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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imf 직후에 쓰여졌다. 1999년 출판. 당시 imf가 도래할 당시는 한국 경제 모델에 대한 비관론이 횡행했던 시절인데, 이 책은 그런 비관론에 압도당하지 않은 채, 탄탄하게 과거 발전국가 모델에서 취할 것과 폐기할 것과 새로 구축해야 할 것에 관하여 말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21세기 한국정치경제모델의 핵심은, 시장 기능과 국가 자율성의 회복이다. 전자의 경우, 좌우 극단적 논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시장 기능의 회복이라하면 곧잘 고전주의 경제학자나 신고전주의 자유방임에 극소국가 지향의 이론을 떠올릴 텐데 이 책은 전혀 그런 맥락이 아니다. 이에 대해서도 저자가 구절구절 해명을 해두었으니, 찾아보시기 바란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책은 전혀 작은 정부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다. 오히려 국가 권력이 포획 내지 도전받았다는 입장에서 회복을 주장한다. 심지어 박정희 정권이나 전두환 정권의 국가 자율성에도, 그 역사성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잠시 묻어두고 오로지 그 '국가 자율성', 국가가 국가적 공론에 입각한 정책과 계획을 수행하고 지도한다는 측면에서의, 그 '국가 자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 왈, 오늘날 국가는 자본에 포획되었다... 이 말이 이미 1999년 당시에 쓴 이 책에 "국가는 재벌에 포획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IMF"라는 구절로 등장한다. 국가와 시장의 대립과 공존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국가 권력의 창출과 운영에 관한 건 주로 정치란 맥락에서, 또 시장 현상을 설명하는 그 내용들이 주로 경제란 맥락에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설명할 수 있다. 결국 정치경제다. 둘을 떼어 놓지 말자. 이 책은 국가 자율성의 회복을 위해 정치경제적 재편을 주장한다. 그 핵심 원칙은 분산과 견제이다. 그 철학을 내재화해야 할 주요 행위자들에 대한 언급도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국가, 행정부, 입법부, 기업, 주주, 사외이사단, 중앙은행, 민간은행, 금감원, 언론, 노동계... imf 이후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저자의 희망과 다르게, 위 행위자들은 결집을 택한 걸로 보인다. 후 한숨 나온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출판 시기도 편집 상태도 아니고, 다만 구체성의 수준이 저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뒤덮고도 남을 거대한 제안임엔 틀림 없다. 분산과 견제의 원리를 국가 구성의 철학으로 삼자... 철학으로. 일개 정책 단위에서 벌어지는 논쟁보다 더 중요한 지점을 말하고 있다. 만약 사회구성원들이 예전 국민교육헌장 외듯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정말 유토피아에 가까워질 것이다. 권력 분립이란 아주 쉬운 용어지만, 아쉽게도 그것을 국가나 사회의 구성 원리 내지 철학으로 인지하고 회자되는 빈도는 극히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자의 맥락은 자유롭고 합리적인, 그리하여 건설적인 대안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으로는 시장 원리에,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원리가 앙상블을 연출하는 데 있다는 걸 착안하자. 이 원칙이 결여되어 있기에, 철학 없는 정치, 이익 집단에 포획된 정치, 경제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저자의 희망과 다르게 imf 이후 15년간 그가 그렸던 유토피아 한국과는 많이 멀어진 곳에 와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