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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책 한권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토요일 주말 아침. 브런치를 먹으러 가며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이번에 새로 출판된 이은소 작가님의 <학교로 간 스파이>란 책이다.
소설의 설정도 북한 간첩이 중학교 담임선생님으로 위장근무를 하는 내용이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으로 들어간다. 역할이 중2 담임선생님이라면 당연히 날라리 여고생정도는 뻔하게 등장할 것이고 옆에서 어리벙벙하게 학생들에게 만만한 순정파 남자선생님도 있을 것이다. 브런치를 먹으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날 시간이 될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뻔한 스토리 일 거라 생각했는데 흡입력이 상당했다. 북한 간첩 임해주의 극한 남한학교 생존기. 특수 훈련을 받아온 임해주는 이번 임무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남조선 학교에서 중2를 담당하는 선생이란 직업은 너무나 극한 직업이었다. 해주의 시선에는 남한학교의 모든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생은 선생을 무서워하지 않고 아새끼들에게서 예의같은건 찾을 수도 없다. 맛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멀쩡한 음식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모습을 보며 북조선의 가족과 동포들을 생각한다. 낮에도 밤에도 환한 남조선에서 해주는 북조선의 까만 밤하늘을 그리워한다. 감정억제훈련을 받아온 임해주는 반항하는 아이들과 간사한 말을 해대는 직장동료 강석주 사이에서 조금씩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조국과 가족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언제나 '준비'를 외친다.
상황을 그려보며 읽으면 장면 하나하나 웃음이 나지만, 그 이면에는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언젠가는 서로 총을 겨누어야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남한과 북한이다.
뼈를 때리는 임해주의 시선. 정말 북한 사람들이 우리를 이런 시선으로 봐도 할 말이 없다. 왜나면 사실이니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마지막장인 <내 길>이다. 남조선에도, 북조선에도 자식을 등지는 아버지는 없다. 강석주와의 면회과정에서 북조선에서 반역자로 총살당했던 아버지의 오해를 풀게된다. 평생을 원망했던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임해주. 책에, 소설 속 임해주란 인물에 너무나 몰입해서 책을 읽어서 일까. 이 대목에서 나는 꺼이꺼이 울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그냥 감정이 순식간에 북받쳐올라와 눈물이 쏟아졌다. <학교로 간 스파이>는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을 쓴 이은소 작가님의 신작소설이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현재 드라마로 제작 중이며 이번에 나온 신간 <학교 간 스파이> 역시 드라마 제작을 기대해본다.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장면들이 그림을 그리듯 떠올랐고 인물 하나하나 매력적이었다. 맛깔나는 대사에 현장감이 느껴지고 교사의 역할, 학생의 역할, 인간다운 삶, 남한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 남한과 북한의 분단 상황, 탈북민의 현실 등 여러모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끝낸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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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5. 이은소 『학교로 간 스파이』 : 새움 소학교에서 그가 배운 남한의 움막촌에 사는 사람들, 다리 밑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 껌을 파는 아이들, 학비가 없어 학교를 못 가는 아이들, 구걸하는 아이들, 배를 곯는 아이들. 해주는 점심으로 옥수수 반 개를 먹으면서도 통일이 되면 남한 아이들에게 이 옥수수를 나누어 주리라 다짐했다. 감정 거세 훈련을 받기 전이었던 림해주는 아직 연민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열네 살에 5과에 선발되어 조선소년단에 입단하여 깃발 앞에서 선서를 하고 붉은 넥타이를 둘렀던 림해주가 모든 훈련을 마치고 남한 땅에 발을 디뎠을 때 그곳은 적어도 그가 알고 있던 남한이 아니었다. “인도에는 사람도 많고, 인도 가장자리에는 한 몸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고층 건물이 빡빡이 서 있다. 밝고 환하다. 눈이 부신다. 밤이, 밤이 아니다.” 이것이 그가 처음 서울을 마주하고서 느낀 감정이다. 그토록 바라던 임무에 실패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던 림해주에게 다른 임무가 떨어진다. ‘임해주’라는 새로운 이름,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신분. 