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책 #하리뷰 #소설추천
중력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쳐든 작은 싹,
고단한 시절의 복판을 통과 중인 우리들이 써 내려가는
가장 보통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
#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
#김이설
#작가정신
제목에 필사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필사의 밤이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우리의 정류장은 어떤 의미인지도.
낡고 오래된 목련빌라에서 부모님과 이혼한 여동생의 아이들의 돌보며 집안살림을 꾸려가는 '나'는 시인지망생이다. 시를 좋아하고 시를 쓰고 싶어서 뒤늦게 대학에 들어갔고 등단을 하고자 하였으나 현실은 조카들을 돌보고 집안일에 치여 시를 필사하는 것초자 버거운 상태다.
'나'는 마흔 살이 되도록 제대로 된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었고 어릴 때부터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시'를 쓰는 것.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이 바로 '나'였다. 그렇게 동생은 밤낮없이 일하며 돈을 벌어오고 '나'는 그런 동생을 대신해 육아와 집안일을 전담하게 된 것이다.
동생을 위해 조카를 돌보기한 했지만 가사노동과 육아는 생각보다 고되고 녹녹치 않았다. 게다가 아무도 자신의 노동을 알아주지 않았다. 의미없는 일, 능력이 없어서 떠맡게 된 일이었고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시를 쓰지도, 필사를 하지 못하는 날들이 괴롭다. 거창한 대가를 바란 게 아니라 그저 고맙다는 말만이라 듣길 원했는데 그마저도 돌아오지 않았다.
시를 쓰고 싶어서 매일 밤 필사를 하던 '나' 마흔이 넘도록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나' 동생을 위해 조카를 돌보는 일이 고되더라도 묵묵히 해내는 '나' 이제는 나로 살고 싶다는 '나'
정류장은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곳이다. '나' 는 정류장에 앉아서 기다리기만 할뿐 버스에 올라타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었다. '나'에게도 꿈이 있었으므로. 아버지의 말대로 나는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니까. 꽃을 피우려면 집을 벗어나야 했다. 오롯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정류장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떠나는 사람이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
무수한 필사의 밤은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주지 못했지만 절박한 시인을 향한 마음을 꾹꾹 눌러쓰며 버티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토록이나 철박하게 시를 쓰고자 하는 마음이라니. 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마음에 꽃을 피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필사를 해봤다면, 글을 쓰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쓰는 마음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이나 가사노동, 돌봄노동, 취업과 가난, 환경까지 평범한 우리의 일상 속에 파고든 문제들이 자연스레 녹아든 작품이었고 사람들이 왜 이 책을 적극추천하는지 알 수 있었다.
P. 9~10 계절이 변하는 걸 절감할 때마다 나는 그 사람을 떠올렸다. 잊으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 떠오르는 거야 당연했고, 그때마다 그 사람이 몹시 보고 싶다는 걸 굳이 외면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놀랍거나 새로울 것도 없었다. 서로에게는 늘 최선이었으므로 덜 사랑했다는 아쉬움도 없었다.
P. 23 오늘은 쓸 수 있을까. 저 창문에 흔들리는목련 가지에 대해서, 멀리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서, 늦은 밤 귀가하는 이의 가난한발걸음 소리에 대해서, 갓 시작한 봄의 서늘한 그늘에 대해서 쓰고 싶었으나 결국 아무것도 쓰지못하고 누워버렸다. 여섯 살, 네 살 조카아이들을 살피고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체력은 부족했다. 진득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딱 한 달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살다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잠은 언제나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P. 37 나혼자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나 혼자 바르게 산다고, 나 혼자 제대로 산다고 해서 변할 리가 없었다. 나는 누구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하게하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집안일을 했지만 나의 노력은 너무 쉽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되었다.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게 잘 참아지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상황이었을 뿐이었다. 내가들인 노력에 적당한 대가를 받고 싶었다. 대가란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그래서 고맙다는 마음이면 되었다. 말뿐이어도 좋으니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P. 57 나는 왜 하고 싶은 게 없는 아이였을까. 넉넉하지 않은 집의 장녀로 자랐으면 다른 세상으로나아가려는 욕망을 품었음 직도 한데, 그도 아니면 답답한 집을 떠나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해봤을 법도 한데, 나는 그저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었다. 변화나 시끄러운 걸 좋아하지 않았고, 몸을 움직이는 놀이도 즐겨하지 않았다. 집에 있던 많지 않은 책을 읽고 또 읽거나, 다 쓴 달력 뒷장에 빼곡하게 낙서를 하거나, 반듯하게 누워 천장의 벽지 무늬를 눈으로 따라가며 상상하거나, 그도 아니면 창밖을 멍하게 바라보는걸 좋아했다.
