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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좌파가 주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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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잠깐 한문을 배운 이후 교육부의 정책이 오락가락 했기에 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기껏해야 본인의 이름 정도만 한문으로 쓸 수 있어도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지만 의도적인 언어 뒤틀기를 만날 때면 헷갈림이 심하다. ‘월경독서’가 그런 책이다. 월경(月經)이란 단어는 대부분 성숙한 여성이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출혈하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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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잠깐 한문을 배운 이후 교육부의 정책이 오락가락 했기에 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기껏해야 본인의 이름 정도만 한문으로 쓸 수 있어도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지만 의도적인 언어 뒤틀기를 만날 때면 헷갈림이 심하다. ‘월경독서’가 그런 책이다. 월경(月經)이란 단어는 대부분 성숙한 여성이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출혈하는 생리현상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도 그런 뜻인 줄 알고 제목이 고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생리할 때마다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인가?” 라는 의구심 때문에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러나 표지를 자세히 봤더니 월경(月經)이 아니라 월경(越境)이다. 국어사전을 찾아 봤더니 ‘국경이나 경계선을 넘는 일’이라고 한다. 국경을 넘어 책을 읽었다는 뜻인 것 같았지만 아직도 그 의미는 확실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저자에 대한 소개 글을 읽을 때 비로소 제목의 뜻을 알 수 있다. 그녀가 30여 년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읽었던 책들 가운데 근본을 뒤흔드는 질문을 던졌던 책들을 리뷰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기에 월경독서(越境讀書)라고 작명한 것이다. 자신보다 22살이나 많은 프랑스 예술가를 만나 결혼한 저자 목수정에게 프랑스와 한국에서의 삶은 월경(越境)이 되었고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가치관이 되었다. 그녀에게 ‘월경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한 일인 동시에, 사회제도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금기의 벽을 부수는 자기혁명이다. 문명이란 미명하에 야성을 옭아매는 허례허식을 거부하고, 새로 디딘 땅 끝에서 확장된 자아를 발견하기를, 그래서 더 많이 관용하고 더 뜨겁게 포용하길 주문한다.’고 선언할 정도로 그녀의 글은 ‘구조적ㆍ사회적ㆍ제도적으로 사람을 길들이려 하는 각종 편견, 도덕, 관습, 규범, 문명 등’에 항거하는 모습을 띄고 있다. 저자는 문화의 가치를 자신과 세상에게 설득하고 싶어 프랑스 파리로 공부하러 갔다가 사회주의 매력에 빠져들고 그 이상을 한국사회에 작동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에 들어가 정책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런 이력 때문일까? 그녀 스스로 자신을 감성좌파라고 부른다. 대놓고 정체성을 자신 있게 들어내는 그녀가 읽은 책은 어떤 부류인지, 또 어떻게 그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지 궁금했기에 저자에 대한 관심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더군다나 그녀가 고척고등학교를 졸업했다기에 더욱 관심이 같다. 딸아이의 선배이기 때문이다.

 

감성좌파답게 그녀가 제일 먼저 언급하는 책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20대 시절 이 책을 읽으며 착취나 폭력과 같은 불온한 방법으로 약자들의 삶을 강탈한 인간들에 대한 분노 때문에 잠 못 이루던 때가 있었기에 아직도 이 책에 대한 온정을 느끼고 있다. 이 땅의 경제적 약자들은 '난장이'였고 그 삶은 비극적으로 끝나기에 책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세상에는 점점 더 많은 난쟁이가 생겨나고, 난쏘공의 기업가들이 한 말 "지금은 분배할 때가 아니고 축적할 때"를 여전히 이 나라의 기업가들은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그녀의 글은 좌파답게 예리하고 날카롭다. 이 정부는 나름대로 분배의 양극화에 대해,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복지정책을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매우 미비하다. 생활고를 비관해서 동반자살을 선택한 세모녀의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을 저리게 했던 것은 그녀들이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양심의 가치 때문이리라.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메모와 함께 월세, 공과금 70만원을 놓고 삶을 마감한 그녀들을 보며 약자였지만 삶을 마감하는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품위에 대한 공감 때문에 더 아프게 다가왔다. 저자 목수정의 언급처럼 세상은 점점 더 많은 난장이가 생겨나고 있지만 우린 아직도 분배보다는 축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가진 자들의 논리에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란 자기반성이 있다.

