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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1973년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와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개밥풀』『물의 노래』『지금 그리운 사람은』『철조망 조국』『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꿈에 오신 그대』『봄의 설법』『가시연꽃』『기차는 달린다』『아름다운 순간』『마음의 사막』『미스 사이공』『발견의 기쁨』 이렇게 13권의 시집을 발간하였는데, 숲의 정신은 이동순 시인의 이 13권 시집 중에서 시인과 평론가분들이 엄선하여 고른 시를 모은 시선집이다. 그러니 얼마나 알짜배기 시들만 모여있을지 상상해보자. 이동순 시인의 시들은 시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조금은 쉽게 받아들이고 읽을 수 있는 시들도 많아서 좋았다. 특히 제 4부에 있는 봄비라는 시는 내가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보았던 시여서 감회가 새로웠다. 봄비 겨우내 햇볕 한 모금 들지 않던 뒤꼍 추녀 밑 마늘광 위으로 봄비는 나리어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눈감고 누워 세월 모르고 살아온 저 잔설을 일깨운다. 잔설은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 잔설이 떠나고 없는 추녀 밑 깨진 기왓장 틈으로 종일 빗물이 스민다. 이 시가 바로 봄비라는 시인데 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것을 다시한번 떠올려보자면 이 시는 자유시, 서정시이고 내재율을 가진 즉물시 (시적 대상의 물질적 외관에 초점을 맞춘 시)의 성격을 지닌다. 제재는 봄비로 봄비로 잔설이 녹는 모습을 감각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햇볕 한 모금 들지 않는 뒤꼍'이라던지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등의 표현은 개성적이고 독특한 이동순 시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이 숲의 정신은 개성적인 상상력을 가진 이동순 시인의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어떤 시들은 외우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시들로 채워진 시선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