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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 둔 이에게 '결혼, 그거 왜 해요?'하고 악의없는 악담을 하는 이들이 있다. 내가 결혼하기 전에도 그런 이가 있었다. 결혼하면 사랑은 변할거라는 전제를 담은 말이다. 대부분 유부남들이 그런다. 그들의 결혼생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얘기도 된다.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진 이들에게 별로 먹히지도 않을 말을 왜 굳이 악담처럼 하는 걸까? 이미 결혼한 이들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들들과 함께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마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 할 말이 많아진다.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나도 그랬다. 먼저 경험해서 잘 안다는 듯. 물론 결혼을 왜 하냐는 식은 아니지만 처녀 총각들이 꿈꾸는 환상이 결혼생활 내내 계속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 해준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또한 사랑만으로 살 수 없다는 걸 전제한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랑은 변한다는 사실도.
'정말 감당할 수 있겠니?'
결혼을 앞둔 사람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하는 결혼 상대라면 어떨까? 잘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갖고 시작한 두 사람의 만남도 현실에선 갖은 고초를 겪기 마련인데 '정말 감당할 수 있겠니?'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론 받아들이기 싫었다면 진지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잠시라도 고민을 했을 것이다. 결혼이란 단순히 행복과 동의어라고만 여겼다면 눈 앞에 펼쳐질 불행을 보고도 결혼을 꿈꾸진 못했을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보다는 경제적인 배경을 계산하는 젊은이들에게 사랑이란 팔랑팔랑 가벼운 그 어떤 것일 뿐이다. 인스턴트식 사랑, 일회성 사랑 이런 말들이 요즘 세대들에게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그 속에서 소설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는 사실 기대도 안할 뿐더러 누가 그런 사랑을 한다고 해도 믿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더 그랬을 것 같다. 어디서 생긴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열한 살 차이의 남자, 시인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 거기다 희귀병을 가진 사람. 이런 사실을 알고 결혼을 결심했고, 결혼을 허락받아서 (보통 부모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건 당연지사)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소설 속에서나 있을 법한 사랑을 하는 사람. 아마 알려고만 마음 먹으면 누군지 알 수 있는 방송인의 이야기라 더 관심이 갔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고민정 아나운서는 이 책의 소개를 통해 처음 알았다. 운명같은 사랑을 하는 아나운서라니. 조금 별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여겼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 사람의 사랑을 막을 장애물은 이 세상에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렇게 사랑하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사랑받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사랑을 그저 유행가의 가사만큼만 이해하고 살던 나로서는 현실에 없는 사랑 이야기를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두 사람 중 누구 하나라도 이 세상에 없었다면 이런 사랑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지금의 상대가 없었다면 그들도 평범한 아내와 남편이 되어 결혼을 앞 둔 누군가에게 '결혼, 그거 왜 합니까?' 하고 악담이나 하는 그렇고 그런 삶을 살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설익은 사랑을 했던 나로서는 이런 상상 밖에 할 수가 없다. 좀더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은 이였다면 눈물을 글썽이며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사랑에도 비상이 걸린다. 죽고 못살 것 같은 사랑이 '삐걱거리는 것이다. 하지만 고민정 아나운서의 사랑이라면 두 사람이 어떤 문제로 갈등하더라도 다시 화해하고 행복해 할 것 같다. '그 사람 더 사랑해어 미안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런 사랑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사랑도 그들의 사랑을 닮고 싶어질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사랑은 식어버리는 게 아니라 시간이 가면서 다른 모습으로 바뀔 뿐이라는 사실을 나처럼 배울 수 있기를.