임무에 실패한 남파공작원 림해주는 그렇게 임해주라는 인물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이끄는 선생님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언젠가 훈련을 받으며 자신이 먹던 옥수수 반 개를 나누어 주고픈 연민은 아련한 감정으로 자리 잡았을 뿐, 해주에게 중2 학생들을 상대하는 일은 지난 어떤 훈련보다 혹독한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훈련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언어들이 난무했고 배고플 줄 알았던 그들은 남아도는 음식을 어쩔 줄 몰랐다. 북한에서는 없어서 못 먹을 음식들이 남한에서는 동물에게도 먹이지 않고 버려져 갔다. 꺼지지 않는 불빛은 하루를 다 쓰고도 도시는 어두울 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이기적이다. 이 땅에 도덕, 윤리, 예의, 질서, 규칙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인 것만 같다. 특히 스승을 존경할 줄 모르는 학생들을 마주하는 해주는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다. 해주의 임무는 남한의 아이들이 북화 되는 것이다. 해주의 가르침으로 인해 남한의 아이들이 스스로 북을 향해 가는 것. 그것이 해주의 새로운 임무다. 그러나 질풍노도의 시기 중2를 지나는 남한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어쩐지 북에서의 혹독한 훈련보다 힘들다. 과연 해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중2병이란 말이 일상적 단어가 되어있다. 병맛에 더해 허세 찌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기를 지나온 나로서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매일매일 새롭게 생겨나는 단어는 정말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맞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어디 그뿐인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그들을 이해하고 동화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이은소 작가는 중2병과 남파공작원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적절히 버무려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이 느껴지는 소설 『학교로 간 스파이』를 선보였다. 독특한 조합은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아낸다. 주인공 임해주(정천)가 학교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 남한에 대한 오해는 점차 이해로 변모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상과 신념이 흔들리고 이윽고 그는 민주주의의 특성에 눈을 뜬다. 어제까지만 해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간다. 이은소 작가의 『학교로 간 스파이』를 읽고서 나는 이우환 화백의 <선으로부터>라는 작품을 떠올렸다. 조금은 불규칙해 보이는 선들은 한걸음 떨어져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패턴이 된다. 다시 가까이 다가가면 제각각인 선들은 하나의 객체로서 자유롭다. 겉으로는 도덕도 윤리도, 예의, 질서, 규칙 같은 것들도 없어 보이던 남한의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색을 내고, 다른 소리를 내지만, 막상 한걸음 가까워지거나 조금 멀어지며 함께한 그들에게선 나름의 질서가 있다. 그리고 남한의 질서를 느끼며 오해가 이해로 변모하는 순간 이미 해주는 정천이 아닌 온전한 해주로서 작용한다. 해주와 석주가 반 아이들을 지도하며 그들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생긴다. 그것은 비단 해주와 석주 사이의 일만은 아니다. 학생들과의 끈끈함은 감정을 잃은 해주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소설은 제3자의 입장이 되어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임해주를 통해 이미 잊고 지낸 분단의 현실과 민족애에 대해 깊은 질문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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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소 지음 "깜짝 놀랄 만한 글을 지어서 천 년 뒤에 남길' 포부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불치병이 그대에게 즐거움이 된다면 감사할 뿐입니다."
주인공 청천은 어릴 때부터 특수 훈련을 받으며 전투공작원으로 선발되지만 첫 임무는 실패에 그치고 만다.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그녀에게 공화국은 새로운 임무를 준다. 임무는 대한민국 서울의 중학교 교사로 잠입하는 것, 강도 높은 훈련과 임무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청천에게 만만치 않은 일이 벌어지는데 그건 바로 중2를 상대하는 일이다.
