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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사각.... 회사에서 종종 풀리지 않는 일을 만나면 즐겨쓰는 연필을 꺼내들어 A4 용지나 업무 수첩에 무작정 쓰기 시작한다. 앞으로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할 지 생각나는대로 연필을 쓰다보면 당장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걱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게 연필은 위로를 건네는 물건(존재)이다. 이렇게 위로를 건네는 물건이 있는가 하면 추억이 담겨 있어 차마 버리지 못하는 오래된 물건들도 있다. 넘길 달력도 더 이상 없는 12월. 저마다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물건들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책을 만났다.
여기 31개의 물건에 대해 쓴 에세이가 있다. 프리랜서 상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인 AM327(김민지)가 쓴 [물건이 건네는 위로]다. 저자는 곁에 있는 사물을 지긋이 바라봤을 때 물건과 나 사이의 사연을 자신에게 가장 큰 목소리로 읊어대는 것부터 골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책은 글의 성격에 따라 세가지로 분류해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따뜻한 색감의 그림과 다정다감한 글이 매력적이다.
"서른한 개의 이야기가 결국은 모두 유쾌하게 귀결되었다. 물건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고 애틋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들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어제를 돌아보는 녹진한 시간을 보냈다. 물건에 관해 이야기하며 살핀 것은 결국 내 마음의 안위였다. 물건의 자취를 쫓다 보니 나와 더 애틋해진 기분이다(프롤로그 중에서, 6 ~ 7쪽)."
1장 추억은 오늘이 된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에 대한 기록 갈색 가죽 다이어리(12쪽), 머리가 복잡하거나 우울한 날 주문을 외우며 버리고, 닦고, 털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는 물걸레 청소기(17쪽), 순수했던 연애 시절을 기억하게 만든 핸드드립 세트(20쪽), 물건과도 인연이 있다고 믿는 저자의 반려견 민구와 강아지 이동가방에 대한 이야기(47쪽), 라탄 이불털이를 통해 남매를 홀로 키워낸 엄마의 모진 세월을 읽어내려가는 이야기(51쪽) 등 1장에서는 바라만 봐도 잊지 못할 추억이 생각나는 물건 9개를 담아내고 있다.
책의 첫 시작을 알리는 물건이 갈색 가죽 다이어리인 것을 보면 저자에게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물건이 다이어리인가보다. 그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데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에서 엄마의 흔적을 느끼고 다음날 고개를 숙인 채 아침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잡지 사진으로 덕지덕지 붙인 일명 '덕질 전용' 일기장을 썼다는 이야기로 이어간다. 대학생 시절 남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양장 다이어리를 스케줄로 빼곡히 채우며 뻔한 내일의 학교생활도 설레었던 스무살을 추억하는 저자는 하얀 박스 속에 옹기종기 모여 잠자고 있는 자신의 과거 다이어리 역사를 이야기 한다. 요즘에는 두꺼운 가죽 다이어리에 속지로 자신이 원하는 TO DO LIST와 무지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는데 여기에서 인상깊은 저자의 다이어리 활용법을 만나게 된다. 매일 자기 전 그날의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는다는 저자는 얼마 전 감기로 고생했던 날의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바쁜 일이 끝나고 아파서 다행이니 상황에 감사합니다. 아파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합니다(15쪽). 저자처럼 매일 자기 전 그날의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찾아서 다이어리에 적는다면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이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로 변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다이어리 이야기를 읽다보니 입사 후 몇 해 동안 열심히 쓰던 다이어리가 생각난다. 속지를 갈아끼우던 작은 다이어리였는데 결혼 후 본가 내 방 상자에 넣어놨다가 이사를 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아내에게 보이기 민망해서 내가 버렸나?). 지금 다시 다이어리를 읽으면 손발이 오그라들테니 사라진 게 다행이라 생각도 들지만 그 시절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용돈을 받아쓰던 스무 살 대학생 시절 두 살 터울에 가난한 뮤지션이었던 남자와 연애를 한 저자는 더치페이를 정확히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눈치껏 한 사람이 밥을 사면 한 사람이 디저트를 사는 연애를 한다. 하루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가게 되는데 당시까지 커피는 까맣고 쓴 물 정도로 여기며 커피숍에 갈 일이 없었던 저자는 가난한 음악인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가장 싼 가격의 커피를 찾아 주문을 하는데 그 커피가 "에스프레소"였다고 한다. 남자친구의 커피도 못 마시는 네가 저걸 어떻게 마시겠느냐는 물음에 '가끔 마실 때도 있다'며, 태연히 시키며 입술을 적신 에스프레소의 쓰디쓴 사약 맛이 아직도 혓바닥이 기억할 정도 강렬했다고 한다. 그 후 저자는 15년째 에스프레소는 장난이라도 입에 댄 적이 없지만 요즘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핸드 드립으로 즐긴다. 당시 풋풋했던 연애 시절을 떠올리며....
