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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일상의 제주도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일상의 제주도" 내용보기
제주도는 이름부터 휴양지 느낌이 난다. 이는 내가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여행은 항상 제주도로, 방학 때 가족 여행도 무조건 제주도로. 제주도는 나에게 며칠 동안만 가서 힐링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를 읽으면서 제주도도 누군가에겐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며 며칠만의 공간이 아닌 몇 달, 몇 년간의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일상의 제주도" 내용보기

 제주도는 이름부터 휴양지 느낌이 난다. 이는 내가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여행은 항상 제주도로, 방학 때 가족 여행도 무조건 제주도로. 제주도는 나에게 며칠 동안만 가서 힐링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를 읽으면서 제주도도 누군가에겐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며 며칠만의 공간이 아닌 몇 달, 몇 년간의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책 속 주인공들은 제주 두 달 살기를 떠난다. 한 달은 적고, 세 달은 많았기에 택한 두 달의 시간 동안 주인공들은 장모님인 복희씨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그들이 두 달 살기를 떠난 이유는 혼자 사는 복희씨 걱정과 우울증을 조금이나마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많이 정겹고 힐링 되었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에는 음식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따라서 제주도 음식을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다. 제주도에 간 게 벌써 6년 전이기에 제주도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인지 책 속 음식 이야기가 유난히 흥미로웠다.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그림에서는 음식을 맞춰보며 하나하나 관찰했다. 그림이 사실적이지는 않았으나, 그래서인지 더욱 정답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를 읽으며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 아니라, 일상을 살러 가고 싶어졌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간 제주도에서 소중한 추억들을, 남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순간들을 담아온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제주도에 가서 소중한 추억과 공유의 순간을 만들고 싶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는 나에게 잊고 있던 일상을 일깨워줬다.

 

 삶에 지친 사람과 제주도에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당신의 제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y******7 2022.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힐링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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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는우리엄마복희씨 #김비글 #박조건형그림 #김영사 그림이 있는 초록의 색감이 있는 드로잉이 인상적이다. 페북에서도 짝지의 그림을 그리며 한번쯤 책이 나오면 꼭 봐야지 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제주에는 세번 가보았지만 아직 한라산도 못가보고 못가본곳이 천지이다. 누구나 제주도가면 그곳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 좋다. 저자는 제주사는 우리엄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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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는우리엄마복희씨 #김비글 #박조건형그림 #김영사

그림이 있는 초록의 색감이 있는 드로잉이 인상적이다. 페북에서도 짝지의 그림을 그리며 한번쯤 책이 나오면 꼭 봐야지 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제주에는 세번 가보았지만 아직 한라산도 못가보고 못가본곳이 천지이다. 누구나 제주도가면 그곳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 좋다. 저자는 제주사는 우리엄마복희씨를 보러 두달제주살이하러 가는 것도 있었지만 신랑의 우울의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해서 가는 제주살이였다.

배를 타고 제주를 가는데 배에서 먹는 라면의 꿀맛이란~! 나도 인천에 살아서 몇번 배타고 섬에 간적이 있는데 배에서 먹는 간식은 산에서 먹는 라면만큼이나 꿀맛이겠지. 우울과 무기력을 떨쳐버리고 삶속에서 설렘을 찾고자하는 여행이었다. 신랑과 엄마의 공통점은 밀양박씨. 순수하고 말이 크게 있거나 하진 않다. 여기저기 밀양박씨들과 여행하는 소소한 즐거움, 집으로 돌아와 복희씨는 밭에서 꽃나기전에 시금치를 캐어서 수돗가로 던진다, 거기서 꾸물꾸물 나온 초록벌레를 눈하나 깜짝안코 칼끝으로 꾸욱 윽~ 글이 너무 사실적이라 내 표정도 찌그러지며 웃게됐다, 윽~

작가의 그림으로 글로 힐링을 받고 밑도 끝도 없는 서로의 장난에 이런게 정말 짝지잖아, 얼굴에 서로의 발을 갖다대는게 응? 삶의 소소한 즐거움, 복희씨의 엉뚱한 행동이 우리네 엄마, 할머니와 비슷하다, 상호는 몰라도 "그 어디기 머시냐 그 치과옆에 건물인디" 요런거 말이다. 상호는 몰라도 그 어디기 머시기로 가면된다. 그리고 혼자사는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안부를 묻는 생활지원사라는 직업도 처음 알게 되었다. 제주에는 노인보호 표지판도 있다. 어린이 표지판은 봤는데 말이다.