" 힘들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훈련 기간 내내 힘들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두번의 임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한 선생 노릇은 힘들다. 아직도 첫날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p.85 본문 중에서 "
사춘기의 절정에 다다른 중2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보통의 성인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남쪽의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은 북쪽의 그녀가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겪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희안하게 밉지 않다. 이들과 빚는 갈등은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로 현재 우리의 교육현장을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음식을 바라만 보는데 목이 멘다. 침을 삼키고 고개를 든다. 아이들을 바라본다. 무질서하고 시끄럽다. 야단법석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예쁘다. 남한 아새끼들이 예쁘다. 버르장머리 없고, 생각 없고, 제멋대로 엉망진창인 이 아이들이 좋아진다. 이 도덕 없는 아새끼, 어여쁜 내 새끼들이 좋다. 항상 준비. 마음속으로 외쳐보지만 '준비'가 되지 않는다. p.224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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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가 대한민국의 중등교사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고, 유쾌하다. 게다가 시 교육을 하면서 청천도 아이들도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에서 은은한 감동이 밀려온다. 아이들과 함께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마음이 무언지 알 수 있을 듯하다.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또 재미와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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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간 스파이 김수현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간첩이 동네바로로 위장했지만 이 소설에서는 중학교 선생님으로 위장한 간첩이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중2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서운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게 된다.
간첩이 중학교 선생님이 된다는 이 기발한 설정의 스토리는 남북분단의 현실 그 답답함과 대한민국 공교육의 암담한 현실을 그려내지만 유쾌함도 공존하는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주인공, 간첩 임해주 뿐만 아니라 소설 속 중학생들도 공동 주연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우리는 이미 무던해져서 일상으로 생각하는 남한의 현실들을 북한에서 넘어온 간첩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거기다 시라는 소재까지 버무려지면서 이 멋진 소설의 작가가 누구인지, 이은소 작가의 이름을 다시 보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 임해주는 남파간첩 훈련중 감정을 억제하는 법을 배웠고 실제로 감정이 없다. 사랑도, 그리움도, 애틋함도, 정도 모른다. ![]() ![]() ![]() ![]() 한편의 성장드라마처럼 시와 중학생 아이들과 부대끼며 없어진 감정들이 꺠어나고 북한에서 교육받고 훈련받은 사상과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결국 간첩의 임무와 선생으로서의 임무 사이에 딜레마가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외계인이 지구와 인간을 낯설게 보듯이 북한간첩이 보고 생각하는 남한 현실에 대한 일종의 풍자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의 밤은 피로하다. 커튼을 치고 불을 끄고 눈을 감아도 캄캄하지 않다. 잠을 깊이 잘 수 없다. 꺼지지 않는 불빛 때문이다. 인민의 자본과 노동을 착취해서 빛나는, 가짜 빛이다. 서울의 바람은 미세 먼지 가득한, 진짜 황색 바람이다. 잠시 딴생각을 했던 나를 비판한다. 항상 준비! 소년단 구호를 떠올리며 원수님과 당에 충성을 맹세한다. 남한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지만 직장 생활은 자유롭지 못하다. 근무시간 동안은 모두 철창에 갇힌 새 같다. 어쩌면 이 철창에서 제일 자유로운 사람은 나일지도 모르겠다. 남한 인민은 우리더러 수령의 노예, 당의 노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진짜 노예는 이들이다. 이들은 자본의 노예이다. 남한에서는 욕심 없는 사람이 가장 자유롭다.
