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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지 않고 나올 때마다 구해 보는 이야기책이다. 앞서 나온 책들과 배경이나 인물들이 이어져 있기는 하지만 일어나는 사건은 책마다 편마다 독립적이라 굳이 순서를 따르지 않고 읽어도 괜찮다. 단편인 듯 장편 같기도 하지만 매 이야기마다 친절한 설명을 거듭 해 주고 있어 나처럼 기억력이 훅 떨어지는 독자라도 읽는 데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내가 이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 하나가 이게 아닌가 싶다. 친절한 반복 설명. 희한하게도 아무리 반복되어도 지겹거나 성가시지 않는다는 것. 이번 책에는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괴담, 신기하기만 한 게 아니라 좀 무섭다. 많이 무섭다, 고요히 생각해 보면. 그러나 나는 고요히 생각하는 쪽이 아니다. 읽고 금방 잊는다. 마치 소설 속 괴담을 듣는 역할의 주인공처럼, 금방 읽고 금방 잊는다. 버리지 않아도 잊혀진다.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도 있다. 무서우니까. 그래서 이 작가의 괴담집을 읽고 나면 곧바로 다른 이야기책을 읽는다. 흥미 위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이 안성맞춤이다. 살면서 유령을 본다는 이야기. 유령이 있나 없나 하는 문제와는 관계없이 그냥 본다는, 봤다는, 느꼈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보기만 했다면 또 다행인데 그 유령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면, 다치거나 망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했다면,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할 수도 없을 텐데 여러 모로 난감하고 황당한 일이 되지 않을까. 그저 그런 일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수 있을 뿐인 걸까. 일본의 유령 이야기 혹은 괴담은 우리의 이야기와 좀 다른 면이 있다. 아마도 우리네 민족성이나 고유 문화와의 차이로 인한 것일 텐데, 읽을 때마다 납득이 안 되는 점이다. 내가 읽은 글로 알게 된 바는 일본의 유령이나 원혼이 막무가내로 나타나고 저지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처럼 앞뒤로 맺힌 이유나 사정이 없다. 그러니 더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유 없이 유령의 공격을 받는다는 점,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벌을 받는 것 같은 점, 단지 해당 인물을 안다는 이유로 같은 시간에 지나간다는 이유로 원혼의 지배를 받는다는 게. 어쩌면 일본 사람들의 종교적 가치관이나 정서에 이런 배경이 깔려 있는 건 아닐까. 주어진 상황이라면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 거부하겠다거나 바꾸겠다거나 물리치겠다는 의도를 살릴 기회가 없다고 체념하는 태도.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이 생각을 좀 오래 했다. 촘촘하게 전개되는 묘사가 마음에 든다. 이야기책 읽는 맛이다. 세상에 있거나 말거나, 있어도 내 사정은 아닐, 오로지 이야기만으로 읽히는 글. 앞으로 더 많이 쓰겠다고 하니 독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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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첫째 형수가 둘째 사위의 방에서 몰래 나오는 광경을 목격한 가족이 이를 추궁하자 첫째 형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린다. 이때 첫째 형수의 눈 밑에 있던 눈물점이 톡 튀어나와 구석으로 도망치는 걸 알아차린 사람은 이 집의 막내딸뿐이었다.며칠 후 새벽에는 둘째 형수가 셋째 누나의 남편을 덮친다. 혼비백산한 가족이 고함을 지르며 추궁해도 몽롱할 뿐인 둘째 형수의 눈 밑에서 또 다시 눈물점이 톡 튀어나와 도망치는 걸 본 사람은 역시 막내딸뿐이었는데. 핏기 없는 새하얀 피부에 검은 옻을 한 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매끈매끈 빛나는 눈물점. 난데없이 생겼다가 사건을 일으키고 도망쳐 버리는 눈물점의 정체는 대관절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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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벌써 6권째 (흑백, 안주,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맞나요?...다 좋지만 '안주'를 젤로 좋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지속적으로(행복한 탐정 시리즈와 함께) 작품이 나오고 그래서 항상 기다리는 작품.... 99개의 이야기를 쓰시겠다는 작가님 (정말 오래 오래 건강하게 계속 재미있는 이야기 써주세요.)... 현재 30여개 정도 쓰신 셈.