 

저자는 이 책속에서 사회적 금기에 저항했던 장정일, 여자의 머리카락은 남자들을 흥분시킨다는 이유로 차도르를 쓰게 했던 이란 정부에 반대해 차도르를 벗어버리고 10살의 어린 나이에 국경을 넘었던 이란 소녀 마르잔 사트라피, 누구보다 높은 지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삶을 구가했던 불꽃의 여자 시몬 베유, ‘맨발의 이사도라’ 라고만 알고 있었던 이사도라 던컨이 실은 강한 독립적 자아를 가졌던 시대의 반항녀 이었다는 사실은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학교에 적응할 수 없어 11살의 나이에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공공도서관에서 인문학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사상을 만들어 갔던 그녀는 니체를 스승으로 선택한다. 그 후 그녀는 죽는 날까지 철저하게 자신의 예술을 고집했고 현실보다는 이상을 좇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저자는 그녀를 진지한 혁명가로 생각한다. 정치적인 것만이 혁명은 아닐 것이다. 예술에도, 종교에서, 혁명은 필요하다. 그 혁명가들 때문에 인류는 보편적인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좌파, 우파의 대립이 분명한 사회 속에서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은 또 다른 편 가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나 법, 계층 구조 등의 부조리함을 주장하고 변화가 변혁을 주장하는 것은 이념을 떠나 모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가치란 생각을 한다.

 

감성좌파 목수정의 글은 이런 면에서 다른 리뷰와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그녀는 좌파답게 자신의 신념을 따라 인생을 산 사람들을 찬양한다. ‘세상은 강렬한 신념을 가진 자의 것이다. 단단한 신념을 가슴에 품고 살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사이에서 운명처럼 강한 신념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의심 없이 다가서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자신 앞으로 모은다.’ (이사도라 던컨에 관한 글 중에서)
진정한 자유와 인간의 행복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우파, 좌파 할 것 없이 그들의 생각을 토로한다. 문제는 수많은 주장 속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기준은 자기희생이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에 대한 경멸과 이중성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식이다. 그러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의 이름은 많이 기억되어야 하고 그들의 삶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저자는 이렇게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투쟁이 승리로 끝나지 않는 경험이 반복된다 해도, 굴종에 길들여지지 않은 영혼들은 언제나 정의를 짓밟는 세상을 향해 창을 던질 터. 기울어진 달이 다시 꾸역꾸역 차오르기를 멈추지 않는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온다 해도, 언제나 다시 떠나는 여행자처럼. 여행하고, 분노하고, 때론 싸우면서, 그러면서 난 여전히 다시 책을 펼쳐 끝나지 않는 오랜 질문들의 답을 찾고 있을 것.’ 그녀의 글에 공감하며 가치를 인정하는 이유다.

 



YES마니아 : 로얄 j*****r 2014.03.10. 신고 공감 7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생각이 너무 이상적인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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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목작가의 신문 기고와 인터뷰, 그리고 책 몇권을 사서 봤습니다.   자신의 삶이 그토록 옳았다고 그 삶을 증거하려는 듯. 무슨 월경을 했는지 미혼모로 아이를 낳고 외국 남자랑 살아가고 타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토록 월경인지 이 책을 써서 사람들에게 그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작가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작가님 대단한 삶 사신거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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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목작가의 신문 기고와 인터뷰, 그리고 책 몇권을 사서 봤습니다.

 

자신의 삶이 그토록 옳았다고 그 삶을 증거하려는 듯.

무슨 월경을 했는지

미혼모로 아이를 낳고 외국 남자랑 살아가고

타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토록 월경인지

이 책을 써서 사람들에게 그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작가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작가님 대단한 삶 사신거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사실 평범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좌파로서 그 어떤 현실적인 무엇을 이루었는지

반성해보시기 바랍니다.