쓴맛은 쉽게 잊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는 일은 즐겁다. 삶의 모든 과정이 달콤하지만은 않듯이 쓴맛 사이에서 발견하는 단맛, 신맛, 부드러운 맛들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23쪽).
저자의 에스프레소 이야기에 대학시절 전공 교수님이 문득 떠오른다. 당시 나와 동기 몇 명을 아껴주시던 교수님은 늘 용돈이 부족했던 우리의 처지를 아셨는지 학교 근처 중국집에서 중국요리를 자주 사 주셨고 종종 연구를 위해 타지역에 방문할 때 우리를 데리고 가셨다. 때로는 교수님과 커피숍을 가기도 했는데 교수님은 손가락이 들어가기에도 벅찬 작은 미니어쳐 같은 잔에 나온 에스프레소를 자주 시켜 드시곤 했다. 무조건 양 많은게 최고라고 여기던 그 시절 나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들" 속 난장이들이 마실만한 작은 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는 교수님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작은 잔에 나오는 에스프레소는 돈이 아까워서 마시지 않지만 가끔 TV 프로나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을 보게되면 졸업 후 몇 번 안부를 묻다가 연락이 끊긴 교수님이 떠오르곤 한다. 교수님은 정년 퇴임하신 후 잘 지내고 계시겠지? 대학 졸업 후 에스프레소처럼 쓰디쓴 인생 경험을 하며 이제는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한 몫을 하고 있는 제자의 모습을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싶다. 최근 다시 방영을 시작한 "TV는 사랑을 싣고" 특별편으로 일반인도 출연시켜 주면 안될까?
2장 관심이 태도가 되기까지 100%의 완벽함을 가진 기성품 향수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손수 품을 들여 만든 핸드메이드 향수를 통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그 점에서 온전히 나다운 매력을 찾고(58쪽), 잠자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아담한 거실 작업실의 한가운데에 있는 원목 사각 테이블을 통해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느낀다(63쪽). 모양을 만들지 않고 그저 나대로 있어도 충분히 빛난다는 것을 알게 한 잔잔하게 오래가는 소박한 메탈 손목 시계(75쪽), 일상이 여행과 같았으면 하는 나의 바람을 채워주며 흔쾌히 짊어질 삶의 무게를 감당하게 하는 배낭(91쪽) 등 2장에서는 때때로 단순한 관심이나 차근차근 쌓여가던 취향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며 그와 관련된 11개의 물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년 연말 원룸보다도 활용도가 낮은 투룸에서 살던 저자는 안방이 작아 제법 큰 좌석 테이블을 들였다고 한다. 양반다리로 오랜시간 테이블 앞에 앉아 생활하던 중 잠잠하던 좌골 신경통이 도져서 겨울 내내 회복하느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골반의 아픔이 커질수록 이사하면 꼭 큰 테이블에 앉아 입식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저자는 이사를 하자마자 원목 사각 테이블부터 제일 공들여서 구입을 한다. 테이블 위에서 매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유튜브를 보고 책도 읽는 등 잠자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을 이 테이블 앞에서 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의 균형이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랜 외출 후 노곤한 상태로 귀가하면 테이블 앞에 앉아 하루를 정리하고 이 다용도 테이블로 인해 집에서의 생활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30대의 한가운데로 가면 갈수록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공간과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피부로 느낀다. 나는 이 테이블 위에서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 것 같다. 내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불편한 압박에서 벗어나 이 공간에서 그저 나로 지내고 있다(중략, 65쪽).
