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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듣는 시대이기도 하다. 나야 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가 않아 남의 일이라 치부하지만 방송에서도 책에 관한 프로그램이 다른 때보다도 많은 것 같다. 특히 독서 팟캐스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즐겨듣는다. 그럼에도 읽기만을 고집하는 나는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맘에 내키지 않는 것을 할 수는 없는지라 여전이 읽는다.
이 책은 소설가 장강명이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독서의 두 가지 형태, 즉 ‘읽고 쓰기’와 ‘말하고 듣기’에 대해 쓴 책이다. 그는 ‘책, 이게 뭐라고’ 시즌2를 진행하면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말하고 듣는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자신의 생각까지 얹어 독자로 하여금 ‘읽고 쓰기’와 ‘말하고 듣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자신을 철저하게 ‘읽고 쓰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읽고 쓰듯이 말하고 들으려 했다고 한다. 독서를 개인적인 일로 여긴다는 그에게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지 싶다. 그러나 이내 말하고 듣는 세계는 읽고 쓰는 세계와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말하고 듣는 사람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지만), 읽고 쓰는 사람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54쪽)다는 차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고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하지만,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고 맥락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는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감수성이 더 필요하다. 하긴 말하고 들으면서 읽고 쓰는 것과 같이 무게(?)를 잡고 진지하게 대화하고자 한다면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 피곤한 사람이 되는 것은 물론 자칫했다간 꼰대소리 듣기 십상일 것이다. 나 역시도 책하면 읽고 쓰는 것이지 말하고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혼자서 읽고, 생각하고, 메모하고 쓰는 것에서 책을 읽는 이유를 찾고 있다. 그래서인지 독서 팟캐스트를 들어본 적도 없고, 독서모임 같은 것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물론 학교 다닐 땐 책을 읽고 모여서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하고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 후로는 계속 혼자서 하는 일이 되었다. 그것이 독서라고 생각한 나에게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말하고 듣는’ 독서는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작가가 책을 읽는 일 혹은 책에 대해 말한 것들에 더 관심이 갔다.
흔히 책을 읽다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책을 만나게 되면 나는 어떻게든 읽어내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 책이 아예 눈에 안 뜨이게 만든다. 작가는 발췌독에 대해 설명하다가 이렇게 말한다. ‘나로 말하자면 단행본을 그렇게 읽지는 않는다. 따분한 대목을 건성으로 읽기는 한다. 그래도 책장이 정 넘어가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접는다. 세상에는 읽을 가치가 없는 책도 분명히 있고,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책도 분명히 있다. 읽을 가치가 있지만 지루한 책도 있다’(103쪽)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슬며시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낀다. 지금도 한 권의 책을 열흘이 넘게 펼쳤다 덮기를 반복하고 있다. 계속해서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갈등중인데 작가의 말에 용기를 얻는다. 헌데 그렇다고 읽기를 관두자니 개운하지가 않다. 참내~
작가는 읽고 쓰는 것이 말하고 듣는 것보다 역사가 훨씬 짧으며 어렵게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읽고 쓰는 사람들도 당연히 소통을 원한다며, 단지 말하고 듣는 세계의 거주자들과 달리 소통대상이 현재에 있지만은 않다고 한다. 읽고 쓰는 사람들은 읽으며 과거와 대화하고,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믿는다는 그는, 동시대를 넘어 미래의 독자와도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남기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 읽고 쓰는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내가 장강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9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였고, 읽어본 그의 작품은 단편소설집 [산 자들] 한권뿐이지만, 그의 결심을 들으면서 앞으로 그의 작품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 책을 읽어오면서 단지 읽고 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말하고 듣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책은 읽고 쓰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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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SNS에서 '요즘 종이책을 누가 읽냐?'는 라는 말에 적잖이 충격받았다. 아...요즘은 종이책이 정말 인기가 없구나... 나도 급히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일단 ebook으로 본다. 하지만 이내 ebook의 불편함때문에 가끔은 종이책을 다시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종이책 뿐만 아니라 전자책도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가정에서도 어린이 책은 세트로 구입하지만, 그 어린이가 성장할수록 비슷한 권수는 커녕 1년에 10권도 안사는 가정이 훨씬 많을 것이다. 물론 저기 10권은 문제지를 제외하고. 가끔 지하철을 타보면 우리나라는 일률적으로 거의 같은 포즈이다. 