P. 61~62 어느 순간, 어쩐지 나는 보통의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보통의 삶이라고 규정지은 것들, 학교와 직장과 적당한 수입, 가족을 일궈 안정적인 일상을 꾸리고, 노후를 준비하며 일생을 보내는 일련의 과정들. 그 과정을 영위하기 위한 현실적인 실천 의지 같은 것들. 그런 것에 흥미가 없었으므로 가지고 싶은 열망도 없었다. 일반적인 삶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자, 그제야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p.78 네 인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그저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터널은 결국 끝이 있고, 그 끝은 환하다고.
P. 116~117 그날 저녁, 엄마의 구시렁 소리를 무시한 채 그대로 출근한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설거지 중이어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주저앉지 마. 엄마가 하란 대로 하지도 말고.
그러곤 뚝, 통화가 끊겼다.
P. 117 피지 못한 꽃, 이라는 말을 들은 날에도 나는 시를 쓰지 못했다. 필사 노트만 두꺼워지고 있었다. 낙선자로만 평생을 살아가면 어쩌나 싶은 마음.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되어, 패배자가 되어, 이대로 무용한 인간이 돼버리면 어떡하나 매일 두려웠다. 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연둣빛 싹이라도 될 수 있다면, 아니 새하얀 뿌리 한 쪽 될 수 있다면.
P. 120 누군가와 헤어지고 새로 만나는 것두가 그 시기에 걸맞은 때에 행하는 것이 보편의 삶인데, 내가 보편의 삶을 살지 못해서 나에게는 늦거나 이른 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적인 벽에 맞닿으면 자꾸 잘못된 결과가 되고 말았다.
P. 152 더 늦기 전에, 정말 식구들에게 발목이 잡혀 땅에 묻히기 전에. 나는 쉴 곳이 필요했다. 나는 도망칠곳이, 숨어 있을 곳이 필요했다. 적어도 식구들과 거리감을 둘 공간이 필요했다.
P. 166 그러니까 나는 시를 쓴다는 포즈만 취해왔던 것이다. 시와 같은 편이 되거나 시와 같이 어울려야 하는데 나는 늘 속내를 알아내고야 말겠다는듯이 멀찍이서 노려보기만 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나를 그려 넣고, 나를 새겨야 하는데 그마저도 용기 내지 못했다. 시를 쓰지도 못하면서 시 쓰기를 꿈꿨다는 건 시의 그림자에 숨어 내 언어가 사라지는 줄도 몰랐다는 뜻이었다.
p.170 지금은 잠시만이라도 나는 나로 살고 싶었다.
p.171 오늘은 그래서 그런 시를 쓰고 싶었다. 생의 끈질긴 얼룩과 여름 소나기에 대해서, 그 소나기 끝에 피어오르는 흰 구름에 대해서. 나는 지금 여기 있다는 것에 대해서.