내게도 저자의 원목 사각 테이블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소중한 나만의 공간이 있다. 바로 안방에 있는 긴 책상이다. 결혼할 때 제일 사고 싶은 가구가 책상이었고 그만큼 오랜 발품 끝에 구입한 책상은 이사를 하면서도 방 하나에 든든히 자리 잡으며 나와의 추억을 쌓아갔다. 아이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결국 아이들 물건들(책상 등)에 밀려 방을 내준 책상은 안방으로 오게 되었지만 아직도 내겐 소중한 공간이다. 이 책상에서 주로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책을 읽는다. 책상이 긴 덕분에 책상 위에 앞으로 읽을 책, 읽고 있는 책, 다 읽은 책을 순서대로 옆으로 옮길 수 있어서 내 책읽기에 한 몫을 한다. 책상 위에 쌓여있는 책들 때문에 아내에게 종종 책상을 없애야겠다는 엄포를 듣곤 하지만 이 긴 책상은 앞으로도 꿋꿋하게 내 곁에서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킬 것이다.
저자의 직업 특장점 중 하나가 작업실을 그날 내키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주일의 절반은 집, 절반은 나가서 작업을 하는데 일하러 한번 나갈라치면 챙겨야 할 도구들이 많아 가방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가방의 무게에 어깨의 피로가 계속 쌓이면서 작업하는 장소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던 저자는 짐을 줄이는 대신, 어깨를 보호해 줄 튼튼한 가방을 찾아 가방 브랜드로 유명한 여러 매장에 가서 직접 메어보고 꾸준한 검색 끝에 작지 않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자주 품절된다는 후기에 홀려 배낭 같은 튼튼한 가방 하나를 구입한다. 착용감, 수납공간, 디자인 등이 마음에 들었던 이 가방에 저자는 자연히 손이 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집을 나서며 일을 할 수 있다는 감사함에 인생의 무게도 감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른다.
일상이 여행 같았으면 하는 나의 바람을 채워주는 소중한 짐 덩이. 돌아다니며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감사한 짐 덩이. 사람들의 말처럼 이 배낭의 무게가 참말 인생의 무게라면 이를 감당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오늘도 가방을 메고 삶이라는 여행길을 나선다(94쪽).
그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사 특성상 몇 번 부서 이동을 했다. 10여년 전 입사 후 5년 정도 한 부서에서 근무를 하다가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난 적이 있다. 당시 아내는 새로운 부서에 적응을 잘 하라며 꽤 비싼 돈을 주고 가죽가방을 하나 사주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 새로 맡게될 일에 대한 충만한 의욕을 새로 산 가죽가방에 담고 출근을 했었다. 요즘은 책 한 권만 넣고 다니기 편한 에코백을 들고 출근할 때가 많지만 인사발령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되면 아직도 멀쩡한 가죽가방을 꺼내서 출근을 한다. 앞으로 새로운 부서 생활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 일에 대한 충만한 의욕을 담고서....(내년 초에 인사 발령이 있다는데 가죽가방을 꺼내야 하나?)
3장 삶의 전환점에서 결혼이란 등의 가려움을 넘어서서, 마음의 가려움을 긁어줄 노력을 함께하는 것이라며 결혼은 서로에게 바디 브러시와 같은 존재라 하고(106쪽), 남을 위한 그림을 그리느라 지칠 때면 나를 위한 그림을 그려 언 마음을 녹였다며 보고만 있어도 설레게 하는 파스텔 톤 유성 색연필을 이야기 한다(114쪽). 옷방에 넣어두었다가 작업실에서 다시 만난 스탠드를 보며 지금은 더 이상 만나지 않는 친구를 떠올리고(126쪽), 흐르는 시간에 따라 취향의 모양과 마음의 생김새가 달라져간다며 크림색 이북 리더기에 대해 이야기(131쪽) 히는 등 3장에서는 어떤 물건은 가치관에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준다며 11개 물건에 대한 이야기 한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저자가 가장 먼저 집에 들여놓은 것이 장 스텐드였다고 한다. 방 안 가득 노란 불빛으로 쓸쓸하던 서울 생활을 따뜻하게 위로하던 장 스텐드. 그 동안 7번 이사를 하면서도 다른 물건은 몰라도 스탠드만큼은 늘 챙겨 왔는데 가장 최근에 이사한 후부터는 늘 있던 자리가 어색해졌단다. 시간이 흐른만큼 취향이 변한 건지도 모르고 최근에 나오는 빛나는 것들로 인해 눈이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며 오랜 시간 함께 한 세월이 아까워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눈에 보이지 않는 옷방에 밀어 넣어둔 채 잊고 지내게 된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작업실을 갖게 되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조명에 문제가 생겼고 조명을 여러 개 필요하던 차에 문득 옷장에 넣어두었던 스탠드가 생각이 나 다시 밝은 곳으로 나와 작업실 중앙 테이블 옆자리를 당당히 차지한다. 작업실에서 다시 만난 스탠트를 보며 저자는 지금은 더 이상 만나지 않는 친구를 떠올린다.
