. 막상 사려고 보니 권당 정가가 2만 원이라서 놀랐고, 사놓고 보니 권당 장수가 600쪽이 넘어서 놀랐다. 읽고 나서 보니 권당 정가가 얼마든 사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다드래기 작가 님의 다른 작품들은 물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작품들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절로 하게 되었다.
만화의 배경은 가상의 동네인 문안동이다. 원래는 고만고만하게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동네인데, 윗동네는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촌이 들어섰고, 아랫동네는 인적이 뜸해진 상가와 쪽방촌이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상가 골목에서 사진관을 하던 박 씨가 고독사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충격을 받은 동네 사람들은 매일 아침 간밤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차 전화하는 '안녕 커뮤니티'라는 것을 만들기로 한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이만한 시스템이 없다 싶다. 한 동네에 살아도 누가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몰랐던 사람들은, 매일 아침 안부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교양 있고 잘 사는 듯 보였던 은퇴 교사 부부는 알고 보니 가부장제와 권위주의로 인해 오늘 내일 이혼할지 모르는 상태였고, 돈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던 부동산 사장님은 알고 보니 오랫동안 동거한 동성의 애인을 간병하고 있었다는 식이다.
작가 후기도 인상적이었다. 작가님은 남쪽의 어느 지방에 있는 한 동짜리 건물에 살고 계시는데, 이 건물에는 - <안녕 커뮤니티>의 등장인물들처럼 - 혼자 사는 노인들도 많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도 많이 산다고 한다. 이미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배경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리며 살고 있고 실은 예전부터 줄곧 그래왔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를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계속해서 '정상성'을 강조하며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억지로 지우거나 감춘다. 대체 무엇이 두려운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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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지원 도서입니다.
치매에 걸린 막례 여사를 모시는 한 편 암에 걸린 사위를 병간호 하는 딸을 지켜봐야 하는 세봉씨. 사위의 장례식 후 눈물 흘리는 딸을 위로하며 막례씨는 오래 살아 미안하다고 한다. 환갑도 넘은 딸을 어린애마냥 가슴에 보듬고 눈물을 훔친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아부지 건강하게 오래 살아 주세요ㅠㅠ 초반엔 심성 곱고 혼자 밥도 잘해먹고 청소도 잘하고 노후 자금 빵빵하고 자식도 잘 키운 덕수씨와 함께 꽃길 걷기를 바랬는데 세봉만두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지금은 연애나 하시며 홀로 편하게 나이 드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들 중에 세봉씨가 제일 좋았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허사장의 손을 잡고 집을 뛰쳐나온 영남씨. 두 딸에 대한 미안함이 왜 없었겠냐만은 그 집에 남았다면 결국 남편 손에 죽고 말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남씨의 큰딸은 엄마를 용서하지 않는다. 홀로 도망친 것도, 자신들을 그 집에 남겨 둔 것도, 같은 여자인 허사장과 사랑해 살림을 차린 것도, 무엇보다 행복해 보이는 것이 밉다. 싫다. 허사장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영남씨를 붙들기 위해 자신을 경멸해마지 않는 영남씨의 딸을 찾아간다. 영남씨가 수술만 할 수 있다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영남씨의 보험금도 가진 것 전부를 내줘도 아깝지 않다.
교감 선생님과 여전히 별거 중인 경욱씨. 사진관 2층을 전세낸 경욱씨는 종교와 남편에게서 풀려나 자유로운 삶을 시작한다. 교감 선생님의 동정심 작전에 넘어가 살림이라도 해주면 어쩌나 걱정도 많았지만 노놉. 쏘쿨한 경욱씨는 예전 집을 둘러보며 혼자서도 잘 사네, 계속 잘 사쇼 하곤 몸만 쏙 나와버린다. 아내에게도 팽, 자식에게도 팽, 손녀들에게도 팽 당한 교감 선생님. 이젠 정신 좀 차리셔야죠??
안녕 커뮤니티에 들어왔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쪽방촌 분례씨. 알고 보면 어마무시한 부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녕 커뮤니티의 미스테리를 담당한다. 쪽방촌을 헐어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주택지를 형성하려는 분례씨의 이상은 그곳을 팔지 않으려 하는 땅주인의 거절로 난항에 부딪힌다.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하나씩 철거되어가는 쪽방촌. 그곳에서 더 버티질 못하고 밀려나는 쪽방촌의 사람들. 어느 인생이든 그렇겠지만 쪽방촌 사람들에겐 사는 게 참 힘들다.
