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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마라톤 경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여자들은 마라톤에 출전조차 금지되어 있었다. 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명목상으로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여자의 신체 조건이 마라톤 경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남자들의 생각에서 나온 아주 한쪽으로 치우친 판단이었다. 달리기에 재주가 있는 소녀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포기해야 했으며 간혹 당돌하게 몰래 대회 출전을 시도하는 여자 선수들도 있었다.
마라톤 경기를 주최하는 관련 단체 협회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여자 선수들을 거리에서 붙잡아 도중에 대회를 포기시켰으며 설령 좋은 결과로 결승선에 들어왔더라도 규정 위반으로 입상 자체를 취소해 버렸다.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의 실제 주인공인 모린 월턴은 13세의 나이로 마라톤 경기에서 여자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3시간 15분 22.8초. 종전 기록인 3시간 19분을 깬 것이다. 캐나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마라톤에 완주했다. 13세에 불과한 소녀가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리라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캐나다는 물론 이웃 나라인 미국에서도 취재 경쟁이 타올랐다. 모린 월턴을 시작으로 마라톤 경기에 여자 선수가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차차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여자뿐만 아니라 유색인의 출전을 막는 인종 차별도 뻐젓이 남아 있었다.
최근 국내 마라톤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보면 나이 드신 어르신부터 젊은 여성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분들도 보인다. 기록 경신을 넘어 축제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달려서는 안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규칙이 없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의 재능을 보기보다 신체 조건이나 외모를 보고 판단했던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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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조금은 힘든 모습으로 달려오는 소녀의 사진이 담긴 표지. 하지만 소녀의 표정에서 금방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엿보인다.
표지만 봐도 이 세상의 편견과 싸운다는 것이 고단한 과정이었지만 그 과정을 거쳐왔기에 소녀의 시간들이 더욱 값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여자는 달릴 수 없다'라는 세상에 맞서, 앞장서서 싸워 온 여성의 이야기이다.
<흔들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이유>
소녀(모린)가 달린 이유는 '달리는 게 너무 좋다'라는 생각뿐이었기 때문이다. 우승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그냥 전력 질주가 좋았다. 소녀가 세상의 편견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모린에게는 커다란 축복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오빠들이 하는 건 전부 했다는 것. 그건 부모님의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린의 부모님은 대안을 찾지도 않았으며, 모린을 주저 앉히지도 않았다.
"수많은 소녀들의 꿈을 깨뜨린 사회의 나쁜 생각들로부터 딸의 파란 리본 꿈을 지켜주기 위해 방패처럼 행동했다"
모린이 더 행복하게 흔들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이 아니었을까.
<여자 달리기가 꽃을 피우다>
사이 코치가 모린에게 마라톤을 뛰고 싶으냐고 물어봤던 1967년까지, 마라톤을 완주한 여성은 10명 미만이었다고 한다. 하고 싶었던 여성들을 가로막았던 말 '안 된다'의 벽을 넘어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여자는 2.4킬로미터 넘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안 돼".... 세상은 온 통 '안 돼'라고 외쳤지만 사이 코치와 모린은 이 역경을 이겨내고 피나는 훈련을 해나간다.
꾸준히 마라톤을 훈련해가는 과정 속에 또 다른 성적인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마라톤을 여자가 감히 할 수 있겠어라는 시선과는 달랐다.
"남자 행세를 한다. 저러다간 가슴에 털이 날 거다, 난소를 못 쓰게 될 거다, 아기를 낳지 못할 거다". 소녀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웠지만, 오히려 가까운 또래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떤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달리는 일. 모린은 장거리를 달릴 때마다 기록을 깰 때마다 여자가 어떤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어떤 거리를 달릴 수 없다고 정해 놓은 규정이 시대에 뒤떨어진 나쁜 관행임을 증명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달리기>
그녀는 5년간의 달리기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지만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온다. 그녀가 그동안 받았던 많은 리본, 명판, 조형물들이 지하실에서 뒹굴지만 어쩌면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낸지 모르고 지낸다. 13세 때인 1967년 5월 6일에 자신이 낸 세계 기록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고 생각하며 지낸다.