저자는 중간중간 신랑이 나쁜생각을 갖고 어떻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걱정하는 모습에서 마음이 아팠다. 우울증으로 힘들어 할 때 옆에서 잘 지켜주고 토닥여주는 짝지.. 여행으로 인해 함께 함으로 인해 우울이 치유되셨으면 좋겠다. 복희씨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하나 실행시켜주며 그것을 보는 나도 뭔가 내가 해낸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꼈다. 칠십에도 꿈이 있는데 나의 꿈은 무엇인가? 하고싶은것이 있으면 나도 꼭 해보리라 실행해보자. 현재 나에게도 작가의 드로잉이 큰 힘이 힐링이 됨을 알았으면 좋겠다. 제주사는 복희씨로 인해 여행에세이를 통해 코로나로 답답한 이들에게 따뜻한 가족애와 제주의 풍경을 보았으면 한다. 글과 그림이 너무 좋다.

#힐링에세이 #치유에세이 #밀양박씨 #복희씨
이달의 사락 l*****7 2021.01.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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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표지와 제목을 보고서는 마냥 따뜻하고 힐링힐링한 책이라고 생각했다.책 속의 그림들과 색감과 글의 어투는 역시 따뜻했으나 글 속에는 무언지 모를 아픔들이 보였다.어쩌면 큰 아픔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위로를 전하는 모습이 깊었다.어느 정도냐면,실제로 이 책을 읽을 때 기분이 굉장히 다운된 상태로 카페에 가서 읽었다.그렇게 읽던 와중 부끄럽지만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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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표지와 제목을 보고서는 마냥 따뜻하고 힐링힐링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 속의 그림들과 색감과 글의 어투는 역시 따뜻했으나 글 속에는 무언지 모를 아픔들이 보였다.

어쩌면 큰 아픔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위로를 전하는 모습이 깊었다.


어느 정도냐면,

실제로 이 책을 읽을 때 기분이 굉장히 다운된 상태로 카페에 가서 읽었다.

그렇게 읽던 와중 부끄럽지만 눈물이 났다.

책 보고 운 건 처음이었다.

이 날의 내가 힘들었던건지 아니면 툭 건들면 울고 싶었을 때 이 책이 나를 툭 건들여준건지.



또 한가지,

우리 엄마 세대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모를 불편한 마음이 있다.

이제는 바뀌어가고 있는 여성들을 향한 당연하지 않은 억압들.

수많은 가스라이팅들, 그 시절의 폭력적인 남편들.

얼마나 힘드셨을까

모든 엄마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w*******2 2020.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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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 기다려주는 사람.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
"돌아갈 곳, 기다려주는 사람.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 내용보기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는 어떠한 이유로 엄마를, 그리고 엄마가 사는 제주도를 떠났던 딸이 중년이 되어 돌아와 엄마와 함께 세 달간의 섬 살이를 하는 이야기이다.   어떠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풀린다. 여느 집안에 있을법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상당한 아픔이 되었을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작가가 점점 가까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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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는 어떠한 이유로 엄마를, 그리고 엄마가 사는 제주도를 떠났던 딸이 중년이 되어 돌아와 엄마와 함께 세 달간의 섬 살이를 하는 이야기이다.

 

어떠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풀린다. 여느 집안에 있을법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상당한 아픔이 되었을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작가가 점점 가까운 사람처럼 느껴진다.

 

작가와 함께 세 달 간 제주살이를 하는 작가의 남편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다. 이에 읽는 사람도 심장이 한 번 덜컹,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치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생활하고 있지만 사실 이 가족이 몇 십년만에 재회한 직후라는 것, 심지어 그 중 한 명은 만성 우울증 환자라는 애써 묻어둔 아픔이 확하고 터져버리는 것 같아서 더 그랬다.

