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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오르려고 둘레길의 일부를 지날때 아파트숲이나 차도옆이 둘레길인 것을 보고 실망한 적이 있어서 갈 수 만 있다면 북한산 둘레길보다야 역시 북한산이지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북한산 둘레길에 관한 책을 읽게 된 것은 북한산 둘레길 자체보다는 둘레길이 품고있는 우리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 무지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북한산 영봉에 가려고 우이동 버스 종점을 지나면서 손병희 묘소와 연산군 묘소를 알리는 안내판을 무심히 보았는데 알고보니 둘레길 1-3구간은 순국선열들의 묘소가 주로 모여있는 구간이었다. 이준 열사묘, 여운형 선생묘를 비롯하여 광복군 합동묘, 4.19. 민주묘지가 있어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픔을 다시 한번 곱씹게 한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여운형, 신익희, 조병옥선생 등이 비명에 가시지 않았다면 우리의 정치가 지금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서글픈 공상을 해본다. 제 3구간인 흰구름길은 나도 예전에 가본 길인데 주인공은 단연 화계사이다. 저자는 화계사에 대해 장장 90쪽을 할애하고 있고 제 8,9 구간인 구름정원길, 마을길의 주인공인 진관사에 대해서도 60쪽에 걸쳐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둘레길에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바로 묘소와 사찰임을 알 수 있다. 화계사의 범종에 파이프 모양의 음관이 달려있는데 신라의 만파식적을 형상화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왕이 이 만파식적을 불면 나라의 모든 근심과 걱정은 해결되고, 쳐들어오던 적군은 물러갔다는데 이 피리가 지금 있어 이 참담한 시기에 한 번 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화계사에서 흥선대원군이 남긴 멋진 현판들도 찾아 읽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하다. 진관사에는 독립운동 당시의 태극기를 보관하고 있어서 현재의 태극기와 비교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음양오행설에 입각하면 당시의 태극기가 옳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의 태극기를 지정한 사람들은 무슨 근거로 그렇게 정한 것인지 그것이 알고 싶을 뿐이다. 진관사편에서는 또한 고건축의 건축구조와 양식을 소개하고 있어서 문외한인 독자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제 17, 18 구간인 다락원길, 도봉옛길 편에서는 탐방이 금지된 도봉계곡을 지면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반가왔다. 문화해설가가 되고 싶지는 않고 문화해설가의 이야기를 듣는게 훨씬 더 좋지만 이 책을 통해서 둘레길의 진면목을 알게 된 기쁨에 더해 한 가족의 생생한 답사기에서 풍겨나오는 화목한 기운을 함께 느끼는 즐거움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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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때까지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1도 없던 사람이 2박 3일 경주 문화 답사에서 큰 충격을 받고 열심히 공부해 전문가가 되었다. 책도 여러 권을 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 식구들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서 친절한 설명을 이어 간다. 저자 스스로가 밝혔듯 중학생 정도가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편집했다고 하니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래도 알아야 할 내용은 빠짐없이 다 들어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죽 읽어 나가면 도움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