그녀가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여자들이 달리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갈수록 많은 여자들이 마라톤에 출전한다. 모린이 이뤄낸 진정한 가치는 이것이 아닐지.
오랜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어도 놀라운 것은 여전히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달리고픈 욕망을 발산한다. 그리고 오십대가 되어 다시 한번 도전한다.
<편견을 깬다는 것, 진짜 좋아하는 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달리기가 좋아 시작된 일. 소녀는 부모와 사이 코치의 든든한 조력으로 세계 무대에 오른다. 1967년 13세 마라토너는 3시간 15분 23초라는 여자 세계기록을 보유한다.
여자라서 안 된다는 편견을 깨자 성적 정체성까지 의심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그녀를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 당당히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와서가 아닐까.
아직도 편견 속에서 많은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도서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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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라는 말은 세상의 여성들이 수없이 들어온 말 중에 하나다. 이유는 여러가지였지만 결국 하나였다. '여자니까 안돼!'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는 여자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세계인 '마라톤'의 역사를 뒤집어버린 소녀 '모린 윌턴'을 필두로 남자들이 쌓아놓은 마라톤의 벽을 허물었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또래보다 신체적으로 작았던 모린 윌턴은 오빠가 달리기 경주에서 받아온 파란 리본이 갖고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끊임없는 훈련과 사이 코치의 가르침 덕에 훌륭한 마라토너가 된 모리 윌턴은 '마이티 모(대단한 모)'라는 별칭처럼 마라톤 여자 세계 기록 달성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이뤄낸다. 하지만 모린은 얼마 후 달리기를 그만 두고 만다. 뛰어난 실력을 입증받은 모린은 왜 달리기를 그만 두었을까? 모린이 달리기에 눈을 떴을 당시만 해도 여자가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제한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주 먼 옛날도 아니고 불과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 전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당시 육상 협회 사람들은 여자들이 달리기 특히 장거리 달리기 종목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여자에게 수염이 달리고 임신이 되지 않으며 미모를 해친다는 황당한 이유였다. 하지만 여자들은 결코 굴하지 않고 달렸다. 보비 기브는 나무에 숨어 있다가 마라톤에 참여하였고, 캐스린 스위처는 협회 관계자에게 멱살을 잡히면서도 뿌리치고 마라톤 경주를 계속 하였다. 그들이 있었기에 모린 윌턴도 달릴 수 있었다. 본문 158쪽에 나온 것처럼 처음 불을 피우는 건 무척 어렵지만 한번 불이 생겨 여러 곳에서 불길이 일어나면 그것을 완전히 잡기란 대단히 어렵다. 모린과 다른 여자 마라토너들은 불을 피우고 불길을 일으킨 것이다. 소설이 아니라 기승전결이 없고 실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서술한 것이라 약간 글이 딱딱하지만 진실한 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달리고 싶은 소녀들의 외침이 어떻게 세계를 바꾸게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라톤소녀마이티모 #레이첼스와비 #키트폭스 #이순희 #학고재 #마라톤 #여성마라톤 #여성마라톤역사 #실화 #모린윌튼 #마라톤신동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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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에세이로 책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다음으로 무슨 책을 다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최신작인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를 선택했습니다. 실화입니다. 별명은 마이티 모. 우리나라 말로는 위대한 모. 이름은 모린 윌튼. 1953년생입니다. 만 13살 때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내고 그냥 사라져버린 소녀지요. 마라톤이 여자들에게 금지되었던 시절(법적으로도 금지가 되어 있었고, 이를 어기고 뛰면 각종 공격을 남녀노소 모두에게 받았던 시기입니다), 그 금기와 억압을 이겨낸 (고작) 만 13살의 캐나다 소녀가 1967년 어느 작은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이뤄낸 이야기입니다. 지금이라면 말그대로 '천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느껴질 신동이었지요. 그러나 그녀는 결국 만 17살에 달리기를 포함해 모든 운동을 그만 두고 마라톤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갑니다. 이 책은 이렇게 사라진 1953년생의 소녀를 60이 다 되었을 때 다시(!!!) 