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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그리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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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결혼 An American Marriage 타야리 존스 Tayari Jones (2019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집을 떠나는 사람과 떠나지 않는 사람. 나는 첫번째 범주의 자랑스러운 일원이다. 로 시작되는 이야기.  내가 아이를 갖는다면 그 아이들은 인생을 연습용 바퀴 없이도 씽씽 달러 나갈수있을 테지만, 나로서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고향은 착륙하는 곳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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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결혼 An American Marriage 타야리 존스 Tayari Jones (2019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집을 떠나는 사람과 떠나지 않는 사람. 나는 첫번째 범주의 자랑스러운 일원이다. 로 시작되는 이야기. 
내가 아이를 갖는다면 그 아이들은 인생을 연습용 바퀴 없이도 씽씽 달러 나갈수있을 테지만, 나로서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고향은 착륙하는 곳이 아니다. 고향은 출발하는 곳이다. 가족을 선택할 수없는 것처럼 고향도 선택할 수 없다. 포커를 칠 때 카드를 다섯 장 받는다. 세 장은 바꿀 수 있지만 두 장은 계속 지녀야 한다. 가족과 출생지가 그것이다. 
 
이지애나 일로 출신에서 가난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로이는 고향을 떠나 애틀란타에서 변호사가 된 후 부유한 집안 출신 셀레스철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지만 아픈 과거를 가진 셀레스철은 아이 가지기를 두려한다.  
출생의 우연은 행복의 첫번째 예측 변수다. 294
 
로이의 어머니 올리브는 며느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셀레스철 또한 시댁에 가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 일로를 방문한 후 로이의 집이 아닌 마을에 있는 호텔, 어머니 올리브가 젊을 때 메이드로 일했고, 로이를 낳을 뻔한 호텔에서 로이는 셀레스철에게 빅로이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 동안 자신에게 비밀을 숨겨왔다는 셀레스철은 화를 내고 잠시 캄다운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얼음을 가지러 나간 로이는 팔이 불편한 부인을 도와준다.
 
"11 월 17 일."
다른 부부들은 거친 섹스를 중단시킬 목적으로 정지 구호를 정해 사용하지만 우리는 거친 말을 중단시키는 데 그것을 사용했다. 우리 중 하나가 첫 데이트 기념일인 '11 월 17 일을 말하면 모든 대화를 십오 분간 멈취야한다. 47
 
그리고 부부는 다시 화해를 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지만.... 로이는 그 부인의 강간범으로 체포되고 흑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로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흑인 부부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12년 형을 언도받는다. 
 
"알겠지만, 내가 그런 거 아니야. '
"알아. 이곳 사람들은 누구도 네가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인종이 거기 있었던 거지." 237
 
아빠는 KKK의 짓이라고 생각하지. 음, 두건을 쓰고 십자가를 든 그 KKK 말고. 아메리-KKK카 (AmeriKKKa). 72
My dad thinks it’s the Klan. Well, not the Klan specifically with hoods and crosses but more like AmeriKKKa.
 
'게토의 요다'라고 불리는 장기수와 한 방을 쓰게된 로이는 오새니얼 월터 젱킨스가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간 친부이며 그가 괴롭힘을 당하던 로이를 자신의 감방으로 옮기게한 것을 알게된다.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편지로 사랑을 확인 해 나가던 부부에게 갈등은 시작되고, 문제의 그날밤 그토록 바라던 아기가 생겼지만 셀레스철은 낙태를선택한다. 올리브가 죽고 장례식에 참석한 셀레스틴과 안드레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같이 동거를 시작하고 급기야 셀레스철로부터 더 이상 로이의 아내로 살아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로이는 셀레스철과의 연락을 끊는다.
 
