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소리들 목소리들 열여섯 목소리들이 모여 있다. 각각 네 편의 시들이 있다. 각자 네 편의 시에서 한 문장이나 한 단어를 갖다 써 보았다. 1. 권성훈 색색의 발라진 생선뼈들이 어느 동네 족적을 빠져 나갈 수 있는 것이다. 2.권오영 찰나를 찰라로 발음할 때 그들은 떼로 지어온다 세찬 빗줄기 그 안에서 꿈틀거렸지 3. 권현지 철봉에 매달린 공작새 부리가 빈 구덩이 안에 숫자놀이를 하고 있다 4. 김병호 겨울이라고 두고 온 것이 빈 페이지를 지나 허기가 집니다 5. 김태경 헌 옷 같은 표정 수평을 이루지 못해 너의 결에 맞추어서 반음만큼 낮아진다 6. 문성해 오늘도 두루미는 숟갈을 입에 흘깃거릴 때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간다 7. 박헌규 오늘은 좁아터진 목소리들을 갈겨 쓴 이 문장 위로 뇌를 벗고 벗어지지 않는 문장을 벗는다 8. 배경희 검은 죄를 생산하고 쏟아지는 구더기들 거울을 갖다 놓고 달을 보며 우우운다 9. 유종인 비둘기를 가슴에 품듯 귀를 턴다 그 속을 벌리면 붉은 혀가 떨어져 나간다 10.윤의섭 종주 두 시간 째 신발을 털다 떨어진 모래알은 기억과 살아가는 일은 별개라 여겨지는 때 11. 이미영 왼손을 내밀었다 그거 알아 버스가 획 오른쪽으로 돌아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졌습니다 12.전영관 앞 뒤 없이 큰 물통을 밀고 간다 망연하게 막막함을 짚어 보는 것 13. 정세훈 마지막 전동차 첫눈에 들떠 있다 흐르지 못하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14. 조길성 꼭 그만큼이다 정오를 더듬는 사이 꽃들은 피어나는데 늑대는 늑대끼리 나는 나 끼리 15. 조원효 택시에 비 내리고 이해 받고 싶어 승강기를 타고 내려간다 도마뱀은 범죄자를 숨겨 놓았다 16. 최지인 회사애서 밤샘 작업을 하고 새를 피해 도망친 가게 화장실 돈 많이 벌게 해 주십시오
책을 본 표시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