 

표지에 '복희씨와 헤어질 때 절대 울지 말아야지'라는 문구가 있어 책을 읽기 전 망설였다. 부모와의 영원한 헤어짐은 언제 읽어도 과도하게 슬픈 이야기다. 그러나 다행히 복희씨는 죽지 않는다. 작가가 세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복희씨와 '다음을 기원할 수 있는' 이별을 하는 장면에서 안심했다. 돌아갈 수 있는 곳, 기다려주는 사람, 엄마, 복희씨. 그렇게 마무리 되었기에 나도 마음 편히 이 드로잉 에세이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제주사는우리엄마복희씨 #드로잉에세이 #에세이 #제주도 #엄마 ##책추천 #신간 #김영사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s*********4 2020.11.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제주도의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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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이야기 속 '엄마' 라는 호칭 대신 '복희씨' 리고 표현한 점이 인상깊다.어느 글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하나의 존재이고 싶다.'이름은 지위에 국한받지 않는 고유명사라 그런지, 복희씨 역시 한 개인으로서, 그 사람 자체의 삶과 환경으로 깊게 와닿았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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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야기 속 '엄마' 라는 호칭 대신 '복희씨' 리고 표현한 점이 인상깊다.

어느 글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하나의 존재이고 싶다.'

이름은 지위에 국한받지 않는 고유명사라 그런지,

복희씨 역시 한 개인으로서, 그 사람 자체의 삶과 환경으로 깊게 와닿았다.

[복희씨의 오랜 터전, 제주도]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

제목 그대로의 내용이 담겨있다.


엄마의 터전 제주도에서

두달(사정으로 계획보다 일찍 돌아옴) 간 여행하며 느낀 추억과 감정 그대로를 옮겨놓은 수필집

글에는 김비(아내), 일러스트에는 박조건형(남편), 장소 제공자(엄마)

마치 한 편의 가족 수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왠지 이 책이 나온 후로 부부는 책을 들쳐보며 몇번이고 제주도 회상여행을 떠났을 것만 같다.

그만큼 세세한 묘사로 풍경을 머리에 절로 그려내는 책이었다.

29년간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남편과 나이가 들어가는 엄마에 대한 걱정.

그리고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그들은 일상을 뒤로한 채 제주도로 떠났다.

'제주도' 하면 가장 먼저 '힐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만큼 내 머릿 속 제주도에 대한 이미지는 평화롭고도 잔잔하다.

그래서 인생에서 적어도 한달 동안은 물아 흘러라~ 바람아 불어라~ 난 귤을 따련다~

하는 제주도 홈스테이를 꿈꾸고 있기도 하다 o(*^▽^*)ブ

어쩌면 내 소망이 담긴 이야기이기에 순식간에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어내려갔다.

흔들리는 배에서 먹는 라면,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 맛으로부터 본격적인 여정은 시작한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삐끄덕. 복희씨 집에 보일러 가동이 안되어, 며칠동안이나 꼼짝없이 덜덜 떨며 지내게 되는데...

38pg 익일 배송은 당연한 일이고 마술 같은 새벽 배송까지 가능해진 도시에서 살다 오면 제주의 삶은 기다림과 믿음의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느리고 흐릿한 제주의 시간은 몸을 내맡긴 채 너울을 타고 건너온 바다의 시간과 무척 닮아 있었다.

126pg 복희 씨의 목적지 개념은 내비게이션 화살표만 쫓아가는 우리와 분명 달랐다.

84pg 영화 같은 일들은, 소설 같은 일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고 또 환호하게 만들 것이다.

195pg 명확하지도 않고 엉뚱한 그림 하나가 왜 이리도 아름다워 보일까?

220pg 나란히 걸으면서 나란하지 않고, 앞뒤로 걸으면서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선 방향에서 걸었다."

230pg 내려오던 또 다른 등산객 한 분이 가방을 열어 파스를 내밀었고 또 다른 분도 파스를 내밀었다. 역설적이게도, 주저앉은 채로 꽤나 마음이 데워졌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불쑥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니. 주저앉은 내 마음에 꺼진 줄 알았던 작은 불 하나가 켜진 것 같았다."


g********7 2020.10.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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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간다는 것,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함께 살아간다는 것,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내용보기
한창 바쁜 시기에 이 책을 받아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제주'라는 이름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지만, '우리 엄마', 그리고 표지 삽화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다. 하루를 바삐 달리다가 이 책을 읽을 때면 잠시나마 모든 것이 멈추고 비로소 숨을 크게 내쉬는 것 같았다.   김비 작가와 박조건형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그 일행이 되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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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바쁜 시기에 이 책을 받아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제주'라는 이름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지만, '우리 엄마', 그리고 표지 삽화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다. 하루를 바삐 달리다가 이 책을 읽을 때면 잠시나마 모든 것이 멈추고 비로소 숨을 크게 내쉬는 것 같았다. 

