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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쩌다가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되었을까. 쉽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도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이었을까. 그래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일까. '내가 위대하다'고, '내가 신이다'라고, 혹은 '신이 나에게 임무를 부여하셨다, 그러니 나를 믿으라'고 말하고 싶어서?
기원전부터의 역사를 더듬어, 역사인지 신화인지, 그게 그것인지 아닌지 구별이 채 안 되는 지경에 이르면서, 이야기들을 읽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해오고 전해온 것인지.
구비문학이라는 게 처음부터 완결된 구조를 갖춘 게 아니었으니까, 처음에는 '누가 어떻게 했다더라'에서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누가'에 또 '누가'가 붙었을 것이고, '어떻게'에 '어떻게'가 더 붙었겠지. 게다가 사람만이 아니라 함께 살고 있던 온갖 동물들이 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와서 한 자리를 잡았을 것이고, 인간의 생명에 위협적인 동물들은 당연히 힘 있는 존재로 형상화되었을 것이며,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절대자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을 테지.
참 많고 많은 이야기들. 그럼에도 이 넓은 지구상에서 어떻게 저렇게 비슷한 구조를 가진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 이제 나는 서양 신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최소한 그리스 로마 신화만 떠올리지는 않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만 잘 보아도 어마어마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 물론 읽기만 한다고 해서 아무나 그럴 수 있다는 말은 아니고 작가적 상상력을 갖춘 사람이라야겠지만. 반대로 말한다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선과 악, 생명과 소멸에 대한 모든 자료가 이 책 안에 다 있다고, 다른 지식이 없는 나는 이렇게 믿으려고 한다.
성경은, 코란은, 그리고 종교는...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 못하겠고.
11 동양에는 존재의 궁극적 기초가 생각, 상상, 규정을 초월한다는 관념이 널리 퍼져 있다. 그것은 어떠한 식으로든 한정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12 반면 서양-유럽이 되었든 레반트가 되었든-의 신화적 사고와 비유에서는, 존재의 기초가 보통 창조주로 의인화된다.
15 사실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비잔티움, 이슬람, 그리고 그후의 유럽에 이르는 상호 작용의 수준보다 더 깊은 수준으로 들어가면, 청동기 시대의 유산이 동양뿐 아니라 서양의 신화적 사고에도 많은 기본적 모티프들을 공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서 이러한 유산의 기원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인도가 아니고, 그렇다고 중국도 아니며, 다름아닌 근동, 즉 레반트였다.
117 세계는 기원 신화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사실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모두가 허위이다.
150 세계의 다른 모든 민족의 전승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과거는 현재 사실로 알려진 것과 관련되어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사회적 질서와 신념 체계를 초자연적으로 지지해주기 위하여 제시된다. 따라서 그것은 꾸며낸 이야기를 당대의 심리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당한 합리화였다. 이것은 마음속에서 진실보다는 사회적인 선을 더 높은 위치에 놓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줄곧 시도해 왔고, 또 지금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
| 서양 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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