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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선진국 유럽에서 일어나는 설계된 비극..
"인권선진국 유럽에서 일어나는 설계된 비극.." 내용보기
스위스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는 나에게 꽤나 친숙한 이름이다.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친 그는, 많은 저술로 기아와 빈곤에 대한 우리들의 주의를 환기 시킨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한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로 인하여 빚어지는 구조적 기아에 대해 알려주었고, [탐욕의 시대]에서는 기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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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는 나에게 꽤나 친숙한 이름이다.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친 그는, 많은 저술로 기아와 빈곤에 대한 우리들의 주의를 환기 시킨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한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로 인하여 빚어지는 구조적 기아에 대해 알려주었고, [탐욕의 시대]에서는 기아의 원인은 빈곤이고, 그러한 빈곤은 부채 때문이라며 부채와 빈곤에 얽힌 악순환을 고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서는 바이오연료와 식량투기꾼들이 기아와 어떤 연관이 있으며, 모든 사람이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에 대해 알려주면서 세계의 부조리와 북반구의 위선을 파헤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유엔인권위원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난민들의 실상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 책 [인간 섬]은 에게 해에 위치한 그리스의 난민 핫 스폿중 하나인 레스보스 섬을 방문하여 난민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섬의 풍경을 담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 난민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겨져 왔다. 간혹 영상을 통해 난민의 실상을 접하기도 했지만 기아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 2년 전 제주도에 들어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이 국내에서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난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난민의 실상과 그들의 망명권에 대해 별로 아는바가 없다. 장 지글러는 그런 우리의 무지를 레스보스 섬 모리아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핫 스폿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전쟁과 고문, 국가의 파괴 등을 피하여 망망대해에 몸을 싣고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첫 번째 도착지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그리스 정부와 협약을 체결하여 에게 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 섬에 핫 스폿의 지위를 부여하고 그리스 해안으로 접근하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유럽연합의 대외경계로 난민들이 유럽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2019년 11월 현재 다섯 개의 핫 스폿에 수용중인 인원은 3만4500여명이고 이들 중 2/3는 아동과 여성들이라고 한다. 지글러는 이 책에서 난민들이 이곳에 들어오게 되기까지 난바다에서 겪는 고통과 그리고 핫 스폿에 들어와서 겪는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나는 유럽연합이 인권에 대해서만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앞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난민들에 대한 그들의 태도 또한 열려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간혹 뉴스에서는 난민을 반대하는 시위가 보도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수천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려는 그들의 노력이 더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글러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이 아예 처음부터 난민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유럽연합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푸시백 작전이란 터키와 그리스의 해양경비함, 그리고 유럽대외국경관리협력기관인 프론텍스에서 파견한 정찰함이 실시하는 난민 입국저지 작전이다. 그들은 난민들을 태운 고무보트나 나룻배 혹은 뗏목들을 아예 난바다에서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냄으로써 난민들이 유럽영토에 들어와 망명신청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를 칼로 찢거나, 엔진을 떼어내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배를 돌리기를 거부하면 쇠막대기로 이들을 무차별 구타하거나, 난민선을 향해 포격을 하기도 한다. 그들이 공포심을 느끼고 스스로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 난민들은 푸시백 작전 중 조난을 당해도 당연히 구조되지 못한다. 이런 난민 사냥은 결실을 맺어 해마다 핫 스폿을 통한 망명 신청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세계의 시민단체들은 핫 스폿이 개설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푸시백 작전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서 공개하고 있지만 유럽연합의 어떠한 정책변경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마치 소설속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그저 유럽연합의 감춰진 얼굴을 보는듯하여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난민들의 고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해안에 상륙한다 해도 아침마다 해안순찰을 하는 무장경찰에 적발되면 수용소가 있는 모리아로 이송된다. 당초 유럽연합은 난민들이 망명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받고 재배치가 이루어지는 데까지 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현실은 접수하는 데에도 길면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모리아 수용소는 예전에 병사 3000여명을 수용하던 병영시설을 개조한 것으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네 개의 벽 안쪽에 1만8000여명이 넘는 난민이 망명접수 신청을 위해 머물고 있다고 한다. 화장실 하나에 100명이 사용해야 하고, 수도꼭지 하나에 150명이 사용해야 하는 수용소는 이미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지글러는 말한다. 굳이 지글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상상속에서 조차 그들의 삶이 연상되지 않는다. 또한 난민촌에서 식사배급은 하루에 두 번씩 여덟 군데에서 이루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음식 또한 먹을 수 없는 것일 때가 빈번하다고 난민들은 증언한다. 거기에 더하여 공식수용소인 모리아 수용소의 네 벽 바깥으로는 또 다른 수용소가 있다. 올리브나무 숲 1,2,3으로 이름 붙여진 이 ‘비공식적인’ 수용소는 완전 빈민촌의 모습이라고 한다. 지글러는 자신이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할 때 둘러보았던 세계 각지의 빈민촌 어느 곳보다도 ‘올리브나무 숲’에 형성된 판자촌만큼 비참하고 절망적인 곳은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2018년 10월 태풍 조르바가 레스보스 섬을 덮쳤을 때 난민촌은 초토화 되었고, 국경없는 의사회의 간호사와 의사들이 비참한 이들의 모습을 찍어 영상을 올렸지만 태풍이 지나간 후 다른 뉴스들이 이 영상을 덮어버렸다고 한다.

 

지글러는 레스보스 섬의 이런 풍경들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정치적 부패라고 말한다. 유럽연합과 감시장비 제조업자들의 유착, 그리스 군부와 음식공급업체간의 담합,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그리스정부와 유럽연합 관료들, 지원금 혜택을 받고도 난민저지에만 열을 올리는 동유럽 국가들, 난민 재배치계획의 일방적 거부와 무산, 이 모든 상황에 대해 함구하는 현장지휘관들. 지글러는 현장의 난민들, 일부 관리자들, 그리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목소리와 자신이 눈으로 본 난민 캠프의 실상을 우리에게 전하며, 핫 스폿이 수행하는 명확한 전략은 억제와 공포유발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핫 스폿을 일컬어 ‘유럽의 수치’라고 단언하며, ‘모든 핫 스폿의 존재는 그 자체로 인권침해이며 즉각 폐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글러가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던 2019년은 아동인권관련 협약에 서명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로써 유엔은 거창한 기념식을 준비하고 자축했다. 허나 2019년 현재 핫스폿에 발이 묶여 있는 난민들 가운데 35퍼센트 이상이 아동들이고, 이들은 여전히 고난 중에 있음을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연합은 가치공동체이며 공동체의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인권이라고 말하는 지글러. 그러나 망명권을 무시함으로써 난민들의 권리를 보란 듯이 유린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스스로 그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책을 읽으면서 유럽연합이 추구하는 유럽 내부의 국경폐지는 유럽연합의 대외적 경계가 적절하게 통제되고 엄격하게 감시되어야 한다는 솅겐협약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은 지글러의 말처럼 유럽단일시장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위해 억제와 공포로 설계된 핫 스폿을 통해 그들 공동체의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것은 레스보스 섬 주민들이 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난민들에게 호의적인 연대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경없는 의사회를 비롯한 수많은 인권단체, 시민단체들이 유럽연합측의 방해와 위협 속에서도 꿋꿋하게 난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득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2년 전 예멘 난민이 들어왔던 제주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온갖 가짜뉴스들의 범람 속에서 우리는 난민들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동과 기만에 휩쓸렸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 역자의 말처럼 당시 제주도에서는 레스보스 섬의 핫 스폿에서 벌어진 참상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지 않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난민과 망명권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세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우리 시민들은 부끄러움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장 지글러의 말이 오히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k*****1 2020.10.27. 신고 공감 3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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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9] 난민, 핫 스폿, 그리고 망명권
"[20-69] 난민, 핫 스폿, 그리고 망명권" 내용보기
난민(難民)이란 국제 난민법에 대한 모든 담론의 시작이라는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하 ‘난민 협약’)’에 따르면,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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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難民)이란

 

국제 난민법에 대한 모든 담론의 시작이라는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하 난민 협약’)’에 따르면난민은 인종종교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라고 한다하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있다바로 난민 협약때문에 여기서 규정된 인종종교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이외의 경우에는 난민 신청이 수용되기 어렵다는 점이다게다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난민 문제는 난민 협약에서 규정되지 않은 내전 등을 포함한 내부적 무력충돌 상황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국의 경우난민은 TV에서만 존재하는남의 일이었다하지만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건 이후 찬반집회가 열릴 정도로 현실로 다가왔다문제가 된 제주 예멘 난민 사건과 관련하여 484명이 난민 신청을 했고난민으로 인정받은 인원은 2[0.4%], 인도적 체류를 허가 받은 인원이 412[85.1%]라는 결과1)가 나왔다비록 난민으로 인정받은 비율은 낮지만인도적 체류를 허가 받은 인원 비율은 과거에 비해 8배 이상2)으로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레스보스섬 모리아또 하나의 게토(ghetto)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등으로 유명한 장 지글러는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 자격으로 유럽 최대 난민 수용 캠프가 있는 레스보스섬을 방문하여 그곳의 실상을 살폈다그리고는 그곳을 유럽의 수치라고 했다왜냐하면 유럽인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나치의 유태인 집단 수용소즉 게토(ghetto)가 그곳에 펼쳐있었기 때문이다.