 나는 우리의 결혼 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스트리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 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55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널 돌보게 해줘. 인간대 인간으로. 130
 
항고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하여 5년만에 풀려나지만 흑인에게는 그 어떤 사과도 보상도 주어지지않고 로이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다시 사회에 나온다. 과거의 직업도, 집도 그리고 아내 조차. 셀레스철이 안드레와 살고 있고 안드레의 청혼을 받아들여 약혼한 것을 알게된 로이. 절망한 로이는 과거에 알던 동창 다비나와 짧은 만남을 가지고 다시 남자로 인간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게된다. 
안드레가 로이에게 상황을 설명하러 길을 떠난 사이, 로이는 반대로 셀레스틴을 찾아가서 이혼 수속도 하지않았고 집 열쇠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인 것을 알고 자신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셀레스틴에게 용서할 기회를 달라고 하지만 끝내 대답을 듣지 못한다. 
이게 열정의 범죄인지 기회의 범죄인지 난 알아야겠어.388
우리의 결혼은 시간이 부족해 접목에 실패한 묘목이었다. 388
 
 
절망한 로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집앞의 히커리 나무를 도끼로 내려치던 중 돌아온 안드레와 마주치고 격한 몸싸움, 아니 로이의 일방적인 구타로 안드레는 크게 다치고 로이도 스스로 나무에 머리를 부딪혀 자해한다. 셀레스철은 로이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로이를 받아들이지만..... 
"자네는 그애를 원하지."빅로이가 운동복 상의의 모자에 달린 끈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애가 필요하진 않아. 내 말 알아들어? 리틀로이는 제 여자가 필요해, 예전의 삶에서 남은 거라곤 그애 밖에 없어, 로이가 노력해서 이뤘던 삶 말이야."350
 
둘은 이미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된다. 그리고 셀레스철과 안드레, 로이와 다비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그나마 괜찮다는 미국에서)를 로이와 셀레스철, 그리고 안드레의 입을 통해서 풀나가는 이야기. 
흑인인데다 형편이 곤란하기까지 할 거라면 그나마 미국에서 태어나는 게 최선이다.15
 
"흑인 남자의 운명은 그런 거야. 여섯 명의 손에 운구되거나 열두 명에게 심판받거나" 282
YES마니아 : 로얄 r*****t 2021.10.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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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야리 존스 [미국식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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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상황이 영원히 우리의 패턴이 되리라고 상상했을까? 비난하고 용서하며 함께 늙어갈 거라고? 그때 나는 영원이 어떤 건지 몰랐다. 아마 지금도 모를 거다. 하지만 그날 밤 파이니 우즈에서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스트리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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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상황이 영원히 우리의 패턴이 되리라고 상상했을까? 비난하고 용서하며 함께 늙어갈 거라고? 그때 나는 영원이 어떤 건지 몰랐다. 아마 지금도 모를 거다. 하지만 그날 밤 파이니 우즈에서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스트리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p.55



결혼한 지 일 년 반이 된 로이와 셀레스철은 외적으로는 미국에 사는 흑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살아온 환경 같은 건 완전히 달랐다. 로이는 가난하지만 성실한 부모 빅로이, 올리브의 보살핌을 받으며 건실한 청년으로 자랐다. 셀레스철의 부모 프랭클린과 글로리아는 선생님이었는데, 아버지가 기발한 발명품을 주스 회사에 판 뒤에 여유로운 생활을 했다. 그리고 특이한 공통점 하나는 셀레스철과 로이의 부모님 모두 결혼생활이 일반적이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업가인 로이와 수제 인형을 만드는 예술가 셀레스철이 로이의 부모님의 집을 방문했다. 셀레스철은 로이의 어머니 올리브를 영 불편해했기 때문에 그 집에서 자고 가는 걸 조금 꺼려 했다. 그래서 로이는 올리브가 한때 일했었던 호텔에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호텔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로이가 말하지 않았던 아버지에 관한 비밀로 인해 셀레스철이 엄청나게 화가 나 두 사람은 15분 동안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셀레스철은 방에 남았고, 로이는 호텔에서 마주친 부인을 도와준 이후 방으로 돌아온다. 화가 풀린 그들은 여느 때보다 더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다.
로이는 잠이 들었고 셀레스철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호텔 문을 박차고 들어와 로이를 체포해 데리고 떠났다. 호텔에서 로이와 대화를 나눴던 부인의 방에 누군가가 침입해 그녀를 강간했는데, 부인이 로이를 범인이라고 지목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기 전, <미국식 결혼>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로런 그로프의 소설 <운명과 분노>가 먼저 떠올랐다. 각각 아내와 남편의 관점에서 결혼생활을 바라보는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 역시 그렇지 않을까 예상했다. 초반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들어맞았다. 서른한 살의 동갑내기 부부는 각자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달랐고,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사소한 트러블을 겪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로이가 친부에 대한 비밀을 밝힐 때까지, 화를 내고 화해를 한 후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그런 내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밤새 셀레스철의 곁에서 자고 있었던 로이가 강간범으로 몰려 끌려가고, 억울하다는 항변과 셀레스철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12년형을 선고받게 되면서 소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방식의 결혼을 보여줬다.