어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왜 더 큰 왕국을 거느리는 왕자를 만나지 않았냐고, 그 작은 소행성에서 살기가 답답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런 질문들에 어린왕자는 어른들은 왜 그렇게 숫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것이다. 나이가 몇 살인지, 몇 평에 살고 있는지, 얼마를 갖고 있는지가 왜 중요하고 그렇게도 궁금한지 말이다. 그것보다는 어떤 사람들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 무엇을 위해 내 삶을 걸 것인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들어가는 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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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 플라타너스 잎을 뒤흔들며 스산함을 더하는 시월 중순 설핏설핏 떠오르는 인물이 내게 말을 건다. 한때는 말이 잘 통하는 친구에서 귀여운 몸짓으로 시큰둥함을 풀어주던 동생 같은 이로 남아 있는 그와의 추억은 선택하지 않은 세상 너머의 환상에 젖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짙게 할 때가 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마음역시 얽매임이 없으면 좋으련만 흐린 가을 하늘은 이기심으로 이지러져버린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상식을 들이대며 연인의 사랑을 비현실적인 사랑으로 폄하하며 이라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를 읽으며 배금주의로 치닫는 세상에 서로를 존경하고 순정을 다하는 사랑이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대학 시절 11살 많은 선배가 쓴 방명록 글씨를 보고 반한 뒤 노래패 동아리에서 그 사람이 바로 시인 조기영임을 알았고 노래패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그에게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회원들 간의 소통과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둘러싸고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선배의 조언은 두 사람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촉매가 되었고 신중한 태도로 아름다운 가치를 실현하며 사는 선배에게 후배 고민정은 빠져 들어갔다. 그 역시 그녀를 본 순간 사랑을 느꼈지만 나이차가 많이 벌어져 쉽게 용기를 낼 수 없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며 배려해주는 사랑의 씨앗을 키워갔다. 이들은 현실적인 경제 감각을 키우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감수성으로 지상의 아름다움을 찾아갔고 개인의 영욕을 추구하기보다는 여럿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위해 살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서로에게 동화되어 갔다. 정읍 출신의 시골내기 시인과 서울에서 나고 자란 도회인 숙녀가 소통하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연애 시절의 추억은 이야기가 남는 연애를 하지 못한 독자에게는 또 다른 회한을 남긴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향하며 사는 일은 여러 제약이 따라도 그 한계선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버스로 4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서울을 찾아 피로감도 잊은 채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보고 싶은 공연을 관람하며 행복감에 달뜬 추억은 심장을 뛰게 하는 울림으로 작용한다. 그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으로 고향 인근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그녀는 병상을 찾아 그와 아픔을 나누려 애썼고, 그녀에게 고통을 전하고 싶지 않은 그가 헤어지자는 말을 전했을 때도 그녀는 존경하고 싶은 그를 떠날 수 없었다. 투병하는 그와 떨어져 지낼 때 그녀는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그와의 사랑을 선택하고 최고 우위에 둠으로써 사랑 꽃을 천연히 피워냈다. 오롯이 집중하는 사랑의 힘은 시인의 건강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적은 돈을 들여서라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없을 것이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정성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그에 대한 신뢰와 존경으로 이어진 세월이 투영되었다. 2년의 시행착오 끝에 아나운서로 방송국에 입성하여 여느 방송인들처럼 명성과 재물이 따르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가난한 시인을 선택하여 그 사랑에 집중하고 몰입함으로써 충일함을 이뤄갔다. 사랑의 결실인 은산이가 태어났을 때 아들에게 입힐 배냇저고리를 손수 바느질하며 동물과 식물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한자리에서 마련해 주는 산처럼 커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담히 풀어내는 대목에서는 눈가가 촉촉이 젖어왔다. 세상이 정해 놓은 틀을 깨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함으로써 스스로의 비전을 실현하며 살고 있는 고민정 아나운서의 용단은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과 연인들의 이면에 있는 본질적 가치보다는 외형적인 구성 요소를 초점에 둔 거래로 결혼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이들 부부의 사랑은 은은한 빛을 내며 사위를 은은히 밝혀 준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중국으로 유학을 함께 떠나 좁은 기숙사에서 함께 머물며 마음이 가는 대로 주변 국가를 느리게 여행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소통의 힘은 연애를 시작하기 전이나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변함없는 사랑의 끈으로 묶여 두터운 부부애를 뒷받침해 준다. 밤에 혼자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내 민정은 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인이 남편이라서 그저 고맙고 홀로 남겨지는 게 두려운 소녀 같은 감성을 헤아려주는 이라서 행복하다고 했다. 