이마를 맞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만을 원하던 사이였다. 언제나 잘 맞던 우리에게 낯선 시기가 있었다. 불만을 불만이라 말하지 못했고 서운함을 바로잡으면 멀어질까 두려워 마음속에 쌓아두었다.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에 서로 서툴렀다. 드러낸 적 없지만, 친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중략) 인연이 끊어지기 전에 급히 한 걸음 보태지 않고 그 관계를 마음 안 옷방에 넣어두었더라면 지금쯤 우리의 모습도 달라지지 않았을까?(129쪽)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결혼 전까지 10여년을 막역하게 보낸 친구가 있었다. 오랜시간 다른 친구들이 시샘을 할 정도로 자주 만나며 우정을 쌓아가던 그 친구와 결혼을 하면서 사이가 소원해졌다. 그 친구는 결혼 전과 마찬가지로 자주 만나기를 원했지만 총각 시절처럼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없었던 나는 친구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후로도 여러번 예전처럼 만나기를 원했던 친구는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예전처럼 연락을 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가끔 고등학교 친구들의 경조사 때 그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저 안부 인사만 나눌 뿐 서로 다른 친구들 자리에 앉는다. 저자처럼 나 또한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그 친구와 아직도 오랜 우정을 쌓아갈텐데... 서툴었던 과거 내 모습에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며 좋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그 친구와의 인연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려 한다.
[물건이 건네는 위로]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AM327(김민지) 저자가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는 물건 31개를 신중히 골라서 각각의 사연과 애틋함을 파스텔톤 따뜻한 그림과 함께 써내려 간 애착 사물 에세이이다. 저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저마다의 물건 이야기를 따라 읽다보면 자연히 내 주변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은은히 빛나고 있는 소중한 물건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연필, 영화 카드, 탁상 시계, 라디오 등... [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읽다보면 내가 가진 물건들이 나를 말해주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행복하고 기쁜 날보다는 고단하고 힘든 날이 더 많은 요즘 당신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물건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를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깊어가는 겨울 밤 오랜시간 조금씩 모으고 있는 연필들을 상자에서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연필의 사각사각 소리와 추억을 떠올리며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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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물건이 건네는 위로] 지금 당신 곁에 어떤 물건이 있나요?
커피집을 하시는 지인이 보내주었던 커피를 잊지 못한다.. 커피봉투엔 볶은 날짜와 이름이 적혀있었고, 핸드밀까지 챙겨서 보내주었고, 그리고 저렇게 커피내리는 방법을 그림과 글씨가 어우러져 내게 커피를 설명해주고 있다.. → 커피향기 가득했었던 나의 공간..
너때문에 외가집 전화가 불이난다고 이모와 숙모는 놀렸다.. 다 컸으면서도 엄마 젖을 먹어야 하냐구.. 왜이리 엄마를 찾냐구..
한번은 전주이모댁에 머물며 엄마는 간단한 수술을 했는데.. 내가 자꾸만 전화해서 울기만 하니, 이모가 전화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었다..
아, 손수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할때.. 환절기나 겨울철이면.. 그 선물안에는 손수건을 넣어서 건네는 편이다.. 목이 따끔거릴땐.. 그 손수건을 목에 묶어주라고 적으며.. 지금도 내 가방안에는 손수건이 있다.. 옆에 있는 누군가가 목이 따끔거리다고 하면.. 그 손수건을 건넨다..