흑인 남자라 사회적 제약이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긴 했지만 로이의 앞날은 밝았었다. 잘생기고 건장한 남자였고, 교도소에 다녀오지 않은 멀쩡한 흑인 남자를 찾기 어려웠기에 더욱 자신감이 있었다. 셀레스철은 로이보다 한발 앞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녀가 만드는 인형은 제법 비싸게 팔렸고, 시장 등의 유명한 사람들도 주문 제작을 의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회적으로 그들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동시에 결혼생활 역시 나쁘지 않았다. 때로 싸울 때도 있었지만 그건 여느 부부들과 다름없는 애정 어린 다툼일 뿐이었다. 로이의 어머니 올리브가 원하듯 이제 아기만 생기면 그들은 완벽한 가족이 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일 년 반이라는 결혼생활을 막 보내고 있던 그들의 삶은 이제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단지 흑인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억울하게 누명을 썼을 때부터 정해진 일이었다. 그 부분을 읽다가 문득 소설의 배경이 대체 몇 년도인지 의아했는데, 이후 교도소에 들어간 로이가 셀레스철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이메일을 언급하는 걸로 봐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쯤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로이가 태어난 해와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의 나이를 가늠하면 대충 그쯤이라 경악했다. 예전이라면 과학 수사를 할 수가 없어서 피해자의 증언이 잘못됐다고 해도 죄를 가려낼 수 없었을 텐데, 현대에 가까운 배경에서 오직 심증만으로 속단해서 선고를 내리는 게 너무나 부당했다. 몸에 남은 DNA를 채취하면 바로 아니라는 게 밝혀졌을 텐데 그런 과정 따위는 필요도 없다는 듯 얼렁뚱땅 넘겨버리고 말았다.
교도소에 수감된 로이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바깥에서 셀레스철은 아버지와 가까운 친구인 변호사 뱅크스의 도움을 받아 남편의 무고함을 밝혀내고자 애를 썼다.



by. 로이
내가 예전에 어떤 남자였는지 잊어버리지 않도록, 이 안에서 아주 다른 깜둥이가 되어버리지 않도록 일깨워줘야 해. 나는 늘 너의 도움이 필요하고, 필요하고, 또 필요하기만 해서, 닳고 닳은 헝겊에 당장이라도 구멍이 날 것 같은 기분이야. p.121

by. 셀레스철
네 아내로 계속 살 수가 없어. 어떤 면에서는 그 역할을 시도해보지도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 번개가 내리쳤을 때는 우리가 결혼한 지 겨우 일 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고, 우리는 갓난아기를 두고 그러듯 시간을 달수로 헤아리며 살고 있었지. 난 그후로 지금까지 삼 년간 실제로는 아내가 아닌 상태에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
(……중략)
지금 우리에겐 결혼생활이랄 게 없어. 결혼은 마음의 문제를 넘어선 삶의 문제니까. 그런데 우리에겐 함께하는 삶이 없어. p.122




하지만 지난한 시간이 이어지면서 셀레스철은 지쳐만 갔다. 가뜩이나 그날 호텔에서 임신한 아기를 지우고 난 후에 그녀는 몸도 마음도 무력해졌다. 로이에게 죄가 없다는 걸 확신했지만 일단 그가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에 셀레스철은 아내 된 도리로 옥바라지를 했다. 그러나 그녀에겐 사회적인 입지가 있었기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된 남편만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로이는 자신이 일궈낸 인생을 한 번에 빼앗겨 모두 잃어버리고 교도소 안에만 있었기 때문에 부모 외에 자신을 버리지 않을 유일한 사람인 사랑하는 셀레스철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함께했던 결혼생활보다 길어지고 있는 생활이 두 사람의 감정에 틈을 만들었다.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편지와 가끔씩의 면회만으로는 사랑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 틈은 점점 벌어져 나중엔 꽤 오랫동안 무언가가 오가질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로이와 셀레스철이 처한 상황 모두 조금씩은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혼자 멈춰버린 로이는 세상에서 빛을 내고 있는 셀레스철을 향한 서운함을 느꼈다. 그리고 셀레스철은 법적인 남편에 대한 의무감으로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변호사 비용과 영치금을 지불했다. 한쪽은 식어가고 한쪽은 간절한 상반된 감정이 확실히 느껴져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셀레스철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웃에 살았던 드레와 깊은 관계가 되고, 로이가 5년 만에 유죄 판결 파기로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곧 거대한 폭풍이 일 것 같아 긴장을 했다. 예감은 진작부터 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유부남이라는 걸 되새긴 로이와 혼자 유지하던 결혼생활에 지쳐버린 셀레스철이 과연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아니면 끝을 낼지 알 수 없었다.