오드리 햅번의 빛나는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행동을 삶의 모토로 삼아 누군가의 가슴에 남은 한이 물처럼 흘러갈 수 있게 자신의 것을 내어 놓음으로써 선을 실행하며 살아갈 고민정 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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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누구에게 미안하다는 건지, 사랑하는 게 왜 미안한 건지, 그 물음부터 해결하고 싶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트위터에서 접했다. 작년 이맘때 이지애 아나운서의 ‘퐁당’을 읽었던 게 기억난다. 그럼 올 가을엔 고민정 아나운서의 책을 접해야겠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작년처럼 올해도 선물용으로 산책이지만 내가 먼저 읽는 보기로 한다. ^^;; 그녀를 안 것은 방송이 먼저지만 그녀의 남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인터넷 기사 때문이었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재벌가 며느리가 된다는 소식에 떠들썩했던 때 그와 상반되는 분위기로 차분한 어조의 기사 한 자락 접한 것이다. 청혼 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서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청혼 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서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절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원 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서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 같은 희망을 일궈 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은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 뿐.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 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 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 가는 단풍의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속으로 숨어 버린 그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중략)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시인과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다. 프로포즈로 받은 시였다. 아나운서와 시인이라. 속세의 편견에선 무언가 부조화스러웠다. 아나운서 정도의 여자라면 노현정 정도까진 아니어도 비슷한 모양새는 갖출 것이란 선입견이 산산히 부서지는 소식이었다. 물리적 조건이 내눈에도 차지 않는 남편감인데, 하물며 그녀의 부모님들에겐 어땠을까 하는 속 좁은 생각들만 먼저 떠올랐다. 11살 연상, 일정 수입이 없는 시인이란 직업. 그녀의 사연이 궁금했지만 그 기사 하나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던 것 또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 두 사람 정말,,,, 사랑하는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그녀가 부러웠다.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명제를 그녀가 앞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한 마음으로. 그녀는 나와 동갑이다. 나도 그녀처럼 대학시절 노래패를 동아리 활동을 했고 그녀처럼 동아리 회장을 하기도 했다. 학과 공부보다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에 몰입했었다. 당연히 성적은 나빴지만 준사회 생활은 해볼 수 있었다. 조직이란 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과의 관계 는 어떻게 맺는 것인지 등 꼬박 3년을 그렇게 보냈었다.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그녀는 과선배이자 동아리 선배인 조기영 시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첫 눈에 서로 반하지만 그것을 곧바로 드러내진 않았다. 인연이 있다면 결국은 이어지게 만드나보다. 그녀는 98학번, 조기영 시인은 88학번, 도저히 만나기 어려운 조합이지만 동아리라는 공통분모 덕에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계기가 생겼고 이때부터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고백할 수 있었다. 스무 한살에 만나 스물일곱 살에 결혼해서 지금은 서른다섯 살이 되었다. 이른 결혼이다. 그래서 결혼 유무가 중요한 방송에서 그녀가 조금 밀려났는지 모르겠다.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방학마다 배낭여행을 했다. 이 책은 그녀의 배낭 여행기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묶어 더 확연히 그녀의 생각들을 들춰볼 수 있게 해준다. 따뜻하면서 착한 그녀의 심성이 남편과 함께 하면서 더욱 빛나게 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이 분명 현실에선(특히 경제적 부분) 버거웠을텐데 그녀는 정신적 가치와 사랑을 우위에 두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실천 아닌가. 책 띠지에도 나와 있듯 ‘존경’을 품은 사랑. 바로 고민정 아나운서가 남편에게 품은 사랑의 농도이다. 그녀는 존경에 대한 의미를 그녀식으로 잘 정리했다. 그 분의 삶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마음이 존경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다. “현실이라는 땅에 두 발을 딛고, 이상이라는 하늘을 향해 가슴을 열어 두어야 했다.”(20p) 그렇게 열어둔 가슴에 휑휑 찬바람이 분다. 루머와 억측으로 인한 상처, 유명 아나운서라는 이유로 들어야 했던 말도 안되는 비난들 때문에 가족들을 향한 미안함, 특히 남편을 향한 죄송함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물질적 가치로 사람의 됨됨이까지 환산해버리는 사회 풍토가 익명성을 무기로 그녀를 할퀴어 버린다. 조기영 시인의 됨됨이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충분히 드러난다. 고매한 정신 속에 실천으로 삶을 살아가는, 그래서 한 여자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남자다. 꿈도 없이 헤매던 그녀가 갖고 있는 재능과 자질을 먼저 보았고 그래서 아나운서를 제안했으며 아나운서가 되는 길에 함께 가주고 아나운서가 된 그녀가 진정한 언론인이 되도록 다듬어주고 방향을 제시해준 사람이다. 끊임없이 그녀에게 특별한 사람임을 강조했고 그리하여 그녀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사람. 그러나 그런 남자를 알아본 것도 고민정 자신이 순수하고 영롱한 영혼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고민정 아나운서도 조기영 시인도 삶의 가치를 정신적인 것에 훨씬 많이 두고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에 대해 흔들릴 때마다 남편 조기영 시인의 따끔한 충고가 뒤따르곤 했다. 그래서 지금의 고민정으로 여물어갈 수 있었다. 