아쉽게 엄마향이 가득한 손수건은 내게 없다..
마이너스 시력을 가진 언니도 있고, 렌즈, 라식, 그리고 모두들 안경을 썼다.. 어릴적엔.. 나도 안경이 너무 쓰고 싶었다..
나만 정상인 시력이였는데, 한번은 자꾸만 시력이 낮아져서.. 아빠는 토비콤을 사왔고, 엄마는 매일 강판에 당근을 갈아서.. 당근즙을 건네주었다.. 그러더니.. 나의 시력은 정상의 정점을 찍었고, 안경은 지금껏 썬글이 유일하다..
백화점을 지나가는 데.. 너무 매력적인 향을 만났다.. 그래서 한동안은 이 향과 하나가 되었었다.. 어느 날 그와의 데이트에 아끼는 샤넬 NO. 5 뿌리고 나갔더니 하는말.. - 나프탈렌 냄새난다.. ㅠ.ㅠ 지금은 바디용품이 나의 향을 대신한다..
나에겐 참 좋았던 공간.. 낮에는 커피를 저리 내려서 마시고, 퇴근무렵이면.. 친구들이 찾아와 한잔하게 되었던 그런 공간..
보고싶다고 하시더니 때마침 모임있다고 전주에서 올라오셨다.. 모임이 일찍 끝났다며.. 늦게 퇴근하는 날 한참을 기다리셨다.. 그리고 한잔을 하는데 이 시계(↑)를 선물로 주셨다.. 이 시계를(↑) 항상 하고 다녔다..
숙언니가 선물해준 텀블러..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아는 지인들은.. 네가 들고 있으니.. 꼭.. 500m 캔맥주 같다며.. 웃는다.. 나도.. 한번은.. 저안에 맥주를 넣어다녀봐 하다 실행은 못했지만 얼음을 몇개 넣어두면.. 한나절.. 거뜬히 시원한 나의 텀블러..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효자손도.. 내겐 없고, 바디 브러쉬도 아직은 없고.. 등을 긁어줄 짝꿍도 더더욱 없지만.. 마음이 가려울땐.. 어떡하면 좋지.. 생각하니.. ㅠ.ㅠ
스텐드는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이다.. 어디에서 생활을 하든지 스텐드를 여러개 사는 편이다.. 예전 '나혼자산다'에 나온 충재씨처럼 여러개의 스텐드를 켜고서 생활한다..
출근길 집을 나설때도.. 스텐드 하나쯤은 켜두고 나선다.. 퇴근해서 돌아오는 나를 반겨주는 스텐드의 불빛..
... 소/라/향/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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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날: 2020.12.20~ 2020.12.22 지은이: AM327(김민지) 출판사: 미래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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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건네는 위로]라는 책은 이웃 블로거님인 추억책방님의 리뷰를 읽고 확~~ 끌렸었더랍니다. 물론 작가의 책이 훌륭한것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리뷰를 너무나 잘 써 주신 추억책방님의 진솔한 글이 있었기에 이책에 대한 관심, 호기심, 호감.. 뭐 그런것들이 더 생겼던것 같습니다.
책을 받자마자 읽을까 하다가... 아껴서 천천히 읽자 하고 덮어두었는데.. 아 글쎄... 이 책도 연말리뷰 이벤트 도서 아니겠습니까? 뽀인트 3,000원이나 준다는데.. 얼른 읽어야지요.. 그래서 어제는 퇴근도 뒤로 미루고 마저 열심히 읽고 퇴근했답니다. 물론 피곤해서 리뷰는 오늘로 미뤄뒀구요..근무중 이지만(비밀이에요 ㅋㅋ) 오늘 오전은 조금 한가해서 살짝 살짝 쓰는거랍니다.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느낀 것은 내게 있는 물건중에 의미 없는 물건이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내게로온 물건들, 나와 만난 물건들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것인데.. 그간 그런 의미들을 잊고 살아왔던것이지요.. 물건이니까.. 생명이 없고, 말을 안하고, 감정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정성을 다해 관리해주지 않아도 되니까.. 뭐 그런 마음으로 내 물건들을 대해 왔던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은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답니다.