 

능력도 없이 옳은 소리하는 것이 좌파들의 한계입니다.

c*********r 2014.09.0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제, 다시 뫼비우스 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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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뫼비우스 띠 by 박용범 독서작가(2021) ybphia@naver.com     난쟁이에게, 계급투쟁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사랑을 삶의 중심에 두느냐, 그 바깥으로 온전히 밀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종이는 앞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 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붙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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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뫼비우스 띠

by 박용범 독서작가(2021) ybphia@naver.com

 

 

난쟁이에게, 계급투쟁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사랑을 삶의 중심에 두느냐, 그 바깥으로 온전히 밀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종이는 앞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 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붙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 꼬아 양끝을 맞붙이면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즉 한 쪽 면만 갖는 곡면이 된다. 이제 다시 뫼비우스 띠다.

 

 

사랑이란, 죽음의 선뜩한 냉기를 눈치 챈 자의 채난 작업이랄까. 사랑이란 불씨는 사람들이 어쩌지 못할 죽음의 냉기를 막기 위하여 만들어낸, 인간 자신의 재산이다. 온대에 사는 신의 나라에 사랑이 있었을 리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태우고 또 태웠다. 지구의 양 꼭지에만 남기고 대부분의 땅을 녹여버린다.

육체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 이를 갈아내고 뽑아내고 다시 해 박는 식의 고통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 육체가 최고의 즐거움을 맛봐서는 안 된단 말인가? 하루 종일 머리를 썩혀가며 일한 사람, 어떤 때는 무겁고 괴로운 문제로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 아름다운 팔 안에서 그의 고통을 식히고 아름다운 시간, 생각의 시간을 갖는 것이 왜 나쁘단 말인가 

 

 

그러던 어느 날, 호랑애벌레는 먹는 일을 멈추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닐 거야. 이런 삶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게 분명해. 그저 먹고 자라기만 하는 건 따분해." 그래서 호랑애벌레는 오랫동안 그늘과 먹이를 제공해준 정든 나무에서 기어 내려왔습니다.

올라가느냐? 아니면 발밑에 깔리느냐...... 이런 상황에서 애벌레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위협과 장애물일 뿐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도 힘겨웠습니다. 그럴 때면 특히 불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호랑애벌레의 마음을 괴롭혔습니다. 그림자는 이렇게 속삭이곤 했습니다.

"꼭대기에는 뭐가 있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내 앞에 나타난 것은 파멸이 아니라 공백이었다. 입을 딱 벌린 그 구멍 속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모든 것이 삼켜져버릴 판이었다. 그날부터 나는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현실성이란 실로 보잘 것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생각을 되씹어보기 시작했다. 말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버리게 된다. 내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그것은 다만 저 절묘한 순간들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렇게 하기로 굳게 마음먹은 것은 저 투명한 하늘의 기억 때문이었을까 

짐승들의 세계는 침묵과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짐승들이 가만히 엎드려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때 그들은 대자연과 다시 접촉하면서 자연 속에 푸근히 몸을 맡기는 보상으로 그들을 살찌게 하는 정기를 얻는 것이다. 그들의 휴식은 우리들의 노동만큼이나 골몰한 것이다.

 

 

산업사회가 크게 바꾸어 놓은 것은 인간 욕망의 존재방식이다. 인간 욕망에 대한 끊임없는 조작은 단편화되고 불균형적이면, 강박적인 욕망에 시달리는 인간을 만들어낸다. 예술의 두 상반된 동기, 욕망과 무욕망을 합쳐본다면 예술은 욕망을 자극하되 그 충족보다는 그 지향성을 통하여 현상 세계에 대한 객관적 이해에 이르려고 하며, 예술에서 일어나는 것은 욕망의 이데아에의 전환이다.

계급적 이해는 언제나 국익이라는 모든 것을 감싸는 베일 뒤에 가려져 왔다. 나는 나 자신의 전쟁 경험과 미국이 벌인 모든 군사 개입의 역사를 통해,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익이나 국가 안보에 호소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언제나 그 진실성을 의심했다.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이 전쟁을 결정하고,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결정의 결과로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된다고 할 때, 국익이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

 

 

 

 