그녀는 말한다. 다음 생에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싶다고. 자기를 이렇게 사랑해줄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고. 그래서 그녀는 고백한다. “엄마,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라고.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책 제목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얼마나 솔직하면서도 미안함이 숨은 문장인지. 그런데 내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제목이라서 뜨끔하다. 나 역시 부모님께 가지는 마음이기에. 비록 정신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것에 허우적대며 살고 있는 건 고민정 아나운서와 많이 다르지만... 실천이 안되는 다짐을 또 해본다. 남편에게 잘하자! 이런 남편 없다는 것 잊지 말자. 고민정 아나운서처럼 존경하는 자세로 남편을 대해보자. 물론 나보다 7개월 어리지만 나보다 훨씬 마음이 넓고 남에게 잘 베푸는 사람이니까. 옹졸한 나를 7년째 품어주고 있는 사람이니까.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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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의 약자라고 말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들은 사랑에 더 많이 아파하고, 더 많이 실망하고, 더 많이 힘들어한다. 예전에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던지라, 더 많이 사랑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더 많이 실망하지 않고, 더 많이 아파하지 않고, 더 많이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마음. 더 많이 사랑한다는 것은 내 자존심에 크나큰 스크래치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이기적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 때문에 나는 사랑을 지키지 못했고, 이별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만약 그때 그 이별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이기적인 못된 여자로 남았을지 모른다. 아픈 이별은 인생의 성숙을 가져왔고, 그래서 사랑하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여자에게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어느 틈엔가 재벌가로 시집갈 수 있는, 혹은 괜찮은(여기서 괜찮은 남자란 직업 빵빵(?)하고 돈 많은 집안의 남자를 말한다. ㅠㅠ) 남자를 만날 수 있는, 튼튼한 동아줄 같은 보험이 되어 버렸다. 그런 화려한 사람들의 결혼 앞에 시인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고민정 아나운서를 보며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인이라는 직업. 만약 내가 고민정 아나운서의 부모라면 일단은 반대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시인이란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름을 날리는 것도 아니다. 자기 좋아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아내를 가장 많이 고생시킬 수 있는 직업이 시인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한결같이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나는 무뚝뚝하고 차가운 사람이다. 따스한 말 한마디 못하고, 뭐든 퉁명스럽다. 그래서 나는 늘 내 남편에게 미안하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표현하지 못했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 줄 거라는 믿음.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어떤 광고처럼 이젠 표현해야 함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는 사람, 기쁘고 힘들 때 떠올리게 되는 사람,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 나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그에게 아무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나누어 주었는지 그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함께 괴로워하며 고통을 나누었는지, 나의 시간을 쪼개 기꺼이 그 사람의 생활 속으로 들어갔는지 돌이켜 보는 일은 적다. (290) 당연하게 받아왔던 사랑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그래서 더욱 그 사람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랑의 그림이, 이렇게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잔인하게 아픈 기억으로 남을 사랑이, 누군가에게는 미치도록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사랑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하는지는 결국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내 인생에서 누군가를... “더 사랑해서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동안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일. 그건 축복이다. 그녀의 삶이, 그리고 그녀의 생각이 아름답고 예뻐서 책을 읽는 동안 흐뭇했다.
사랑이 여전히 두렵고 아픈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을 지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내가 준비한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옷자락에 물들듯 천천히 스며들 수 있는 거니까..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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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아나운서.. 하면 앳딘 얼굴에 수수함이 느껴지는 그런 아나운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녀는 11살이나 차이가 나는 시인의 아내이자..산이의 엄마라고 한다. 사실 살짝 아나운서 중에 시인과 결혼한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하고 찾아본적은 있었는데.. 그렇구나...이런 수수한 사람도..란 생각만 하고...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다시한번 그녀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첫 느낌처럼 정말 수수한 그녀... 그래서 일까? 책의 느낌도 그녀를 닮아 수수하고 편안하다..
