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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소설 『리바이벌』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죽음을 견디지 못한 남자가 나온다. 그는 사고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 치료를 발명한다. 그가 시행한 전기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병이 낫는 기적을 경험한다. 그 치료를 통해 그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엿보려 한다. 환자들이 사후 세계를 갔다 오면 그의 아내와 아들이 어떤 곳에 가닿아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산 자가 꿈꾸는 사후 세계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통해 스티븐 킹은 인간이 가지는 죽음의 공포를 드러낸다.
함께 근무하는 순경들은 '장'을 좋아했고 '장'에게 잘해주려고도 하지만 아내가 죽은 후의 삶은 철저히 혼자로 남겨졌다. 아들과는 열다섯 살이 되던 그 애의 생일날 록밴들의 공연에 같이 간 게 함께한 추억이자 끔찍한 기억이 되어 버렸다. 그 공연에서 밴드가 첫 곡을 연주하자마자 괴한이 나타나 총을 쐈다.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주고 산 좌석은 그 후에 후회로 남는다. 아들은 그 공연장에서 죽었다. '장'이 아들에게 춥지 말라고 덮어준 담요가 남는다. 무대 위로 달려가던 아들이 떨어뜨린 담요를 '장'은 소중히 여긴다. 아들이 죽고 난 후의 삶은 비유가 아닌 철저히 혼자인 삶으로 '장'에게 던져졌다.
철저히 혼자로 남겨진 이 세계에서 '장'이 똑바로 설 수 있는 건 아들에게 덮어 주었던 담요 때문이었다. 불 켜진 집과 불이 꺼지는 순간들을 바라보면서 '장'은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꿈꾼다. 막막히 혼자 남겨진 세계가 아닌 죽은 아들이 살아나 취업 걱정을 하고 그 자신은 혼자인 듯하면서 아들과 여행을 다니는 삶이 있는 곳. 추운 겨울 얇은 옷을 입고 술을 마시는 커플과 '장'은 마주친다. 그들에게 자신이 아들이 스물한 살이 되었다는 것과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했지만 잘 자라 주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사고가 일어난 록밴드 이야기를 나누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동안 '장'은 그 순간에 자신에게 담요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디든 함께 했던 담요 없이 아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여자친구는 군대에 간 그에게 헤어지자는 편지를 쓴다. 그는 그녀에게 보낼 편지를 충동적으로 쓰고 몇 개의 문장들을 완성한다. 그 편지를 다 쓰고 그는 편지의 수신인이 그녀가 아니라 다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수신 불명의 편지 쓰기는 계속된다. 제대를 하고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유학을 떠난 그는 공부에 전념한다. 특별한 내용이 없는 편지를 쓰면서 "그때 죽었어야 하는 건 나였던 거 같아요"라는 문장들을 집어넣는다. 대기업에 들어갔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서 프리랜서로 번역 일을 한다. 「담요」에서 록밴드 공연장에서 죽었던 '장'의 아들의 삶은 「애드벌룬」의 삶으로 복구돼 장의 이야기와 비슷해진다. '장' 역시 「담요」에서 스캔들에 휘말려 경찰로서의 명성을 잃는다. 그 시점이 「애드벌룬」의 그의 시기와 맞물려 떨어진다.