월경독서(목수정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록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1.1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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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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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런 독후감같은 서평 모음집같은 느낌이 드는 책들을 읽지 않았다.그런데 책을 좀 읽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읽었고 뭘 느끼고 어디가 인상적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다 왠지 굉장히 정치적일것 같은 저자의 프로필과 저서를 보고 이 사람은 어떨지 궁금해졌다.월경... 경계를 넘나든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뭔가가 느껴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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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런 독후감같은 서평 모음집같은 느낌이 드는 책들을 읽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좀 읽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읽었고 뭘 느끼고 어디가 인상적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다 왠지 굉장히 정치적일것 같은 저자의 프로필과 저서를 보고 이 사람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월경... 경계를 넘나든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뭔가가 느껴지긴 한다.
l********7 2017.12.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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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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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을 써 본지가 정말 오래다. 쓴다는 것이 왠지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수단이 못되었었다. 쓰기를 하면 오히려 답답함이 느껴졌는데 요즘 다시금 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정리하고 또 위로하고 싶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목수정씨의 책을 읽으면서 왠일인지 이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다. 그 전에 읽었던 뼈속까지...와 야성의 사랑학에 이어 이번 월경독서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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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을 써 본지가 정말 오래다. 쓴다는 것이 왠지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수단이 못되었었다.

쓰기를 하면 오히려 답답함이 느껴졌는데 요즘 다시금 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다시 정리하고 또 위로하고 싶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목수정씨의 책을 읽으면서 왠일인지 이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다. 그 전에 읽었던 뼈속까지...와 야성의 사랑학에 이어 이번 월경독서를 읽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해가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마음을 잘 드러내며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감탄했고 부러웠다. 읽어 가면서 몇권 책은 나도 읽어보고 싶었고 또 월경독서를 읽으면서도 미처 자세히 몰랐던 것들 예를 들면 김대중 대통령이나 미국이 잔혹한 설립배경 등을 목수정씨의 목소리로 전해 들으며 더 진하게 알고 느끼게 되었다. 미국민중사라는 책소개가 가장 마지막 부분이었는데  미국의 시작이 얼마나 잔인했는가  .. 그렇게 시작한 나라를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 상태로 추종하고 베끼고 해왔는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나와 자본주의, 우리 사회와 정치에 대해 그리고 그런 모든 것들이 나와 절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목수정씨의 책은 으스댐이 없고 마음에 직접 와 닿고 내 삶을 돌아본는 계기가 되어 누구에게든 추천해 주고 싶고 같이 나누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로얄 b*******s 2014.10.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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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젠가 이런 서평집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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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어언 4년째. 처음엔 그저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읽은 책의 감상을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불온한' 서평 블로그였지만, 이제는 이십대의 절반을 꼬박 바친 소중한 취미이자 내 방보다 편안한 '자기만의 방'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앞으로의 바람은 그저 나의 감상을 쏟아내지 않고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삶을 뒤흔들 수 있는 서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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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어언 4년째. 처음엔 그저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읽은 책의 감상을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불온한' 서평 블로그였지만, 이제는 이십대의 절반을 꼬박 바친 소중한 취미이자 내 방보다 편안한 '자기만의 방'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앞으로의 바람은 그저 나의 감상을 쏟아내지 않고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삶을 뒤흔들 수 있는 서평을 쓰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읽는 책의 양보다도 질을 따져야겠고 글에도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내가 삼십대에 할 일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삼십대가 될지 그 이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내 이름으로 서평집을 내보고 싶은 소망도 있다. 읽은 책을 마구잡이식으로 소개하는 서평집말고, 나란 사람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는, 책과 사람이 똑같이 빛나는 서평집 말이다. 그런 책을 쓸 기회가 온다면 나는 편집자에게 목수정의 <월경독서>를 건네리라. 어떻게 이런 책을 쓰고 만들었을까.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을 읽을 때도 문장이 한줄 한줄 마음에 쏙쏙 박히고 책의 만듦새까지 좋아 읽는 내내 황홀했는데, 이번에 읽은 <월경독서>도 그랬다. 책 한권 한권이 씨줄과 날줄처럼 저자의 삶과 촘촘히 연관되어 있는 것도 신기한데, 책을 소개하는 저자의 시선 또한 어떤 책에서는 따뜻하고 푸근한데 어떤 책에서는 칼날처럼 예리해, 서평이 꼭 마치 예술과 정치라는 양극단을 오가는 저자의 삶 같았다. 책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책을 만든다는 어느 서점의 광고 카피가 새삼 떠올랐다면 무리일까.