사실 유럽도 지하철(유럽이라 해 봤자 프랑스나 바르셀로나에서의 경험이 전부다. 뉴욕에서는 지하철을 탈 엄두가 안났다.)에서 책을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 읽는 사람을 좀 보긴 했다. 꽤 젊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보긴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언론이 어그로를 끌어서 클릭수를 높이려고 하고, 포털에서는 이를 부추기고, 신뢰를 잃어서 같이 망하는 중인데 그 이유도 잘 알 수 있었다. 결론은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에서의 멋진 표현과 문장이 많았지만, 다른 서평이나 책 소개에도 많이 있으니 더 spoil 하지 않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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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 지음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그 전달(11월)에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낸 참이었는데.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자마자 터진 이 사건은 온 국민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았다. 장강명 작가의 신작에 대한 인지도는 사라졌고 책 홍보가 되다면 어디든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였을 때 독서 팟캐스트인 <책, 이게 뭐라고?!>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책, 이게 뭐라고?!> 시즌 2의 진행을 요조 님과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읽고 쓰는 작가의 세계에서 말하고 듣는 진행자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장강명 작가는 빠르게 말을 해야 하는 진행자의 역할을 하면서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고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말하고 듣기에 능숙한 이들은 상대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의 표현을 빠르게 알아채고 그에 적절히 대응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감수성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대화에 대해 읽고 쓰는 세계에서만 활동했던 작가는 누구보다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누구보다도 빨리 적응해 나갔다. 진행을 하면서 말보다 글을 잘 쓰는 작가인 글의 달인이 있는가 하면 글보다 말을 잘하는 작가인 말의 달인도 있었다. 장강명이라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독서 프로그램 진행이었지만 하다 보니 애정이 깊이 들었고 정성을 쏟는 이 일에 의미가 있기를 바랐다. 듣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야말로 독서 프로그램이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 몇 권을 홍보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독서라는 행위의 즐거움을 알리고 사람들이 독서 프로그램 없이도 책을 집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독서 팟캐스트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비평에 무게를 둔 곳도 있고, 지식을 전수해 주겠다는 곳도 있고, 진행자의 솔직한 감정이나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곳도 있고, 낭독에 초점을 맞춘 곳도 있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감각은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가 무언지를 잘 설명할 수 없었다. 저자와의 만남, 정신이 번쩍 드는 날카로운 리뷰, 화기애애한 대화와 지적인 도발.. 청취자들이 궁금해하는 작품과 출판사에서 원하는 책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독서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된 작가는 진행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독서 프로그램 진행을 하기 전까지는 독서 모임조차 하지 않은 작가였지만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온라인 독서 토론을 제안하여 모든 팀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독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경험으로 장강명 작가는 읽고 쓰는 세계뿐 아니라 말하고 듣는 세계의 소통에서도 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소설을 쓴 신인 작가, 르포르타주 작가, 웹 소설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면서 그들로부터 동지의식을 느꼈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글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장강명 작가는 세계문학전집을 보면서 당 시대에 인정받지 못했던 많은 작가들을 생각하며 자신의 글도 지금보다는 미래의 독자들과 의미 있는 소통을 나눌 작품을 남기길 원했다. 작가의 사명은 오히려 세상과 불화하는 데 있고 그것이 작가의 숙명이라고 여기기에 현실의 추세에 맞춰 글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착하고 착하게 쓰는 소설이 환영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지금 트렌드와 자신이 맞지 않는다고 여긴다면 당신에게는 발톱이 있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작품은 그 발톱에서 출발할 테니 잘 키워라.' 장강명 작가는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상상한다. 자신의 문제를 SNS가 아니라 단행본으로 만들어 이야기하는 사회. 정치와 언론과 교육 아래 사유가 있는 사회.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을 다룬 책을 매개로 참가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여는 자리. 나이나 재산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같은 동네 이웃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열흘이나 보름에 한 번씩 모여 책을 놓고 자기 생각과 경험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듣는 공간. 책을 읽고 의견을 차분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독거노인도, 미혼모도, 외국인 노동자도 모두 환영받는 자리. 그렇게 지역과 지식이 결합하는 세상을 꿈꾼다.