그가 그 물체를 향해 걸어가고 그는 죽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살아 있고 베이브 루스가 야구선수로서 살아가는 세계로 떠나려 할때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버지의 잠꼬대. 그가 다른 세계로 하늘에 떠 있는 물체로 넘어가면 그는 죽는다. 그것은 '장'이, 그의 아버지가 힘겹게 밀고 들어온 이 세계를 배반하는 행위이다. 소설 「담요」와 「애드벌룬」은 자신이 죽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 세계를 원하는 간절함으로 뭉쳐 있다. 간절함은 하늘의 눈眼으로 떠 있다. 나와 고통만이 남은 세계를 벗어나기 위해 그 눈眼으로 통해 들어 간 다른 세계에서의 사랑은 여전히 유효하다. 「애드벌룬」 은 이 세계가 안된다면 다른 세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애틋함으로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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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문학동네, 2020) 중 「담요」를 읽고
손보미 작가는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짧은 소설 『맨해튼의 반딧불이』가 있다. 제25회 대산문학상외 다수 수상했다. - 작가소개에서
손보미 소설에 우리가 사로잡히는 이유는 산뜻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기미들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그러나 말로는 절대 표현될 수 없는 삶의 기미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역할에 대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설가와 소설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담요」 속에서 인간이 삶의 고통을 통과하며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하여 읽으라는 설명을 들었다.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오로지 기미만으로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삶이 부서지는 순간을 놀라운 솜씨로 포착해 냈다. 관습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우리는 또 사람의 거짓된 진실에 목마른 우리는 부정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또 어떤 자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지 몹시 궁금해하지만, 이 비밀스러운 소설가는 이에 대해서 입을 다문다.
주인공은 『난 리즈도 떠날 거야』라는 책을 쓴 소설가다. 소설은 무명작가였던 주인공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다 주었는데 친구인 한과는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소설책에 한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장’의 이야기를 썼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소설가인 ‘나’가 장에 대해 쓴 『난 리즈도 떠날 거야』라는 소설이 중요한 소재가 된다.
2년 후 ‘한’이 죽고, 장례식에서 ‘장’을 만난다. ‘장’의 아내는 병중에 임신한 상태였는데,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감행한다. 아내는 죽고, 7살 아들은 남는다. 전도유망한 장은 스캔들에 휘말려 좌천되어 시골 파출소 소장으로 온다.
장의 아들이 열다섯 살 되던 날, 아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록밴드 ‘파셀’ 공연을 보러 갔다가 광적인 관객이 총을 난사해 아들을 잃는다. 날씨가 추워서 아들이 감기에 걸릴까 봐 담요를 준비했다. 아들의 몸에서 마지막까지 있었던 담요를 장은 출근할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항상 가지고 다녔다. 어렵게 구했던 앞자리의 표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소설 주인공이 쓴 소설 『난 리즈도 떠날 거야』는 록 밴드 ‘파셀’의 공연장 이야기를 쓴 소설이었다. ‘도심의 공연장에서 총기난사 사건 발생’이라는 헤드라인이 있던 사건이었다. 도서관에서 신문 기사나 사진을 찾고 그 자료들로 소설을 쓴 것이었다.
장은 주인공에게 연락해 온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아들이 죽은 후, 변화한 것은 항상 담요를 지니고 다닌다는 것과 야간 순찰을 더 늘려서 직접 순찰한다는 것이었다. 장은 아들이 죽은 겨울을 싫어했다. 낡은 차에 성에가 자꾸 끼는 것도 싫었다.
사건 후로 6년이 흐른 어느 겨울밤, 장은 순찰하다가 추위에 떠는 어린 부부를 만난다. 빨리 귀가하도록 말하고 아들이 이야기하면서 ‘‘파셀’의 공연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담요를 준다. 어린 부부를 꼭 아들인 것만 같아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고 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소설가는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그의 소설은 눈부시게 발전했다.”라는 평을 듣는다. 장에 대한 소설은 단순히 허구가 아니라 비유적 표현이긴 했지만 현실이었다.