 

레스보스섬은 자연이 낳은 기적이라는 에메랄드 빛의 아름다운 곳이다하지만이곳이 난민의 ‘1차 접수시설’, 즉 핫 스폿의 하나로 지정된 이후 이 아름다운 섬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유럽 대외 국경 관리 협력기관 프론텍스유럽연합의 28개 회원국에서 나온 유로폴 소속 정보 요원과 비밀 요원그리고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라는 유럽연합 기구들이다형식적으로는 이들은 난민 보호를 위해 여기에 위치하지만실질적으로는 유럽 내부에서의 국경 폐지를 골자로 하는 솅겐 협약이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문제는 솅겐 협약은 유럽연합의 대외적인 경계가 적절하게 통제되고 엄격하게 감시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 [p. 16]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이들로부터 급여를 받는 그리스 경찰과 그리스와 터키 해안 경비대는 국경의 치안과 난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무기와 경찰견 등을 이용해 난민을 무자비하게 저지해야 하는 모순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하지만공권력이 아무리 난민을 막으려 해도 해안선이 매우 길고 복잡한 레스보스섬의 경우솔직히 그 어떤 대책도 이러한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매일 아침그리스의 무장 경찰들이 해안 순찰에 나선다그들은 바위틈에 그럭저럭 몸을 숨기고 있는 난민들을 색출해 낸다들킨 난민들에겐때론 어린아이들까지도수갑이 채워진다체포된 난민들은 파란색 대형 버스에 태워져서 수용소가 있는 모리아로 이송된다그곳에 내려진 난민들은 배고프고 물에 젖은 몸으로 첫 번째 면담을 기다린다.” [pp. 13~14]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다. “유럽연합 회계감사원의 2017년도 보고서에 따르면일단 망명 요청자가 최초로 서류를 접수(사전 접수)하려면 엄청나게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이 대기 기간은 길면 3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기다림 자체도 힘들지만 그 시간 동안의 거의 전적인 정보 부재는 당연히 망명 요청자들을 극도의 불안으로 몰아간다불확실성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무력감막연한 기대감 등으로 말미암아 난민들은 외상을 유발하는 상황즉 고통과 오해가 쌓이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때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pp. 61~62]

뿐만 아니라 당초 최대 수용인원 6,400명이라는 추정치에 기초하여 세워진에게 해()의 다섯 개의 핫 스폿은 2019년에는 그 수용한계를 뛰어넘는 34,500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그 자체로 생지옥을 만들고 있다저자 자신이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할 때 둘러보았던 세계 각지의 빈민촌 어느 곳보다도 모리아의 수용소 바깥에 형성된 비공식적인 수용소인 ‘올리브나무 숲 1, 2, 3’에 형성된 판자촌만큼 비참하고 절망적인 곳은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이미 핫 스폿은 전략적인 방관 속에 난민 캠프가 아닌 난민들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전락(轉落)해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난민 신청을 할 기회라도 잡은 이는 행운아일지도 모른다. ‘프로 아질이라는 시민단체가 2017년에 벌어진 푸시백 작전 과정에서 열두 명의 망명 신청자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비극을 증언” [pp. 27~28]했던 것처럼 푸시백 작전이라는 이름의 난민 신청자 사냥은 아예 그 신청을 할 기회조차도 박탈하고 있다.

 

 

난민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저자는 유럽연합과 감시장비 제조업자들의 유착그리스 군부와 음식공급업체간의 담합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그리스정부와 유럽연합 관료들지원금 혜택을 받고도 난민저지에만 열을 올리는 동유럽 국가들난민 재배치계획의 일방적 거부와 무산이 모든 상황에 대해 함구하는 현장지휘관들 때문에 핫 스폿이 생지옥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우리 유럽 민족은 반()난민 국가들에게 제공되는 지원금의 즉각적인 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

우리는 유럽 대륙 어디에서나 보편적 망명권이 엄중하게 존중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핫 스폿을어디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건즉각적이고 결정적으로 폐쇄할 것을 요구한다그곳이 바로 유럽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p. 171]라고 주장한다.

구구절절 맞는 얘기다그런데 현실성이라는 문제를 떠올리면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1516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유태인 강제 거주 지구인 게토는 베네치아에서 발생했다아이러니하게도 16세기 초까지 베네치아 유럽의 다른 곳에 비해 유대인에게 관대했고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추방된 유대인 난민들이 베네치아로 몰렸다고 한다문제는 베네치아에 몰려든 유대인 난민의 수가 베네치아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점이다결국 베네치아의 정책이 바뀌고 법에 의해 게토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감안하면, ‘()난민 국가들에게 제공되는 지원금의 즉각적인 중단은 가능하고 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사안이지만보편적 망명권 문제나 핫 스폿 문제는 실현시키기도 힘들고또 실현되더라도 16세기 베네치아의 유대인 정책과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옥의 티


p. 171


우리 유럽 민족’ ⇒ 유럽이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Our European people’의 번역인 것 같은데 우리 유럽 사람이 더 적합한 번역이 아닐까 



1) “제주예멘인 2명 난민인정… ”언론인 출신으로 박해가능성”(종합)”, <연합뉴스> 18.12.14.

2)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94년부터 2017년까지 난민 심사를 마친 인원이 14,039명이고 이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인원이 799[5.6%], 인도적 체류를 허가 받은 인원이 1,477[10.5%]이다제주 예멘 난민 사건 이후[2019년부터 2020 5월까지난민 심사를 마친 인원은 6,943명이고 이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인원은 110[1.6%]이고인도적 체류를 허가 받은 인원은 318[4.6%]으로 난민 인정(보호비율이 급감했다.


w******f 2020.10.29. 신고 공감 2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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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글러가 난민에 관하여 말하고 싶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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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9일 101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UN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이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신종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세계 88개국의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식량 불안과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강조했다.스위스의 사회학자 장 지글러(이하 ‘장’)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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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9101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UN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이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신종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세계 88개국의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식량 불안과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사회학자 장 지글러(이하 ’)2000년부터 20084월까지 WFP의 초대 특별조사관을 역임했다. 현재 장은 소르본대와 제네바대에서 강의하며, 기아·빈곤 퇴치와 난민 구제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히 장은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등을 통해 다국적 자본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는지 고발해 큰 울림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 시대 살아있는 양심이요 행동하는 지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 장 지글러 교수

 

이번 신간은 그리스 영해의 섬들에 마련된 난민 캠프, 일명 핫 스폿을 돌아보고 난민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직접 조사하고 기록했다.

20195, 장은 유엔인권이사회의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다. 레스보스섬은 시인 사포의 고향으로 유명하며, 현재 10만 명이 거주한다. 그중 절반은 주도 미틸레네에 산다. 에게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섬 중 하나다.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54,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는 협약을 맺어 에게해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터키 쪽)에 가장 가까운 섬 다섯(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을 선정하여 난민 캠프로 삼았다. 즉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파키스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지에서 절망을 피해 몰려오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곳이다.

 

카불에서 테러범이 던진 폭탄에 자식의 몸뚱아리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걸 목격한 아버지라면, 모리아 수용소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하건, 아직 살아 있는 나머지 자식들을 데리고 도망치기 마련이다. 터키군의 포격으로 집이 잿더미로 변했는데 기적적으로 가족들이 그 참극을 면하게 되었다면, 코반에 사는 쿠르드족 어머니에게는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 ‘당장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자. 에게해 핫 스폿에 대해 아무리 흉흉한 소문이 돈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살려야 하니까.” - 168

 

유엔고등난민판무관 사무소에 의하면 201911월 현재 다섯 군데의 핫 스폿에 수용된 난민은 모두 34500명이다. 이 중 3분의 2는 여성과 아동들이다. 핫 스폿 모두 합해서 정원이 최대 6400명이지만 이미 35천여 명 들어와 정원이 5배나 초과됐다. 이로 인해 거주 환경은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

레스보스에서 난민들은 미틸레네에서 멀지 않은 작은 마을 모리아에 모여 산다. 모리아에는 수많은 올리브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난민 캠프는 일명 올리브나무 숲 캠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언뜻 캠프 이름이 시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모리아 캠프에서 난민들은 기약없이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캠프에 도착하면 비닐 덮개, 삽과 괭이 등 지표면을 고르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연장만 주어진다. 나머지는 알아서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난민수가 늘어나더라도 나무가 가로막고 있으니 주거 지역이 그만큼 늘기 어렵다. 나무를 베어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농부들의 생계 수단이 올리브나무이기 때문에 다툼이 잦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공동 수도와 화장실은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샤워나 목욕은 고사하고, 따뜻한 물을 구하기도 어렵다. 밤에 멀리 떨어진 공동 화장실까지 오가는 여성들은 몹쓸 짓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바로 텐트 근처에서 용변을 본다. 악취도 심하지만, 비가 내리면 오물이 넘쳐나 위생상 최악이다. 식량 배급은 몇 시간씩 줄을 서야 겨우 받을 수 있고, 줄이 끊기는 날도 많으며, 배급받아도 먹기 어려울 정도로 상한 것도 부지기수다.

난민들이 캠프에 도착해서 망명 신청을 하더라도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와의 면담 일정이 너무 늦게 잡힌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망명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우리의 경우를 되돌아보더라도 2018년 예맨 난민 신청자 484명 중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겨우 2명에 불과했다.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바다를 건넌다

 

장은 이처럼 난민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이들이 누려야 할 인권과 망명권을 지키고 현재 처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관계자들을 만나 끊임없이 설득하고 협의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우군이 되고 여론을 이끌어 줄 시민단체와 독자들을 위해 세련되고 능준한 솜씨로 기록하고 폭로한다.

