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식 결혼 An American Marriage 타야리 존스 Tayari Jones (2019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집을 떠나는 사람과 떠나지 않는 사람. 나는 첫번째 범주의 자랑스러운 일원이다. 로 시작되는 이야기.
내가 아이를 갖는다면 그 아이들은 인생을 연습용 바퀴 없이도 씽씽 달러 나갈수있을 테지만, 나로서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고향은 착륙하는 곳이 아니다. 고향은 출발하는 곳이다. 가족을 선택할 수없는 것처럼 고향도 선택할 수 없다. 포커를 칠 때 카드를 다섯 장 받는다. 세 장은 바꿀 수 있지만 두 장은 계속 지녀야 한다. 가족과 출생지가 그것이다.
이지애나 일로 출신에서 가난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로이는 고향을 떠나 애틀란타에서 변호사가 된 후 부유한 집안 출신 셀레스철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지만 아픈 과거를 가진 셀레스철은 아이 가지기를 두려한다.
출생의 우연은 행복의 첫번째 예측 변수다. 294
로이의 어머니 올리브는 며느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셀레스철 또한 시댁에 가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 일로를 방문한 후 로이의 집이 아닌 마을에 있는 호텔, 어머니 올리브가 젊을 때 메이드로 일했고, 로이를 낳을 뻔한 호텔에서 로이는 셀레스철에게 빅로이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 동안 자신에게 비밀을 숨겨왔다는 셀레스철은 화를 내고 잠시 캄다운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얼음을 가지러 나간 로이는 팔이 불편한 부인을 도와준다.
"11 월 17 일."
다른 부부들은 거친 섹스를 중단시킬 목적으로 정지 구호를 정해 사용하지만 우리는 거친 말을 중단시키는 데 그것을 사용했다. 우리 중 하나가 첫 데이트 기념일인 '11 월 17 일을 말하면 모든 대화를 십오 분간 멈취야한다. 47
그리고 부부는 다시 화해를 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지만.... 로이는 그 부인의 강간범으로 체포되고 흑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로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흑인 부부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12년 형을 언도받는다.
"알겠지만, 내가 그런 거 아니야. '
"알아. 이곳 사람들은 누구도 네가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인종이 거기 있었던 거지." 237
아빠는 KKK의 짓이라고 생각하지. 음, 두건을 쓰고 십자가를 든 그 KKK 말고. 아메리-KKK카 (AmeriKKKa). 72
My dad thinks it’s the Klan. Well, not the Klan specifically with hoods and crosses but more like AmeriKKKa.
'게토의 요다'라고 불리는 장기수와 한 방을 쓰게된 로이는 오새니얼 월터 젱킨스가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간 친부이며 그가 괴롭힘을 당하던 로이를 자신의 감방으로 옮기게한 것을 알게된다. 수감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편지로 사랑을 확인 해 나가던 부부에게 갈등은 시작되고, 문제의 그날밤 그토록 바라던 아기가 생겼지만 셀레스철은 낙태를선택한다. 올리브가 죽고 장례식에 참석한 셀레스틴과 안드레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같이 동거를 시작하고 급기야 셀레스철로부터 더 이상 로이의 아내로 살아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로이는 셀레스철과의 연락을 끊는다.
나는 우리의 결혼 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스트리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 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55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널 돌보게 해줘. 인간대 인간으로. 130
항고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하여 5년만에 풀려나지만 흑인에게는 그 어떤 사과도 보상도 주어지지않고 로이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다시 사회에 나온다. 과거의 직업도, 집도 그리고 아내 조차. 셀레스철이 안드레와 살고 있고 안드레의 청혼을 받아들여 약혼한 것을 알게된 로이. 절망한 로이는 과거에 알던 동창 다비나와 짧은 만남을 가지고 다시 남자로 인간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게된다.
안드레가 로이에게 상황을 설명하러 길을 떠난 사이, 로이는 반대로 셀레스틴을 찾아가서 이혼 수속도 하지않았고 집 열쇠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인 것을 알고 자신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셀레스틴에게 용서할 기회를 달라고 하지만 끝내 대답을 듣지 못한다.