자신의 사랑을 너무나도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서... 더불어 더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그녀 책의 제목이 너무 예뻐서...
그리고 그들이 손잡고 있는 모습이 너무 고와 보여서... 아마도...
'고민정 아나운서 그녀는 시인과 결혼했다.' 이런 내용이 이슈가 된적이 있다...'그게 뭐가 이슈라고...'란 생각을 하면서도..'어쩌면...'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명인이 되면 신데렐라(?)가 되길 꿈꾸는 이들도 종종 있으니... 수수하다 못해 정직하기까지 해 보이는 그녀의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고민정 아나운서에겐 아들이 하나 있단다.. 이름도 귀여운..조은산...조기영 시인의 아이이니..성은 조씨구..'좋은'이라는 의미로 '조은'에..산처럼 늘 한자리에 있고 컷으면 하는 마음으로 '산'을 붙여 조은산... 그 아이를 통해 그녀가 느끼고 얻는 것이 너무 많아 좋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런 말이 있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가끔은 그런 아이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고민정 아나운서의 아가를 보니 더욱 더~ 아..그러고 보니 얼마전 페북을 통해 들었는데...둘째가 자라고 있다고 한다.. 축하합니다~~~
누군가 고민정 아나운서의 남편 조기영 시인에 대한 이상한 말들을 옮기는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루머다.. 남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어디나 있게 마련이니..그것이 아나운서의 남편이라 하면 더욱 그럴 수도... 농부의 아들이라는 그...그런 부모님까지 루머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글을 남겼었다는 조기영시인의 글이 생각난다...
가끔은 나도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말을 옮길때가 있다..물론 제대로 알고 나면 정정을 하려 노력하지만...그것이 때를 놓치면....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그러니 말 조심 하자!!!(별걸 다 깨닫게 해준다...고민정 아나운서의 글...)
읽는 내내 느낀 거지만... 참 소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그녀....그런 대도 참 커보이는 사랑이라 무척 부러운 그녀...란 생각이 들었다. 유명인 답지 않은 모습에...그리고 그녀의 에피소드들에... 앞으로도 그 사랑이 잔잔하게 흘러가길... 더불어 나에게도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일이 생기길...^^
조기영 시인 글씨도 잘쓰신다.. 하긴 고민정 아나운서가 저 글씨에 처음 반했다고 하니...ㅎㅎ
아 그러고 보니 조기영시인이 고민정 아나운서에게 프로포즈를 할때 써서 들려줬다는 "청혼"이라는 시가 책속에 실려있는데...음...요기다 다 옮기는 것은 안될 것 같아 옮기진 않겠다.. 궁금하시면 책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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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아나운서, 그녀가 쓴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열 한 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마침내 마음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시인이 강직성 척추염을 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주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출퇴근 하듯 병간호를 시작한다. 눈을 마주치기조차 피하는 그.
희망은 전염된다고 했던가? 이 글을 읽는 나도 마음이 참 훈훈해진다. 그래, 인생은 서로 보듬고 껴안으며 같이 걸어가는 것인 지도 몰라.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장장 900킬로미터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 길에 나서는 이유도 예수님의 사랑을 되새겨 보고, 그 사랑으로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서로 희망을 다잡는 건지도 몰라.
책에는 고민정 아나운서의 애틋한 사연이 하늘의 별 만큼이나 무수하다. 그녀가 삼남매 막내 딸로 자라난 사연, 아들 은산을 낳고 키우며 진짜 엄마로 거듭나는 이야기, 엄마와 데이트 신청하며 막내딸 애교도 부려 보고, 엄마가 고이 간직해 온 자신의 배냇저고리에서 엄마의 진한 정에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하는 대목. 한결 같이 사람향기 좋은 풍경들이 그득하다.