|
|
지난하고도 지난한 삶을 보내는 주인공을 보며 언젠가 내가 아이를 키울 때가 생각나 아찔했다. 누군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있느냐 물을 때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 있다면 바로 아이를 막 낳아 키울 때다. 아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간 외에 내 시간이라고는 단 한 시간도 낼 수 없었던 때다. 모든 것은 아이에게 맞춰져 있어야 했고 실제로 그랬다. 밤에 잠을 자지 않는 아이. 낮잠도 없는 아이를 안고 하루를 보내려면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출근하려고 씻을 때도 화장실 문밖에서 문고리를 잡고 울던 아이. 직장이고 아이고 다 팽개치고 싶었었던 시간들. 어떻게 하루가 갔는지 생각하기도 버거웠던 시간들이었다. 하루라도 시를 쓰지 않으면 배기지 못했던 주인공. 시를 쓰지 못하면 좋아하던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필사라도 해야 했었다. 필사했던 노트들을 쌓여갔고, 신춘문예에 등단하지도 못했다. 그러한 시간마저도 낼 수 없게 되었다. 남편의 폭력으로 세 살된 아이와 태어난지 몇달 되지 않는 두 딸을 데리고 부모님이 계시는 20평 아파트로 오게된 여동생의 아이를 여자가 돌보아야했다. 여동생은 회계 관련 사무실에서 일했고 학원에서도 수업을 하며 경제생활을 했다. 어머니는 청소 업무를 아버지는 경비원으로 생활하며 앞으로 나가야 할 아이들의 돈을 미리 마련해야 했다.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하지 않는 여자에게 살림과 아이들을 돌봐야했다. 아이들을 깨워 유치원에 보내고 난후 아주 잠깐 시간동안 시를 필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다. 그녀가 살림을 맡은후 어머니는 손을 놓았다. 입이 짧은 아버지를 위해 고기가 들어가 있는 반찬을 만들어야 했고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씻기고 재워야 했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차지가 되었다. 여동생은 밤늦게 들어와서 자는 모습을 잠깐 살펴본후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그녀가 여동생에게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했으나 3년의 시간동안 그녀는 시 한 편 쓰지 못했다. 시집을 필사할 수 있는 시간조차 갖기 힘들었다. 점점 지쳐가고 있던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녀는 혼자가 되어야 했다. 그녀 삶을 위해. 미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흰 종이 앞에 앉아야 했다. 쓸 수 있든 아니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단 1초만이라도 흰 종이 앞에 앉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대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37페이지) 대학의 문예창작과를 다닐 때 여동생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3년의 시간은 이미 버거웠다. 전에 만나던 남자와도 조카들때문에 헤어졌다. 처음에는 시간을 쪼개어 만났었지만 점점 시간을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삶이란 없었다. 가족 모두 자신만 바라보는 듯해 아마 숨이 막혔으리라. 시 한 자도 쓸 수 없는 시간들. 무언가를 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 시간이란 걸 내지 못했던 순간순간들이었다. 책을 읽는내내 답답했다. 왜 이런 시간을 보내나. 아이들이란 존재는 그 무엇보다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지만 어렸을 때는 손이 많이 간다. 어느 한 사람만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다 챙길 수 없다. 가족들이 있는데 왜 그녀 혼자만 그걸 짊어져야 하는가, 무척 답답하고 또 숨이 막혔다. 아마 주인공이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한 마음이 나에게까지 건너왔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이런 글이 나올 수 없다. 그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고, 아직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작가들의 고됨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책의 뒷편에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었던 구병모 작가의 글은 이 소설을 썼던 작가에게도 구병모 작가에게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을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혼자 있는 동안 온전히 나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밤새 언어에 대해서, 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중략) 시집을 읽거나, 몽상을 하거나, 끊임없이 단어를 열거하거나, 심지어 잠을 자는 것마저도 최선을 다했다. (146페이지) 결혼한 여성들은 모두 이런 시간을 보낸다. 특히 아이가 있는 여성이라면, 작가임에도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본다. 책에서 나왔던 문장처럼, '잠시만이라도 나는 나로 살고 싶었다'라고 읖조리는데 그 말이 가슴에 파고 들었다. 아주 짧은 소설임에도 오래전의 시간들이 떠올라 울분을 참기 힘들었다.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단 두세 시간이라도 꼭 필요했던 그 순간들이 떠올라서였다. 그 시간들을 견디고 있을 모든 여성들에게 외치는 말과도 같았다. #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 #김이설 #작가정신 #책 #책추천 #책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소설향 #소설향시리즈 |
|