1934년생인 장은 올해 85살이다. 이토록 고령의 나이에 먼 곳의 캠프를 직접 둘러보고 이 책까지 써내다니, 나로선 흉내조차 힘든 그의 노익장에 경외심마저 우러날 지경이다. 이는 곧 난민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인간애가 없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책의 원제는 유럽의 부끄러움, 레스보스(Lesbos, La honte de l’Europe). 우리말로 옮긴 양영란 선생은 인간 섬으로 번역했는데, 이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영국의 존 던은 1623년 겨울 병에 걸려서 회복되기까지 육체적, 심리적 변화를 묵상 일기 형식으로 담아냈다. 이 중에 묵상 17편을 보면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어떠한 인간도 그 자체로 완전한 하나의 일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바다에 떠있는 대륙의 일부이다. 하나의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진다. 육지 끄트머리가 사라지고, 당신 친구들의 소유지가 사라지고, 당신 자신의 소유지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한 인간의 죽음은 나를 작게 만드는 것이니, 나는 인류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 존 던, 인간은 섬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국민 투표를 앞두고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결국 영국은 브렉시트 찬성, 즉 섬으로의 복귀를 택하는 것으로 끝났다. 자국을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그 결과는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모리아 캠프에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지난 98일 큰 화재가 발생해 캠프가 거의 전소됐다는 것. 12천 여 명에 이르는 난민들의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캠프에는 20169월에도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2015년 캠프가 설치된 이래 난민 수는 20163~4천 명 선에서 최근 12천 명 가까이, 4년 새 무려 4배나 늘어났다.

 

모리아 캠프에 화재가 발생해 난민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페허로 변해버린 모리아 캠프

 

그리스 총리는 새 캠프를 신속히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차례 화재 모두 방화로 추정되고 있어 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캠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보건상의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레스보스를 비롯한 핫 스폿은 말 그대로 인간 섬을 상징한다. 유럽의 고립주의와 세계의 양극화 문제는 각국의 첨예한 이해와 자본 논리로 복잡하게 엉켜 있다. 우리는 인간 섬의 막힌 고리들을 과감히 풀어헤쳐야 한다. 장은 "유럽의 (고립주의) 전략은 심각하게 부도덕하다"고 질타하면서 "끝 모를 위선"에 빠져있다고 고발한다. 이어 장은 다음과 같이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유럽연합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구축물이다. 그런데 민주주의엔 무력함의 원칙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우리 시민들은 부끄러움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역학 관계를 전복시키자. 우리는 여론을 결집시키고, 우리의 투쟁을 각오해야 한다. 유럽의 도덕적 토대를 와해시키는 공포 전략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자.
우리 유럽 민족은 반난민 국가들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의 즉각적인 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

우리는 유럽 대륙 어디에서나 보편적 망명권이 엄중하게 존중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핫 스폿을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건, 즉각적이고 결정적으로 폐쇄할 것을 요구한다. 그곳이 바로 유럽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 171

 

존 던이 수백년 전 말한 대로 모든 사람은 바다에 떠있는 대륙의 일부이기에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곧 특정 국가나 한 대륙 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모두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장의 글은 내게 앞으로 지켜가야 할 가치, 즉 인류의 공동 번영과 공동선에 대해 다시 성찰해보는 뜻깊은 계기를 안겨주었다. 나는 이 책으로 머나먼 모리아의 난민들이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많은 난민들이 왜 생겨나는지 같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이들을 섬에 가둬놓는 유럽연합의 반인간적 행위 그리고 그리스와 터키의 경찰과 해안경비대, 난민 사무소 등 얽히고설킨 검은 커넥션까지 헤아려볼 수 있었다.

끝으로 WFP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열렬히 축하드린다. 이는 곧  장을 비롯해 지난한 시간 동안 세계의 기아와 빈곤, 그리고 난민들을 위해 투쟁하고 헌신해온 모든 이들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겠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20.11.01. 신고 공감 1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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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들은 이렇게 생존의 바닥으로 이끄는가?.
"누가 그들은 이렇게 생존의 바닥으로 이끄는가?." 내용보기
역사를 생각하면서   인간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역사의 과정 속에서 참람한 흔적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것은 권력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일들이다. 서로 경쟁하고 강자가 약자를 제압하며 생사여탈권까지 가지는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라는 것도 전쟁과 대동소이하게 이루어진다.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고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 세상은 혼란의
"누가 그들은 이렇게 생존의 바닥으로 이끄는가?." 내용보기

역사를 생각하면서

 

인간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역사의 과정 속에서 참람한 흔적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것은 권력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일들이다. 서로 경쟁하고 강자가 약자를 제압하며 생사여탈권까지 가지는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라는 것도 전쟁과 대동소이하게 이루어진다.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고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 세상은 혼란의 도가니가 된다. 과거 당쟁의 모습이고 지금 정쟁의 모습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결국 혼란스러운 상태로 오늘까지 흘러왔다. 이런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일어난 일들은 당사자들은 권력을 가지기 위해 모험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끌려들어 가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들에게 이 무슨 일인가? 이들의 아픔은 정말 길을 지나던 사람이 무심코 던진 돌에 연못에 있던 개구리가 맞아 죽는 꼴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소수의 권력자들이 가진 이념 때문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그때 가장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이 일반 서민들이다. 그들은 뚜렷한 이념도 없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야 했고, 삶의 터를 잃어버리는 일을 당해야 했다. 힘을 가진 자들이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저렇게 해야 했다. 그것이 또 죄 아닌 죄가 되어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형제들끼리 싸우고, 주민들끼리 분노를 드러내야 했다. 그들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집권자들의 이념이 그렇게 만들어 갔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상종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의 목숨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이리저리 내몰리면서 가여운 목숨까지 찢기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렇게 그들은 내몰리는 입장이 되었다.

 

최근에 아랍권에서 종교적인 갈등으로 이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숱한 사람들이 왜 자신들이 쫓기는지도 모른 채 쫓겼고, 목숨을 걸고 지중해, 에게해에 작은 배를 띄워야 했다. 소수 지도자들의 생각과 신념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배에 의지하여 힘겨운 목숨을 붙들고 전쟁이 없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이들을 무작정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 세계의 눈이다. 이들은 에게 해의 작은 섬에 그들의 목숨을 두게 되었다. 난민이 되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존재들이 되었다. 세계는 이들을 선별하여 구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작은 섬들, 참람한 이들의 이야기를 이 글을 통해 저자는 하고 있다. 섬뜩한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저자를 만나면서

 

저자는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으로 일하며 세계의 굶주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또한 현재 유엔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탐욕의 시대등 꾸준히 국제법을 궁구 하는 사람으로 불합리한 세계의 구조에 관심을 가지는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도 그런 선상에서 이루어진 글이다. 책은 에게해의 어떤 섬들에 관해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글의 내용 속에서

 

2015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 사이에 체결된 협약으로 에게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의 섬(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생긴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난민들은 이 섬들을 통과해 육지로 가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이곳에 머물고 있다. 또 몰려들고 있다. 생활을 하던 터전에서 지난한 일을 겪으면서 재산도 포기한 채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 모여 있는 시설을 핫 스폿이라 하며, 난민들의 1차 접수 시설로 보면 된다. 난민들의 절대다수는 전쟁과 공포로 피폐한 지역을 피해 도망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살던 곳에서 모든 것을 그냥 둔 채로 몇 안 되는 물품만 챙겨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난민에게 주어지는 구호물품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난민들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들의 많은 숫자가 아이와 여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대하는 세계에 문제가 많다. 이들은 주로 유렵연합이나 그리스, 터키 등에서 관리하는데, 그들을 관리하는 조직을 프론텍스라 부른다. 그들은 공공연히 말한다.우리의 임무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테러집단이 난민으로 섞여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다. 그들만 잘 골라내면 된다. 그런데 그들은 난민 전체를 향해 과도한 방어막을 만든다. 그 일을 하는 프론텍스의 푸시백 작전은 폭력적이다. 강압적이고 선량한 난민들에게 무척이나 위험한 실상으로 나타난다. 난민이 난민으로 되지 않는 것은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살았던 곳이 아무리 어려웠더라도, 아무리 어렵더라도 프론텍스들에겐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작은 포트를 파괴하기도 하고,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 섬으로 오르지 못하게도 하고 잡아서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그런 그들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에게해를 지키고 있는 존재들이다. 난민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보호보다는 방어의 성격을 많이 보인다. 그러기에 그들의 행위는 비인도적이다. 간간히 들리는 난민들의 사고는 그들이 조장하여 만든 것이라 봐도 되는 것들이 있다. 안타까운 일을 본다.

 

2015년에 고장 난 고무보트를 레스보스 해안 기슭까지 끌고 갔다는 이유로 그리스 법무부는 프론텍스 측의 고발에 따라 사라와 여동생을 불법 인신매매혐의로 고소했다. 2019년 현재 재판은 진행 중이다. 프론텍스 측이 그리스 사법 당국에 제출한 고소 사건은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대개가 시민단체 소속 구조대원이 표적이다. 푸시백 작전은 터키와 그리스의 해양 경비함, 프론텍스 파견 경찰함 등이 실시하는 대단히 폭력적인 난민 저지 작전으로, 몇몇 정보에 의하면 나토 선박들도 이들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난민들은 망명을 신청할 권리까지 빼앗긴다. 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진실로 사회적 정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가? 전쟁이라는 참혹한 일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권리를 포기하게 하고 있다. 그것이 군인이 아니고 일반 힘없는 민간인인 데도 말이다.