 

 

저자가 소개한 책은 모두 열일곱 권이다. 서평을 쓰기 위해 최근에 다시 읽기는 했지만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읽어온 책들 중에 인상 깊은 것만 고르고 또 고른 것들이라고 한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십대 시절 처음으로 한국사회의 모순에 눈을 뜨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날들에 관한 추억이 담겨 있고, <이사도라 던컨>에는 무용수의 춤 동작 하나에도 영혼이 뒤흔들리는 듯한 경험을 했던 청춘의 기억들이 담겨 있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대학 신입생 때 한 번, 이십대 후반 파리에 와서 한 번, 마흔 넘어 한 번, 이렇게 총 세 번을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처음엔 오로지 테레자와 토마스의 불같은 사랑만 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그들의 인생과 다른 이들의 사랑까지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고. 내가 얼마 전에 읽은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도 저자는 프랑스어판으로 진작에 읽었다고 한다. 여성의 삶에 회의를 느낄 때마다 찾게 되는 책인데, 언젠가는 딸에게도 읽혀줄 생각이라고 한다. 멋지다. 나도 언젠가 딸을 낳으면 꼭 이 책을 소개해줘야지. 

 

 

저자가 소개한 책들 중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읽어보고 싶은 책은 <페르세폴리스>와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 두 권이다. 이슬람 혁명기에 보수적인 이란 사회에서 분투한 소녀의 실화를 담은 만화책 <페르세폴리스>는 많은 나라에서 반향을 얻어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황금 물고기>는 르 클레지오의 소설치고는 드물게 밝고 건강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두 권 다 여성이 씩씩하게 살아나가는 내용이다. 나도 모르게이제 곧 이십대에서 삼십대의 삶으로 '월경(越境)'하는 내가 지금보다 더 씩씩하고 꿋꿋해지기를 바랐던 것일까. 월경한 그곳에서 언젠가 꼭 이런 서평집을 쓰는 기적같은 일이 생기기를 기도해 본다.

 

j****y 2014.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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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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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라는 목수정의 책을 읽었다. 내가 처음 읽은 목수정의 책은 뼛속까지 자유로운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이런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양성평등에 대해, 자유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페미니즘이 열풍이다. 나는 일부 잘못된 페미니즘 신봉자들때문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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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라는 목수정의 책을 읽었다. 내가 처음 읽은 목수정의 책은 뼛속까지 자유로운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이런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양성평등에 대해, 자유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페미니즘이 열풍이다. 나는 일부 잘못된 페미니즘 신봉자들때문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페미니즘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이고 이 책, 월경독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해준다. 이 책의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페미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p**********l 2017.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멋진 그녀 멋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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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의 글을 읽게 된 건 "야성의 사랑학"이란 책이었다.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느끼는 점. 아... 이 여자.. 정말 똑똑하다.  이런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나의 무식함과 딸리는 이해력을 통감하게 된다. 젠장. 나의 얄팍한 뇌를 더욱더 잘 드러낸 책은 첫 번째 책보다 두번째 책인 이번 책이 더 심했다. 왜??? 이 책은 책을 읽고난 나 뒤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는 소위 독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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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의 글을 읽게 된 건 "야성의 사랑학"이란 책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느끼는 점.

 

아... 이 여자.. 정말 똑똑하다.

 

 

이런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나의 무식함과 딸리는 이해력을 통감하게 된다. 젠장.

 

나의 얄팍한 뇌를 더욱더 잘 드러낸 책은 첫 번째 책보다 두번째 책인 이번 책이 더 심했다.

 

왜???

 

이 책은 책을 읽고난 나 뒤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는 소위 독후감이다.

여태껏 내까 써온 독후감을 보면 아~ 이거 좋았어. 이런거 건졌어~ 뭐 이런 지극히 일차원적인 생각이나 느낌 뿐이다.

(가끔.. 아주 가~끔~ 엇! 내가 이런 어메이징한 생각도 했단 말인가? 싶은 것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녀는... 참....