우리는 누구나 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 이 세상에 발을 들여놓지만 타고난 환경 그리고 각자가 지니고 있는 성향에 따라 그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 차이가 비슷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여기엔 다 나름의 사정이라는 게 있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한다. 때론 실제 삶보다 더 실제같은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데 이 소설이 그랬다. ![]() 집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낡디낡은 목련빌라 1층에 살고 있는 '나'는 부모님과 여동생 그리고 남매인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남편과 헤어지고 친정에 들어와 살게 된 여동생의 자녀로 '나'에겐 '조카'이다. 헌데 여동생이 일을 하러 다니게 되면서 변변한 일자리 없이 '집'에 있는 '나'가 조카들 돌봄은 물론 마찬가지로 일하러 다니는 엄마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된다. 하지만 집안일이란 게 늘 그렇듯 해도해도 표가 나지 않고 어느 순간 그녀가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하는 것이 가족들 사이에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은 모두가 잠든 시각, 식탁에 앉아 시집을 보고 '필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시'가 쓰고 싶어 여동생의 지원을 받아 공부도 해보았지만 '시'를 쓰는 것도 등단도 쉬운 게 아니었고 이젠 '시'를 쓰고 싶어도 쓸 시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조카들을 키우게 되면서 가끔 만나 사랑을 키워오던 '그'와 헤어짐을 선택하고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던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사건이 생기고 그녀는 마침내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 '도대체 왜 저렇게 사는 거지?!' 지금까지 자신이 모든 걸 선택하고 결정하고 삶을 능력껏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위의 물음을 던지고 싶을 만큼 꽤 아니 무척 많이 답답하게 다가올 수 있다. 나는 그저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었다. p57 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다못해 투명인간인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살면서 인내와 희생이 일상처럼 당연시 되어 왔던 사람에겐 흔한 상황일 수도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착한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제 몫 잘 챙기는 야무진 아이로 컸음 싶었다. p27 "자식새끼만으로도 부족해 이제 저것들까지. 벌이 없는 입이 몇 개냐 대체. 그러니 네 아버지나 내가 조금 더 벌어두고 죽어야 하는데...... ." 엄마의 레퍼토리는 언제나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p29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게 잘 참아지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상황이었다. 내가 들인 노력에 적당한 대가를 받고 싶었다. 대가란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그래서 고맙다는 마음이면 되었다. 말뿐이어도 좋으니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p38 내가 자처한 족쇄에 엉켜 탈출할 수도 없는 이 집이, 나에게는 육중한 관처럼 느껴졌다. p43 내 살림이었다면, 내가 알아서 식단을 꾸리고, 할 일을 스스로 정하고, 씀씀이를 설계해 살았다면 적어도 보람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늘 숙제하는 기분으로 동동거려야 했다. p108 늘 주눅들게 하는 말을 듣고 항상 괴로워하면서도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답답이, '나'가 털어놓는 하소연은 한편으론 뜨끔하고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어서 씁쓸했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내가 좀 외롭고, 내가 피곤하고, 가끔은 억울하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어도 당연히 식구들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p141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만약 가족 중 누군가 그녀처럼 모두의 행복을 바라며 '짐'을 도맡아 지고 있다면 먼저 다가가 나눠 들어주고 가만히 지켜봐주면 좋겠다. 물론 그녀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누구도 그렇게 살라고 하지 않았다는 걸,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도 되고,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는 걸 말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해준 따스한 응원처럼... ㅡ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p117 피지 못한 꽃, 아직 발화하지 못한 꽃, 아직 제대로 맺히지 못한 꽃. 내가 꽃이라면 한 번은 피워내고 싶었다. p151 ** 피치못할 사정으로 익숙지 않은,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집안일 혹은 간병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라면 왠지 눈물이 날 것도 같은 이 이야기에 무한 공감함은 물론 많이 슬프고 씁쓸해지기도 하겠지만 따뜻하면서도 든든한 응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TO.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당신에게... '괜찮아요. 이젠 용기를 내어 보아요...!' |
|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졸아드는가. 이 책은 세상과 타인이 정한 '보편의 삶'에 편입되지 못한 주변인에 대한 애정과 위로의 기록이다. 내가 바라는 삶이, 나의 꿈이 남들의 그것과 다르다고 하여 죄인인 양 살 필요도, 무작정 희생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은 소신에 대가가 따르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이 인생의 심판관이 되는 순간들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식구들이 가진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은 결코 외면하지 못하고 자신을 희생한다. 소설 말미에선 주인공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사건이 벌어진다. 문을 박차고 나갔을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고, 작가는 그 한 발짝에 담긴 희망을 긍정하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주변과 세상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쁠 때 비로소 나를 둘러싼 세계가 완전해진다는 것을 말하는 작품이다. 목련빌라를 떠난 그가, 어딘가에서 활짝 만개할 풍경을 그리며 기다린다. |