 

에게해 섬들에는 많은 난민 수용소가 있고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초과되어, 그곳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의 삶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수용소에서 보통 모든 절차를 거치고 유럽의 각국으로 보내 정착하게 하려면 6개월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실제로는 2, 3년이 족히 걸린다. 그만큼 이 섬들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무리의 수도 포화상태가 된다는 말이다. 과밀화된 수용소의 난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던 때가 오히려 나은 삶이었다는 자조적인 말도 한다. 참혹한 삶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그것의 해결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레스보스 섬의 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의 삶을 들고 그 내용을 적고 있다. 화장실 하나에 100명의 인원이 사용한다. 샤워 꼭지 하나를 150명이 공동으로 이용한다. 이것은 그래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에 해당한다. 빈민촌으로도 불리는 그곳, 하지만 이름은 곱게 지었다. 올리브나무 1,2,3 등이 그것이다. 그곳은 오폐수가 넘쳐나고, 쓰레기가 가득해 온통 참혹한 마을이 되어 있다. 이런 곳에서 그들은 생명을 이어나가면서 숱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 세상은 그들에 대해 조금 더 연민의 정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난민들의 아픔을 공유하며

 

이 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우리의 전쟁 때에도 그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드는 가장 무서운 일이다. 테러라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사악한 마음의 발로다. 이들이 왜 일어나는가?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 만드는 것이요, 광기가 이끄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야 하는가? 그것도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을 공포와 절망으로 몰아넣으면서 말이다.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살펴보는 일은 힘겹다. 그들이 원한 삶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다. 지도자들은 각성하여 그들의 아픔이 생성되지 않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한다. 저자는 수용소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들의 상처보다 그들의 두 눈을 보는 일이 훨씬 힘들다.>

 

이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들 존중하고, 사람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프론텍스의 일> <푸시백 작전같은 것들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고, 수용소의 난민들을 가능한 한 빨리 정착지를 찾아줘야 하겠다. 저자는 강하게 외치고 있다, 이런 일에 세상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 장 지글러는 그것을 많은 기회를 만들어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다. 난민들의 설계된 비극은 없어야 한다고 고발한다. 그의 목소리는 어떤 소리보다 울림이 강하다.

j****3 2020.11.01. 신고 공감 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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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지금 이 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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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우리의 식량 할아버지 장 지글러. 그는 그간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하며 우리에게 기아 문제를 고발하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의 부의장을 맡은 김에 유럽 난민문제를 고발한다. 그래, 맡은 김에다. 만약 이 자격이 아니었다면, 이곳을 살피고 조사하고 이렇게 고발까지 못 했을 것이다. 살벌한 이곳을.     그리스 영토인 레스보스섬과 주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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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지런한 우리의 식량 할아버지 장 지글러. 그는 그간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하며 우리에게 기아 문제를 고발하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의 부의장을 맡은 김에 유럽 난민문제를 고발한다. 그래, 맡은 김에다. 만약 이 자격이 아니었다면, 이곳을 살피고 조사하고 이렇게 고발까지 못 했을 것이다. 살벌한 이곳을.

 

  그리스 영토인 레스보스섬과 주변의 섬들. 이 섬들을 유럽연합집행위는 핫 스폿이라 명하고 이곳으로 난민들을 모으고 있다. 내전으로 본인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유럽의 문을 두드리는 난민들이다. 하지만 유럽은 이들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푸시백 대응,  인신매매, 장사, 고문, 약탈을 겪으며 천신만고 끝에 이곳으로 온 난민들을 기다리는 것은 수개월,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1차 면담과 서류절차다. 이러한 절차를 기다리며 이들은 열악한 수용소생활을 하고 있다.

 

  난민들을 대하는 유럽의 대응 중에 푸쉬백 작전이라고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아연실색이란 말이 이럴 때 쓰이는가 싶다. 군과 경, 그리고 민간이 다 같이 이들 난민이 탄 고무보트를 멀찌감치서 오지 못 하도록 막는 작전인데 심지어 총격과 높은 물결을 일으켜 난민의 보트를 위협한다. 바다 한가운데서 절체절명의 생과 사의 한순간을 이들은 연출한다. 실제 이 작전으로 지금까지 수천의 난민이 죽었으며 이로인해 바다에 빠져 터키 해안으로 떠밀려온 한 3세 아이의 시신이 크게 보도되어 국제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에이란 쿠르디 사진) 이런 작전의 뒤에는 유럽연합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글러는 고발하고 있다. 유럽연합 관료들이 조율하고 비호하고 금전적 지원도 한다는 설명이다.


<2015년 9월2일(현지시간) 터키 남서부 물라주 보드룸의 해안에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 에이란 쿠르디(3)의 시신을 터키 현지 경찰이 수습하기 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쿠르디는 보드룸을 떠나 그리스 코스섬으로 향하던 중 에게해에서 배가 침몰해 익사했다. AP뉴시스>

 

  시리아 내전에 의한 난민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내전에 의한 난민의 급증, 그 밑바탕에는 모두 전쟁이 있었다. 그리고 강국, 특히 미국의 전쟁이 있었다. 냉전 이후 유고연방해체, 코소보, 중동의 이라크, 리비아, 북아프리카, 소말리아 등등ㄷ드으으으으으......... 다 셀 수 없을 만큼 이들 내전의 원인은 미국이 있다. 또 난민의 문제로 골치 아프다는 유럽. 미국이 저지른 문제를 떠안고 있다고 푸념하는 유럽이지만 유럽도 난민증가에 일조한 것도 사실이다.

 

  난민은 이곳 섬을 거쳐 유럽을 가고자 한다. 유럽이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은 이곳을 봉쇄하고 있다. 이곳 핫 스폿이 이들 난민에게 뚫리면 연합 내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기에 더욱 틀어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발대장 지글러 할아버지는 업보처럼 이곳에서도 또 난민의 식량과 기아 문제를 고발하는데, 읽는 내내 안쓰럽고 불쌍하고 그렇다.  이곳 난민촌에서의 생활은 가히 .....

 

  지금은 2021년이다. 세계여론의 힘으로 푸시백 작전은 줄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지옥과도 같은 수용소 생활. 책은 2020년 9월 출간되었지만 지글러의 고발 상황은 2019년이다. 19년도의 난민 수용소 처우가 이정도인데 코로나까지 겹친 지금은…. 봉쇄에 더 봉쇄에, 도무지 상을 그리지 못하겠다. 이 글을 적고 있는 나와 이들 난민은 뭐가 달라서 편하게 있고 또 지옥의 삶을 살게 하는가. 단지 그들은 태어나기를 달리 태어난 죄인가. 철폐하고 빗장을 열어라. 핫 스폿을.

 

" 내가 보는 세상엔 온통 불의와 비참뿐이오. 도대체 징벌은 어디에 있단 말이오? 당신이 작성했다는 그 선언문은 실제로 지켜지기엔 아무런 구속력도 없지 않소, 사법적인 힘도, 군사적인 힘도 없단 말이오.........."

 

" 그건 오해일세, 친구.  그 선언문의 이면엔 엄청나면서 영원한 힘이 있다네. 바로

부끄러움의 힘일세."

 

지글러 할아버지는 '부끄러움의 힘'을 믿으며 끝을 맺는다.

부끄러워라, 유럽아,  인간아.

부끄러워해라, 유럽아,  인간아.

섬에는 인간이 있다. 인간 섬이다.

m*****1 2021.01.25. 신고 공감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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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 민주주의 시민의 부끄러움의 힘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 민주주의 시민의 부끄러움의 힘" 내용보기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과 민주주의 시민의 부끄러움의 힘 "집요하게 계속되는 증언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감히, 지금 이 순간, 끔찍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겠는가?"이 책은 알베르 카뮈의 말로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카뮈의 말처럼, 핫스폿이라 불리는 "인간 섬"에서 벌어지는 난민들이 희망 없이 비참함을 이어가는 삶의 모습과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부패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 민주주의 시민의 부끄러움의 힘" 내용보기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과 민주주의 시민의 부끄러움의 힘

 

"집요하게 계속되는 증언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감히, 지금 이 순간, 끔찍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겠는가?"

이 책은 알베르 카뮈의 말로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카뮈의 말처럼, 핫스폿이라 불리는 "인간 섬"에서 벌어지는 난민들이 희망 없이 비참함을 이어가는 삶의 모습과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부패와 비인도적 행위에 대한 고발을 담고 있다.

 

난민이 된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탈출은 전투기들의 끔찍한 폭격, 네이팜탄, 범용 폭탄 세례, 사린 가스를 내뿜는 수류탄에 겁에 질려서 시작된다. 고문, 착취, 약탈, 군인과 범죄 조직 등 비인간적 환경에서 구금 등으로 점철된 가시밭길의 연속을 거친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놓인 마지막 관문이 에게해 횡단이다. 바다는 아이들을 따스하게 보듬어주지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육지에 도착해도 갑자기 가족들과 헤어지기도 한다. 인간 섬인 핫스폿에서, 동반 보호자 없는 아이는 쓰레기 더미에서 놀고 굶주리며 여자아이들은 성폭력의 대상이 된다.

 

 

 - 사진은 영화 가버나움의 한 장면, 글은 이 책  p149, '그는 죽어간다' -

 이런 아이들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단절되었다고 느끼고 결국엔 본드를 마시고 자해를 한다. 마음과 몸에 상처만 남은 아이들은 갈 곳도 없이 어른들의 폭력에 방치된다. 그렇게 난민 아이들의 삶이 이어진다.

글쓴이(장 지글러)는 2019년 5월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레스보스를 방문한다. 이 섬은 소위 핫스폿(hot spot)이라 불리는 데, 시리아, 이라크, 아프카니스탄을 비롯해서 각지의 전쟁과 고문 등을 피해 그리스 해안으로 접근하는 수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장소라는 지위를 부여받았으며,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인간 섬"이 된다. 핫 스폿은 유럽연합의 기구들과 각 회원국이 협조하여 대외 국경지역에서 망명 신청자들의 일차적인 접수, 신원 확인, 명부 작성, 지문 채취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이 핫스폿에서 난민들의 삶은 어떠할까? 자국민이 아닌 난민을 대하는 곳인 만큼 양호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넘어서 거의 절망적인 상황이다.