무질서 무례 무법 방종 야단 요란 법석 난동 난리 복도는 전쟁터이다. 아새끼들이 교실이 아니라 복도에 욱닥거린다. 이은소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가볍고 유쾌하게 재미있게 소설과 독서를 즐기다가 주인공 해주와 해주의 삶, 가족, 고향, 사람들을 한번 떠올려 주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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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파이는 지금 한국의 모습을, 학교 현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중2 때문에 전쟁도 안 난다는 흔한 유머로 출발하는 이야기가 어떤 신선하고 예리한 모습들을 포착해 들려줄까. 책 소개를 읽자마자 너무 궁금해졌다. 표지 테두리의 낡은 느낌과 칠판을 연상케하는 짙은 녹색, 한 켤레의 스니커즈가 인상적인 책이 도착했다. 주인공의 코드명인 청천은 왠지모르게 무협지를 떠올리게 한다. 상좌와 청천의 대사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북한 억양으로 읽혔는데, 그러다보니 나에겐 약간 코믹하게도 느껴졌다. 임무를 실패한 청천에게 내려온 새 임무는 중2 영어 교사로 잠입해 타겟을 포섭하는 것이다. 호오...하면서 읽다가 주인공이 여자라는 반전에 살짝 놀라고, 그래, 간첩이 남자만 있으란 법은 없지, 하고 깨달았다. 책에는 욕같지 않은 욕들이 자주 나오는데, 상간나새끼, 아새끼 하는 표현이 왜이리 찰지고 다정하게 들릴까. 중간중간 웃음포인트였다. 제일 큰 웃음포인트는 주인공을 맴도는 남쌤. 이 에피소드는 책을 읽으며 확인했으면 좋겠다. "서울의 밤은 피로하다. 커튼을 치고 불을 끄고 눈을 감아도 캄캄하지 않다. 잠을 깊이 잘 수 없다. 꺼지지 않는 불빛 때문이다. 인민의 자본과 노동을 착취해서 빛나는, 가짜 빛이다. 서울의 바람은 미세 먼지 가득한, 진짜 황색 바람이다. 잠시 딴생각을 했던 나를 비판한다. 항상 준비! 소년단 구호를 떠올리며 원수님과 당에 충성을 맹세한다." p.114 청천에서 해주라는 이름을 얻게된 주인공은 한국에 대해, 자본주의의 지옥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피로하게 바라본다. 책 내용 중 여러 내용들이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급식을 버리는 모습을 보고 굳어버리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뼈저리는 배고픔은 모르지만... 그것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는 알 것 같기에 가슴이 아팠다. 작가는 휘엉청한 밤하늘과 급식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계급제, 풍요가 낳은 이기심, 자유롭지 않은 직장생활 등의 모습들을 해주의 눈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책을 읽다 너무 재밌어서 작가를 검색해 봤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이란 소설로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수상했는데, 이 이야기는 지금 드라마로 제작중이라고. 이 책도 충분히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소재가 너무 뻔한가. 잠시 생각해 봤더니 상두야 학교가자를 비롯해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는 이미 과거에 많이 다루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북한의 스파이란 소재는 흔하지만, 북한 이야기가 나온 영화나 드라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은 약간 낯선 장르였다. 그래서 나에겐 신선했고, 재밌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남한에서는 욕심 없는 사람이 가장 자유롭다.” 그래. 욕심을 버리자. 그리고 해주도 이곳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길, 진심으로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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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남파 공작원 조력자로 활동 중인 황금성을 만나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된다. 과연 청천은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21페이지나 되어서야 '누나'라는 단어에 흠칫, 어머 여자였어?! 하고 깨달았던. 북한말을 쓰는 주인공이라 쌍간나새끼, 아새끼 같은 강한 느낌의 ㅋㅋㅋ 표현이 꽤 나오는데 이게 막 기분 나쁜 그런 게 아니라 개그 코드마냥 재밌게 읽을 수 있게 잘 버무러져 들어가 있었고 중간 중간 유머러스한 문장에 빵빵 터지기도 했다. 중간 중간 먹먹하기도,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보여주기에 꽤나 씁쓸하기도 했던 책. 해주의 심정을 알 것 같아서 내가 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점점 감정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해주가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됐던 책. 해주의 선택이 해주에게 후회 없는, 행복한 선택이었길 바래본다아..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막 무겁지도 않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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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만만치 않겠어. 