다사다난. 일도 많고 어려움은 더 많은 안녕 커뮤니티 2권이다. 문안동이 전혀 무난하지 않아서 걱정이 태산 같았다. 여느 만화와 달리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곧이곧대로 딱딱 분리되지 않는다. 누구는 옳은 말 옳은 선택만 하고 누구는 나쁜 말 나쁜 선택만 하면 손들어주기도 편들기도 편할텐데. 안녕 커뮤니티 속엔 그런 게 없다, 적당히 좋고 적당히 나쁜 사람들, 사연 많은 우리들. 왜 아니겠는가? 결말마저도 보통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적당한 위로로 타협하는 법도 없이 순식간에 닥쳐온 위기일발에 정말이지 충격 먹었다.
잘 살고 싶다. 가족들 모두 아픈데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노후 자금 열심히 준비해야지. 기침만 해도 아프다고 전화하는 엄머는 걱정이 덜한데 아파도 아무 말씀이 없는 아버지가 걱정이다. 전화 더 자주 드리고 들여다봐야겠다. 의지하며 살 수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해준 안녕 커뮤니티. 서로의 안부를 물어봐주자. 별 일 없이 산다는 말에 누구는 두 다리 쭉 뻗고 못잘거다 노래하지만 우리 그런 생각일랑 말고 편안하라고 건강하라고 또 행복하라고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자. 별 일 없어 다행인 서로의 인생을 응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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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지원 도서입니다.
사진관 박사장이 며칠째 연락이 없다. 홀아비라도 딸이 둘이나 있으니 손주들 재롱 보러 가서 안부도 잊었는가 하며 건물주 방덕수 할아버지는 무사태평하게 생각한다. 찾아야 할 사진이 있는 설쌍연 할머니만 마음이 급한데 누님-아우 하며 친하게 지내는 자전거집 사장 춘복이 할아버지를 앞세워 결국 잠긴 문을 따고 들어가기에 이른다. 사진이 목적인냥 얘기했지만 실상은 일주일 째 연락두절인 박사장이 걱정된 탓이다. 어디 멀리 갔는지 말끔하게 청소한 깨끗한 집에 1차로 놀라고 그런 청결함에 어울리지 않는 쓰레기 냄새에 2차로 놀란다. 영문을 몰라 박사장을 부르며 방문을 열고 들어간 춘복이 할아버지가 쌍연 할머니의 앞을 가로막으며 외친다. "안 돼요, 누님. 경찰, 경찰!" 사진관 박사장이 죽은 것이다. 홀로, 소리소문도 없이, 세상을 등졌다.
충격에 빠진 덕수 할아버지는 펑펑 눈물을 쏟는다. 딸들이 둘이나 있는데 뭐한다고 지애비 죽는 줄도 몰랐냐는 이웃들 입찬 소리에 체면불구하고 상가집의 밥상을 들어 엎기도 한다. 그런 소리 말라고, 철철이 보약이니 반찬이니 살뜰이 챙겨 아버지 찾아온 딸들, 부친 팔도유람까지 시킨 자식들이 어떻게 불효자냐 박사장 딸들 대신 화를 낸다. 한번만 더 챙겨 볼 걸, 방심하지 말걸, 망자를 보낸 후회로 가슴을 친 덕수 할아버지는 결심한다. 안녕 연락망을 만들자. 자식이 열이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에 제 가정 지키느라 바빠 부모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 젊은 시절 자신들이라고 어디 달랐을까. 자식들 짐 지울 생각 말고 늙은 우리네가 서로서로 신경 써 안부를 묻자는 것이다. 아파서도 죽고 다쳐서도 죽고 걷다가도 죽고 자다가도 죽을 수 있는 서러운 나이가 된 어르신들이 연락망에 이름을 남겨 릴레이로 이웃에 전화를 건다. 죽어도 깨끗하게 갈 수 있게 빨리 찾아주자며 의욕을 다진다. 가는 데는 순서 없고 고독사만큼은 피하고 싶은 우리 <안녕 커뮤니티>에서 뭉쳐 보자고!