 

글쓴이는 이곳에서 난민들의 모습을 보고 소위 "푸시백 작전, 쏠쏠한 장사"등의 현상을 비판한다. 난민 신청을 접수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핫스폿에서 정작 이런 활동보다는 무인 기관총을 난사하고 난민의 보트를 몰아내는 작전을 펼치며 이를 통해 무기상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비난한다. 전혀 구조자적인 면모를 보이지 않는 무장한 군함들에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서 채용된 경찰과 헌병들이 승선해있으며, 이들은 난민들을 내쫓는다.

 

- 유엔난민기구 홈페이지, 난민 사진-

이렇게 박해를 받으면서 비참한 삶을 살면서도 난민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도 이전에 제주 예멘난민 사태가 있었다.

제주 예멘난민 사태는 2018년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제주도로 입국, 난민 신청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이슈를 일으킨 사건이다. 특히 예멘인들의 입국에 내국인 브로커가 개입돼 있다는 가짜 난민 여부가 쟁점이 되면서, 이들의 난민 수용 여부를 두고 전 국민적 논쟁이 일었다. 이에 따라 6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 신청 허가 폐지’ 청원은 5일 만에 그 동의 수가 청와대 답변 필요 수인 20만 명을 넘어선 22만 건을 돌파하는 등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주 예멘난민 사태(2018)- 인용

 

제주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난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국가가 되었다. 제주 예멘난민 사태를 떠나 어느 가족이 난민이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밤, 복면 차림의 탈레반들이 아프사니스탄에서 교직을 하던 가족의 집에 쳐들어와 남편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고 그대로 당겼다.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무작정 국경으로 도망쳐 밀무역업자, 밀입국 안내인들에게 돈을 주고 부실한 고무보트를 얻어 도망친다. 고무보트는 뒤집어지고 거기에는 아내의 두살배기 딸도 있었다. 고국에서 나름 전문직에 종사하며 열심히 생활하던 그들에게 고국은 평화로운 삶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들이 망명하고자 하는 곳도 그들을 반기지 않았다. 그들의 몸에는 고문을 받은 불에 덴 자국, 손톱이 빠져 버린 손가락 등이 그대로 남아, 그들의 고통스러운 체험을 글쓴이와 같은 방문객에게 드러낸다. 

유럽과 유엔의 난민 지원은 계속 되지만 현장의 난민의 삶은 고스란히 지옥 같은 환경에 방치되어 있다. 난민 지구의 책임자는 군대의 고질적인 부패를 원인으로 돌린다. 그 사이에는 무기상들과 같이 돈을 버는 자들이 생긴다. 제주예멘난민 사태에서 보듯이 난민이 망명을 신청한 나라에서는 결코 그들을 반기지 않으며 가끔 발생하는 난민에 섞여서 들어오는 테러분자들의 테러에는 난민들의 지위를 더욱 더 위태롭게 만든다. 
 

 

 유엔난민기구는 1919년 베르사유 조약과 국제연맹 헌장의 결실로 창설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난민이 급작스럽게 발생할 경우 48시간 안에 반응하여 신속하게 화장실을 만들고 텐트를 세우고 물탱크와 수도관을 설치하며 응급의료센터를 구비한다. 아이들에게 정신과 진료를 시도하기도 하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난민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테러 현장에서 죽기도 하는 비극 속에서도 그들의 활동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776년 벤저민 플랭클린은, 그가 작성한 선언문이 실제로 지켜지기엔 아무런 구속력도 없다고 비난하는 청년에게 대답한다. "선언문의 이면에는 (민주주의 시민의)부끄러움의 힘! 이라는 엄청나면서도 영원한 힘이 있다"

민주주의 시민은 부끄러움의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유엔난민기구를 비롯해서 테러를 비롯한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난민들을 위해서,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힘이라고 글쓴이(장 지글러)는 강조하고 인간 섬에 대한 고발을 마무리한다.

이제 제주예멘난민 사태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남의 나라이야기가 아니며 우리도 난민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 테러에 대비하면서도 고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면서 우리나라의 이해관계도 생각을 해야 한다. 부끄러움의 힘을 바탕으로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는 증언과 함께, 테러에 대비할 수 있는 슬기로움이 필요한 어려운 때이다. 이런 때에 난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아울러 민주주의 시민의 힘에 대해서 되돌아 보기에 좋은 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2020.11.01.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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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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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어느 한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경우는 자신의 운명이 상대의 재량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장 자크 루소의 『인간의 불평등의 기원』에서)   2018년 500명이 넘는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로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크나큰 화두를 던졌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난민 수용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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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어느 한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경우는

자신의 운명이 상대의 재량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장 자크 루소의 인간의 불평등의 기원에서)

 

2018500명이 넘는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로 입국한 뒤, 난민 신청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크나큰 화두를 던졌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난민 수용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으며 결국 2명만 난민 인정을 받았고 난민 신청이 급증하자 예멘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난민의 입국은 중지되었다고 한다. 이 당시 논란에서 사람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 잘 알지도 모르는 일에 두려움을 가지고 의도된 가짜 뉴스에 휩쓸리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그렇게 난민 입국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 기억속에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 갔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난민들의 실상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은 들었지만 자세한 실상은 알지 못했던 내게 이 책은 자유를 찾아온 난민들이 인권의 대륙 유럽에서 어떤 환경에 처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었다

 

작가 장 지글러는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실증적인 사회학자로, 인도적인 관점에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한 글을 발표하는 저명한 기아 문제 연구자다. 대표작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 유엔을 말하다등이 있다. 이 책 인간섬은 절망을 피해 온 이들을 맞이하는 설계된 비극에 관하여 레스보스섬 난민 핫 스폿의 오늘을 말한다.

 

20154월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 사이에 체결된 협약으로 에게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섬(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핫 스폿’, 즉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파키스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전쟁과 고문, 국가의 파괴 등을 피해서 그리스 해안으로 접근하는 수천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장소라는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매일 아침, 그리스의 무장 경찰들이 해안 순찰을 하며 난민들을 체포한다. 체포된 난민들은 모리아에 있는 수용소로 이송되어 첫 번째 면담을 기다린다. 첫 번째 면담은 프론텍스, 유로폴 소속 정보 요원과 비밀요원, 유럽연합망명지원사무소에서 맡는다. 하지만 첫 번째 면담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장담도 할 수 없이 1년 2년이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공식적인 난민 수용소의 정원 초과 상태로 비공식적인수용소 즉, 올리브나무 숲1, 올리브나무 숲 2, 올리브나무 숲 3······이 임시로 마련되었다. 이 곳 또한 포화 상태이다. 이렇게 늘어나는 난민을 해결하기 위해 유럽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난민이 이 핫 스팟에 도착하지 못하게 미연에 막는 것이다. 푸시백 작전이라고 불리는 이 잔인무도한 방식은 프론텍스, NATO, 터키 또는 그리스 해안경비대 등이 무력을 사용하여 난민들을 태운 고무보트나 나룻배, 뗏목 등을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낸다. 이 위기 상황에서 사망자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임무는 난민을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이다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난민 감시와 진압을 위해 늘어나는 예산은 유럽연합 측의 요청에 따라 인간 사냥을 위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며 모든 종류의 무기 제조업자, 무기 판매상, 무기 브로커들의 배를 불리며 그 어떤 장사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긴다. 향후 7년 동안 120억 유로가 프로텍스 관련 예산이 증액될 예정인데 이에 반해 같은 기간에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에의 예산은 9억 유로 증가한다고 하니 이는 난민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무력으로라도 난민 입국 자체를 막겠다는 강렬한 의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푸시백 작전은 난민에게 망명을 신청할 권리조차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명백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

 

2015년 난민의 급증으로 핫 스폿, 즉 사전 접수 센터를 설치하고, 그리스 관계 당국이 이들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고, 신청이 받아들여진 난민은 유럽연합의 28개국 회원국 가운데 한 곳으로 보내질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독일만이 100만 명 넘는 난민을 수용하기로 한 반면,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은 이와 같은 재배치 계획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며 에게해 인근 핫 스폿의 어처구니없는 과밀 사태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모리아의 난민들은 모든 것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다. 인간답게 기거할 거처, 적절한 위생설비, 적절한 의료 조치, 충분한 식량, 의복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이 부족하다. 부패된 급식, 피부병에 시달리고 화장실의 넘쳐나는 오물 속에 간신히 목숨만 붙어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비공식 난민촌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이처럼 인간성이 상실된 현장에서 난민들은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급증하는 난민의 숫자만이 이유가 될 수 없다. 지난 5년간 10억 유로가 넘는 지원금의 불투명성은 브뤼셀과 그리스 장관들이 부패의혹을 상기시킬 수 밖에 없다.

 

이 난민촌의 35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동들은 보호자가 없는 경우도 많으며 교육이나 이른바 어린이 고유의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아동 인권 관련 협약 30주년이 무색하리만큼 유럽이라는 이 아름다운 섬에서 난민촌 아동들은 인권없는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선 자살 시도 또한 빈번하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그들에게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알레산드로 바르베리오는 다음과 같은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난민 모두는 그토록 힘든 고비를 넘겼으니 이제 빛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머지않아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모리아의 수용소에서 그들은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기다림을 끈질기게 버텨 내야 하는데, 그건 그들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일입니다. (p.151)

 

이렇게 인권이 처참히 몰살되는 이곳에서는 이제 공포로 난민의 유민 유입을 막으려한다. 망명을 원하는 그들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처참함의 실상을 전해 듣고 애초부터 이 곳으로 올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장 지글러는 이런 인권 침해 현장인 핫 스폿의 즉가적인 폐쇄를 요구한다.