특히 좋았던 것은 아나운서 입사를 위해 칠전팔기의 자세로 끝까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매진했던 점이다. 마침내 성공을 거두고 중국 칭다오 대학으로 연수를 오면서 '이곳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앞으로 더 큰 꿈을 위해 그녀가 중국에 도착해서 계획한 첫 번째 도전이 샹그릴라(香格里拉)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이어 동남아 등지로 한 달 짜리 배낭여행을 두 번 다녀오기도 했고,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그녀가 너무 아름답다! 앞으로도 슬퍼하고 괴로워할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가 서로의 보호막이 되어 주며 살면 된다. 우린 가족이니까.(317쪽) 요즘 연애도, 결혼도 스펙(?) 따져 가면서 하는 시대, 이처럼 순수하고 이쁜 사랑은 어디에 있나 되돌아보게 된다. 사랑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잔잔히 들려주는 고민정 아나운서의 사랑 이야기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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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점에서 이 책을 봤을 때는, 삼각관계나.. 뭐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순식간에 머릿속에 펼쳐지는 온갖 사랑과 전쟁류..) 표지에서 고민정 아나운서의 모습을 찾기도 좀 힘들었고, 그녀의 삶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신간 코너에 놓인 이 책이 소설인지, 에세인지, 심리학 분석책인지 아리송하긴 했지만 연한 분홍색 표지의 그 제목은 이상하게 머릿속에 맴돌았었다. 여러 기사와 방송(특히 연애 3년만에 고민정이 처음 데리고 간 파스타 집에서 조기영 시인이 '아, 원래 한식을 좋아하던 게 아니라 날 위한 거였구나.'라고 느꼈다는 말에 울면서 공감하던 심진화가 나온 예능)을 접하고 이것이 아나운서가 쓴 에세이임을 알게 되었다. 꽤, 잘 나가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다시 서점에 갔을 때, 나는 이 책을 구매해 읽어보게 되었다. 나의 대학시절과 연애담을 떠올리며.. '아니, 이렇게 로맨틱한 사람이!', '아니, 이렇게 지고지순한 여인네가!'를 주구장창 외치며.. 우리는 현재 시인이 된 남편과 아나운서인 부인을 보지만(완성된) 이들이 처음 만난 20대, 30대 초에는 엄청 뭔가 있어보이는 아주 오래된 선배, 심하게 풋풋하고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신입생 정도일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 적은 돈, 난치병, 큰 나이차이를 극복한다는 게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난 도박이였다고 본다. 포기해도 되는 이유가 너무 많다. 물론 그들이 도박이 아닌 사랑으로 지켜냈기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겠지.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마침내 서로의 곁에 가장 알맞은 형태로 자리잡아 알콩달콩 사는 모습이 정말 의리있고 줏대있는 멋진 두 사람의 성공스토리 같아 부러워졌다. 무뚝뚝하고 정론을 주장할 것 같은 시인 남편은 힘들지 않나.. 생각 중, 1999년 5월 셋째 주 월요일, 내가 성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가 살던 옥탑방 뒤 작은 산의 아카시아 나무들은 내게 인사를 해 왔다. '이 숲에 오신 당신을 환영합니다.' '저를 한 번 꼬옥 안아 주세요.' '그리고 당신 곁에 있는 그 사람을 꼬옥 안아 주세요.' 그가 성인이 되는 나를 축하해 주기 위해 숲 속 곳곳에 붙여 놓은 나무들의 말이었다. 내가 오기 전 그는 적당한 나무를 찾아 글이 적힌 종이를 달아 놓았고, 난 그가 시키는 대로 아르드리나무를 안기도 하면서 종이가 걸려 있는 나무들을 따라 은평구 신사동의 한 작은 산을 올라갔다. 처음에는 무슨 나무를 안느냐며 쑥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이 작은 산의 나무들이 진짜 나를 축복해 주는 것 같아 갈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나무들의 안내를 받으며 한 정자에 도착했다. _<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中 라는 대목을 보고 '아, 이 부부 엄청 귀엽게 놀겠구나.' 싶고 '갖은 립서비스보다는 이런 임펙트 한 방이 남자를 만드는구나' 하며 고민정 아나운서가 왜 조기영 시인에게 벗어나질 못하는지 공감을 하게 되었다는.. 아무래도 사랑 이야기고 방송인의 이야기다 보니 책을 읽고 주변 기사나 방송으로 뒷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번쯤 읽고 공감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조기영 시인이 고민정 아나운서에게 청혼할 때 썼다는 시를.. (고민정 아나운서가 11살이나 어린데 5번이나 먼저 청혼하고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서 드디어 받은 프로포즈. 역시 남자는 한방이다.) 외로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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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책이다 11살 연상의 시인과 결혼했던 고민정아나운서의 이야기. 일부 여자아나운서의 속물근성에 대해 직접 들은 바가 있어 고민정아나운서의 연애와 결혼은 더 궁금했다 그저 남의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정말 아무 계산없이 사랑만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고민정아나운서의 글솜씨도 좋다는 소문에 더욱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솔직하게 풀어냈는데 너무 솔직하고 생생해서 제3자의 시선에서는 지나치게 감성적인, 감정에 취해서 쓴 글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에 취하면 누구라도 그런 감정에 빠져들 때가 있을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지만 그녀의 한없이 여리고 맑고 투명한 사랑을 지탱해온 바탕은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었다. 이 세상에 남편을 이 정도로 존경할 수 있는 아내가 얼마나 될까 싶었다.