서른한 개의 이야기가 결국은 모두 유쾌하게 귀결되었다. 물건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고 애틋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들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어제를 돌아보는 녹진한 시간을 보냈다. 물건에 관해 이야기하며 살핀 것은 결국 내 마음의 안위였다. 물건의 자취를 좇다 보니 나와 더 애틋해진 기분이다. 소중한 물건들을 되짚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 그 물건이 얼마나 나를 닮아 있고 나를 대변하는지 실감했다. 내가 가진 물건이 나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p.6-7).
작가님의 31개의 물건들과 그 물건의 애틋함을 보면서 작게도 크게도 웃었고, 나의 자리에 변함없이 있어주었던 나의 물건들도 둘러보는 기회가 되었다. 작가님은 갈색다이어리, 청소기, 핸드드립세트, 강아지 리드줄, 손수건, 시력보호 안경, 강아지 이동가방, 이불털이, 향수, 테이블, 체중계, 아로마 릴랙싱 미스트, 메탈 손목시계, 텀블러, 만년달력, 바디브러시, 염색약, 이북 리더기... 등등등 31개의 물건과 사연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중에 나의 모습을 좀 생각하게 해주었던 물건이 텀블러이다.
![]() 평소 물을 꽤 많이 마시는 편이다. 하지만 꿀꺽이는 목 넘김 소리를 내 귀로 들을 만큼 마실 것을 급하게 삼킨 날에는 그게 물이어도 무조건 체한다. 귀찮아도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느리게 홀짝이는 편을 택했다. 그래서 컵보다 입구가 좁은 텀블러가 내게 여러모로 유용하다.
긍정적인 말을 주기적으로 들었던 물의 결정은 모양이 예쁜것을 보았다. 그다음부터 물을 마시는 일을 신성하게 여기게 되었다. 미지근한 물이 내 목을 타고 흘러내려 가서 몸안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그것과 만나 좋은 기운을 구석구석 나눠주는 상상을 한다. 특히 아침에 온몸으로 침착하게 흐르는 따뜻한 물 첫 모금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다정한 신호와도 같다. 몸에 난 길을 꼼꼼히 맑은 물로 채우면 몸의 내부에 숨을 불어넣는 기분이 든다(P. 81-82).
나도 물, 커피를 많이 마시고 좋아하다 보니 컵, 텀블러 욕심(뭐.. 욕심 없는 물건이 있겠냐마는...)이 많은게 떠올랐다. 그래서 그렇게 컵과 텀블러를 사들였나? ㅋㅋㅋ 갑자기 나의 컵들을 소환하게 되네요.
근데.. 컵은 보통 돈주고 사지는 않았네요.. 예스24 굿즈가 이쁘니까 컵을 얻기 위해 그렇게나 많은 책들을 구입했던거지.. 결국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레트로 컵도 짝꿍을 맞춰 샀네요. 이건 사무실에서 사용하는것으로~~ 앨리스와 고양이는 집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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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텀블러를 보니 제가 오랫동안 끌고 다녔던 저의 텀블러가 생각이 나서 꺼냈습니다. 맨 왼쪽의 텀블러가 10년이 넘은거더라구요... 2010년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며 서울로 오갈때 사용한다고 구입했던.. 제가 처음으로 돈주고 구입한 텀블러네요. 이 텀블러에 담았던 그 많은 커피들 덕분에 저는 무사히(?) 10년 넘은 공부를 마칠수 있었답니다.
아~~ 생각해보니 딱 10년을 이 텀블러와 함께 공부하고 학위받고... 고맙구나..
근데 너무 오래되고 안에 코팅이 다 벗겨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것 같아서... 올해들어서는 몇번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여름에 선물받은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뉴요커 느낌으로 사용한다고 저의 10년 텀블러 사랑은 어제부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너무 오래되고 사용하지 않지만 제 손때가 묻고 사연이 있는 텀블러라 버리기 아까워 계속 쥐고 있었는데.. 어제 리뷰를 쓰기 위해 꺼내서 사진 찍고... 버리기로 마음벅고 분리수거 통에 쏙~~
추억은 사진에, 그리고 이곳 블로그에 남겨두었으니 보고싶을때 마다 블로그 들어오면 되니 이제 보내주었습니다.