찾아내 21세기에 들어 이 할머니의 업적을 널리 널리 알린 러너스 월드 웹사이트 편집자이자 해당 팟캐스트를 운영 중인 레이첼 스와비와 키트 폭스가 저자가 되어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저자들이 러너스 월드 웹사이트 운영자라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올해 5월달에 있었던 대한체육회의 100년 후손에게 보내는 손편지 공모전에 쓰려고 올림픽 마라톤 조사를 하다가 (왜냐하면 그때 한창 올해 열리기로 했던 올림픽을 한다 안한다 뜨겁게 논쟁 중이었거든요) 결국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했던 여자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다가 - 우리나라에는 정보가 없어서 외국 사이트를 알아보다가 이 러너스월드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거든요. 정보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그 곳 운영자라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 참고로 여자가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 가능했던 시기는 1984년 미국 LA 올림픽 때 부터입니다. 이 책의 유일한 아쉬운 부분은 모린 윌튼이 직접 쓴 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조금 무리수거든요. 저자가 본인이 아니다 보니 책 내용이 다소 팩트 위주의 건조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무리 상대를 잘 안다 하더라도 어쨌든 제 3자가 쓴 이야기니까요.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마라톤 에세이 취향때문에 느껴지는 아쉬움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마라톤 에세이들을 좋아하고 일부러 찾아 읽는 이유는 - 20대까지만 해도 땀은 여름이라 흘리는 걸로 알고 살았던 제가 30대가 되어서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으면 변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중점에 있는 것이 달리기이자 마라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마라톤 에세이들을 읽으면, 대부분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면서 몰랐던 사실도 많이 배우고 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돈이 아까운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비록 저자가 모린 윌튼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감동과 공감대 형성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2020년 오늘 지금은 당연시 되는 무언가가 실은 과거 수많은 이들의 불 튀기는 투쟁과 눈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깊이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래서 하루하루 더 감사해야 할 일들이 늘어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책입니다. 위의 목차도 사실 조금 조정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티 모, 그러니까 모린 윌튼의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무언가 그동안 금지되었던 것이 그 반대가 되는 과정은 - 그러니까 예를 들어 노예제도나 여성 참정권 말입니다 - 분명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록 당시에는 소수에 불구하지만 싸우고 싸우고 싸웠던거지요. 이 책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다루고 있어서, 사실 모린 윌튼에 대한 이야기만 읽고 싶었던 저에게는 (미안하지만) 약간의 피로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재차 말하지만 여성의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 참여는 1984년 미국 LA 올림픽 때 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나가면 남녀노소 다 욕했어요 ㅠㅠ 그래서 만 13살의 천재 달리기 소녀는 만 17에 세상을 등지고, 은행 창구 직원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자녀 둘을 낳지요. 성을 바꾸어서 모린 윌튼에서 모린 몬쿠소가 됩니다. 세상도 그녀를 찾지 않았지만, 그녀도 세상을 찾지 않았어요. https://en.wikipedia.org/wiki/Maureen_Wilton 위에 있는 위키피디아 소개를 보면 마치 금융계에서 일한 것처럼 나오는데, 다른 자료를 찾아보면 은행 창구 직원으로 조용히 일했다고만 나와요. 달리기와 마라톤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며 살아서 남편도 자녀들도 엄마가 한때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사람이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고 해요. https://www.runnersworld.com/runners-stories/a29460762/mighty-moe/ 그런 그녀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건 이 책의 저자들이자 러너스월드 운영진들이 그녀를 집중적으로 세상에 알리기 되면서부터지요. 덕분에 2009년도에 모린 윌튼은, 1967년에 함께 마라톤을 뛰었던 미국 여자 선수 캐스린 스위처 (같은 해 보스턴 마라톤 뛰다가 사람들에게 머리채가 잡혔던 선수입니다)와 무려 42년만에 만나 함께 마라톤 참가를 하지요. ...참고로 모린 윌튼/몬쿠소의 자녀 중 한 명은 현재 달리기 선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