|
작가정신에서 출간한 김이설 작가님의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리뷰입니다. 사실 전 이 소설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은 거라 막연히 제목만 보고서 시와 관련된 낭만적이고 달달한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어요. 근데 이 소설은 로맨스라기보다는.. 뭔가 가족 이야기, 사람과 사람간의 이야기가 더 맞는 거 같아요.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시를 좋아하지만 계속 등단하지 못하고 뚜렷한 직장 없이 집에서 돌봄노동을 합니다. 그것도 본인의 자식이 아닌 동생의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해요. 결말에 가서는 다행히 이 노동에서 벗어나긴 하는데 읽는 내내 답답하고 또 답답하더라구요. (캐릭터가 답답하다는 게 아니라 상황이) 술술 읽혀서 하루만에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시구들이 참 좋네요. |
|
<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김이설 소설 |
|
세상은 무섭고, 사람들은 더 믿을 수 없으며, 자연은 매 순간 황폐해지고 있었다. / p.125
원래 스타일처럼 읽고 끝내기만 하면 굳이 할 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글로 옮기는 작업들을 하면서 하나의 습관이 생겼다. 바로 제목만 보고 내용을 유추하는 것이다. 말도, 글도, 전체적으로 생각이나 상상력을 키우는 일에 조금 어려움을 겪는 편이라 이렇게 제목으로 나만의 생각을 하는 것이 블로그에 리뷰를 적는 작업에서 하나의 틀이 되었다. 제목을 보면 적어도 두 문장 정도는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내 손에 들어오는 책들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실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생각하거나 예상하지 않았던 내용들로 전개가 되어가는 소설,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에세이, 관심 없는 분야의 어려운 내용들이 그렇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꾸역꾸역 완독하기는 한다.
반대로 내 예상과 다른 책이 손에 쥐어졌으나, 만족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스토리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현실적이거나 마음에 드는 소설, 알고 보니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저자의 에세이, 처음에는 에세이로 시작했으나 알고 보니 관심이 많은 분야의 서적. 특히, 마지막은 심리학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아 나름 만족도가 높았다.
이 소설은 후자에 속한다. 처음에 제목에 등장하는 정류장과 필사와 밤의 관계성에 대해 깊이 생각했었다. 머리를 아무리 쥐어 짜내도 나에게는 관련성이 없었다. 한 사람이 '정류장에서 밤에 필사를 했나?' 이런 생각으로 미리 보기를 봤더니 두 사람의 이별 내용이 나와서 정류장에 앉아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필사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카드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면 어느 정도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었겠지만, 그것은 왜 바보같이 안 봤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요즈음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는 K-장녀와 그의 가족, 사랑, 꿈에 관한 내용이다. 전에 소설에 관한 내용을 적으면서 K-장녀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이웃집의 첫째 딸이라면 이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을까. 사연 없는 집은 없으니 돌려 보면 은근히 많을 것 같다.
등장하는 모든 이들을 나에게 몰입해서 읽게 되었던 소설이었다. 나이 마흔의 주인공은 평범한 가정의 첫째 딸이다. 현재는 조카 세 명과 집안일을 돌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시인이 되고 싶어 많은 필사 노트와 창작 노트를 가지고 있으나, 정작 자기의 작품 하나 없는 시인 지망생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 하나 없이 청춘을 보내고 이십 대 후반이 되어 시에 눈을 뜨게 된다. 동생의 도움으로 야간 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 안에서도 학점은 좋게 나왔으나, 실력 없는 자신의 능력으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동생은 자기 스스로 꾸준히 꿈을 위해 노력한 결과, 번듯한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 서른하나의 나이에 열 살이나 많은 남자와 속도 위반으로 결혼하게 되어 살다 가정 폭력으로 별거 중이며, 현재는 두 아이와 친정으로 돌아와 가계를 책임지고 있는 회사원이자 학원 강사이다. 그리고 야간 경비 일을 하시는 아버지와 청소 일을 하고 계시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첫째 딸이 포기하는 많은 것들과 시인으로서의 열망, 양육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마치 햄스터가 쳇바퀴를 도는 일상처럼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면서부터 아침이 시작되어 조카 두 명을 재우는 것으로 일과가 끝난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단순하고도 평범한 일상. 그 안에서 시를 쓸 시간이 없어 필사 노트만 쌓여가고, 심지어 어떤 날에는 의자에 앉을 시간조차 없어 필사도 하지 못하는 날이 있다.