주변에서는 특히 결혼적령기를 이미 넘어선 내 또래에서는 누군가 교제한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이기를 묻기 이전에 세상적인 조건들을 따지고 든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닌데 그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건데 난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실을 모르고 사랑에 대한 환타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그 사랑에 대한 가치와 신념은 지키고 싶던 마음이었다.
책 내용은 자전적인 이야기이고, 독자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이다. 남편은 정말 훌륭하고 멋지고 존경스러운 사람이고 이들의 사랑도 투명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속속들이 두 사람만의 상황을 꼭 알 필요는 없지만 일기처럼 써내려간 글에선 주관적인 얘기라 솔직히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간간히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통찰하는 부분에선 공감이 갔다.
"내 마음을 다 주고 싶은 사람,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보다는 나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 그래서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꾸어 일구는 것보다 모든 걸 갖춘 누군가를 만나 얹혀사는 것이 마치 더 성공한 삶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보다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 자신의 삶은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은 자신보다 좋지 못한 조건의 사람을 만났으니 실패한 삶이 되기 때문이다. 즉 남에게 피해를 입혀야 곧 자신이 이익을 보는 꼴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 아이를 믿지 못하고, 나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상대방의 숨은 능력을 믿지 못하고... 그러면서 불거지는 문제들을 부모탓으로 환경탓으로, 사회 탓으로 돌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저 내 안의 나를 믿으면 된다. 그 안에서 날 아끼는 누군가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손을 잡아준다면 그 손길을 믿고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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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나운서'하면.. 재벌가 며느리로 인식하곤 했었다. 그리고 결혼과 동시에 TV에서 못 보는 걸로.. 뭐.. '재벌가 = 좋은 혼처'라 많이들 생각하니까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아나운서를 더 이상 TV를 통해 볼 수 없는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컸었다.
'고민정 아나운서, 가난한 시인과 결혼' '고민정 아나운서, 열한 살 차이 나는 시인과 결혼' 이런 머릿 기사를 처음 봤을 때, '고민정'.. 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했었다. TV를 자주 보지 않아 이름이 낯선데다, 가난하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결혼을 하는 '여자 아나운서'를 그때까지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나의 반짝 관심이 사라지고 한참 후 어느 날.. 고민정의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라는 책이 눈에 확 띄었다. 제목만큼이나 왠지 모르게 마음이 그렁그렁~하게 하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표지가 나의 지름신으로 하여금 서점으로 향하게 했다.
읽을 수록..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의 저자가.. 진짜 지금, 이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 맞나?? 영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아닌 진짜 현실의 인물이 맞는가?? 말 한 마디 한 마디조차도 허투루 내뱉지 않을 것 같은 신뢰감를 느끼게 하는 글의 사람이여서, 그런 그녀의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에 대단하고,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질투도 많이 느꼈다. 성장 소설이나 위인전에서나 나올 법한 사람이.. 내 또래에.. 나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뉘~ㅠ,ㅠ;;;;
다음 생에서도 또 부부로 만나길 바란다는 그녀의 바람이..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는 그녀가 무척 부러웠다. 그녀가 그 사람에게 특별한 한 사람이듯 나 또한 누군가에게 특별한 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조금은 간절하게 바라게 되었다.