책을 읽는 사람은 읽고 싶은 책들이 읽은 책보다 언제나 훨씬 더 빠르게 늘어난다는 말에 공감하며 SF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친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 다이아'를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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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첫번째 에세이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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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을 닮은 표지의 책이 너무 갖고 싶었다. 그리고 책이 도착한 후 첫 장을 열었을 때의 작가님의 사인. 사인을 직접 하신건지 인쇄인지 모르겠지만 직접 하셨다는 걸로 생각하고 싶다. 이 책을 사고 조금 시간이 흘러 첫장을 열 수 있었다. 팟캐스트 이야기가 배경에 깔리고 그때그때 작가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 닮은 부분이 있어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런 사람이 세상에 또 있다니! 하는 놀라움. 장 작가님은 <한국이 싫어서>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때 그 책이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민음사에서 나온 그 젊은 작가 시리즈를 다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산 자들>이라는 책도 사뒀지만 다른 책들을 먼저 보다보니 차일 피일 미루게 되고 지금은 언젠가는 읽어야 할 책더미들 속에 들어가 있지만 얼른 그 책도 꺼내 들어야겠다. 읽는 동안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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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 이게 뭐라고를 우연한 기회에 홈페이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책은 어렵지 않게 슬슬 넘기게 되어있으며 더나아가 나에게 책이란, 독서란 하는 생각뿐 아니라 또다른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 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으니 우리는 책이 단순한 재미보다도 우리의 인생에서 중요한 일부분임을 깨달았으며 하는 바램이 들었으며 그의 생각을 접해봤으니 또다른 그의 책이 출판된다면 읽어볼 것임을 다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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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매달 만나고 있다. 바로 <월간 채널예스>에서다. 책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그는 늘 솔직하다. "생활밀착형" 작가로서 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 상황도 솔직하게, 주위 사람들에게서 이름을 딴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한다. 그래서 가끔 이쯤되면 그의 소설을 읽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소설은 그의 산문과 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산문집에 나왔단다. 제목봐라. 안 읽고 못 배긴다. <책 이게 뭐라고>란다.
그냥 툭 튀어나온 책 제목인 줄 알았더니 팟캐스트 제목이라고. 시즌2의 진행자로 캐스팅 비화(?), 프로필 사진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 출연하면서 만난 사람, 느꼈던 감정들을 죽 풀어놓은 글이다. 독서는 개인적인 일이라 생각했던 그가 우연한 기회에 합류한 팟캐스트에서 이런저런 출연자들 특히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고민을 해보기도 한다.
워낙 솔직하게 쓰인 글이라 훌훌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면, "책 이게 뭐라고"라는 제목이 책을 얕잡아보는 말이 아닌 책을 쓰고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삶이 일상적인 것이지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었다.
책이 나온 뒤 정신없이 인터뷰를 하고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늘 녹초가 된다. 한 인간이 작가이면서 동시에 세일즈맨이기란 쉽지 않다. 내가 아는 진지한 작가들은 모두 책 홍보 활동을 부담스러워 하고, 괴로워한다. 다들 신작을 내면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본인은 가만히 있는데 언론이 관심 가져주고 띄워주기를 바란다.
