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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라고는 패션의 ㅍ도 모르는 사람이 패션에 관한 책을 읽으려니 상당히 힘이 들었다. 평소에 패션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즌별 상품이 어떻고 에디터나 디자이너가 어떻고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 수도 있으련만 아예 그쪽하고는 담을 쌓다못해 십만리쯤 떨어져 있다보니 소설속의 상황들을 반은 그러려니 하고 넘겨가며 읽은것 같다. 패션디자이너를 그냥 전문직업인으로 생각하고 그 상황들을 그냥 여느 회사에서 벌어지는 상황들로 받아들여가면서 읽기는 했는데 관심 분야가 아니다보니 읽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졌던것 같다. 이전에 정수현님의 [압구정다이어리]나 [셀러브리티]등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경험했던것인데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같다고 할까..그나마 이 작품은 패션을 생업으로 살고 있는 남녀주인공의 일뿐 아니라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조금은 쉬웠다고 해야하나.반은 외계어같았던 패션용어들이 정신없이 나를 괴롭혔던것 같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에서 가장 큰 행사로 치뤄지고 있는 학년말 패션쇼에 이변이 일어난다. 입학과 동시에 최고점을 받아온 동양의 한학생이 학년말 발표회에 모습을 나타내지않은 것이다. 그렇게 온 학교의 주목을 받아왔던 동양인 여학생의 유급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한국 U어패럴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준우는 그동안 애타게 흔적을 찾고있던 사람의 꼬리를 드디어 찾게된다. 신분을 숨기고 디자인팀의 계약직막내로 근무하고 있는 수현을 봤을때만하더라도 조금은 긴가민가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수현이 손이 닿은 작품들을 보면서 그 의심은 확신으로 변하였다. 한때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기도 했던 브랜드'뮤즈'는 이제는 천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고 조회장이 준우를 불러들였을땐 사활을 걸고 뮤즈의 가치를 높여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한때 아들을 부정했던 아버지가 허물어가는 회사말고 탄탄한 회사를 아들손에 쥐여주고 싶은 마음이라는것을 아는 준우는 최선을 다해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발견하게 된 수현이니 반가움은 더욱더..
엄마의 수선집에서 시간을 때우며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손에 연필이 잡히고 바늘이 잡혔다. 이름없는 디자이너의 숙명의 한계를 아는 엄마때문에 죽어라고 공부해서 앤트워프까지 가게되었지만 수현의 내면에서는 늘 조바심과 불안이 내재되어있었다. 누군가의 눈에 들기위해서 디자인을 하고 옷을 만들었지, 돌아보면 단 한번도 자기가 만들고 싶었던 작품들을 만들어본적이 없었다. 다른 학생들이 국영수과목을 암기하듯이 수현은 디자인이라는 과목을 암기하고 점수를 높게 받을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었다. 그러다 더이상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한때 엄마가 몸담았던 회사에 잠시 들어온 것인데, 수현이 숨기고 있던 본색을 한눈에 알아차리를 본부장..
공모전이 걸린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상품은 패션위크와 재봉틀..디자이너들이 탐내는 패션위크야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뜬금없는 재봉틀과의 조합은 오로지 한사람만을 위한 것인데 문제는 아직은 본색을 드러내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수현..수현은 찰스와 함께 공동디자인으로 참가하지만 버벅대는 찰스덕분에 결국 프레젠테이션에서 디자인을 설명하게된다. 그래서 날아가게된것은 바로 재봉틀..이제 기운이 다해가는 '뮤즈'를 회생시키기위해 본부장이 내세운 전략에 동참하게 되는 수현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지만 수현이 앤트워프에서 사라졌던 동양인여학생이라는 말이 돌자 말들은 다른 공격형으로 변한다. 다른 팀원들의 냉랭함에 비해서 찰스의 자기위주적 사고는 오히려 수현에게 더 편안하게 다가왔는데..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위주로 생각하는 찰스의 사고는 참 대단하다.
일단 이 책은 패션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않은 분들이라면 조금 지칠수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영어가 군데군데 들어가기는 했지만 군데군데도 좀 양호한 표현이다.알알이 점점이 사방팔방에 영어가 들어가있지만 어쨌거나 얘네들이 하는 말은 한국말인데 도통 한국말처럼 들리지않는다. 차라리 진로를 결정하고 그 진로를 향해 걸어가면서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향을 수정하는 직업인의 애환으로 받아들인다면 모를까..달달한것도 별로 없는것 같고 딱 표지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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