고만고만하게 못살던 오래된 동네 문안동. 아파트와 빌라촌, 다닥다닥 붙은 가난한 주택가, 쪽방촌이 모여 새로운 인구 유입 없이 쇄락해 가는 중이다. 복덕방, 김밥집, 사진관, 자전거 수리점 같은 작은 가게들이 있지만 주인장도 손님들도 온통 할머니 할아버지 뿐인 노쇄한 동네에 <안녕 커뮤니티>라는 새바람이 불어 온다. 필리핀 며느리가 받은 성희롱에 분기탱천해서 동네 영감들에게 달려가는 덕수 할아버지와 환갑이 넘어 짝사랑에 빠진 춘복이 할아버지, 손자손녀 대놓고 차별하다 아내에게 팽당한 교감 선생님과 만혼에 별거와 냉담자이기를 선택한 당당한 할머니 경욱씨, 치매에 걸린 모친을 돌보며 동네 사랑방 같은 김밥집을 운영하는 세봉 여사님 등 전화기를 통해 오가는 문안동 주민들의 삶에 함께 화내고 함께 웃고 함께 울며 1권 605 페이지를 단숨에 독파했다. 노인이 되어서도 내 힘으로 잘 먹고 잘 살다가 고통 없이 자연사하는 것이 목표인데 "죽음뿐인 미래를 무섭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마음과 죽음의 순간을 연대로써 위로하는 다정한 상상력에 연말연초 큰 위로를 받았다. 남은 2권 안녕 커뮤니티의 모두가 안녕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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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커뮤니티2> 2권에서는 문안동 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재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분례 할머니의 놀라운 반전과 각자의 인생에서 한걸음 나아가는 문안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1권을 보며 흠뻑 정이 들었던 인물들의 인생이 조금 더 가깝게 보이다보니 그들의 고민과 슬픔 역시 진한 공감으로 다가온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향한 오랜 세월의 미움. 그 선택이 어쩔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빈자리를 스스로 채우며 살아야했던 시간의 무게는 딸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뒤늦은 엄마의 손을 뿌리치며 문전박대했던 세월을 지나 이제는 인생의 종점에 다다른 엄마에게 자신의 묵은 감정을 쏟아낸다. 그것으로 두 모녀의 오랜 이야기가 풀릴 수 있을까.
‘안녕 커뮤니티’에서는 몇몇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다. 각자 마무리 되는 인생의 엔딩을 바라보며 결코 해피엔딩일 수 없는 그 장면마다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야기들이 끝이 아닌 시작을 바라보고 있으며 제목처럼 안녕 커뮤니티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하다. 인생의 마지막 지점에 다가갈수록 주변은 점차 소수가 되고 혼자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믿음. 마지막 순간 떠나는 이에게 비춰진 것은 결국 가족이었다. 진부한 대사 없이 장면과 감정을 담은 컷들이 지나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졌다. 생의 마지막을 덤덤한 그림과 함께 독자가 느끼게 내버려두는 듯 보였다. 가족이 생각나고 엄마가 보고 싶은 순간이었다. 인생의 어느 시점이 되면 삶이 유한함을 절실히 깨닫고 살아가게 되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죽음의 두려움이 현재의 삶을 끌고 가지 않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그렸다는 작가의 말처럼 오늘을 살아가야하기에 조금 더 나의 삶에 가까운 하루를 채워나가길 기대해본다.