네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 그런데 '우리'는 어디에 있지? p.99



어쩌면 결혼생활이라는 게 대체로 이런 것은 아닐까 싶다. 로이와 셀레스철의 상황은 너무 극단적인 상황이긴 했지만, 감정만을 놓고 본다면 왠지 보편적인 부부의 모습인 것만 같았다. 사람마다 감정이 식어가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나 의지하고 독립적인 것 등 여러 부분들이 절대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시 마음이 기울게 되는 것은 부부라는 인연이 있게 한 특별한 애정 때문일 수도 있었다.
셀레스철과 로이 부부의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결혼생활을 보여준 것은 여러 종류의 부부가 있다는 걸 나타내기도 했다. 시작은 평범하지 않았어도 죽는 날까지 평생을 사랑한 빅로이와 올리브 부부는 정말 이상적이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프랭클린과 글로리아는 불미스럽게 시작된 관계였지만 결국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이어온 부부라는 점에서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보편적인 결혼, 보편적인 부부란 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다가 서로 다른 사랑을 하며, 서로 다른 결혼을 하니 말이다.

어떤 사건으로 부부의 결혼생활이 어떻게 변모해가는지 보여준 이 소설은 제법 두꺼운데도 흥미진진한 진행 덕분에 금세 읽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s********5 2021.04.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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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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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의 결혼 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리스트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그러나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랑은 저 어딘가에서 무작위적이고 치명적으로 생겨난다. 마치 토네도 처럼.     결혼생활은 개성 있는 자신만의 모든 것을 간직한 남자와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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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의 결혼 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리스트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그러나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랑은 저 어딘가에서 무작위적이고 치명적으로 생겨난다. 마치 토네도 처럼.

 

 

결혼생활은 개성 있는 자신만의 모든 것을 간직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새로운 길의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는 제도다.

이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범주의 이야기들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어떤 때는 나의 이야기도 될 수 있고 마치 글 속에서처럼 여겨지는 한 부분으로 믿지 못할 부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새해 들어 두 권의 책 속 주인공들이 모두 흑인이다.

처음 이 책을 선택했을 때는 만남과 연애, 사랑, 결혼을 통과한 부부가 어떤 고난을 겪으면서 어떻게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줄지 사뭇 궁금한 점도 있었고 유독 제목이 주는 미국식 결혼이란 것에 호기심이 강하게 와 닿은 부분도 있다.

 

로이는 유망한 직장인으로서 인형공예를 하고 있는 예술가 셀레스철과 결혼한 신혼부부다.

어느 날  자신의 부모님 집을 방문 후 그들은 호텔에 들러 하룻밤을 묶는다.

 

그곳 호텔에서 로이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말하게 되는데, 자신의 친부는 어린 엄마를 유혹하고 임신시킨 후 떠났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아내 셀레스철은 이 부분에 대해 로이의 그동안의 말과 행동들을 열거하며 둘은 다투게 된다.

둘은 잠시 휴전을, 이후   로이는 호텔 복도로 잠시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엄마와 비슷한 연배의 팔을 다친 부인을 도와주게 된다.

그녀의 방까지 들어간 로이는 밖의 손잡이가 허술하니 자물쇠를 살펴보란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오게 되고 둘은  화해를 하게 되는데 얼마 후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로이를 체포해간다.

도움을 줬던 여인이 괴한에게 강간 폭행을 당했고 여인은 로이를 지목, 결국 로이는 12년형을 선고받는다.