이게 열정의 범죄인지 기회의 범죄인지 난 알아야겠어.388
우리의 결혼은 시간이 부족해 접목에 실패한 묘목이었다. 388
절망한 로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집앞의 히커리 나무를 도끼로 내려치던 중 돌아온 안드레와 마주치고 격한 몸싸움, 아니 로이의 일방적인 구타로 안드레는 크게 다치고 로이도 스스로 나무에 머리를 부딪혀 자해한다. 셀레스철은 로이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로이를 받아들이지만.....
"자네는 그애를 원하지."빅로이가 운동복 상의의 모자에 달린 끈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애가 필요하진 않아. 내 말 알아들어? 리틀로이는 제 여자가 필요해, 예전의 삶에서 남은 거라곤 그애 밖에 없어, 로이가 노력해서 이뤘던 삶 말이야."350
둘은 이미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된다. 그리고 셀레스철과 안드레, 로이와 다비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그나마 괜찮다는 미국에서)를 로이와 셀레스철, 그리고 안드레의 입을 통해서 풀나가는 이야기.
흑인인데다 형편이 곤란하기까지 할 거라면 그나마 미국에서 태어나는 게 최선이다.15
"흑인 남자의 운명은 그런 거야. 여섯 명의 손에 운구되거나 열두 명에게 심판받거나" 282
|
|
나는 이런 상황이 영원히 우리의 패턴이 되리라고 상상했을까? 비난하고 용서하며 함께 늙어갈 거라고? 그때 나는 영원이 어떤 건지 몰랐다. 아마 지금도 모를 거다. 하지만 그날 밤 파이니 우즈에서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스트리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p.55 |
|
나는 우리의 결혼 생활이 섬세하게 짠 태피리스트처럼 연약하지만 고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그것을 자주 찢었고 매번 다시 수선했다. 예쁘지만 분명히 다시 끊어질 비단실로. 그러나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랑은 저 어딘가에서 무작위적이고 치명적으로 생겨난다. 마치 토네도 처럼.
결혼생활은 개성 있는 자신만의 모든 것을 간직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새로운 길의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는 제도다. 이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범주의 이야기들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어떤 때는 나의 이야기도 될 수 있고 마치 글 속에서처럼 여겨지는 한 부분으로 믿지 못할 부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새해 들어 두 권의 책 속 주인공들이 모두 흑인이다. 처음 이 책을 선택했을 때는 만남과 연애, 사랑, 결혼을 통과한 부부가 어떤 고난을 겪으면서 어떻게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줄지 사뭇 궁금한 점도 있었고 유독 제목이 주는 미국식 결혼이란 것에 호기심이 강하게 와 닿은 부분도 있다.
로이는 유망한 직장인으로서 인형공예를 하고 있는 예술가 셀레스철과 결혼한 신혼부부다. 어느 날 자신의 부모님 집을 방문 후 그들은 호텔에 들러 하룻밤을 묶는다.
그곳 호텔에서 로이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말하게 되는데, 자신의 친부는 어린 엄마를 유혹하고 임신시킨 후 떠났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아내 셀레스철은 이 부분에 대해 로이의 그동안의 말과 행동들을 열거하며 둘은 다투게 된다. 둘은 잠시 휴전을, 이후 로이는 호텔 복도로 잠시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엄마와 비슷한 연배의 팔을 다친 부인을 도와주게 된다. 그녀의 방까지 들어간 로이는 밖의 손잡이가 허술하니 자물쇠를 살펴보란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오게 되고 둘은 화해를 하게 되는데 얼마 후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로이를 체포해간다. 도움을 줬던 여인이 괴한에게 강간 폭행을 당했고 여인은 로이를 지목, 결국 로이는 12년형을 선고받는다.
