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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은경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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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쓸모없음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의 2020년 가을 김박은경13. 나를 위해 죽고 싶은 사람을 위해 죽고 싶어 23. 좋은 게 좋아요 좋아하는 게 좋아요 좋아지는 게 좋아요 조금씩 자꾸자꾸 더해지는 게 좋아요 그러니 지금은 곁에 있어요 영원히 영원은 아니니까요, 좋아요.24. 얼어버린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발맞추어 걷는 녹사평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 그러나 이미 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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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쓸모없음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의 

2020년 가을 김박은경



13. 나를 위해 죽고 싶은 사람을 위해 죽고 싶어 



23. 좋은 게 좋아요 좋아하는 게 좋아요 좋아지는 게 좋아요 조금씩 자꾸자꾸 더해지는 게 좋아요 그러니 지금은 곁에 있어요 영원히 영원은 아니니까요, 좋아요.



24. 얼어버린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발맞추어 걷는 녹사평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 그러나 이미 풀을 잃은 청회색 골목에서 우리는 조금 취한다 이미 잊은 사람도 있고 잊은 것을 잊은 사람도 있겠지 어지러운 숨의 숲에서 실금처럼 떨면서 아직도 네가 좋지만 절대 묻지 않는다, 영원히 궁금하겠지



51. 부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간절하여 영원을 뒤덮는 부재가 된다 다시는 사랑 같은 거 믿지 말자고. 세상에 없는 사람아 그냥 살자 이렇게 함께



52. 어쩌자고 그렇게 좋아했을까 겨우 남은 목숨을 다 걸 정도로 



55. 떠오르지 못하면 어때 아무도 모르면 어때 버티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어떻게든 믿기 위해 믿으려고 이러는 거예요



68. 심장에 손을 얹고 네가 맹세한다, 이게 뛰는 한 너를 사랑해


언젠가 모르는 사람이 좋아질지도 몰라 다정하게 굴 수도 있을 것 같다 너의 취향을 빼박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어 남겨둔 심장의 일이겠지 남은 심장의 일이겠다 심장을 두고 간 너는 잊겠지 



74. 너는 무엇이 좋아 그런 걸 물어본다면 좋아하는 거야.



97. 언제까지나 갇혀 있는 이 바람도 별도 밤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없는 자리마다 시커먼 아픔들 사랑니 뽑은 자리처럼 벌어진 채 아물지를 않는다 


아무리 비벼도 환해지지 않는 눈, 그래도 견딜 수 있겠지 상관없다



98. 기다리느라 잠들지 못합니다 당신은 잘 돌아올 텐데 내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115. 백치의 가면을 일부러 순순히 쓴 채 우여곡절이라는 삶의 진실을 현명하게 견디면서 어떤 시인은 탄생한다. 오늘 우리가 만난 김박은경이 그렇다.



어떡하지 나는 김박은경이 너무 좋다. 이 책은 정말이지, 시를 잘 읽지 않는 나의 최애 시집이 돼서 읽은 구절 하나하나가 마음에 콕 박혀 살 것 같다. 녹사평과 오월과 유월의 심장 때문에 산 책이었는데 너무 만족한다. 기승전사랑, 사랑타령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런 글을 읽으면 사랑을 느껴.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사랑임을 알 수 있는.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두고 오래도록 읽어야지 시의 온 구절을 외워 말할 수 있도록. 책을 읽고 김박은경을 사랑하게 됐다, 이 작가가 보고 쓰는 세상이 더 궁금해. 





j*****5 2024.06.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