 

자신이 읽은 책을 통해 우리의 현실의 상황을 끄집어내고 과거의 역사를 꺼내어낸다.

그리고 자신의 지성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디딤돌로 사용한다.

이건 지식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 그런데 난 그 지식조차 얕으니.. 에잉.

 

"책읽기는 나에게 질문들과 만나는 과정이었다.

난 언제나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 끌렸고, 질문들을 찾아다녔다.

삶을 신선하게 가꾸어가기 위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답보다는 질문이라 믿으며.

답은 결국 내가 문제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찾아지고 마는 것이다."

 

그럼 나에게 책읽기는 뭐였지? 생각해봤다.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소위 말해, 나 책읽는 여자아~ 뭐 이런... --;

(그나마 갱생의 여지가 있어보이는 것이 그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남이 아니라 나 스스로라는 점 정도?)

그리고 두 번째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 탓에 그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낼수 있는 수단 중에 

가장 만만하고 저렴한 것이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그 위치를 위협하고 있었으나, 이제 그건 지겨워졌다. 다행이다.)

 

아 이렇게 써놓고 나니 정말 없어보인다. ㅉ...

 

 

"한 권의 책은 우리가 책을 읽기 전이나 후에 겪은 실제적 경험들을 통해 공명할 때,

비로소 견고한 내 정신세계의 한 벽돌로 굳건히 자리하는 것이다.

삶 속에서 공명하지 못하는 책들은 곧 잊히고, 벽돌은 허물어진다.

스물 두 살에 읽었던 <몽실언니>는 하나의 단단한 벽돌이 되어 내 안에 박혀있다.

살다보면, 종종 그 단단하고 민틋해진 벽돌이 콩콩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럼 조용히 미소 지으며 다시 한 번 벽돌을 쓰다듬는다."

 

내 마음 속에도 그동안 내가 읽었던 적지 않는 책들이 부실하게나마 벽돌이 되어 있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좀더 열심히 읽고 얕은 머리로나마 열심히 생각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부실한 벽돌끼리라도 서로 뭉치고 뭉쳐서

작지만 제법 단단한 집을 완성했으면 좋겠다.

n*****9 2014.02.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려가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의 한 국면이 마무리되었어도... 목수정, 월경독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의 한 국면이 마무리되었어도... 목수정, 월경독서" 내용보기
‘감성좌파 목수정의 길들지 않은 질문 철들지 않은 세상 읽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목수정의 서평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낸 책들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를 떠올리고, 그것들을 다시 살피고, 그 내용을 복기함으로써 그때와 지금의 나를 다시 한 번 살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면서도 아주 조금씩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의 한 국면이 마무리되었어도... 목수정, 월경독서" 내용보기

  ‘감성좌파 목수정의 길들지 않은 질문 철들지 않은 세상 읽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목수정의 서평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낸 책들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를 떠올리고, 그것들을 다시 살피고, 그 내용을 복기함으로써 그때와 지금의 나를 다시 한 번 살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면서도 아주 조금씩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하는데, 작가는 이런 복기를 통하여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어떤 힘의 원천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 같다.


  『“소설가는 자신의 생이라는 집을 허물어 그 벽돌로 다른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시 그 작가들이 지은 책들을 벽돌 삼아 자신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가 읽은 하나하나의 책들이 우리의 세계를 이루는 벽돌이라면 그 벽돌들이 잘 붙어서 하나의 집이 되도록 해주는 시멘트는 우리가 삶에서 직접 마주하는 경험들이다. 한 권의 책은 우리가 책을 읽기 전이나 후에 겪은 실제적 경험들을 통해 공명할 때, 비로소 견고한 내 정신세계의 한 벽돌로 굳건히 자리하는 것이다. 오래도록 내 현실의 삶 속에서 공명을 하지 못하는 책들은 곧 잊히고, 벽돌은 허물어진다. 스물두 살에 읽었던 《몽실언니》는 하나의 단단한 벽돌이 되어 내 안에 박혀 있다...“ (pp.64~65)


  그리고 아마도 비슷한 연배인 작가가 내 안에 박혀 있는 벽돌이라고 말하는 책들 중 일부는 나 또한 젊고 어린 어느 때에 보았더 것들이라 반갑기도 하다. 장 그로니에의 《섬》,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 장정일의 《서울에서 보낸 3주일》... 이것들이 그 목록이다.