안그래도 힘든데 코로나 19가 직격탄을 날렸다. 처음엔 집에 있다보니 책이라도 읽자 싶었는지 책구매가 조금 늘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요즘은 딱히 그런것 같지도 않다. 아무래도 위기감이 높아지니 뭐든 줄여야한다는 강박이 생기고, 실제로 경제지표가 나빠지다보니 여유가 없다. 가장 먼저 허리끈을 조이는 건 아무래도 문화부문 지출. 서점이나 출판계나 어렵다고 아우성이고 새책이 나오면 홍보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이런 상황에 작가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본인이 나서서 홍보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인터뷰 정도야 진행할 수 있겠지만 독자와의 만남, 특히 요즘처럼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독자와의 만남은 얼마나 어색할까. 그런 생각도 든다.
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틀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팟캐스트 출연을 기다리며 스튜디오에서 읽기도 하고, 마산으로 내려가는 열차에서 읽기도 하고, 장례식장에서 문상객을 맞는 틈틈이 읽기도 한다.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르고 책을 안 읽으면 마음이 허하다. 그리고 책 정도면 포터블한 물건 아닌가
나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와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결을 같이 하는 말이라고 본다. 책을 좋아하면 어떻게해서든 읽는다. 운동을 좋아하면 자려고 누운 자리에라도 어떻게든 몸을 움직인다. 심지어 잠자는 시간이라도 쪼갠다. 이건 기호의 문제가 확실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현명하게 살 수 있다고, 운동을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이 말이다.
발췌독이나 독서 권태기를 묻는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부담감과 초조함이 있는 듯하다. 이런 고민은 '책을 많이 읽는 게 자랑거리'라는 허영심과도 연결된다. 책에서 원하는 부분만 찾아 읽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렇게 몇몇 대목만 훑은 책을 '읽었다'고 주장하면 사소하기는 해도 기만이다. 자신을 향해서든, 남을 향해서든.
발췌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나도 가끔 그 부분에 혹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본" 책을 "읽은 " 책이라고 우기면 안된다는 것.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자랑거리가 아니니까.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종이책의 물성이 아니라 책이라는 오래된 매체와 그 매체를 제대로 소화하는 단 한 가지 방식인 독서라는 행위다. 세상에는 그 매체를 장식품, 장신구, 장난감, 부적, 팬클럽 회원증, 후원금 영수증 등으로 소비하는 이들도 있다. 그것은 소비자의 자유겠으나, 그런 소비를 독서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장강명 작가는 종이책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미 그는 전자책에 익숙해진 듯 했다. 나는 아직 전자책에 진입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쩌면 나는 책의 물성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어떤 책이 최후의 순간 나의 간택을 받을 것인가? 내가 쌓아 올린 '읽지 않았지만 읽고 싶은 책들의 왕국'에서는 내가 왕이고 대통령이고 슈퍼스타다. 메모 앱 문서의 목록을 훑어볼 떄면 좋은 책들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온다. 자신을 읽어달라고. 그런데 이 왕국에서 나는 상당히 '나쁜 남자'라, 별 이유도 없이 유력 후보들을 물리치고 우연한 즉석 만남을 즐기기도 한다. 고로 이번 추석에 저 위의 세 권이 아닌 엉뚱한 다른 책을 펼칠지도 모른다.