액자소설 형식의 이 소설은 소설 속 장의 이야기가 소설 속의 소설에 묘사된다. 인간 삶의 아이러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 소설의 ‘담요’는 무엇을 의미할까? 죽은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늘 함께했던 주인공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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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문학동네, 2020) 중 「육 인용 식탁」을 읽고손보미 작가는2009년 계간 문학잡지 ‘21세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11년 단편소설 「담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2013년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2017년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2018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2019년 중편소설 『우연의 신』, 짧은 소설집 『맨해튼의 반딧불이』, 2020년 『작은 동네』, 2022년 『사라진 숲의 아이들』을 펴냈다.「육 인용 식탁」은소설의 흐름 속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안에 감춰진 것, 의심하는 것에 대해, 소설 속의 공간이 인물과 서사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작가 특유의 분위기와 문체에 대해 생각하며 읽으면 좋다는 설명을 들었다.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른 것, 좋은 식탁에서 벌어지는 부부 동반 파티로 읽히지만, 소통으로 마무리가 된다. 주인공은 아내를 의심하고 아내는 주인공을 의심한다. 가까운 관계의 이면에 대해 폭로한다.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주인공의 집에 친구들이 온다. 그 집에는 최고급 육인용 식탁이 있다. 한 부부를 기다리며 두 달 전에 세 부부가 도심 가운데 호수로 나들이를 갔던 일을 회상한다. 피크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부부가 도착했다.두 부부는 주인공의 집에 놓인 식탁을 보며 감탄한다.“사실 우리 집에 놓기에는 지나치게 크다. 평소에는 벽에 붙여놓아서 될 수 있으면 적은 공간을 차지하도록 만드는데, 오늘은 모처럼 친구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거실 중앙으로 내놓은 것이다. 거실이 꽉 찼다.” (p140)세 부부는 술에 취하기도 하며,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갖는다. 술이나 담배는 몸에 나쁘다며 조금씩만 하자는 이야기도 하며 평범해 보이는 내용들이 오가는 도중에 돌연, 아내가 친구들 앞에서 할 말이 있다며 맥주 한 컵을 들이켠다.“내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있어요.”
주인공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한다. 아내는 윤의 부인과 주인공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의 부인까지 덩달아 주인공이 자신에게 치근덕거렸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어이없고 황당해한다.주인공은 부자인 아내와 결혼하기 위해 4년을 아내의 집에서 결혼을 허락해 줄 때까지 기다렸다. 식탁은 부자인 장인이 사준 것이었다. 집과는 어울리지도 않게 터무니없이 크고 화려한 식탁을 발로 차며 아내에게 항변한다.아내는 남편에게 ‘개자식’이라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주인공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아내와 윤의 부인이 너무 확고하게 말했기 때문에 자기 행동을 되짚어 본다.
오해, 의심, 거짓말이라는 단어들이 떠오르지만, 어느 것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던 피크닉 장면이 잘 그려져 있다.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지점과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다.아내가 말한 것처럼, "남편이 친구의 아내와 다리 밑에서 키스한 사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뒤늦게 사진 속에서 발견한 아내의 어긋난 시선과 의아할 정도로 남편에게 친밀해 보이던 친구의 아내, 그러한 것들을 불현듯 눈치채는 순간, 우리는 삶이 그 삐걱거리는 소리를 높여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듣게 된다"라는 이 소설을 읽을 때 참고할 설명을 기억해야겠다.「육 인용 식탁」은대화가 많이 나오면서 서사가 빠르게 흘러가고,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 심리나 상황을 표현하고 있어서 수월하게 읽혔다. 짧은 모임 시간이지만, 회상과 여러 주인공의 입장과 대화들로 진행되는 서사가 읽기 쉽게 구성되었다.단편의 분량이 금방 채워진다. 사건의 전말이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아서 오히려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의 폭을 넓게 해주는 열린 결말의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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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린디합이 뭔지 궁금해서 카트에 오래도록 담아놨다가 뒤늦게 샀다. 총 9개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었다. 첫 번째 작품인 <담요>의 내용이, 마치 평행세계인 것처럼 혹은 그때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보여주는 것처럼 마지막 작품의 <애드벌룬>과 연계되는 것이 인상 깊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육 인용 식탁>인데, 사실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진실이 뭔지를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정말로 키스를 한 것일까, 아닐까. 이것은 정말 불륜인 것일까, 아내들의 농간인 것일까. 영화 '완벽한 타인'이 자꾸 생각나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단편의 짧은 이야기 안에서 종종 '손보미'작가님의 이름이 기자나 뭐 그런 걸로 등장할 때마다 몰입이 깨졌다. 이미 작가님의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을 상상할 자유를 박탈당하고 나도 모르게 책날개에 있는 사진 속 손보미 작가님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읽다 말고 소설 속 세계에서 현실로 퉁 튕겨져 나왔다. 그 순간적인 깨짐이 너무도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