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사이퍼와 알렉산드라이트를 읽은 후 다른 작품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나는 계속 나리타 미나코의 책을 찾게 되었다. 내츄럴은 역시 최근작이라 그런지 농도가 진해진 느낌이랄까, 작품에 깊이가 더해진 느낌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 아예 외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은 굉장히 묘한- 일본의 느낌이 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바로 그 점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도 살아난다. 전통연극이라든가 기모노, 궁도를 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들은 너무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작가가 가진 그것들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감명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작가가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들었다. 이 작품의 내용은 그림에 걸맞은 깊이가 있다. 페루에서의 가난했던 시절, 어린 나이에 사람을 쏜 미카엘의 삶은 남들과 다른 상처와 괴로움으로 싸여 있다. 그런 미카엘이 리코에게 따뜻한 정을 느끼는 것,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고... 마침내 자신의 아픈 과거까지도 감싸안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을 작가는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잔잔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런 흥미진진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은 화려함은 없지만 볼수록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그것들은 서로 잘 어울리게 결합됨으로써 한층 더 깊어지고, 아름다워진다. 서로 죽이려 했던 사람들이 포옹하는 장면을 보면서, 둘 다 극도의 고통을 가졌기에 서로의 것을 이해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것, 서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다시 한번 이 만화가 읽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