개인적으로 가족과 인생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갔지만 안녕 커뮤니티는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문안동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갖고 있는 재개발의 빛과 그림자. 쪽방촌에 살고 있는 이 시대 약자들에 대한 시선, 다문화 가정과 성소수자이야기까지. 나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이 있는 그대로 스케치하듯 그려짐에 좋았다.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기보다 이것이 현실이니 스스로 생각해 보라는 듯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해법이나 결과는 독자의 몫으로 자연스레 흘러가게 놔두는 듯 보인다. 처음 누군가의 인생작품이라는 얘기를 듣고 읽게 되었는데 이제 나에게도 인생의 한켠에 자리할 만한 좋은 작품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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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커뮤니티 1권>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굳이 내가 이 말을 먼저 떠올리는 이유가 있다. 사실 이 만화를 읽기 전까지는 그저 단순히 생활코미디를 다룬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다. 물론 초반을 읽다보면 그 생각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보인다. 그런데 생각보다 진지하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하나둘 펼쳐지더니 삶과 인생을 돌아보는 깊이 있는 시선이 드러난다. 저마다의 인생을 가까이 들여다보니 가슴 아픈 비극이 하나쯤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인물, 어린 아이부터 황혼기의 노인까지 넓은 연령층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가 겪어왔던 그리고 여전히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피식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를 읽다가 어느 지점에서는 뭉클 가슴이 아려온다. 나와 미래의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하고도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 만화다. 작은 동네 문안동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로가 가족은 못되더라도 친구이며 동료이자 때로는 원수지간인 동네 사람들. 그런데 어느 날 한 노인의 오래된 죽음이 발견되면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동네는 이제 서로 연락망을 만들어 시간마다 릴레이 전화로 생사를 확인하는 안부전화를 하게 된다. 아이러니 한건 ‘밤새 안녕하지?’라는 말보다 ‘일찍 송장 치워주려고’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이야기는 툭툭 던지듯 현실을 잘 그려내고 있고, 굳이 슬프고 가슴 아프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 안에는 여전한 가부장제도 있고, 남아선호사상,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선, 성소수자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대신 문제를 던져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다루지 않고 그들 스스로가 변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더는 참지 않고 맞서며 할 말은 하고 사는 세상이다. 싸워야 할 때는 싸우고 필요 할 때는 서로 돕는다. 뻔하지 않은 정이 있고, 교과서를 벗어난 교훈이 자리하고 있다.
캐릭터들마다 개성이 넘치고 캐미가 상당하다. 자연스레 애정이 생겨나니 악인처럼 보이고 조금 엇나가는 인물도 그리 밉지가 않다. 왠지 우리네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듯 한 재미. 1권에서는 문안동 재개발을 향한 이야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끝이 난다. 땅주인도 새로 구입하려는 사람도 뭔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서히 불안해지는 대목이다. 이제 조금씩 인물들에 익숙해지고 정이 들었는데 불안해진다. 문안동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독자들에게도 전달되는 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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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임에도 이리 강렬하게 남아서 엄마랑 통화하다가.. 나도 모르게 뱉어버린 저 멘트. 