 

문명의 섬에서 벌어지는 인권상실의 이야기는 자유를 찾아 바다를 건너오는 사람들을 바닷가에 휩쓸려오는 폐기물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아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저렸다. 그 동안 가끔씩 사진으로만 보던 난민들의 어렴풋했던 실상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지며 인권이란 것을 찾아보기도 힘든 그들의 삶과 그 인권을 철저치 무시하고 외면하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문제에 대해 무심하게 살아온 나 또한 유럽연합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잘 짜여지고 계획된 고통이 자신들에게 이득으로 바뀌어 가고 이런 부패된 현실 또한 철처히 유럽연합의 묵인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만약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난민들을 대했을까?  유럽연합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들의 처우를 개선해 주었을까?  어쩌면 그 당시 더 이상의 예멘난민 입국을 차단한 것이 우리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주지 않았기에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난민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과연 우리의 불편함과 불안감을 감수하며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이런 여러가지 질문들을 해보며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주권을 찾기 위한 노력이 모두에게 외면 당했을 때를 생각해보았다.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던 시절 우리가 겪였던 수모와 고통을 생각해보면 이들 난민들이 그 시절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른 바가 없어 보였다. 누군가의 도움을 외면해가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사람의 목숨과 인권보다 더 소중한 것일까. 


난민을 돕고 있는 민간단체들과 장 지글러와 같이 이런 문제점들을 외부에 알리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국제사회 모두가 더 철저한 감시와 고발로 그 곳에서 자행되는 관리자들의 만행과 부패가 빨리 중단되길 바란다. 하루 빨리 난민촌의 문제가 해결 되어서 자유를 찾아 목숨걸고 난민길에 오른 이들의 인권이 지켜지는 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바란다. 이 가을 우리는 풍족함을 느끼지만 지구촌 어딘가에는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해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실상을 알고 외면하지 말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며 다같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전하는 난민들이 실상은 나에게는 가슴이 저린 슬픈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그 곳에서 살아가는 난민들에겐 고통의 현실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l*****6 2020.11.01. 신고 공감 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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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렇게라도 간신히... 『인간 섬-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겨우 이렇게라도 간신히... 『인간 섬-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내용보기
내전이나 기아 혹은 정치적인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사람을 난민이라 한다. 말로만 듣던 난민을 오래 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신학교를 다니며 목동의 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학원 위 쪽엔 출입국 관리소가 있었고, 그 거리를 적잖은 외국인들이 오갔다. 어느 날 근처 지하철 역에서 동남아에서 온 듯한 외국인을 만났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이 얼마나 야박
"겨우 이렇게라도 간신히... 『인간 섬-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내용보기
내전이나 기아 혹은 정치적인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사람을 난민이라 한다. 말로만 듣던 난민을 오래 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신학교를 다니며 목동의 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학원 위 쪽엔 출입국 관리소가 있었고, 그 거리를 적잖은 외국인들이 오갔다.
어느 날 근처 지하철 역에서 동남아에서 온 듯한 외국인을 만났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이 얼마나 야박하고 부당한 곳인지 잘 알고 있던 터라, 마음이 추울 그에게 신앙과 좋은 교제권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 그 무렵 출석했던 교회는 규모도 큰 데다 젊은이들이 많아 마음을 의탁할만한 곳이었다.

그는 M국에서 왔다고 했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독재 정권이 대학교의 문을 닫아버려 몇 년째 대학생이 없다고 했다. 그곳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탈출해 한국으로 왔다며 난민 신청을 했다고 했다. 많고 많은 나라 중 왜 하필 한국을 선택했는지 측은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를 교회의 믿을만한 간사와 연결해 주었고 그 후 간간이 소식을 듣다 연락이 끊겼다.

누나라며 나를 믿고 교회에 왔을 텐데 당시 미혼에 내 인생도 버거웠던 터라 누군가에게 시간을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슬픔이 가득한 눈을 하곤 얌전히 앉아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빙그레 웃던 모습을 회억한다. 더 잘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여전히 미안하기만 하다.

몇 년 전 난민과 관련된 책을 읽다 그가 생각 나 검색을 해 보았다.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는 기사가 실려있었다. 그 사이 그는 청년 운동가로 자리 잡았고 우리나라의 유명 출판사에서 그의 이야기를 책에 실었다는 글을 보았다. 그의 비전에 관해 듣긴 했지만 이런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던 터라, 대견스러웠고 괜스레 뿌듯했다.

그러나 난민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좋았다 해도 난민의 거취가 우리네 삶과 직결되면 미안하게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쪽으로 입장이 바뀔 수밖에 없다. 이중적인 태도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재작년 예멘에서 온 난민이 제주도에 대거 상륙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반대 여론이 거셌고 적잖은 이들이 불안해 했다. 500여 명의 사람들이 난민 신청을 했고 신청자 중 언론인 출신 2명에게 난민 허가가 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더 앞서 10여 년 전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근처에 난민센터를 짓는다하여 동네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던 적이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값 하락과 치안 불안을 이유로 반대 시위를 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더불어 살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들이라며 맹비난을 했다. 나도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역 주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남의 일이라고 여길 때는 쉬웠고 감성적인 접근도 됐는데 전환된 입장으로 서고 보니 생각만으로도 곤혹스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난민을 대거 수용한 후 유럽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사와 사진으로 보았다. 난민의 수가 적을 때는 감당할 수 있었지만 2015년 이후 수백만에 이르는 난민의 대거 유입으로 이제 그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래서 장 지글러의 『인간 섬』을 읽고도 리뷰를 올리지 못 했다. 장 지글러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같은 저작을 통해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행동해온 사회학자다. 그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기아가 식량 부족 때문이 아닌 분배의 문제임을 알고는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좀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어 그의 책을 몇 권 사서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좀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다. 장 지글러의 견해뿐 아니라 난민들을 관리하는 책임자나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고 싶었다. 난민들은 몰려 오는데 수용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사하라 남쪽의 아프리카에서까지 난민들이 몰려 온다. 그들이 그리스에 오게 되면 다섯 섬 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에 있는 난민 캠프로 가야 한다. 난민 캠프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6,400여명이지만 2019년 11월 현재 35,000명이 넘는다.

난민들의 삶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 가축도 먹기 힘든 상한 음식을 배급받기도 하고, 적은 양의 음식이라도 배급 받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린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위생 시설은 꿈도 꿀 수 없다. 저만치 떨어진 공동 화장실을 오가다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날이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비라도 오면 캠프촌은 오물과 악취로 엉망이 된다. 프랑스 유학까지 갔다온 전직 의사도, 변호사도 여기서는 일개 난민에 불과하다. 그들이 생존하려면 생각을 지워야 한다. 그들에게 인간다운 삶은 현재로선 요원해보이니까.




장 지글러는 86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용감하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난민들의 상황을 알리며 이 끔찍한 상황을 전복하고 싶어한다. 시민이라면 갖게 된다는 부끄러움의 힘에도 호소하며, 난민들에게 주어진 보편적 망명권이 존중될 것과 핫 스폿이라 불리는 난민캠프를 폐쇄하길 요구한다.


그의 선의와 순도 높은 진심이 잘 전달된다. 그의 마음에 공명하여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가 말한 것처럼 대단히 선량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고통을 보고 아파할 수는 있으니까. 그런데 현지인들도 자신들의 삶을 살아야한다는 현실이 있다. 난민이 적을 때는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었고 감당했겠지만, 수십만 수백만 단위로 움직이면 그때는 인도주의적 입장과 온정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발생 가능한 일과 발생한 일, 각종 제반 상황과 여건에 대한 실제적인 조치와 보호, 지원을 해야 하니까. 입으로 하는 건 누구는 못하나.


그래서 이렇게 짧지 않은 글을 썼음에도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당신은 혹 이 책을 보았는가.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머지는 당신의 마음과 행동으로 채우시라. 그렇지 않다면 이 글은 결국 미완성으로 끝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d*********2 2020.11.24.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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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장 지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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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은 장 지글러의 작품이다. 장 지글러는 스위스의 사회학자이며,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이다. 그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최초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천적인 사회학자이며,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 문제와 관련된 책도 저술하였다.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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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섬』 은 장 지글러의 작품이다. 장 지글러는 스위스의 사회학자이며,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이다. 그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최초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기아의 실태를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실천적인 사회학자이며,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 문제와 관련된 책도 저술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유엔을 말하다』, 『인간의 길을 가다』 등이 있다.

이 책에서 장 지글러는 레스보스섬을 포함한 핫 스폿(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 지역에서 유럽 난민 수용의 실태를 담고 있다. 그 수용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고 비참한 상황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나치 히틀러 시대 때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누구의 강요가 아닌 그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점이 다를 것이다. 


그러면 이 유럽 난민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파키스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전쟁과 고문, 국가의 파괴 등을 피해서 도망쳐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섬들을 통과해서 발칸반도 지역이나 헝가리, 북유럽 등지로 가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가난한 농부나 노동자도 아니다. 그들은 교사, 엔지니어, 전직 공무원, 회사원, 수공업자 등 중산층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망명을 위해서는 상당한 액수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난한 농부나 노동자들은 망명 조차도 꿈을 꿀 수 없다.  