  김비 작가와 박조건형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그 일행이 되어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들과 함께 오름에 오르고, 한라산을 등반하고, 오일장으로 떠나는 일상.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게 진정한 휴먼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다. 주로 굵직한 갈등이 다뤄지는 드라마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 우리는 우리의 일상이 매일매일 TV 드라마와 같은 특별한 일이 벌어지진 않지만,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특별했다는 걸 깨닫곤 한다. 복희 씨가 꽤 늦은 나이에 용기내어 한라산 등반을 결심했다는 것, 복희 씨와 김비 작가가 나눈 소소한 대화들, 그리고 그들의 헤어짐까지. 내겐 제주에서의 그들의 일상이 그만큼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요즘 같이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읽기 딱 좋은 책이다. 퍽퍽하기만 했던 생활 속에 숨쉴 구멍을 만들어준 책이랄까.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쉼'을 원한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읽어가다보면 어느샌가 그들과 함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t****3 2020.10.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김비, 박조건형 / 김영사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김비, 박조건형 / 김영사" 내용보기
운전대를 잡은지 겨우 두달차. 운전연습을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중,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문득 오이도에 가고 싶어졌다. 집에서 오이도 빨간등대까지는 차로 달려 편도 1시간 거리. 평일이라 그런지 수월하게 도착했다. 얼핏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가방에 넣어온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제주 바다는 아니지만, 여행은 아니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김비, 박조건형 / 김영사" 내용보기


운전대를 잡은지 겨우 두달차. 운전연습을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중,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문득 오이도에 가고 싶어졌다. 집에서 오이도 빨간등대까지는 차로 달려 편도 1시간 거리. 평일이라 그런지 수월하게 도착했다. 얼핏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가방에 넣어온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제주 바다는 아니지만, 여행은 아니지만. 물 빠진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제주도의 바람을 담은 책을 펼쳤다.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조명이 예쁘기로 소문난 카페 안에 혼자는 나 뿐이었다. 왜인지 집에서는 책장 넘기기가 어렵게 느껴져 운전연습을 핑계삼아 제법 멀리도 나왔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는 김비, 박조건형 부부의 사십일간의 제주살이를 담은 에세이다. 글은 아내가 그림은 남편이 그렸다. 이 책에는 총 3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아내 김비와 남편 박조건형 그리고 김비의 엄마 복희 씨다. 두 달을 계획하고 제주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던 그들은 사십일의 시간을 제주도에서 보내고 다시금 육지로 향했다. 담담하고 차분한 색으로 물든 이 책은 그 시간을 담고 있는 그들의 일기장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화려하지 않아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호기롭게 책 표지를 열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들은 나에게 완벽히 낯선 타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책장을 덮을 때가 되고 나니 글에 담긴 그들의 삶이 그리고 그림으로 남겨진 그들의 흔적이 마음 한편에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한 적은 없지만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의 일상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었다. 책 속에 담긴 소소한 일상과 그들의 사정, 감정과 우울함을 나 역시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그저 얇은 종이에 인쇄된 문장만을 알게되었을 뿐인데도 나는 책을 읽으며 함께 웃었고 또 함께 눈물 짓고 말았다. 흘러가는 일상 가운데 아주 작은 순간만이 담겨 있을 뿐인데 왜인지 나는 그들이 가깝게 느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이 참 좋았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어렵지 않은 글이었기 때문에, 담담한 문체 안에 담긴 상황들에 동화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과거의 내가 그리고 미래에 내가 아니 지금의 내가 느끼고 있을 감정들 때문에 나는 이 책이 좋아졌다. 