  “굴종을 거부하는 것은 세상 모든 부모들이 가징 자주 잊는,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우리가 굴종하지 않는 법을 순종의 미덕만큼이나 열심히 배웠다면, 굴종에 직면해야 할 일들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인류가 저지른 가장 참혹한 사건들은 불복종이 아니라 복종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하워드 진의 말처럼...” (p.122)


  그런가하면 작가가 거론하고 있는 또 다른 작품들에는 새롭게 눈길을 보낸다. 다음과 같은 책들이다. 최인훈의 《가면고》, 이사도라 던컨의 《이사도라 던컨》, 권정생의 《몽실언니》,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 디차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 김우창의 《심미적 이성의 탐구》, 클라리사 P. 에스테스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시몬 베유의 《불꽃의 여자, 시몬느 베이유》, 트리스트럼 헌트의 《엥겔스 평전》, 김대중의 《김대중 자서전》,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


  “인디언들은 개인의 자유를 공동체나 부족에 대한 개인의 의무보다 훨씬 더 소중한 규범으로 여겼다. 사회 최소 단위인 가족에서부터 이런 무정부주의적 태도가 모든 행동을 지배했다. 인디언들은 공기를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토지를 사적으로 소유한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어떤 토지 소유지보다 더 깊은 애정을 가지고 땅을 사랑했고, 땅을 이해했으며, 자연의 모든 존재들과 영적인 교류를 하며 살아왔다. 인간이 만든 공동체 사회에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p.284)


  책을 읽는 동안 탄핵의 최후의 국면이 지나갔다.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몇몇 책들, 그리고 그 책들에서 인용된 문구들을 곱씹는 일이 최후의 시간들을 견뎌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어째서 세상은 선한 의지를 가진 자들을 수시로 곤경에 빠뜨리는 것인지, 어째서 그 수렁으로부터 헤어 나오는 일은 온전히 선한 의지를 가진 개인의 몫이어야만 하는지, 그렇게 기어 나온 세상의 기저는 또 왜 그렇게 허약하기만 하여서 우리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것인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물음들 속에서 책의 마지막 챕터를 읽었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탁월한 공격성을 지닌 인류 호모사피엔스가 그들을 잡아먹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최근 제기된 바 있다. 스페인 로비라 비르질리 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프랑스 등지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서 호모사피엔스의 이빨 자국과 인위적으로 잘린 흔적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진화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공격의지에 있었다... 잔인한 공격성을 가진 인류에게도 천적은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 자신. 그들에게는 빛과 진리와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끈질긴 본능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다... 결국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고 난다면, 태평성대라는 건 존재할 수 없는 꿈속의 세월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한다. 고통스럽지만, 언제나 권력의지를 가지고 가장 먼저 뛰어오르는 자들은 호모사피엔스의 공격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타고난 자들이고, 우린 앞으로도 그런 자들을 끊임없이 역사의 무대에서 만나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날뛰며 제멋대로 파헤쳐놓은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반대의 성향을 가진 호모사피엔스들, 평화와 평등,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연대의 손길을 맞잡고 끈질기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만면에 무한한 미소를 머금으며... 독재자의 딸이 펼치는 저 역겨운 시대착오적 여왕 놀음을 시민정신이 용납하지 않는다면, 그 공허한 권력의 허세는 세상을 한치도 움직일 수 없을 터이니.” (pp.300~303)


  책은 2013년에 발간되었다. 책의 마지막 즈음을 읽다보면, 정권을 잡은 박근혜를 향한 작가의 우려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리고 그 우려는 당연하게도 현실이 되었고, 지금 여기의 민중들은 작은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선한 의지들의 힘으로 하나의 국면이 일단락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또 다른 악한 의지들이 새로운 국면의 문을 열려고 하는 참이다. 그렇게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반동, 뒤로 잡아당기는 힘에 뒷덜미를 낚아 채이고는 했다, 언제나...

 


월경독서 越境讀書 / 목수정 / 생각정원 / 303쪽 / 2013 (2013)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7.03.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