사실.. 나의 사연이 많은 물건들을 여러개 찍었으나.. 텀블러에 대한 추억만 남겨볼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함께한 나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바라보고 생각에 잠겼던 어제의 그 시간들도 제겐 또하나의 추억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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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보다 꽤 많은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각자가 지닌 취향에 따라 그 물건이 옷, 가방, 책, 디지털 기기 등 비중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물건이든 거의 다 갖고 있는 것들일 테다. 하지만 그런 물건들 중에서도 조금 더 애착이 가는 소중한 것들이 반드시 꼭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물건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았다. 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물건이 건네는 위로> ![]()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인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서른 한 개의 소중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 즉 그 안에 담긴 추억과 경험담을 들려준다. 얼핏 생각하기에 물건들로 무슨 이야기를 그리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그녀는 '물건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고 애틋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p6)'고 말한다. 서른 한 개의 물건에 서른 한 가지의 이야기, 과연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 ![]() 갈색 가죽 다이어리를 비롯해 회색 물걸레 청소기, 핸드드립 세트, 강아지 리드 줄, 푸른 스트라이프 수건, 연초록빛 스파티필룸 등등 참으로 다양한, 미처 생각지 못한 물건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물건이 가진 사연들을 만나보니 문득 사람과의 사이에서 주고 받는 것도 크지만 지니고 있는 물건과의 교감도 삶에서 제법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하면서도 애틋한 물건들과의 이야기는 재밌으면서도 기억해두고 싶은 좋은 말들이 무척 많았다. 마음이라는 것은 가만히 두면 나태해지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머릿속이 소란한 우주 같았던 하루는 더하다. 멍하게 보낸 날도 가까스로 감사함을 찾아내 기록하다보면 따뜻한 마음이 고개 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끊임없이 돌봐야 중간은 갈 터이니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에 대한 기록은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p15 ![]() 마음을 되짚어 보니 다이어리를 쓰는 일은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하루를 기록함으로써 삶을 내 나름의 방식대로 꾸려나가고 싶다. p16 질리지 않는 사람과 물건은 대체로 담백하다. 보고 또 봐도 계속 시선을 주고 싶은 매력이 있다. p76
선한 응원이 쌓이면서 무리하지 않는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모양을 만들지 않고 그저 나대로 있어도 충분히 빛난다는 것을 알았다. p78 흐르는 시간에 따라 취향의 모양과 마음의 생김새가 달라져간다. '마음을 너무 막아두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열어둬야지'하고 다짐한다. p135 *** 이 이야기는 내게 여러 애착 사물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금 쓰는 물건 중에서도 그런 물건들이 있겠지만 문득 떠오른 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브로치'다.
아마 초등학교 2학년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항상 웃음과 함께 상냥하게 대해주신 선생님이 계셨고 나를 비롯해 학급반 아이들에게 선물로 이 브로치를 나눠주셨었다.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으로 인해 너무 힘들게 보낸 나머지 왠지 주눅들고 움츠러든 나를 참으로 다정다감하게 품어준 선생님이셨는데 이 브로치를 볼 때마다 늘 넘 많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언젠가 뵐 수 있다면 참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이처럼 우리에겐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곁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되는 물건들이 있다. 그런 소중한 물건들을 떠올려볼 수 있게 해준, 그런 물건들과 함께 지금 삶을 보다 더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이야기였다. 늘 함께라서 힘이 되는 소중한 물건들에게 위로와 힘을 얻게될 이야기, 모두 꼬옥 한번 만나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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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를 기록함으로써 삶을 내 나름의 방식대로 꾸려나가고 싶다. - 청소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다. - 마음이 고단하고 나를 지키는 일이 힘든 밤이 있다. 