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그의 글을 읽고 나서 잠이 오지 않았다. "이문구'라는 왠지 답답하게 느껴지는 그의 이름과는 달리, 작품속의 인물과 자연들은 그 속에서 자라고 보지 않을 자면 감히 묘사해낼 수 없는 길고 오롯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충남의 어느 시골 속까지 파고든 이 땅 현대사의 전개와 함께 그 진정성은 부침과 변화와 한으로 변해나간다. <관촌수필>이라는 향기로운 제목과 함께 작가는 그 시절, 말간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던 고향과 풍물로 우리를 데려간다. 거기에는 침몰해가는 양반가의 조용하고 뼛성어린 슬픔이 있고, 이 땅의 이념들에 의해 내둘리는 가족과 사람들의 조용하고 불가해한 공존이 있다. 명확하게 살기 어려웠던 시절, 당연히 명확하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어떤 감정 묘사 없이도 보는 이를 휘어잡는다. 잘다진 흙땅을 맨발로 밟고 선 듯한 낯선 친숙함. 이문구씨의 글이 보여주는 것은 맨땅 자체의 깊고 오롯한 생명력이다. 우리 앞에 그런 질박한 언어들에 의해서만 비로소 표현될 수 있는 깊은 땅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들을 상실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플 정도로 말이다.관촌수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