중2야. 우리 인민군이 얘네 무서워서 못 쳐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 북한 최정예 간첩 임해주 그녀의 새로운 임무는 보름 중학교 2학년 담임으로 위장하여 고은지를 포섭해 조선으로 데려가는것! 그녀가 처음본 아이들은 무질서,무례,야단,난동,복도는 전쟁터이다. 남한 아새끼에게는 정녕 예의범절을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더 문제는 강석주! 아이들에게 늘 당하면서도 허허실실 학생 걱정만 하는 얼뜨기 선생이다. 이상한 나라, 이상한 학교, 이상한 아새끼들 그녀는 감정이 없다. 사랑도 그리움도 애틋함도 그저 북으로 돌아가는것과 가족들을 지키는것 뿐이다. 그녀의 시선속에 비친 남한은 스물네 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 돈밖에 모르는 자본주의자, 도덕 없는 이기적 개인주의자들로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면 할수록, 자꾸 얼뜨기 선생과 아이들이 신경쓰인다. 아이들이 예쁘다. 고맙고 기특하다. 눈물이 난다. 항상 준비. 주먹을 쥔다. 그래도 눈물이 흐른다. 나는 눈을 찡그리고 뒤돌아선다. 아이들에게 감정을 느낀다.사랑이다. 좌충우돌 학교생활과 임해주를 좋아하는 강석주선생의 이야기까지 너무 유쾌하고 가벼울것만 같았는데 놀라운 반전이 숨어있다 고믹,액션,로멘스까지 한권에!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어른 아이 함께 읽기에도 이질감 없어서 '사랑의 불시착'같은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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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로 간 스파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이은소 작가의 신작. 전투 공작원으로 선발되어 어린 시절부터 특수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 남파 공작원 ‘창천’은 임무에서 실패하고 총에 맞은 채로 서울로 흘러 들어온다. 죽으려던 찰나, 오래 전 대한민국으로 파견된 황 사장에게 구출(?)되고 남한에 정착한다. 왠만큼 남한에 익숙해지자 임무를 부여 받는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로 잠입하여 한 학생을 감시하는 것. 기간제 영어 교사 임해주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담당하게 된 그녀. 임무에만 충실하면 되는데 어느 순간 학생들이 자신의 세계에 들어오고, 오래 전에 잊었던 아버지의 시(詩)에 다시 마주하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북한 간첩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등은 잘 보지 않는다. (북한 '군인'이 나오는 건 본다. 간첩과 군인은 조금 별개다.) 북한에 대한 안 좋은 감정 같은 것들 때문은 아니고 세뇌되어 있는 사고 방식이 나에게 너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살아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자칫하면 북한을 찬양하는 꼴이 되어 버리고 한편으론 북한을 너무 무시하게 되거나, 북한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편협한 사고에 갇혀 버리는 꼴이 되는 등 '간첩'이란 소재가 그저 수단처럼 쓰이는 경우는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되면 작가나 연출의 역량에 따라 거부감이 든다. 나에게 참 어려운 소재. 그랬기 때문에 처음에 <학교로 간 스파이>를 접했을 때는 가벼운 느낌이 드는 책이라 괜찮겠지 싶었는데 실제 읽기 시작하니까 생각보다 진지한 스토리에 움찔, 했다. 아, 이거 좀 걱정스러운데 싶었달까. 북한의 간첩이 임무를 위해 남한의 중학교에 잠입하고, 인민군 최대 강적 중2병 환자라는 홍보 문구는 솔직히 너무 뻔하고 진부한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읽어 보니 그건 진짜 스토리 전개를 위해 필요한 구성이었을 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홍보 문구가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내가 모든 홍보 문구를 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북한 간첩으로 오랫동안 키워져 온 임해주의 사고 방식이 남한에 와서 부딪치면서 생기는 감정과 사고의 변화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북한과 남한의 균형적인 비판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예를 들어서, 한 쪽에선 가난에 허덕이는데 한 쪽에선 음식물을 그냥 버리는 것, 학교 내에서의 학생, 교사, 부모 등에 대한 임해주의 생각이라던가. 뿐만 아니라 시(詩)를 통한 감정과 사고의 교류를 진행하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듯한 시들이 임해주에게 오랫동안 간직했던 추억을 상기시켜줄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힘을 주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결말이 조금 슬펐지만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해피엔딩을 바래도 되는 걸까? 여운을 남기지만 정황 상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남기는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진짜 이름을 강석주 선생에게 밝히지 않고 떠난 임해주의 이후 이야기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시리즈 물로 소소하게 나와주어도 될 것 같은데. 물론 처음부터 총과 죽음이 난무했고 끝까지 진지함을 잃지 않았던 소설이라 갑작스럽게 가볍게 변하기는 무리가 있겠지만, 정 안 되면 강석주 선생의 이야기라던가, 이 책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잔뜩 호기심을 만들어 놓고 끝을 맺었다. 확실히 여운이 남는 느낌. 전작에서도 그랬는데 계속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생각나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