엄마 "가는데는 순서 없다. 몰라?"늙 몹쓸 불효녀되는 순간이였다. 미안해 엄마..엄마한텐 해선 안될 소리였는데...^^;; 이틀에 걸쳐 1200페이지에 달하는 결코 얇지않던 두권을 완독해내었다. 보통의 만화책이면 그러고 끝이여야하는데, 욘석은 이틀을 걸쳐 읽었는데 3일, 4일... 그리고 5일차가 되도록 잔상이 남아있다. 여전히 완독 책장으로 꼿히지 않고, 읽어내려가는 책들 사이에 그대로 남아서 여전히 눈으로 읽히고 있다. 2권에선 세봉여사의 김밥집이 만두집으로 탈바꿈하는일에 커뮤니티 회원(?) 들이 일조하면서 SNS맛집등극. 그리고 또...역시나 한사람 한사람의 사연있는 죽음들이 눈물로. 때론 눈물없이. 그러진다. 가는데 순서없다는 책마냥.. 우리의 막례여사는 책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다. 나의 눈물도 보태어져서. 잘죽었다는 말. 너무나 말도 안되는 그말이지만, 누구나 바라는 그말. 잠든사이 평온하게. 진짜 본인은 평온했을지.그런게 있기는한건지..외롭진않았을지...진짜 먼저 죽은 남편이 아님 누군가가 그렇게 보고팠던 그리웠던 누군가가 날 데리러와 즐겁게 따라 나설수있는 일일까? 죽음이란..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한참 생각하게된다. 남성우월주위에 빠져, 손녀딸을 무시하는 교감가족 이야기. 자식새끼 다키워 내보내고, 정작 본인들은 집하나 장만하지 못한채 여전히 생계를 위해 손가락 마디마디 아파가며 일하는 늙은 엄마 아빠 이야기. 그런가하면 기지촌에서 벗어났지만 바카스와 비아그라 끼고 여전히 공원을 기웃거리며 하루살이를 하고있는 쪽방촌 여인이야기. 가정폭력에 자식새끼 못챙기고 죽음의 순간 가출했던 엄마가 이후 신장병으로 죽음을 맞기까지 용서받지 못한채 살아가는 이야기. 다문화가족을 꾸린 홀애비방씨 이야기. 쌍과부의 고군분투 삶의 이야기에 보태 딸까지 과부가 되어 살아가야하는 이야기.. 등등.. 너무 많은 남같지않은 이야기들이 깨알같이 어우려져있던 안녕커뮤니티. 삶의 많은 사연들이, 방법들이 있다. 어떤식이든, 나무랄수없고, 그들에게는 최선임을 안다. 그래서 누구든, 격려받고, 응원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이란 언제 어느순간이 될지 모른다. 해서 오늘도 열심히여야만한다. 죽음의 순간이 덜컥 찾아왔을때 그것조차 잠시만요! 가 통용되지 않으니 말이다. 지금. 바로 움직이자. 나를 더 채찍질해주었던 안녕 커뮤니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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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귀여운 할매할배들. 하지만 녹록치만은 않던 우리네 세상이 이들의 주름사이사이를 깊게파고든다. 한명한명 다 내옆에 생생하게 살아있는듯한 캐릭터들이다. 어느하나 새삼스럽지않고, 뜬금스럽지않다. 잘풀리는 집들도 있고, 안풀리는집도 있지만, 그또한 꾸준한집은 없다. 행복할때가 있으면 눈물흘리는날도 있는거다. 나만그런게 아니다. 너만 행복한삶도 아니다.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어떠한것들을 행복이라 받아들일수있는건지 내가 임하는 자세에 따라 웃을수도 울수도 있다. 안녕커뮤니티는 그런 여러 사람들의 케이스를 하나의 마을, 문안동으로 엮지만, 그안에서도 아파트가들어선 12동부터 언덕배기 13동, 쪽방촌 14동까지 각자의 사연으로 얽키설키 엮여있다. 자신의 건물에 세들어있던 문안사진관 박사장. 이야기의 발달은 그러했다. 그의 고독사. 그의 죽음에 자신도 언제든 그리될수있다는 생각에 건물주이다 문안동 홀아비 방덕수 할배는 필리핀 며느리의 도움으로 최신형 핸드폰을 이용한 비상연락망 구축에 나선다. 매일아침 그들의 커뮤니티안에서 생사를 확인해주는 서로가 서로의 비상벨이자 알람인셈. 당장죽어도 모를나이인 그들에게 이연락망은 그저 가는길 깨끗하게 가는것이 목표인셈이였다. 혼자 죽어 오래도록 방치된채..뒤늦게 발견되는 그 추한꼴만은 보이고싶지않다는 뜻에 동의하며 서로의 생사를 아침마다 확인한다. 그 홀애비 방덕수씨를 중심으로 영감탱이 약을 챙겨주기 위해 6시 강제기상하는 설쌍연씨. 퇴직교사부부 장형팔, 김경욱씨. 김밥집을 운영하며 치매엄마인 막례여사를 보필하던 세봉씨 설쌍연씨의 남편이자 방덕수씨와 애증관계인 조영순씨 그리고 숫총각임이 분명한 대머리 할배 김춘복씨. 시작은 이들이였으나, 이후 춘복의 짝사랑 분례씨와 분례의 쪽방촌사람들 그리고 아픈 친구 영남씨와 함께사는 부동산 허사장등등.. 하나둘 이들의 커뮤니티는 늘어간다. 1권은 세봉여사의 김밥집이 이북출신 현재는 치매인 막례여사의 등장으로 만둣집으로 거듭나는이야기에 장형팔씨의 남성우월주의의 극에달한 김경욱여사가 가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그리고 춘복이의 분례를 향한 짝사랑이야기 등등.. 각자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나다. 그리고 세상꿈많던 공대생 분례씨가 이중 단연 돋보이는 1권. 아침엔 세봉씨의 김밥을 납품받아 시내에서 길거리 김밥팔이를하고, 이후는 폐지를 주워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그녀는 사실 쪽방촌 전기를 자꾸다운시키는 PC세대를 돌리며 살고있는 왕년 공대생. 근의 정체가 슬슬 궁금해지면서 2권을 바라보면, 2권 표지에 떡하니 노란잠바야부지게 올리고, 하이바눌러쓴 그녀의 존재감이 크게 다가온다. 그녀의 활약을 기대하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