 

책은 이후 로이, 셀레스철, 그리고 셀레스철의 죽마고우인 안드레의 일인칭 시점으로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결백한 로이와 아내로서 그를 면회하고 돌봐야 하는 셀레스철, 그러면서 자신의 캐리어 경력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들이 그 둘 사이의 편지를 통해 점차 미세한 균열의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의 담과 막힌 채 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로이의 심정과 셀레스철에 대한 사랑은 세상 밖에서보다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고 이는 셀레스철로 하여금 12년간 죄수의 부인이란 꼬리표를 달고 뒤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다각적인 생각의 변화로 인한 고통과 원만치 못한 시댁과의 관계까지 겹치면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묵직함의 느낌을 선사한다.

 

어디서 어긋난 것일까?

흑인이란 태생으로 미국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박힌 생각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특히 셀레스철의 아버지가 흑인 남성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부분들을 말한 부분이나 로이의 부모님이 살아온 생활상들은 같은 흑인의 가정이라도 격차가 있고 이는 곧 결혼이란 제도 하에서 수평적이지 않은 만남의 여파, 여성들의 진취적인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아들에 대한 흑인 엄마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그려나간다.

 

 

여기에 오랜 친구이자 형제라고 느끼면서 지내온 안드레의 시선은 로이와 셀레스철을 소개한 장본인이면서 로이가 감옥에 있던 5년 중 나머지 2년을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변한 셀레스철과의 관계, 로이를 생각하고 바라보면서 느낀 감정들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로이가 생각하고 있던 셀레스철에 대한 앎, 함께 할 수 없는 결혼이란 무의미하다며 결혼을 이어갈 수없다고 말하는 셀레스철이 갖고 있는 생각, 둘 사이를 알면서도 '사랑'을 미처 깨닫지 못했고 이제는 '사랑'이란 이름 아래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는 안드레까지, 무엇이 이들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암담하게 느껴진다.

 

***** 결국 우린 그걸 두고 심하게 다퉜고 바로 그 불화가 지금 내가 처한 곤경으로 이어졌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모른다 게 어떤 기분인지 지금  이 순간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 "로이, 함께하는 삶이 없는 결혼생활은 지속될 수없어. 무고하게 감옥에 갇힌 널 결코 버리지 않아. 하지만 네 아내로는 살 수 없어."

 

***** 두 분은 한 지붕 아래에서 삼십 년 넘게 함께 사셨잖아. 어떤 면에서는 함께 변하고 함께 성장하셨고(중략...) 결혼은 그런 거잖아. 지금 우리에겐 결혼 생활이랄 게 없어. 결혼은 마음의 문제를 넘어선 삶의 문제니까. 그런데 우리에겐 함께하는 삶이 없어.

 

미국의 법 제도 안에서 겪는 이런 일들이 결코 로이에게만 해당된다는 식의 말이 아니란 것이 더욱 놀랍지만 흑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정당한 법적 잣대의 분명치 못한 선고가 젊은 신혼부부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를 여실히 보인 작품이다.

 

마주 보고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고 글이란 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 책의 구성을 통해 보인 60여 쪽의 분량의 편지글은 정말 가슴이 아팠다.

 

자신에게 바로 말하지 못했다고 셀레스철은 로이를 비난했지만 자신 또한 대학을 다니면서 경험한 끔찍한 일들을 말하지 못한 부분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이 로이가 말한 부분을 로이의 입장에서 바라봤다면 그녀 또한 자유롭지 못했고, 안드레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했다면 로이에게 이혼 소송을 통한 분명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어야 로이의 감정이 더 쉽게 수습될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것이 생각했던 대로 타이밍이 어긋난 부분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사랑은 소유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향한 모든 부분들에 대한 공감과 다름의 인정, 이것을 넘어 인내란 것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로이가  셀레스철에 대한 원한 것을 넘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던 부분들은 이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의무로 받아들인 셀레스철의 행동과 말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행복했던 그들이 불행이 닥칠 줄 모르고 들었던 다리에서 들은 소리들, 자신만을 위해 식탁을 차려줄 것을 기대했던 로이의 기대감이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어떤 결단들을 내렸는지를 세심한 필치로 그려낸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매 문장마다 놓칠 수 없는 부분들의 느낌과 행간이 전해주는 미묘한 감정선들의 복잡함, 제목만 미국식 결혼이었다 뿐, 국적을 떠나 보편적이고 개인들마다 지닌 사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잘 그려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이달의 사락 m*******n 2021.0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