"사랑한다고 모든 걸 같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듯, 같이 여행한다고 모든 순간 함께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나는 김비 작가의 짧은 문장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여행이기도, 여행이 아니기도 한 제주도에서의 생활 안에서 김비-박조건형 부부는 함께 또 각자 시간을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행복한 일이지만, 나는 그보다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학창시절부터 갓 스무살이 되었을 무렵의 나는 굉장히 외향적이고 싶은 사람이었다. 사람의 성향이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지금의 나는 그다지 외향적인 사람이 아님에도 어릴때의 나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싶어했고 또 어울리고 싶어했다. 사람을 만나려 모임에 참여했고, 또 약속을 만들어 시간을 보냈다. 어렸기 때문에 체력이 넘쳤던 것인지 그때는 그랬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던 시절. 특별한 계기는 아니지만 스물 한살,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여행 이후 나는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평안을 알게 되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같이 하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것이 훨씬 더 편안하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낯설었던 군중 속 고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크고 작은 풍랑 안에서도 덜 상처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엔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여전히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새로운 모임에 나가 내가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삶을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신선하다. 다만 모든 순간이 누군가와 함께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부부가 함께하는 방식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각자 시간을 보내는 것. 


박조건형 작가의 그림은 제주도의 풍경처럼 따뜻하고 순수한 색을 품고 있다. 풍경을 담은 그림도 그러하지만 아내의 모습, 장모님인 복희씨 의 모습을 담은 그림에서 그 매력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책에 담겨 있는 그에 관한 에피소드를 보며 나는 카페에 앉아 조용히 눈가를 훔쳤다. 나까지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짧다면 짧은 40일의 시간은 사람의 삶을 결정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임을 알게 되기도 했다. 


"우와... 이렇게 가까운 곳을 그동안 왜 못 와봤지?"


"게을러서요."


한 동네에 오래 머물면서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 참 많다. 우연히 TV를 틀다 나오는 동네의 모습은 낯설기 그지 없다. 그런 것을 보면 새삼스레 여행이란게 꼭 멀리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오늘의 나는 게으름을 익숙함으로 포장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나의 동네 역시 나만 모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일수도 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오는 장소일 수도.


에피소드들 가운데 세 가족이 함께 한라산에 오른 것 역시 인상 깊었다. 겨운 발걸음으로 한라산 등산로를 꿋꿋하게 올라가는 복희 씨. 너무나 당연한 수순으로 나는 복희 씨를 보며 나의 엄마를 떠올렸다. 그저 누군가의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자연스럽게 그리 되었다. 물론 우리는 지금 함께 살고 있고 큰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함께 살겠지만, 나는 함께라는 이름 하에도 충분히 이별이 일어날 수 있음을 과거 경험으로 배웠다. 어쨌든 어떠한 형태로든 이별은 생기고 후회는 남은 자의 몫이 될 뿐이다. 후회라는 것은 또 무엇이며 후회하지 않으려면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답 없는 물음들만 꼬리를 문다. 나는 그저 이 책에 '엄마'가 등장한다는 것 만으로 감정에 푹 젖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괜스레 감정 이입하게 되는 마법의 단어처럼, '나와 우리 엄마'를 떠올리며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부제는 '복희 씨와 헤어질 때 절대 울지 말아야지'다. 책을 덮었을 당시에는 제주도에서 나와 집으로 향할 때 울지 않겠다는 말인가 했는데, 다시금 생각해보니 그보다 더 먼 미래를 향한 말이었다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우리는 잊고 잊혀지기 때문에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죽음과 이별을 잊고 살아간다.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후회없이 살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끝이라는 단어는 전혀 현실감이 없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별을 되새기며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전혀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또 없는 것 같다. 헤어짐 이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삶은 살아지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기에 후회는 쌓여만 갈 뿐이다. 과연 나는 나의 복희 씨와 헤어질 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답은 정해져있을 뿐이지만.


두서 없이 생각의 흐름으로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독후감이 누군가의 선택에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분명 다른 이들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커다란 너울의 파도는 아니지만 해변가로 쓸려와 발끝을 적시는 물결처럼 어쩐지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시간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0 2020.10.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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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을 살아오면서 제주도는 단 한번 방문하였다. 국내 거의 모든 곳에 나의 발자국이 안 닿은 곳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이지만, 제주도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나의 견문록에 기록되었다. 그때가 2018년 여름이었으니, 벌써 햇수로 2년을 넘어섰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제주 방문이 꽤 최근의 일로 느껴지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시간 흐름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서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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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을 살아오면서 제주도는 단 한번 방문하였다. 국내 거의 모든 곳에 나의 발자국이 안 닿은 곳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이지만, 제주도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나의 견문록에 기록되었다. 그때가 2018년 여름이었으니, 벌써 햇수로 2년을 넘어섰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제주 방문이 꽤 최근의 일로 느껴지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시간 흐름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서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그만큼 제주에서의 시간이 각별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나의 짧았던 제주도 여행은 지금도 가슴속에 선명히 각인되어 있다.


