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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계통수는 어디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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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우리는 생물시간에 계통도에 대해서 배웠다. 하등생물로부터 고등생물에 이르기까지 생물 각 종의 유연관계를 나무모양으로 나타낸 그림을 보면서, 아마 진화의 단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도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물의 분류는 언제, 누가, 왜 했을까?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이 책 [분류와 진화]는 알마에서 기획한 [과학과 사회] 시리즈 16번째 책으로, 생물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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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우리는 생물시간에 계통도에 대해서 배웠다. 하등생물로부터 고등생물에 이르기까지 생물 각 종의 유연관계를 나무모양으로 나타낸 그림을 보면서, 아마 진화의 단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도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물의 분류는 언제, 누가, 왜 했을까?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이 책 [분류와 진화]는 알마에서 기획한 [과학과 사회] 시리즈 16번째 책으로, 생물의 분류에 관한 분류학과 진화에 관한 이론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살펴보는 역사적 여정을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생물의 분류를 18세기 스웨덴의 생물학자 린네가 최초로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러나 고대 아테네의 아리스토텔레스나 그의 제자 데오프라스토스가 이미 기원전에 식물분류법을 내놓았다고 한다. 식물만을 대상으로 삼은 까닭은, 식물이 동물에 비해 인간과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는 실용적인 이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18세기에 이르러 학자들은 생물을 생물불변설 적이고 창조론적인 맥락에서 분류하기 시작했으며, 린네는 그러한 학자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당시까지 그들이 생각하던 분류의 기준은 어떤 생물종의 성체가 어느 순간 다른 생물종의 성체로 바뀔 수 있으며(탈바꿈), 특수한 조건에서 분해중인 유기물 같은 것에서 생물이 저절로 생겨날 수 있고(자연발생), 각 개체는 복잡성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길 수 있다(존재의 단계)는 것이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일군의 학자들은 생물의 분류에 자연의 질서를 담는 자연분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식물학자 쥐시외는 식물을 종(), (), ()로 나누고 같은 분류 내에서는 항상 일정하게 나타나는 형질을 한가지 이상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고, 퀴비에는 이런 개념을 동물에 적용하여 동물을 분류한 것이 그것이다. 이들의 이런 개념은 이전 학자들이 기준으로 삼았던 탈바꿈이나 자연발생, 존재의 단계와 같은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기 시작했으며, 체제의 구조상 같은 위치에 있는 기관들을 비교하는 상동기관, 기후의 변화에 따른 종의 소멸과 같은 이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생물불변설이 생물변이설로 바뀐 것이다.

 

한편,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과 변이를 수반한 유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을 제안하였다. 특히 변이를 수반한 유전에서 변이란 유전형질이 새로운 상태로 바뀌어 나타날 수 있음을, 그리고 유전이란 유전형질이 유성생식에 의해 후손에 전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자연분류는 변이를 수반한 유전의 개념, 공통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형질(상동형질)을 분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1866년 독일의 동물학자 헤켈은 다윈의 이론에 따라 생물계 전체를 동물계, 식물계, 원생생물계로 조망한 계통수를 내 놓았고, 이러한 연구는 20세기 초 유전학의 등장에 따라 종합진화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종합진화론은 복잡성의 단계를 곧 진화적 발전의 단계로 해석하는 기준에 따라 일련의 등급을 매겼다. 오래된 화석일수록 간단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복잡해지는 화석을 보고서, 시간을 기준으로 생물의 등급을 매기는 존재의 단계라는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복잡성 단계와 시간적 단계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어서 등장한 것이 분지론이었다. 형질과 상동의 개념을 활용하여 유연관계를 밝힌 분지론은, 가설상의 공통조상과 그 모든 후손으로 이루어진 단계통군을 분류군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분류할 경우 분기수가 너무 많아진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1970년대 들어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분자적 차원의 계통을 밝힐 수 있게 해주었다. 핵산을 이루는 뉴클레오티드의 순서상의 변화가 형질상태의 변화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열을 분석하여 전체 계통수에서 그 위치를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놈의 해석에서 볼 수 있듯이, 각 종의 유전자는 개별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유전자의 계통발생을 보면 생물의 계통발생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자들은 자연분류에 더욱 근접하는 이론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자연분류에 집착하고 있을까? 그것은 계통발생연구가 생물학의 대상이 되는 개체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계통발생연구가 게놈을 해석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것이 진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가 생물학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까닭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의 내밀한 특수성을 이해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생물의 분류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생물분류학의 기초를 다지는 개론서로써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학교 다닐 때 배우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바로 잊어버렸던 생물의 분류가 바로 진화와 관계 있으며, 행성의 특성과 관계 있다는 저자의 말에, 우리 인간이 위치하는 계통수는 어디쯤일까 하는 호기심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k*****1 2015.08.28. 신고 공감 4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