이번에는 ‘흑백의 방’에서 듣는 청자(한 명만 듣고 버리고....한 명만 말할고 버리는 방의 규칙)가 아가씨 오치카에서 둘째 도련님 ‘도미지로’로 바뀌고 이야기들...뭔가 아련하고 청초하고 곱고 사연있는 아가씨 오치카에게는 그에 맞는 이야기가, 이번에는 백수랄까 한량이랄까.. 밥벌레라고 자조하는 몸이 아파 돌아온 맏이 아닌 도련님 ‘도미지로’에게 맞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처음으로 19금 이야기(?) 같은 이야기 ‘눈물점’(뭐랄까...도대체 그 요사스러운 '눈물점'의 시작은 무엇이었을지 참 궁금해지는 민망한 가족사를 연출하여 우리 도미지로님이 그림도 못 그리게 만들고...), 시집살이랄까 시어머니의 저주같은 괴팍한 이야기 ‘시어머니의 무덤’(괴팍한 시어머니.. 무엇이 그런 심술과 저주를 만들었을까..어찌보면 가장 무서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련하고 애틋하고 짠했던 ‘동행이인’(진짜 예전 귀여운 먹 귀신 붙었던 이야기랑 느낌이 비슷했다. '삼귀'에 나왔던 식객 히다루가미...같은 느낌...), 그리고... 역대급 짜임새있고 뭔가 하나의 다른 작품이 나와도 될 법한 분량과 깊이와 빡빡한 구성으로 전개된 ‘구로타케 어신화 저택’(뭔가 방 탈출 게임같은 6명이 이상한 어느 저택에 잡혀와... 한 명이 남을때까지 요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금단의 예수교까지 등장했던... 아주 이름이 있으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런 이야기..... '누가 죄인인가?'...그런거...그들이 어떻게 선택되었나 하는 궁금증을 그대로 남기며...암튼 참 대단한 작가님... 에피소드 하나에 이렇게 정성을 부을 일이신가?...그러니까 이렇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시겠지? '작가님 감사하고 사랑해요^^') 까지.... 이번에도 충분하고 좋은 글이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읽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일도 하고, 살림도 하고, 맨날 피곤해서 잠도 많이 자고, 일상도 요거저거 하다보니... 두꺼운 분량의 글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빨리 서평도 쓰고 싶었는데... 서평은 꼭 ‘편집자 후기 마포 김사장님’의 글을 읽고 나서 써야 마음이 개운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편집자...라 감히 말합니다!!! (사실 다른 편집자를 잘 몰라요..ㅋㅋ)후유증... 모든 소설에 편집자 후기 또는 작가의 말이 없으면 짜증이 남... 암튼 다들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많이 오래 오래 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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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리즈 '흑백의 방' 전작 <금빛 눈의 고양이>에서 주인공이었던 오치카가 효탄고도의 작은나리 간이치와 결혼하고 미시마야의 두번째 아들인 도미지로가 흑백의 방을 이어받으면서 끝났다. 오치카와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인 도미지로가 어떤 식으로 흑백의 방을 이끌어 갈 것인가? 상당히 걱정스러웠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오치카보다 조금 덜렁대는 느낌에 아직 흑백의 방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도미지로의 시작으로 알맞은 시작이었다. 좀 더 에도시리즈의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는 사건도 등장하고, 여전히 괴이하고 오싹한 이야기도 계속되고 있다. 주인공의 변화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도 갈무리가 되는 데 아직까지는 조금 아쉽다. 도미지로 나름대로 둘째 아들이고 다쳐서 돌아왔고 이런 저런 사건이 존재하긴 하지만 오치카와는 다른 상처라서, 아마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도미지로도 성장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겠지만 극복의 과정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 그 다른 점이 뭔가 크게 아쉬워 보일 것 없는 이의 성장이라서 어떻게 그려지냐에 따라서 도미지로에 애착을 붙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랫동안 오치카와 함께 성장을 같이 했다고 느껴져서 그런가, 아직까지 도미지로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림을 통해 흑백의 방에서 들을 것들을 나름대로 토해내는 방식은 꽤나 마음에 든다. 항상 오치카가 그 수많은 악의적인 감정(물론 아닐 때도 있지만)과 기괴하고 묘한 이야기를 듣고 토해내는 과정이 걱정되었는데 도미지로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한결 나은 기분이다. 표제작인 눈물점을 포함하여, 시어머니의 무덤, 동행이인, 구로타케 어신화 저택 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로타케 어신화 저택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시어머니의 무덤'. 기묘하면서도 현실적인 공포감이 밀려온달까. 아무래도 며느리와 시어머니라는 관계성이 주는 무게감 때문일 것이다. 구로다케 어신화 저택은 솔직히 조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에도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무척 익숙하게 다가왔다. 더욱이 여전히 기독교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한 일본에서 기독교(굳이 따지자면 천주교일 것 같긴 한데)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 지도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신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의문을 던지게 하는 챕터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 멋대로 신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대한 일침 같기도 하고. 꽤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솔직히 조금 어려웠다. 아직도 곱씹게 된다고 해야 할까. 다만 이 이야기로 인해서 오치카에서 도미지로로 청자가 바뀌었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오치카가 청자인 흑백의 방에서는 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오치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나 도미지로에게는 맞는 이야기였다. 