첫째 딸은 글 쓸 공간을 포기하고, 꿈을 포기했고, 사랑을 포기했다. 가족들마저도 집안일과 조카의 양육은 암묵적으로 첫째 딸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피붙이 동생은 자녀의 양육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린이집에 관한 내용을 전달했을 때에도 주인공 마음대로 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와중에 다른 남자와 연애까지 했다. 매일 자정이 넘는 시간에, 그것도 술에 취해서 들어오는 동생을 기다렸다.
처음에는 조카의 양육을 위해 자신의 꿈과 삶을 포기하는 첫째 딸에 이입이 되었다. 과연 나라면 그 희생을 할 수 있었을까. 아이를 좋아하지 않은 나의 성격이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내 피붙이는 다르다고 주위에서 말하고는 하지만, 물음표가 많이 달리는 질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정 자체가 나의 환경과 비슷하기에 자석에 끌리듯 첫째에게 가장 큰 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읽을수록 느껴지는 것은 첫째만 희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 편안한 노년을 보내야 할 나이에 궂은 일을 하시는 부모님도 희생했고, 언니의 꿈을 응원해 뒷바라지를 했던 동생도 희생을 했다. 주인공도 시인의 꿈을 꿀 수 있게 도왔던 동생의 희생을 알고 있기에 아마 쉽게 돌봄 노동을 멈추지 못했으며, 조카의 상처에 죄책감으로 더욱 아파하지 않았을까.
결국 주인공은 집을 나가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다. 어머니는 주인공에서 등을 돌렸고, 동생도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고 답한다. 그러나 돌봄 노동에 찌든 주인공은 현실보다는 꿈을 생각했다. 시인이 되고자 한걸음 더 나가게 되었고, 시 한 줄을 적겠다는 생각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를 위로해 주는 시의 문구에 울컥하게 되었다. 특히,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주저앉지 마. 엄마가 하란 대로 하지도 말고." 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마음으로 깊이 울고 또 울었다. 많은 위로가 되었다. 진심이 담긴 무뚝뚝한 한마디. 취업 준비생으로서 불확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어쩌면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머리보다 눈물이 먼저 반응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내 생각과 예측은 다 빗나갔다.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정류장에서 필사를 했던 사람의 일기도 아니었다. 내 예상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는 것에 대한 당황스러움보다는 왜 내 마음을 알아준 소설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던 , 마음 한구석에 깊이 새길 수 있는 소설을 가지게 되었다.
|
|
"어떻게 너 하고 싶은 대로만 사니." "한 번이라도 좋으니 제발 내 마음대로 살아봤으면 좋겠네." "누가 살지 말래?" 나는 엄마를 쳐다봤다. 내가 아무것도 못 하고 아무 데도 못 가는 건 결국 식구들 때문이었다. _36p.
보통의 삶이란 무엇일까? 꿈대로 희망 대로 살아가는 삶은 행복할까? 가족 구성원의 안녕한 오늘이 현실을 살아내기 바쁘다 보니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걸까? 아니면 '다 그렇게 살아가잖아.'라는 마음인 걸까? 장래희망이나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런 그녀의 바람을 알아챈 동생 덕분에 뒤늦게 공부를 했지만 등단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고 매일 시 한편씩을 필사하며 하얀 종이를 놓고 앉아 온전히 자신에게 몰입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한 생활도 여동생과 조카들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하게 되면서 일상은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잠시도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없는 삶을 지키기 위해 만나던 이와의 이별을 고한다. 그녀가 없으면 가족 구성원을 지탱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과연 그랬을까? 혼자만의 희생으로 지켜질 수 있는 가족이 있던가? 어쩌면 너무 많은 생각에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내가 나를 붙잡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라는 마음과 상황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더 애틋하고 응원하게 되었던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삶은 고단하지만 희망이 있다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소설을 쓰는 일은 삶과 같아 시간이 흐를수록 여물고 단단해져야 하는데, 아니 사는 일이 소설 쓰는 것을 닮아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하고 견고해야 할 것인데, 일상도 소설도 늘 미진하기만 한 나는 그 시절처럼 매일 시집을 펼쳐 든다. 다시는 언어를 잃지 않기 위해서, 나의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_김이설
아침에서 저녁으로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계절이 바뀌듯이, 너무 당연해 이유를 붙일 까닭 없이, 그 사람과 나는 만나왔다. _11p.
