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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붕어빵 중에 나는” 물고기 모양의 거푸집에 밀가루 반죽을 붓는다. 중앙에 팥앙금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일정 시간 구우면 붕어빵이 된다. 눅눅해지지 않게 채반에 모로 세운다. 앞쪽에 먼저 구워진 붕어빵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람을 거푸집에 부은 밀가루 반죽에 비유하면 과장일까. 맛, 모양, 크기, 냄새도 같은 붕어빵처럼 아기가 태어나면 성별에 따라 부모가 준비한 거푸집에 부어진다. 아기는 자라면서 학업과 종교, 정치와 사상, 사교 관계, 진로와 결혼 등 거푸집의 모양대로 잘 빚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나 상념에 젖어드는 건 시간 낭비. 누구보다 빨리 거푸집을 빈틈없이 채워야 성공하고 행복해진다. 때가 되어 거푸집의 뚜껑이 열리고 ‘물리적 자유’를 얻게 되어도 내 머리와 몸은 이미 거푸집과 한 몸인 듯하다. 의식주는 물론이고 취미, 식단, 키우는 반려동물까지도 유행을 좇는다.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가 지향하는 바에 거슬리는 사람은 아웃사이더이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분리된다. 가끔은 내가 나로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고민을 해보지만 이제 와서 뭘 다르게 생각하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듣자니 귀찮은 일이다. 시간을 들인 노력이라면 거푸집 안에서 할 만큼 하지 않았나. 인생 뭐 있나. 무념무상. 대충 살란다. “‘자아’를 익사시키는 사회, 사람들”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기 위해 아등바등하다가 혼자가 되면 외롭다. 그게 싫어서 다시 어울리려 사람들 속을 유영한다. 그럼에도 기회만 되면 스멀스멀 불편한 생각이 올라온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나는 뭘 해야 할까’ 이런 고민도 있다. ‘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둘 다일까. 둘 다 아닐까.’ 거푸집 안에서는 용납되지 않던 고민이 이제는 마음껏 나를 괴롭힌다. 남들은 하지 않는 고민을 나만 하는 것 같아 두렵고, 내가 이상한 사람일까 봐 걱정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정확히 언제부터 누가 이 사회를 구성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반화된 사회가 수많은 ‘자아’를 익사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성의 존중’이라 하면서도 차별은 다양한 이유와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 변하지 않는 흐름이 가치의 무게를 떠나 인간의 원초적인 고민과 함께 자아를 소멸시킨다. 그래도 사는데 지장이 없고, 오히려 다수와 어울리기 편하다는 걸 반박하기는 내 깜냥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두 번” 나는 편리한 대로 생각하고 내가 걸어온 길과 성과를 부정할 용기가 없어 살던 대로 계속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 『적어도 두 번』은 편한 대로 생각하지 않는 소설집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용기 내지 않던 주제와 사람, 질문을 꺼내는 소설이다. 책 소개 글을 보면 퀴어(성 소수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나 여성의 삶을 각양각색의 감수성으로 담아냈다는 내용으로 일축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이 책을 퀴어와 여성에 국한된 소설로 보기에는 아깝다. 내가 읽은 『적어도 두 번』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다양한 자아’를 꺼낸다.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어린이와 세상을 떠난 동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여성, 맹인에게 성감대를 찾아주고 성추행범이 된 여성, 화재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성, ‘홍이’라는 이름 하나로 연결되는 도살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여성 등…. 일곱 편의 이야기가 모두 재밌고 위태롭다. 모든 글에 내가 조금씩 첨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 사람의 ‘자아’는 풍부하고 자유로운 것이 아닐까. 거푸집으로 똑같이 찍어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는 획일화된 자아가 살기 편리한 구조와 인식을 형성하고 ‘사회질서’를 운운하며 성과 지위 등을 구분한다. “살아가는 일이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인지, 어떤 형태로 살아갈 것인지 경험과 사유를 통해 찾아가는 것이다. 사주풀이를 하듯이 말이다. 이 과정으로 나는 나다워지고 자연스러워진다. 걱정인 것은 마침내 진정한 나를 만났을 때 사회가 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정하는 범주, 그 선택지에 내가 없으면 어떡하나이다. 나의 민낯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때는 동료였던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없애려 하지는 않을까. 성 소수자든 다른 누구든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의 내면을 바라봐 주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름’이 유별날 것 없는 지적이고 따뜻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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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멜라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차분하면서도 위트있게 작품들의 집필 과정과 후일담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것을 들으며 김멜라 작가님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김멜라 작가님은 소재부터 개성이 분명해서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님 특유의 문체와 스토리텔링이 가진 독특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MZ세대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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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표지에 무심코 읽었다가 책에 빠져버렸다. 소설 하나하나마다 담고 있는 것이 많아 여러 번 곱씹으며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이다. 이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새로운 눈이 뜨인다. 마치 작은 틈새 사이에서도 밝게 비추는 빛조각들 같다. 색다른 독서의 맛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다 읽고나니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게 될지 앞날이 궁금해지는 작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