p.47 무언가에 빠질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빠질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았다는 것 또한 행운일 것이다. 난 방비엥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 행복했지만 사실 그와 내가 보낸 매일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느라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 TV를 보다가 이불도 제대로 덮지 않고 잠이 든 모습, 내가 해 준 음식을 한 숟가락씩 푹푹 떠가며 맛있게 먹는 모습, 햇볕이 좋은 날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고 학교 앞 벤치에서 날 기다리는 모습, 귀 청소를 해 달라며 내 무릎에 누워 눈을 껌뻑이는 모습…. 모두가 내겐 그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어떤 이는 콩깍지가 씌어서 그렇다고, 그게 떨어지고 나면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말한다. 그래서 콩깍지가 영영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기억을 간직한 채 눈을 감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랬으면 참 좋겠다.
![]() p.57 오늘도 그 사람은 바쁜 아내 대신 20개월 된 아들에게 저녁밥을 먹이고 목욕까지 시키더니 곤하게 잠든 아들 옆에서 같이 곯아떨어져 있다. 앞으로 우리 삶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다. 적어도 지금이 내겐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p.65 어릴 땐 위인전에서 나오는 사람을 존경했고, 연애를 하면서는 지금의 남편을 존경했고, 지금은 내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 존경한다는 것은 아마도 그처럼 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 그 사람의 인품, 그 사람의 비전을 사모하고 닮아가고 싶은 마음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아빠께 전화를 드렸다. 그저 식사는 하셨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하는 일상적인 질문이었지만 아빠께서는 늘 같은 말씀을 하신다. "힘든 일은 없고? 뒤에 이 아빠가 있다는 걸 명심해!" 과연 아빠처럼 넓은 마음으로 자식을 감쌀 수 있을까, 이렇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자신은 없지만 마음속에 잘 담아 둔다. 나도 이제 막 한 아이의 부모로 첫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p.105 세월이 흐를수록 엄.마.라는 두 글자가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일찍 시집가서 미안하고 맛있는 거 많이 못 사 드려 미안하고 같이 많이 여행 못해서 미안하고 예쁜 옷 사러 같이 못 다녀 미안하고 엄마보다…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p.292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과 음식을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네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한 손은 네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오드리 헵번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에게 남긴 글
멈춘다고 해서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방향을 틀었다고 해서 앞길이 막힌 것이 아니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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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법 연수원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어떤 의미로 '그 사람을 더 사랑해서 미안'한 사건이다. (이 아름다운 사랑 에세이의 서평에 '불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애썼더니 오히려 책 제목을 모독하고 있다는 생각이... 죄송합니다, 퉤퉤퉤) 시대가 많이 변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아들이 고시 패스하고 연수원에 들어갔다고 10억과 이것저것 추가요금을 요구했다니 물가상승률만 반영됐지 영영 개선되지는 않을 모양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딸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니 친정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서 보냈건만 결국 막장이 돼버렸다. 이런데도 돈과 사랑과 행복의 방정식을 믿고 있는 사람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이 안드는 건 왜일까.
아나운서와 좋은 조건과 재벌가라는 방정식이 자리잡은 지금, 일각수를 본 것처럼 비현실적인? 멸종위기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됐다. 유니콘이 뿔로 독을 정화시킨다더니,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의 작가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는 현실을 정화해 준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가끔 방송에서 시인 남편 얘기를 했던 건 기억난다. 아나운서->바른말 고운말->시詩라는 그리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이야기였지만, 같은 방송에 출연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완전 대다나다~였다.(아차, 바른말 고운말!) 대단한 이유는 시인=가난이기 때문이고, +희귀병이기 때문이었다. 현실표 계산기를 가진 사람은 사랑표 계산기를 가진 사람의 답을 오답이고 오류라고 수군댄다. 계산기 어떤 버튼에도 '존경'이라는 산술은 없으니까. 그런 버튼을 가진 고민정 아나운서가 존경스럽기도 하다. 귀 청소는 안하는 게 좋다는 점에선 살짝 닭살 돋는 부분도 있지만, 눈에 하트뿅뿅 콩깍지가 씌어진 모습이 그려지며 이렇게 사랑하는 게 진짜 멋진 사랑이라는 부러움도 생긴다.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가사처럼 '그대도 나도 아닌 다른 이유로' 사랑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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