제주도는 다른 도시나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정서를 한껏 풍긴다. 대다수는 '이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나의 경험으로는 이는 적합하지 않은 단어 선택이다. '낯설면서도 정감가는', 약간은 모순적이고 살짝 맥빠지는 이런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즉 한 마디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리송한 정서가 육지인이 제주를 경험하고 담아가는 이미지이다. 몇 해 전, 아버지가 1년여의 유럽 출장을 나가신 적이 있다. 귀국하신 후에 유럽에 대해 말씀하신 첫 번째는, 유럽은 산이 없다는 것이다. 탁 트인 대지가 주는 인상이 이국의 그 어떤 요소 보다 강렬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그 평평한 화산섬의 지형이 갖는 독특한 요소가 그 지역 고유의 색과 정서를 만들어 온 것일 테다.


제주도를 단 한번 방문한 철저히 외지인이자 이방인이 제주에 대해, 애틋하거나 아련한 감정을 품는 것이 어쩌면 꼴사나운 경우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방문이었기에 제주에 대한 추억을 더 곱씹어 반추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책은 그런 나의 2년 전 제주의 이미지에 다시금 색을 칠하는 기회가 되었다. 사실 그간 무게가 있는 책을 읽어왔던지라 다소 가벼운 류의 책을 갈망하던 찰나이기도 했다. 심지어 제주의 색을 듬뿍 머금은 일러스트로 알찬 책이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김비/박조건형

본 책은 작가 '김비'씨와 그녀의 남편 '박조건형'씨의, 약 두 달간의 제주도살이를 수필 형식으로 꾸렸다. 그녀의 남편 박조건형씨는 제주의 색(色)을 오롯이 전달하는 일러스트를 맡았다. 화자는 작가 김비씨로, 부부가 근 십여 년만에 제주도에 있는 어머니 '복희'씨 댁을 찾아뵙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밀양 박씨 복희씨는 제주에서 가장 터프한 여성이다. 무뚝뚝하면서 험한(?) 말이 시원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그녀의 삶이 유순하게 흘러오지는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그런 그녀의 딸 김비씨도 그에 못지 않은 무뚝뚝함을 자랑하지만(?), 특유의 서글서글한 인간미를 한껏 풍긴다. 그녀의 남편 박조건형씨는 긴 세월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 큰 소동이 한 차례 일어나기도 한다. 가슴속 병을 앓는 그이지만 어떤 남자보다도 우직하고 든든한 사람이다. 온전치만은 않은 그들의 짧은 제주 이야기는, 정겨움 행복함과 함께 조금의 위태로움과 불안함이 공존한다.


어쩌면 그런 위태로움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순간순간이 더욱 애틋하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마냥 아름답기만 한 제주도 여행기였다면 난 당연히 매몰차게 책을 덮었을 것이다. 이방인의 제주 여행기 내지는 제주 예찬은 이제 너무 질린다. 김비씨를 포함한 이들 셋의 짧은 동거 이야기가 여타 단순한 여행기나 평범한 수필로 비춰지지 않는 까닭은, 그들의 이야기에 애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찾음으로써, 때론 상대의 아픈 부분을 보듬고 때론 아주 소박한 행복을 함께 나눈다. 삶이라는 긴 여행을 동행하는 가족 이야기의 배경으로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이들의 삶에 마치 축복을 기원하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힐링한다는게 뭔 소린지 이해가 안 갔는데, 아마 이 책이 그런 책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책 분량의 거진 반을 차지하는 일러스트들은, 각 에피소드의 주요 장면을 박건형씨가 손수 옮겨놓은 것이다. 사람마다 삽화를 음미하는 방법도 다양하겠지만, 난 유독 연녹색과 연파랑의 조화가 잔상에 남는다. 제주의 빛깔을 정녕 잘 표현하는 것은 당연 한라산의 푸르름과 제주바다빛깔일 테다. 박조건형씨는 책의 말미에 자신의 삶은 현재 '저공비행' 중이라 말한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그의 심신 상태에 대한 진단이다. 아등바등 고공비행 삶을 살아온 본인에게 잠시 짬을 내어, 복희씨 집에서 시작하는 짧은 제주도 이야기를 선물해보자. 저공비행도 때론 방법이라고, 어쩌면 지금 우리네 삶일 지도.


