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서 건진 미식 인문학. 백종원, 정재찬, 유현준, 채사장, 쵀ㅣ강창민 강력 추천!
음 이 책은 구입시기가 2020년 12월 이네요. 다른 책으로 다시 도전. |
매력적이고 광활한 중독의 세계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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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양식의 양식 프로그램이 CP의 오랜 궁금증과 소원을 풀어보겠다는 사심프로젝트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미 초등학교때 카레라이스에 가자미식해가 어울리는 이 불가사의한 궁함에 대해서 고민하고, 의정부 평양면옥과 종로 한일관 냉면 육수의 차이를 논하고 자랐을 터이니 십대와 이십대를 넘어가고 삶의 범위가 확장되고 경험치가 커지면서 궁금함은 당연히 무럭무럭 더 자라난 상태였을 것이니 말이다. 저자 송원섭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걸어다니는 위키피디아 이자 지식백과사전인데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책을 읽다보면 ‘이거 말을 하다 마는데?’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읽고 있으면 저자가 옆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인데, 뭔가 이야기를 하다 중간에 마는 듯한 아쉬움이 있다. 실은 더 많은 것이 들어있다는 심증이 생긴다. 뒤집어서 탈탈 털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JTBC에서 긴 시간 준비해서 방영한 ‘양식의 양식’이 바로 그 사심 프로젝트의 결정체였는데 솔직히 TV프로그램보다 책이 주는 가독성이 주는 포만감이 더 크다. 엄청난 분량의 촬영분량, 그리고 5명의 네임드 출연자의 분량까지 다 우겨넣었기에 역시나 보고 있자니 얘기를 제대로 풀려다 만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아쉬움이 40%는 채워진다. 일단 역사적 지식이 방대하다. 역사 덕후가 아닌가 싶게 우리나라 음식의 역사에 대한 깊은 조사가 있고, 각 단어들의 어원에 대한 설명, 고전서나 근대의 신문을 탈탈 찾아내서 처음 이 음식이 우리 문화에 등장한 시기와 연유를 세세히 밝혀주는데, 이런 건 글로 읽는게 TV보다 오래 머리에 남는다. 그리고 친절하게 궁금증을 풀어가기 위해 외국으로 가서 가장 맛있다는 음식을 찾아내서 먹어보는데, 관광지 음식이 아니라 진짜 그 나라에서도 먹어보기 힘든 authentic한 로컬 음식의 정수를 먹는다. 혼자 여행가면 찾아가기도 어려운 곳의 음식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역사저널 그날’에다가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오고가면서 보는 책과 같다. 계통없어보이나 우리 문화라는 측면에서는 보면 중심이 잡히는 음식의 8가지로 시작해서 생각을 확장해간다. 돼지고기가 아닌 삼겹살, 국수가 아닌 냉면, 닭이 아니라 치킨, 한식이 아닌 백반, 국밥, 소고기 일반이 아닌 불고기, 중식이 아닌 자장면, 그리고 발효음식 일반이 아닌 삭힌맛. 읽고 있으면 역사적인 지식도 알게 되고, 흥미로운 문화적 측면도 이해하게 된다. 국밥과 냉면을 먹는 유일한 민족이 한국인이고, 이제 자장면은 한국음식인게 분명하고, 닭이 아니라 치킨이란 명사는 전세계적으로 ‘한국식으로 튀긴 닭요리’를 말하는 것이 되었다는 것. 더욱이 그 요리의 역사에는 한국인의 삶의 질곡들이 스며들어있다. 한반도의 분단과 한국전쟁이 평양냉면 남방 한계선을 만들었고, 지금의 북한 냉면과 한국의 서울식 평양냉면이 70년동안 어떻게 다른 길을 가게 되었는지 말이다. 여기에 삼겹살이 국민음식이 된 사연도 한국의 양돈산업과 고기 수출, 소고기 소비를 줄이기 위한 국가 정책에 IMF 경제위기와 퇴사붐, 부루스타의 보급과 같은 우연이 어우러진 것이란 것과 같은 이야기가 쏙쏙 귀에 들어온다. 바라건대, 저자가 JTBC의 미방송분 원본 테이프를 들고 디렉터스컷으로 출연자 나오는 분량 다 빼고 음식과 음식점 나온 화면만 가지고 커멘터리 버전으로 변사형 상영회를 하면 대박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냥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 말이다. Ps) 이 책을 읽고 난 사람이라면 “우리 세겹살이나 먹으러 갈까?”라고 하게 될 것이다. 사흘이 4일인줄 아는 사람들에 질색했던 사람일수록 말이다. ㅎㅎ |
송원섭, jtbc 양식의 양식 제작팀 공저인 양식의 양식 리뷰입니다.인문학 관련 책을 구매하려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쭉 살펴보던중 눈길을 끌어 클릭해서 구매했던 책입니다. 백종원, 최강창민, 유현진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냉면, 치킨, 불고기, 삼겹살 등 한국인의 소울푸드에 관해 흥미롭게 풀어낸 책입니다. 인문학이지만 음식에 관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쉽게 접하고 술술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