그럴 때면 이 사물이 나를 지탱한다.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짙은 농도의 쓸모 있는 물건이 되어 나를 살게 하는 것이다. -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그 점이 재미있게도 남과 다른 나로 살게 한다. - 질리지 않는 사람과 물건은 대체로 담백하다. - 담백하고 좋은 사람이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대하니 단정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내 주변을 둘러샀다. - '내 가방의 무게가 곧 인생의 무게'..?? - 끊임없이 생각을 알아차려 보듬고, 그것을 쓰고 그려서 뱉어내야 여여한 마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 결혼은 서로에게 바디 브러쉬 같은 존재가 되어 주는 것 - 30~40대의 옷장은 옷장 주인의 역사이자 현재의 나를 대변해 준다..?? - 단점은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 단점을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남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늘 그 점에 서운하고 그 점에 안도한다. - 당기려 노력한 마음의 이름표가 '애씀'이었는데 어색한 사이가 싫어 일찍 놔버린 마음도 다른 종류의 '애씀'이었다. - '마음을 너무 막아두기 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열어둬야지'하고 다짐한다. - 좋을 때보다 좋지 않은 순간에 더욱 상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에게 주문을 건다. --------------------------------------------------- 솔직히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읽은 책이나 작가랑 겹치는 경험(학창 시절 덕질 전용 일기장..난 수첩), 생각과 취향(손수건, 시계 등)이 있어 재밌게 읽었다. 심지어 이전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다른 사물 에세이 책과 비슷하겠지('사물에게 배웁니다. 자기만의 방' 책과 비교해 읽는 것도 좋을 거 같음) 책도 유행을 탄다는 생각으로 본 책이라 ㅠㅠ(솔직히 연말 이벤트 참여하려고 삼..ㅍㅎㅎㅎ) 다음에 내 물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봐야지..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것인데 자학 개그가 없더라.(본인이 무리하며 맞추는 관계가 없어서 인 듯..) 그래서 과함도, 불편함도 없는 거 같았다. 세상에 나가면 가만히 있는 나를 끌어 내리려는 사람들도 만난다.(그러니 자신이 앞장서서 자폭할 필요는 없을 거다.) 본의 아니게 경쟁을 해야 하니까..그래서 있는 말을 나쁘게, 혹은 없는 말까지 만들어 더 나쁘게 만든다. 전에는 저 사람과 평생 볼 생각이 없으면 대응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일이라고 참고 넘겼는데..경험상 진실은 밝혀지기는 하는데(사람들은 관심 없음. 입방아 찧을 때만 열심)..그 시기는 언제일지 모르는 거고..사실과 다른 거짓으로 내게 오는 피해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크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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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친님의 피드를 보고 '나의 책이다' 싶었다. 물건을 대하는 마음과 심리 그로인한 사색적인 책인가 했는데 그런 책은 아니었다. 작가의 일상 속에서 각별해진 물건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며 작가의 삶을 얘기하는 책이었다. 난 물건에도 마음이 있다는 '물심'을 늘 느끼고 물건을 대한다. 예전에 김용옥선생이 대학도서관 책상에 거침없이 칼을 그어대는 학생들을 나무라며 물심도 없다면 인간에 대한 마음은 어떻겠냐는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새로 선물 받은 물건은 나와 친해지기까지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버릴때는 쉽게 버리지 못하고 나름 마음준비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모든 물건을 애지중지 한다는 건 아니고 함부로 안하려는 마음이다. 오래 썼던 물건 중 기억나는 물건은 베개다. 초등학교 4학년때 분홍, 하늘색 두 개를 샀는데 스물아홉 살까지 썼다. 베갯잇이 나달나달 해졌어도 크게 불만이 없어서 그냥 계속 사용했다. 우리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마다 베개를 보고 놀라곤 했는데 결국 집을 리모델링 할 때서야 버렸다. 쓸 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썼는데 버리려니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나의 오래된 물건을 보고는 어이없어 한다. 시어머님이 옛날부터 쓰시던 30년도 더 된 '국자' 같은 걸 보면 골동품 보듯 한다. 아끼려고 유난을 떠는 건 아닌데 쓰다보면 오래될 때가 종종 있다. 너무 멀쩡한 1회용품들이 버려질 때는 저 물건들은 버려지려고 만들어졌구나 싶고 1회용품의 질이 갈수록 좋아지는 걸 보면 이렇게 막 쓰고 막 버려도 되나 싶다.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책은 아니지만 작가의 마음에 있었던 물건들과 그에 얽힌 추억과 작가의 일상이 녹아 있어, 작가의 물건을 읽으며 나의 물건들을 돌아보게 했다. 사람관계도 중하지만 물건과의 인연도 있다고 느끼는 나에게 나의 물건들과 그에 따른 추억이 생각나는 시간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