일러스트 : 박조건형

(제주도가 단지 여행지나 휴양지로만 비춰지는게 늘 안타까웠다. 특히 tv에서 연예인들이 제주도에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럭셔리한 전원생활을 뽐내는 것이 썩 유쾌하게 보이진 않았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저편에 있는 제주인들의 삶이 이방인의 근사하게 포장된 허세로 얼룩지는 것 같았다. 제주의 진면모는 매서운 제주바닷바람에 움츠리고 있다가 겨우내 고개를 들고 삶이라는 전투현장에 나서는 진정한 '제주인'에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 나의 신념(?) 하에, 진정한 제주도를 보고 듣고 만끽할 수 있는 본 작품을 접했다는 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다.)

일러스트 : 박조건형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k********n 2020.10.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향은 애증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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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주 여행을 앞두고 표지가 너무 끌리는 제주 관련 책을 발견하였다. 제목 또한 흥미롭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제주'와 '엄마'라는 단어의 조합이라... 어떤 이야기인걸까?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둔 저자는 엄마를 버리고 제주를 떠났어야 했다.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죽고 난 후, 남편과 함께 아주 오랜만에 제주를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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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제주 여행을 앞두고 표지가 너무 끌리는 제주 관련 책을 발견하였다. 제목 또한 흥미롭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제주'와 '엄마'라는 단어의 조합이라... 어떤 이야기인걸까?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둔 저자는 엄마를 버리고 제주를 떠났어야 했다.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죽고 난 후, 남편과 함께 아주 오랜만에 제주를 다시 찾았다. 이 책은 세 명의 짧고도 긴 제주에서 머물던 이야기이다. 그저 내게는 아름답고도 낭만적으로만 느껴지는 섬인 제주가 혹자에게는 기억하기 싫고 우울한 기억인 섬일 수 있다니.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하다. 그리고 저자의 어머니를 향한 모진 감정이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어떤 부분은 딸보다 남과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 또한 부모님과의 트러블이 수십년 째이다. 같은 공간에 살면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면 정말 우울증이 극에 달할 정도일 것이다. 나 또한 유년시절 내내 부부싸움을 보며 자라왔다.  엄마를 두고 떠나야 했을 정도의 아픈 유년시절을 보낸 저자의 상처는 얼마나 컸을까. 그녀에게 제주는 얼마나 가기 싫은 곳이었을까. 얼마 전에 유튜브를 통해서 제주 출신인 유명 강연자가 본인에게는 제주가 아픈 상처가 강한 곳이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와 너무 비슷해서 자연스레 떠올랐다.

 

  책 속의 훌륭한 삽화가 너무 눈길을 사로잡아서 이 책의 완성도를 매우 높여준 듯 하다. 삽화는 다름 아닌 저자의 남편이 그린 것이다. 남편은 20년 넘게 우울증을 앓고 있는 말 없는 남자로 소개된다. 이 무뚝뚝한 남자와 무뚝뚝한 어머니 사이에서 잠깐 머물던 제주에서의 기억은 어렸을 적의 상처와 아픔이 가득한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행스럽게 상쇄된 것 같다. 