나는 하고 싶은 게 없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못 찾는 것도 아니라,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모른 척 무시하고 안 보이는 척 외면해왔던 것이다. _62p.
글을 쓰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동생의 말이 맞았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글도 깊어지기를 희망했지만, 그건 나 혼자 가늠하기 힘든 일이었다. _72p.
네 인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그저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터널은 결국 끝이 있고, 그 끝은 환하다고 말할 때마다 동생은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예전, 내가 대학교에 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대출까지 책임져준 동생에게 빚을 갚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동생이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지 않았어도 아이들을 위해 살 수 있었을까. 애틋하고 딱한 마음이 들면서도 어느 날에는 미쳐버릴 만큼 짜증이 났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똑같은 일의 반복에 진저리가 쳐졌다. _78p.
그 사람과 나는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을까. 그걸 가늠하고 헤아리는 건 의미 있는 일일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제 의미를 다하는 상태였다. 사랑하기까지의 시간과 사랑한다는 고백까지의 시간이 제일 황홀한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 그다음의 순서는 사랑을 즐기고 사랑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 헤어지는 것뿐이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변하지 않는 것도 없다. _88~89p.
가족은 공동 희생 구조였다. "당신 꿈은? 당신 인생은? 그렇게 희생하면 나중에 알아주기나 할 것 같아요?" "안 알아줘도 상관없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일이야." "그 책임을 왜 당신이 져야 하는데요." "나는 이미, 진작에....."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라는 말은 차마 꺼내지 못했다. _113p.
매일 한 편씩 필사를 하고, 줄곧 시집만 읽어댄다고 실력이 늘 리 없었다. 계속 써왔어야 했는데.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 것이 글인데, 알면서도 마음처럼 못 했다. 늦은 줄 알고 출발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자책에 시달렸다. 뭐든 다 때가 있는 법인데. 공부를 할 때, 결혼을 할 때, 아이를 낳고,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와 헤어지고 새로 만나는 것 모두가 그 시기에 걸맞은 때에 행하는 것이 보편의 삶인데. 내가 보편의 삶을 살지 못해서 나에게는 늦거나 이른 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적인 벽에 맞닿으면 자꾸 잘못된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걸 깨닫는 것조차 너무 늦어버려서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자꾸 어쩌지 못했다. _120~121p.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아버지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피지 못한 꽃, 아직 발화하지 못한 꽃, 아직 제대로 맺히지 못한 꽃, 내가 꽃이라면 한 번은 피워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정말 식구들에게 발목이 잡혀 땅에 묻히기 전에. 나는 쉴 곳이 필요했다. 나는 도망칠 곳이, 숨어 있을 곳이 필요했다. 적어도 식구들과 거리감을 둘 공간이 필요했다. _151~152p.
#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 #김이설 #작가정신 #한국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문장필사 #필사 #라미만년필 #라미룩스마론
|
|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재밌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몇가지 이야기에 웃고 울고 그랬던 것 같아요.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반추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서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추천합니다. |
|
검색 중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인데 제목이 맘에 들어서 눌러 봤어요. 제목이 마음에 든다고 무턱대고 살 수는 없으니 책 소개와 목차 등을 살펴 보고 나서 '어! 나 이 책 사야겠어. 사고 싶어 지는데.' 싶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꾸 사야 되는 이유를 만들어가듯이 '책 표지도 맘에 들어' 하면서 구매했어요.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라 가볍기도 하고 귀엽더라고요. 양장이라 더 마음에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