가독성이 뛰어났지만 큰 분량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서 주제 의식 등이 조금 어정쩡하게 다가온 것에 비해서 왜 굳이 이 이야기를 이 시점에서 다뤘는 지 조금 알 것도 같은 기분? 왠지 도미지로에 대해서 숨겨진 이야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죄'에 무게감이 실렸던 흑백의 방 시리즈. 이후의 도미지로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금빛 눈의 고양이> 리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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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리즈의 주인공도 많이 바뀌었지요. 미미여사는 매번 믿고 보는 작가지만, 저는 에도 시리즈에 대해 더 큰 애착이 있습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취향때문인지, 아니면 현대극의 비극 속에 읽고 나면 마음이 헛헛해지는 것과는 달리 에도 시리즈는 아무리 가슴 아픈 이야기라도 그 안에 알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인지 모르겠습니다. 오치카 대신 등장한 도미지로는 아직 미숙한 청자지만, 그 만큼 의욕도 넘치는 것 같습니다. 매번 아직 자신을 도련님이지만 밥벌레, 한량, 군식구로 표현하고 있지만, 긴긴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얼마나 성장하게 될 지 기대되는 캐릭터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99권까지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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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점 이야기가 특히나.... 점이 생겨나면서 집안이 말아먹히는 미친 이야기로 솔직히 일본 괴담들은 이유가 있는 경우보다는 자연재해로 괴이한 존재에게 습격당하는 재난이 대부분이어서 진저리쳐지고 불쌍하고 하지만 가끔 니 업보다 싶기도 하고 근데 여기는 개족보가 되었어요 어떡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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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물어(百物語)' 집필에 도전 중인 미야베 미유키의 '미시마야 시리즈' 제7부에 해당하는 책이다. 백물어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백 개의 초를 켜 두고 이야기 하나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꺼 나가는 일본의 전통 괴담 방식을 일컫는다. 미야베 미유키는 혼자서 99편의 괴담을 쓰기로 계획하고("백물어라고 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이야기해 버리면 정말로 괴이가 일어나버리기 때문에 99화에서 완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이 출간된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31편을 완성했다. 정말 대단한 야망, 대단한 열정이다.
더욱 놀라운 건, 해를 거듭할수록 이야기가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눈물점>부터는 세책가게로 시집간 오치카 대신 오치카의 사촌이자 미시마야의 주인 이헤에의 차남인 도미지로가 '흑백의 방'에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오치카와 마찬가지로 사정이 있어서 쉬고 있는 중인 도미지로는, 흑백의 방에서 사람들이 들려주는 괴담을 들으며 미시마야의 명물 노릇을 하는 것으로 밥값을 대신하고자 한다.
<눈물점>에서 도미지로가 듣게 되는 이야기는 총 4편이다. 그 중에는 도미지로의 어린 시절 친구가 직접 겪은 무서운 일도 있고, 벚꽃이 만발하는 봄이 배경인 으스스한 이야기도 있고, 전염병 때문에 한꺼번에 가족을 잃은 남자가 겪은 끔찍한 일도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저택에 갇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에도 막부가 엄격히 금지한 '야소교(예수교)'와 관련 있는 이야기라 흥미진진했다. 다신교와 일신교의 충돌. 흥미로운 주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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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유베 미유키는 유명한 작가이자 책이 출판하면 무조건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역시나 책 눈물점은 여러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새로운 내용과 시각을 갖고 책을 출판하는 그녀의 생각에 리스펙밖에 할 수 없다. 책은 술술 넘어가면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책 제목인 눈물점은 참으로 나에게 신선했으며 여전히 책을 읽고 나서도 기억이 나는 책이다. 다음편도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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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작가님의 책을 좋아했었습니다. 괴담 시리즈고요, 단편의 제목을 책제목으로 한 건 같은데 일본 원서를 찾아보니 국내판이랑 제목이 다르더군요. 괴담에 걸맞게 오싹한 느낌의 단편이 모여 있고, 평소 여러 장르의 글을 쓰는 게 좋았습니다. 편집도 깔끔하고요. 저는 보통 현대물 취향이긴 하지만 에도시리즈도 흥미로웠습니다. 그간 다른 책들도 구매하고 있었는데 가능하다면 앞으로 전작을 모아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속 출간되기를 기대합니다..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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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지로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말하고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화되는 흑백의 방에서 새로운 괴담의 막이 열린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고 눈물점은 그 중 하나에요. 눈물점이 붙으면 이상한 일이 집에서 벌어져요. 그리고 가족들 사이가 안좋아져요. 난데없이 생겼다가 사건을 일으키고 도망쳐 버리는 눈물점의 정체는 대관절 무엇일까요. 본인이 믿었던 종교가 화를 가져와서 그것이 소무이 번져 영지를 몰수당한 번주의 영혼이 사람들을 괴롭혀요.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들. 여기에서 모두 이야기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