 

  책을 덮고 저자에 대해서 검색해보았다. 트렌스젠더라고 한다. 어쩌면 제주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혼자 짐작해본다. 내게도 태어나서 자란 '울산'은 다시는 밟고 싶지 않은 지긋지긋한 곳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이런 지긋지긋함도 무뎌질 때 쯤이 되니 고향에 대한 악감정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고향이 있다는 건 어쩌면 이런 애증의 감정을 동반하는 것은 아닐런지.. 내게 그런 곳이 제주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고나 할까.

p******i 2023.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차분하고, 어딘가 우울하지만 아주 따뜻한 이상한 책
"차분하고, 어딘가 우울하지만 아주 따뜻한 이상한 책" 내용보기
제주도를 하나의 사진으로 설명하라면, 나는 사람이 적당히 많은 물회집 혹은 갈치구이집 창문 건너편으로 보이는 새파란 바다와 까만 돌을 찍을 것이다. 더워 죽어버릴 것 같은 땡볕과 한라봉 아이스크림, 주스 같은 것도. 나의 제주는 그렇다. 제주도, 하면 아빠 차 트렁크로 생긴 그늘에 앉아서 파란 바다를 보면서 물회집 안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린 순간이 떠오른다. 아마 제주도를
"차분하고, 어딘가 우울하지만 아주 따뜻한 이상한 책" 내용보기

제주도를 하나의 사진으로 설명하라면, 나는 사람이 적당히 많은 물회집 혹은 갈치구이집 창문 건너편으로 보이는 새파란 바다와 까만 돌을 찍을 것이다. 더워 죽어버릴 것 같은 땡볕과 한라봉 아이스크림, 주스 같은 것도. 나의 제주는 그렇다. 제주도, 하면 아빠 차 트렁크로 생긴 그늘에 앉아서 파란 바다를 보면서 물회집 안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린 순간이 떠오른다. 아마 제주도를 관광지로만 접했고, 여름에만 가봤기 때문이리라.

한국 사람들은 자기 안에 나름대로의 제주를 하나씩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 10명이 있으면 10개의 제주도가 있는 셈이다. 어느 여행지든 나름의 낭만이 존재하지만, 제주도-는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한달살기의 상징 같은 것이 되었다. 그 낭만 안에서 어떤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제주가 바뀌는 것 같다. 동백꽃이 피어있던 제주, 좋은 카페가 많은 제주, 파란 바다와 나무로 가득한 제주... 같은 식으로.

하지만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의 부부 안에 있는 제주도는, 아주 다른 제주도다.

그들의 제주는 조금 슬프고 더 정적이고 그러나 더 따뜻하다.

우리 앞에 길이 있었고 우린 길 위에 있었다. 길이 있으니 걸었고 길의 아름다움은 우리 것이었다. 제주 중산간 가시리 마을의 숨은 길은 슬프지 않고 너무도 아름다웠다.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 p142

이 에세이는, 십여년간 방문하지 않은 친모가 사는 제주도로 가기 위해 배에 올라타며 시작된다.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은 남편과 함께 '두달살이'를 하러가는 길이다. 제주도 이야기지만, 곧 가족의 이야기에 가깝다. 제주도에서 보는 엄마와 남편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을 '제주도 여행 에세이' 따위로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아주 좋은 식당이나 카페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제주도의 낭만을 전해주는 책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그곳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느낀 행복의 순간과 두려움과 슬픔과 따뜻함이 있다.

그곳에서 세 사람이 남들이 보기에 유쾌하고 즐거운 가족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몇십년 동안 제주도에 살면서 한라산에 한번도 오르지 않은 어머니가 땀을 흘리며 산에 오르고, 어느 아주 조용한 동네의 큰 나무 밑에 앉아서 몇시간이고 책을 읽고, 마당에 마구잡이로 자란 꽃들을 다듬고 그 앞에서 허술한 가족사진을 찍는 이야기다.

 

원래 목적지였던 사라오름 입구가 나타났다. 정상을 갔다가 내려오는 사람들이 "진달래밭 대피소에 오후 한시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백록담에 올라갈 수 없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우리의 정상은 그곳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다른 곳에 있다고. 우린 지금 우리만의 정상을 향해 다같이, 우리만의 속도로 아주 느리게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씨> p219

이 세상에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루프탑 와인바가 있다면, 동해 바다가 보이는 기름냄새 풍기는 꽈배기집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제주도에서 랜디스 도넛을 가고 멋진 한달살기를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한라산이 보이는 길바닥에서 울고 웃고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아내가 쓰고 남편이 그린 이야기라 더더욱 그렇다.

읽으면서 유쾌해지는 책은 절대 아니지만, 차분하고, 어딘가 우울하고 그러면서도 아주 따뜻한 이상한 책이다.

w*******4 2020.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