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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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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높은 곳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 두 가지 두려움은 사실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두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느낌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면 바닥을 밟고 있어도 허공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깊은 물에서는 땅을 밟지 못한다. 결국 그 두 가지 두려움은 모두 하나의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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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높은 곳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 두 가지 두려움은 사실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두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느낌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면 바닥을 밟고 있어도 허공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깊은 물에서는 땅을 밟지 못한다. 결국 그 두 가지 두려움은 모두 하나의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두 가지 두려움은 또한 하나의 일 때문에 생긴 것일 지도 모른다. 그 여름 물에 빠졌던 그 기억이 이 두 가지 두려움을 모두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바닥이 없는 공포와 공기와 떨어진 공포는 결국 땅이라는 단단한 지지대를 통해서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뭍에서도 물에서도 모두 숨을 쉴 수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완전히 자신이 살아갈 곳을 만들어내지 못한 그러면서도 물고기라고 불리는 폐어처럼 경계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우리들 모두는 결국 주어진 두려움 속에서 버티고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일 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 폐어의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
  어둡거나 아픈 이야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어둡거나 아픈 이야기를 읽지 않으려고 한다. 내 삶도 힘든데, 누군가가 쓴 혹은 그린 어둡고 아픈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스스로를 더욱 더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이 책 '폐어'를 읽고 있었다. 허공에 뜬 느낌을 싫어하는 그래서 물을 두려워하는 내가 이 책의 그 물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파란색깔들에 이끌려서 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파란 공간에서 세상의 모든 곳에서 상처입고 내쫓겨 겨우 버티면서 어떻게든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있었다. 폐어는 그렇게 정신을 차리니 더욱 아프게 나에게 다가온 이야기 였다. 그리고 문득 문득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상처에서 완전히 같지도 또 그만큼 강렬하거나 아프게 남지는 않았지만, 상처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있는 내 마음의 흉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조금도 친절하지 않은 폐어의 이야기는 그렇게 그 파란색을 더욱 더 우울하게 만들면서도 묘하게 그 이야기를 읽어보려고 하는 혹은 마음을 빼앗긴 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언제나 작은 행복을 찾는 순간에 그것을 빼앗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의 모습의 작은 하나 하나를 만나면서 우리들 모두가 어느 곳에서나 살아갈 수 있지만, 또한 어느 곳에서나 완전히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폐어와 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이 조금은 우울한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어느 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그 폐어는 그럼에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도 그 폐어처럼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울함이 가득한 우리의 삶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그 폐어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14.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