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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깁기는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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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반들 중에는 많은 곡들을 이곳 저곳에서 뽑아 시디에 가득 담아 놓고 컴필레이션이란 이름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앨범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컴필레이션 음반들은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들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에 판매고는 높을 지 모르나, 연주 혹은 노래가 매 곡 판이한 경우가 많고 일관되지 못해 작품성은 영 별로인 경우가 많다. 음반에 비하면 서적은 이러한
"짜깁기는 싫어요" 내용보기
최근 음반들 중에는 많은 곡들을 이곳 저곳에서 뽑아 시디에 가득 담아 놓고 컴필레이션이란 이름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앨범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컴필레이션 음반들은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들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에 판매고는 높을 지 모르나, 연주 혹은 노래가 매 곡 판이한 경우가 많고 일관되지 못해 작품성은 영 별로인 경우가 많다. 음반에 비하면 서적은 이러한 짜깁기적 행태가 쉽지 않고, 선집의 경우에도 일관성이 많이 상하지 않아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내 관념을 산산조각냈다. 겉 표지에 "편역"이라는 글자들이 눈에 띌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이 책은 브레히트가 하나의 완성된 저술을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고, 편역자가 브레히트의 전집에서 발췌해서 모아놓은 책이다. 발췌도 단장형식으로 일관되게 묶이지 못하고, 서간문과 메모, 게다가 미완성인 글들도 많이 섞여있는 형식이다. 이러한 탓에, 대동소이한 내용의 글들이 중언부언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그 결과 가독성을 저해하는 크나큰 요인이 된다. 글의 구조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보니, 각 소주제들마다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도 많이 들기까지도 한다. 가장 핵심적이라고 칭할 수 있을만한 책의 부분은 자신이 추구하는 극의 형태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4부의 "비아리스토텔레스적 극문학에 대하여"이고, 이 부분은 일관되게 발췌되어있어서 다른 파트보다는 덜 난삽하다는 것은 불행 중의 다행이다. 감정이입에 대한 글과 서사극에 대한 기술은 찐빵 속의 앙꼬이다. 제목으로 붙은 "새로운 예술을 찾아서"의 새로움은 의미가 정말 모호하다. 브레히트가 직접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에 더욱 그러한데, 브레히트가 꺼낸 극예술이 새로움을 지닐 시기는 1920년대와 30년대초 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에 있어서 브레히트의 소격효과와 서사극양식은 이미 고전이지, 더이상 새로움이 아니다. 상업적으로 독자의 시선을 빼앗는 데에 있어서 효과적이었을런지는 모르지만, 책의 내용들을 응축해서 표현하는데에 타당한 제목은 아니라는 점은 더욱 더 아쉽게 만든다.

[인상깊은구절]
개별 인간을 경제적으로 해방시킴으로써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증대시켰던 상승하는 시만 계급은 그들의 예술이 지닌 이러한 동일화에 관심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자유로운' 개별 개인이 생산력의 더 이상의 발전에 장해가 되어버린 오늘날, 예술의 감정이입기법은 그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개별 개인은 자신이 지니고 잇었던 기능을 거대한 집단에 양도하지 않으면 안된다
e********t 2003.10.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