그러면 이 난민 거주 지역인 핫 스팟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유럽 의회에서는 핫 스팟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핫 스폿은 유럽연합의 기구들과 각 회원국이 협조하여 대외 국경 지역에서 망명 신청자들의 일차적인 접수, 신원 확인, 명부 작성, 지문 채취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핫 스폿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영토에서만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핫 스폿이  그리스와 이탈리아 영토에서만 운영 중이지만, 이미 그 영토에서 유럽 난민 수용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한다. 2019년 11월 현재 핫 스폿에 수용 중인 유럽 난민이 3만 4500명인데 그 중에서 3분의 2는 여성과 아동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핫 스폿에 세워진 난민 캠프는 64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난민 캠프는 정원 초과, 포화 상태인 것이다. 

이미 정원 초과 상태이기에 더 이상의 난민 수용은 어렵고 수용된 난민들 사이에서도 분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이 넘치는 난민을 통제하고 불법으로 몰래 들어온 난민들을 색출하기 위해 '푸시백'(push-back) 작전이 실행된다. 이 '푸시백'은 터키와 그리스 해양 경비함, 프론텍스 파견 정찰함 등이 실시하는 대단히 폭력적인 난민 저지 작전이다. 푸시백 작전은 밤낮없이 이루어지며, 이 작전의 목표는 난민들을 태운 고무보트나 나룻배, 뗏목 등을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냄으로써 이들이 유럽 영토에 들어와 망명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는 것이다. 장 지글러는 이러한 푸시백 작전의 실상을 전한다. 

프론텍스가 두 시간 동안이나 배를 해안에 붙잡아 두지만 않았더라도, 그들이 우리 의사가 난민들에게 갈 수 있도록 허가를 해 주기만 했더라도 그 아기는 십중팔구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보더 모니터링의 '레스보스섬의 핫 스폿을 통해서 본 유럽 망명 체제의 퇴보 현상 보고서 중에서-


그리스의 해안 경비대는 무력을 사용해서 망명 신청자들을 태운 배들을 터키 영해로 쫓아냄으로써 이들 난민들의 생명을 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TV채널 <유로뉴스> 중에서-

 푸시백 작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론텍스 소속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경찰들이 폭력을 동반하여 격력한 진압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때론 어떤 경우에는 이 작전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왜 이렇게 유럽 난민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것일까? 한 인간이 인간을 이렇게까지 심하게 폭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인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심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  더군다나 유럽 난민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자 신무기를 도입하기도 한다.

가령, 자동발사 기관총일 경우 300미터에 접근하는 누구든지 사살할 수 있다. 유럽 연합 측의 요청에 따라 무기 제조업자들은 인간 사냥을 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개발하였다. 유럽의 납세자들이 낸 막대한 금액의 세금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고 대포 거래상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프론텍스는 시민단체가 푸시백 작전으로 위험에 처한 난민들을 도우면, 그 시민단체를 '불법 인신매매 '행위로 고소했다. 그래서 난민들을 도왔던 여러 시민단체들이 고소, 고발 당했고,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왜 유럽 연합은 이토록 잔인하게 난민들을 학살하는 것일까? 최첨단 신무기까지 동원하고, 난민들을 도와주는 시민단체들까지도 고소하면서 말이다. 그들도, 유럽 난민들도 같은 인간이지 않은가?

유럽 난민들의 망명까지도 인정하고, 레스보스 섬을 포함한 핫 스폿에 난민 캠프도 만들어주면서 유럽 난민들의 망명을 막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유럽 연합이 주도하고 지시인 일일까?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그들을 '유럽 난민' 아라고 하는 데 그들은 유럽 사람들도 아닌데 왜 그들을 유럽 난민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난민들인데 그들이 망명해서 주로 서유럽으로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만약 난민들이 무분별하게 유럽으로 유입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난민촌이 증가하면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들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고 치안 또한 나빠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유럽 여러 지역에서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더, 그렇기 때문에 유럽은 난민을 적게 받으려는 동시에 많은 난민들을 주변 국가로 보내려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자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그들은 유럽 난민들로 인해 자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 나라는 안돼' 라는 이기심으로 이 난민 문제에 또다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들은 증가하고 있고, 이들을 유럽은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2015년에는 난민들의 숫자가 통제 불가능한 수치까지 증가하게 되자 유럽 연합은 '한시적 긴급 재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즉 핫 스팟에서 난민들을 접수한 다음, 그리스 관계 당국으로 이송하면, 그리스 관계 당국은 망명 신청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진 난민은 유럽연합 28개 회원국 가운데 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원래 계획은 이랬지만, 헝가리, 불가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은 이 계획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이렇게 해서 난민 재배치 계획은 실패하게 되고 에게 해 인근 핫 스폿의 과밀 사태만 초래하게 되었다. 원래 그 계획에 따르면 난민들은 유럽으로 가기 전에 그 중간지로 핫 스팟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망명 신청 여부가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 중에 기다리다가 지치고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이러한 행정업무를 처리할 공무원 숫자도 턱없이 부족해서 그 신청이 받아들이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기까지 핫 스폿에서 생활한다. 하지만 이 핫 스폿 난민촌 생활환경은 너무나 열악하고 끔찍하다.여기에 더해 핫 스폿에서 난민촌 생활은 너무나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하나의 화잘실을 100명 정도가 사용하고 한 샤워기에 150명이 사용하고 그나마 온수도 간헐적으로 나와, 아이들은 씻지도 못해 각종 피부병에 걸린다. 화장실은 악취가 풍기고 불결한 위생 환경과 물 부족으로 수천 명의 난민들이 옴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모리아 난민들에게는 모든 것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다. 인간답게 기거할 거처, 적절한 위생설비, 적절한 의료 조치, 충분한 식량, 의복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이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몇 시간ㄲ씩 식사 배급소 앞에서 기다리다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빈 손으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화장실은 구역질나게 더럽다. 물은 간헐적으로 나오며, 그나마도 몇 시간 안에 끊어진다. 텐트 주변엔 인간의 배설물이 쌓여 있으며, 비공식 난민촌의 사정은 한층 더 열악하다.

-독일 시민단체 '보더 모니터링'의 2019년 5월 자 보고서에서- 


 이 보고서를 읽으니 난민들의 비참한 상황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나치 히틀러 시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수용된 유태인들의 생활 환경도 열악했는데, 이 난민촌이 더 심각한 것 같다. 그것도 최근 보고 내용이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인 지금 2020년에 그들의 생활 모습이 어떨지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들이 만약 코로나에 걸리면 그들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난민들 중에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던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인간답게 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망명을 신청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인간적인 대우조차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은 주장한다. "이처럼 비인간적이고 과밀한 난민촌은 즉각적으로 페쇄되어야 한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난민촌을 둘러본 장 지글러도 이 참혹한 모습에 대해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책감과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나 자신이 이처럼 인간성이 상실된 현장의 직접적인 책임자는 아니지만,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 이제까지 침묵한 한 인간으로서, 나 역시 이처럼 참혹한 광경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가담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장 지글러- 

 

더군다나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난민들에게 자연재해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2016년 10웧 태풍 조르바는 레스보스섬 난민촌을 초토화시켰다. 난민들의 숙소인 컨테이너와 텐트가 태풍에 날아갔도 화장실은 범람해 각종 배설물들이 강으로 흐르고 살림살이 들이 더러운 오물들과 함께 다 젖어버렸다. 이에 대해 그리스 당국에 책임을 물었으나,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국가적 수치'라고 말하며 난민들과 난민촌을 비난하기만 했다. 그리고 세계의 전쟁과 고난의 참상 속에서 레스보스섬의 공식적 난민 수용소와 세 개의 비공식적 '올리브나무 숲 ' 난민촌은 잊혀져 갔다. 그들은 여전히 세계의 무관심과 유럽 관료주의의 무기력한 인질이 되어 절망 속에서 세계로부터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러면 이 모리아 난민촌의 참상'은 누구의 잘못일까? 정작 책임의 주체인 유럽연합과 그리스 당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리스 당국은 유럽 연합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의 화살을 유럽 연합으로 돌렸다. 이에 반해 유럽 연합은 지난 5년 동안 10억 유로가 넘는 지원금을  그리스 당국에 전해줬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박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브뤼셀과 그리스 장관들 사이에 부정부패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부정부패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모리아의 난민들은 하루에 두 번씩 식량 배급을 받는다. 그리고 배급을 받기 위해서는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이유는 배급량이 불충분하고, 그나마의 식품도 먹을 수 없는 거일 때가 자주 있다. 이에 대해 장 지글러는 사령관에게 그 이유를 묻고 항의한다.

문제는 식사의 다양성이 아니라 이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질입니다. 그 식사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라고요! 저는 난민들이 고기나 생선이 들어 있는 도시락 용기 뚜껑을 열자마자 그 내용물을 수용소 내부의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봤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들과 똑같이 그 역한 냄새를 맡았습니다. 바레인에서 온 시아파 교도 가족의 가장에게든, 팔레스타인에서 온 수니파 교도에게든, 바스라의 기독교에게든 상한 생선은 상한 생선일 뿐입니다. 그걸 먹을 사람이 어떤 문화적 특성을 지닌 집단에 속하느냐의 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p. 94-

이 또한 그리스 장군과 민간 기업업체들간의 부정부패와 착취에 의한 것이이라.