책은 이후 로이, 셀레스철, 그리고 셀레스철의 죽마고우인 안드레의 일인칭 시점으로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결백한 로이와 아내로서 그를 면회하고 돌봐야 하는 셀레스철, 그러면서 자신의 캐리어 경력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들이 그 둘 사이의 편지를 통해 점차 미세한 균열의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의 담과 막힌 채 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로이의 심정과 셀레스철에 대한 사랑은 세상 밖에서보다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고 이는 셀레스철로 하여금 12년간 죄수의 부인이란 꼬리표를 달고 뒤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다각적인 생각의 변화로 인한 고통과 원만치 못한 시댁과의 관계까지 겹치면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묵직함의 느낌을 선사한다.
어디서 어긋난 것일까? 흑인이란 태생으로 미국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박힌 생각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특히 셀레스철의 아버지가 흑인 남성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부분들을 말한 부분이나 로이의 부모님이 살아온 생활상들은 같은 흑인의 가정이라도 격차가 있고 이는 곧 결혼이란 제도 하에서 수평적이지 않은 만남의 여파, 여성들의 진취적인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아들에 대한 흑인 엄마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그려나간다.
여기에 오랜 친구이자 형제라고 느끼면서 지내온 안드레의 시선은 로이와 셀레스철을 소개한 장본인이면서 로이가 감옥에 있던 5년 중 나머지 2년을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변한 셀레스철과의 관계, 로이를 생각하고 바라보면서 느낀 감정들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로이가 생각하고 있던 셀레스철에 대한 앎, 함께 할 수 없는 결혼이란 무의미하다며 결혼을 이어갈 수없다고 말하는 셀레스철이 갖고 있는 생각, 둘 사이를 알면서도 '사랑'을 미처 깨닫지 못했고 이제는 '사랑'이란 이름 아래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는 안드레까지, 무엇이 이들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암담하게 느껴진다.
***** 결국 우린 그걸 두고 심하게 다퉜고 바로 그 불화가 지금 내가 처한 곤경으로 이어졌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모른다 게 어떤 기분인지 지금 이 순간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 "로이, 함께하는 삶이 없는 결혼생활은 지속될 수없어. 무고하게 감옥에 갇힌 널 결코 버리지 않아. 하지만 네 아내로는 살 수 없어."
***** 두 분은 한 지붕 아래에서 삼십 년 넘게 함께 사셨잖아. 어떤 면에서는 함께 변하고 함께 성장하셨고(중략...) 결혼은 그런 거잖아. 지금 우리에겐 결혼 생활이랄 게 없어. 결혼은 마음의 문제를 넘어선 삶의 문제니까. 그런데 우리에겐 함께하는 삶이 없어.
미국의 법 제도 안에서 겪는 이런 일들이 결코 로이에게만 해당된다는 식의 말이 아니란 것이 더욱 놀랍지만 흑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정당한 법적 잣대의 분명치 못한 선고가 젊은 신혼부부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를 여실히 보인 작품이다.
마주 보고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고 글이란 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 책의 구성을 통해 보인 60여 쪽의 분량의 편지글은 정말 가슴이 아팠다.
자신에게 바로 말하지 못했다고 셀레스철은 로이를 비난했지만 자신 또한 대학을 다니면서 경험한 끔찍한 일들을 말하지 못한 부분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이 로이가 말한 부분을 로이의 입장에서 바라봤다면 그녀 또한 자유롭지 못했고, 안드레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했다면 로이에게 이혼 소송을 통한 분명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어야 로이의 감정이 더 쉽게 수습될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것이 생각했던 대로 타이밍이 어긋난 부분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사랑은 소유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향한 모든 부분들에 대한 공감과 다름의 인정, 이것을 넘어 인내란 것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로이가 셀레스철에 대한 원한 것을 넘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던 부분들은 이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의무로 받아들인 셀레스철의 행동과 말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행복했던 그들이 불행이 닥칠 줄 모르고 들었던 다리에서 들은 소리들, 자신만을 위해 식탁을 차려줄 것을 기대했던 로이의 기대감이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어떤 결단들을 내렸는지를 세심한 필치로 그려낸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매 문장마다 놓칠 수 없는 부분들의 느낌과 행간이 전해주는 미묘한 감정선들의 복잡함, 제목만 미국식 결혼이었다 뿐, 국적을 떠나 보편적이고 개인들마다 지닌 사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잘 그려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