내가 쌓아올린 왕국에서 내가 왕이긴 하지만 가끔은 읽기 위해 쌓아놓은 책더미에서 압박감을 느낀다. 너무 많은 책들이 읽어달라고 추파를 보내오고 반면 읽을 시간이 없다. 나는 이번 추석에 하루에 한 권, 다섯 권의 책을 읽으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겨우 한 권을 읽고 아이들과 놀고 드라마를 보고 잠을 잤다. 이제 하루가 남았지만 두 권 이상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읽어야할 책과 읽고싶은 책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잠과 독서 사이에서 선택해야하는 어쩔수없는 직장인이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책 그게 뭐라고 내 공간을 내어주고, 내 돈을 소비하고, 내 시간을 잡아먹는지 모르지만, (저자의 표현을 빌어 말하자면) 물을 왜 마시냐고 묻지 않는 것처럼 책 왜 읽냐고 묻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책과 함께하는 인생에 대한 장강명 작가의 생각들 <책, 이게 뭐라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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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팟캐스트나 오디오클립 등을 전혀 듣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팟캐스트 진행자의 책을 연이어 읽게 되었다. 김하나 작가님의 <말하기를 말하다>에 이어 장강명 작가님의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도 좋지만, 에세이도 재미있게 읽어서 주저없이 선택! 크게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진행의 시작과 끝의 이야기이면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의 장강명, 말하고 듣는 사람으로서의 장강명에 대한 고찰, 그리고 '책'과 책을 읽는 행위, 책이 갖는 의미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고 한국의 출판 문화, 독서 문화 등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은 글자나 그림이 인쇄된 종이뭉치와 동격이 아니다. 이 책에 예시로 나온 것처럼, 7살 아이조차 '작가'는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선물 받은 책을 중고로 파는 건 예의가 없는 거라 여겨지는 등 다른 물건과는 다른 가치와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나는 왜 그 책을 읽지 않는가.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요즘 사람들은 왜 책을 읽지 않는가. 한국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얘긴 익히 들었지만 '가끔은 한국문학이 이제는 일반 대중과 거의 유리되어, 전국에서 몇 만 명 정도가 즐기는 독립 예술이나 마이너 장르가 된 게 아닌가 싶은 폐쇄감이 든다.(214~5쪽)'고 표현하신 거엔 깜짝 놀랐다. 그 정도인가???? 나는 거의 한국문학만 읽는데... 내가 그리 마이너적인 취향을 갖고 있단 말인가??? 초판본이나 리커버에디션 등 종이책의 외형을 중요시하는 마케팅이나 팬덤 문화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에는 뜨끔! 그래서 이 책 읽고 또 바로 읽게 된 임경선 작가님 인스타에서 작가의 친필사인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글에도 뜨끔! 난 표지 예쁜 책 좋아하는데.... 나도 작가님 보고 책 사는데.... 작가님 친필사인 엄청 좋아하는데....^^;; 아까도 잠깐 말했듯이, 책이 다른 물건보다 특별한 가치를 가졌다고 여겨지기에 그에 따른 여러 행위에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나도 책을 읽으며... 요즘 책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는 중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 같은데... 여기에 꼭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가. 의미 없이 책 읽으면 시간 낭비인가. 그냥 좋아서 읽는 건데, 읽고 난 후의 나는 꼭 정신적으로, 지적으로 성장해 있어야 하는 건가. 그렇지 않으면 나의 독서는 그냥 헛짓일 뿐인가.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이런 고믾도 할 필요 없을 거 같은데 난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나. 어쨌거나 계속 고민에 고민을 하다보면 결국 책 제목과 같은 체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책, 이게 뭐라고....ㅎㅎㅎ |
장강명 저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라는 작가님의 타이틀이 정말 맘에 든다.ㅋㅋㅋ 내게는 다소 무거운 장르인 소설들 읽는 것 보다 에세이 읽는 것을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우연히 작가님의 이전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을 읽고 팬이되어 이 책! 책, 이게 뭐라고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현재까지는 굉장히 만족스럽게 읽고 있다. (거의 다 읽어감.^^) 작가님 특유의 위트가 좋아서 감탄하며 보는 중~ㅋㅋ 작가님 글 늘 잘 보고 있어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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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vs 종이책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한 마디씩 첨언하는 게 흥미로워서 읽어봤는데요. 전반적으로 정말 재밌었습니다. 기자 출신 작가님이라 그런지 글이 날카롭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네요. 쓰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갸웃했지만, 내 의견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책의 미래에 대한 부분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문학을 읽으면서 세상과 멀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여러모로 이 책이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