![]() 전작 『 조선 정신과 유세풍 』은 드라마 제작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전작을 아직 접하지는 않았기에 이번의 신작을 만나고 보니 이 또한 드라마로 제작하기엔 안성맞춤인 소설이었다. 소설의 문학으로 평범한 일상을 다루거나 살인을 다루는 소설이 아닌 인민군 비밀 작전 특수별동대 상사'청천'이 남한으로 오게 되고 20년 넘게 공작원 지원 사업을 한 황 사장이 상부의 명령에 따라 '청천'을 '고은지'로 신분 세탁을 해주고 2학년 영어 교과 교사와 함께 보름 중학교 2학년 7반 담임 선생님으로 계약직 배정을 받게 된다. 근데 만만치 않겠어. 중2야. 우리 인민군이 얘네 무서워서 못 쳐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 -P51 이런 만큼 청천은 생각한다. 아이들이 무서워봤자라는 생각에 출근하지만,,, 만만치 않다. 버릇없는 것은 기본이요,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 학부모와 선생님과의 관계 자본주의로 인해 자신이 살았던 조선과의 다른 교육 풍경에 혀를 내두르며 오로지 임무에만 충실히 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역시 감정을 억제하며 임무 수행 중하며 소설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다. 우선 재밌다. '청천' 주의에 맴도는 얼뜨기 '강석주'의 인물로 웃음 포인트를 담아놓아기에 끝까지 웃으며 읽을 수가 있었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다. 자칫, 분단국가의 이야기를 어렵게 풀어내었다면 완독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을까 한다. 재미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닌 코끝이 찡할 정도로 부분도 넣었기에 소설로서 잘 요리된 장편 소설이다. 또 하나로는, 첫 글에 쓰여있는 글처럼 드라마로 방영이 되길 바라본다. 청소년 드라마도 괜찮을 듯싶을 정도다. 반항의 초고도 중2.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중2.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중2. 이 아이들과 고은지 선생의 살벌한 학교생활에 다른 독자들도 소설 속으로 초대되길 바라본다. 강력 추천한다. 소설 속의 고은지 선생이 현실에서 있다면 과연 어떨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이다. 다만,, 간첩은 빼고... 아이들을 바라본다. 무질서하고 시끄럽다. 야단법석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예쁘다. 남한 아새끼들이 예쁘다. 버르장머리 없고, 생각 없고, 제멋대로 엉망진창인 이 아이들이 좋아진다. 이 도덕 없는 아새끼, 어여쁜 내 새끼들이 좋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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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중에 웃다보면 어느새 고뇌하고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 제목만 봐서는 정말 가벼워 보이는 책이다. 그.런.데!!! 절대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일단 기본적인 흐름은 스파이라는 단어에서 마주하듯 지금 우리의 현상인 남북분단을 이야기하고, 학교에서 나오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갖고있는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지금 현재 아이들,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주기 위해 쓰여진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뒤로 읽을 수록 사실 지금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분단의 현실과 그 현실이 갖고 있는 아픔과 문제점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뭐든 부족함이 없는 아이들! 그러기에 큰 그림이 아닌 대입이라는 정말 소소한 인생의 고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의 상황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고, 지금 공부가 자신만의 안위가 아닌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눈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예전에 교육서에서 이런 말이 있었다. 외국의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지금 이 지구, 세계를 구하는데 목적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대학에 잘 들어가기 위함일 뿐이라고...!!! 소설임에 읽고나면 묵직하게 가슴에 돌덩이 하나를 얹어준 듯한 느낌을 주는 "학교로 간 스파이". 그간 소설을 읽으면... "이정도는 나도 써볼 수 있지 않아?"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그냥 묵묵히 내 자신이 한권의 책을 읽었음에 만족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