 

 

 

그러나 난민촌에도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의 관료들과 그리스 당국 대신 레스보스섬 주민들과 유럽의 시민단체들이 그들을 돕기 위해서 나섰다.  레스보스섬에 살던 주민들은 그 당시 소아시아에서 추방당한 그리스 난민들의 후손이었다. 그래서 섬주민들은 난민들에게 호의적인 연대감을 보여 주었다. 그 연대를 보여주는 예로 '아트 호프 센터'를 들 수 있다. 이 센터는 유럽 전역에서 온 시민단체 회원들이 2017년 난민들과 합심하여 세운 곳으로 자율적으로 운영이 된다. 이 센터에서는 연극, 음악, 미술 등 예술활동을 하며 수업도 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예술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힘든일상과 고통, 절망에서 잠시나마 영혼이 숨쉴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의 시민단체 중 레스보스섬에서 연대감 조성에 가장 앞장 선 단체는 '레퓨지 서포트'일 것이다. 이 시민단체는 열두어 명의 남녀 변호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모두 레스보스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이 단체는 망명 신청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섬주민들이 결성한 레스보스 연대가 있는데, 이 단체는 2015년 해협에서 배가 전복되면서 22명의 난민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에 결성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망명을 지원하고 신청 서류를 관리하는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에 대해 살펴보자. 그들은 제대로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장 지글러는 실상을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다라고 말한다.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는 2010년에 설립되었고 몰타에 본부를 두고 있다. 유럽연합 28개숫에서 파견한 관리들로 꾸려 나간다. 그들의 임무는 망명 신청 처리를 가속화하기 위해 각 나라의 관계 당국을 보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조 역할에 머물러야 할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는 막대한 권력을 휘두른다. 그들은 망명 신청자들의 최초 신문을 진행하고 그 서류를 작성하는 업무도 맡고 있는데 실제로 보면 그들의 손에 망명 신청 수락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시민단체에서는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의 활동에 대해 비판했다. 그 비판의 쟁점 중 하나는 망명지원사무소 직원들은 망명 신청자들을 신문하는 데 평균 15분 정도의 시간밖에 할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대로 심사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그들은 제대로 심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최초 면담 날짜가 잡히기까지 지나치게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 2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난민들은 위생과 영양 등 제반 조건이 엉망이고 열악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망명을 신청해서 받아들여지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그 난민들 중에는 아이들도 많다. 더군다나, 이 곳 레스보스 섬까지 오는 과정 중 가족이 몰살되어 혼자 살아남은 동반 보호자 없는 아이들도 많다. 그들은 동반 가족이 없어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국적과 상관없이 성인들과 섞여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성적 학대의 희생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비리는 반복적으로 자행된다.  아동 권리 협약 제 22조에는  난민 아동의 권리에 대해 이렇게 규정한다.

제 22조

1. 협약 체결국은 난민 지위를 얻으려 하거나 해당 국내법 또는 국내법이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난민으로 간주되는 아동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아동이 혼자이건 아버지와 어머니 또는 다른 누군가와 동행이건 아동이 원하는 보호와 인도주의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함으로써 이 협약을 비롯하여 이 협약 체결국이 가입한 인권 관련 또는 인도주의 성격의 다른 국제기구들이 인정하는 권리를 아동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 권리 협약 제 22조 중-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도 이 아이들은 성적 학대와 고통을 당하며 하루 하루 삶을 지속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유럽 난민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는 유엔난민기구가 있는데 과거에는 난민들 탈출, 보호, 정착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다. 유럽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난민기구의 난민고등판구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장 지글러는 말한다.

유엔의 요구 사항을 상기시키고, 난민 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며, 에게해 핫 스폿을 비롯해서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난민고등판무관 필리포 그란디는 가톨릭 좌파 인도주의 행동대원으로서, 브뤼셀의 귀먹고 눈먼 관료들과 시급히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그의 입장은 용날될 수 없다.

-장 지글러 (p, 142)- 

 유럽 난민들은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죽어간다. 스페인어로 모리아(moria)'는 '그는 죽어 간다' 라는 의미이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실제로 조금씩 조금씩 죽어 간다. 피로와 부실한 식사, 위생 결핍, 희망의 상실 등으로 절망하다가 그들은 결국 칼을 집어들고 그들을 자해한다. 피가 철철 흐르는 걸 보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온전한 정신상태로 살 수 없어 난민 아이들은 본드를 흡입하고 본드에 중독된다.

 

우리에겐 인권이 있다. 인권은 인류의 공통언어에 해당되는 도구이다. 인권은 그러므로 하나의 덩어리로서, 절대적이면서 동시에 상황에 의해 자리매김되는 본질적인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핫 스폿에 발목 잡힌 난민들에겐 전혀 이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들의 인권 대부분은 유린당하고 있고 망명권은 심각하게 위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 본부의 벤저민 루이스는 핫 스폿의 인권 유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핫 스폿들이 실제로는 억류소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핫 스폿은 자유와 인권, 그 중에서도 특히 건강할 권리, 적절한 거처에서 살 권리, 가정을 이룰 권리에 어긋나며, 고문 및 비인간적인 대우 금지에도 어긋나고, 망명권의 위반이며, 국제 공법에 의해서 보장되는 다른 모든 보호권의 위반입니다.

-벤저민 루이스-

그리고 유럽연합이 핫 스폿의 유럽 난민들에게 취하고 있는 정책은 포섭 정책이 아닌 억제와 공포 정책이다. 즉 공포심을 야기해서 박해받고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나라 탈출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레스보스를 비롯하여 다른 핫 스폿에서의 끔찍한 체류 현실을 알려주어 겁을 먹게 하자는 의도이다. 그들에게 떠올리기조차 싫은 처참한 수용소 현실을 계속해서 상기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끔찍한 난민 수용소 현실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 지글러는 마지막으로 주장한다.

유럽연합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구축물이다. 그런데 민주주의엔 무력함의 원칙 따위는 있을 수없다. 우리 시민들은 부끄러움의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여론을 결집시키고 우리의 투쟁을 계획해야 한다. 유럽의 도덕적 토대를 와해시키는 공포 전략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자.

우리 유럽 민족은 반난민 국가들에게 제공되는 지원금의 즉각적인 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

우리는 유럽 대륙 어디에서나 보편적 망명권이 엄중하게 존중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핫 스폿을,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건, 즉각적이고 결정적으로 폐쇄할 것을 요구한다. 그곳이 바로 유럽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 난민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 가끔 뉴스를 통해 바다를 건너는 고무보트에 탄 난민들의 모습들의 모습을 보았을 뿐이다. 그들의 문제와 상황은 지금까지 'None of my business' 였다. 소위 말해서 '내 알바 아니야' 라는 이기적인 생각까지 해왔다. 아직 한국에선 난민 문제가 심ㄷ각한 이슈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8년 예멘 난민의 제주도 수용 문제가 이슈가 되었고, 반대 시위가 강렬했다. 난민 문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하지만, 그 문제가 자국민의 이익과 보호에 관련된 문제라면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와 전혀 관계 없는 문제라면 인도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난민들에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할 수 있을까?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 보호라는 문제에 있어서도 이 문제가 조속히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들도 인간이며, 우리처럼 인간다운 대우를 받으며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그들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자신들의 고향도 등지고 망명을 했다. 국민이 자신의 고국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국민은 자신의 나라를 버릴 때 더이상 그들은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도 그 사실을 알지만, 그들의 생존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인권이 더욱더 중요하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그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탈출을 하고 망명을 신청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너무나 냉정하다. 관료들의 이익과 그리스 정부의 부정부패 등의 문제에 가로막혀 그들은 또 다른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유럽 난민들의 상황과 실태를 알게 되었다. 그 실태는 너무나 끔찍하다. 그리고 최근 뉴스에서 그리스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난민촌이 모두 불타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잘 곳도 없이 거리로 나앉았다고 한다.코로나 격리에 반발한 누군가가 저지른 방화 사건이라고 하는데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지금도 그들은 추위와 배고픔과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한숨만 나왔다. 어떻게 해야할지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기만 했다. 특히 난민 아동들이 당하느 고통과 그들의 현실 부분을 읽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왜 그 아이들은 그런 참혹한 현실을 살며 정신적인 고통을 겪으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어서 빨리 이 유럽 난민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유럽 연합국들이 자국의 이익들만 생각하지 말고 정말 머리를 맞대고 인도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협상과 논의를 해서 해결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4 2020.11.0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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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인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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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선진국들의 대륙 유럽, 그곳에서 난민 망명권은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1948년 제3차 UN 총회에서는 전 세계 193개국은 유엔에 가입하며 망명권을 명시한 세계 인권선언문에 서명했다. “박해 앞에서 모든 사람은 망명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은 국경 봉쇄를 금지하는 난민협약에도 서명했다. 세계가 동의한 인간의 '안전할 권리'는 인권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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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선진국들의 대륙 유럽,
그곳에서 난민 망명권은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1948년 제3차 UN 총회에서는 전 세계 193개국은 유엔에 가입하며 망명권을 명시한 세계 인권선언문에 서명했다. “박해 앞에서 모든 사람은 망명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럽연합의 모든 회원국은 국경 봉쇄를 금지하는 난민협약에도 서명했다. 세계가 동의한 인간의 '안전할 권리'는 인권 선진국들의 대륙 유럽에서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장 지글러가 유엔 인권위윈회 자문위원의 자격으로 그리스의 난민 핫 스폿 레스보스섬에 방문하여 난민, 관리자, 책임자, 시민단체 등이 만들어내는 섬의 풍경을 담는다. 모든 관계 당사자의 목소리와 그가 직접 보고 들은 실상을 충실히 기록하여 난민 캠프 안에서 비극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방관과 공포는 얼마나 전략적일 수 있는지, 이 비극은 어떻게 이용되어 이익으로 치환되는지를 보여준다. 고통의 단면이 아닌 고통의 구조에 다가가 ‘난민’과 ‘망명권’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h*******0 2021.1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