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밌었습니다. 읽는 동안 맥베스와 비슷하면서 차이점이 있어서 서로 다른 점과 같은 점을 떠올리며 비교하게 되는게 흥미로웠습니다. 욕망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욕망을 가진 리처드 3세는 어린시절 사랑을 받지 못해서 이렇게 되었나?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욕망의 파멸을 표현한게 리처드 3세라고 느껴졌습니다 |
|
'리처드 3세'는 몇 년 전 연극으로 봤었다. 절름발이에 비열한 악한의 리처드 3세를 '황정민' 배우가 열연을 했었다. 오이디푸스 때의 권위 충만한 왕의 연기와는 완전 다르게 절뚝거리면서 음모를 꾸미고 이중적인 감정의 독백을 기가막히게 해서 감탄을 했었다. 희곡은? 역시 재미지고 멋지다. 사실 리처드 3세를 악인이라고만 하기엔 석연치 않다. 꼽추였다는 얘기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랭커스터와 요크 가문의 왕위 다툼은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계속 바뀌었고, 리처드 3세는 형이자 왕인 에드워드 4세가 죽자 왕의 아들인 12살 에드워드 5세와 9살 동생을 연금시키고 왕이 된다. 단종과 세조가 생각나는. 셰익스피어는 리처드 3세를 아주 비열한 악인으로 그리고 있는데 읽다보면 묘하게 리처드 3세에게 빠져들어 나쁜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리처드 3세 편을 들게 된다. 못나서 일까. 연민이 느껴져서 일까. 내 안의 어두운 욕망을 보는 것 같아서 일까. 자기 부하들도 믿지 못하고 극도로 불안해 하며 파멸의 길로 향하는 그의 마음이 안쓰럽다. 충성이나 신의가 아니라 인질과 약점으로 명령을 듣게 하는 방법 밖에 쓸 줄 모르는 불쌍한 인간 리처드 3세. 실제 역사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후세는 추측만 할 뿐이지만 셰익스피어라는 대문호가 이렇게 그려 놓으면 어떤 기록보다도 강력하다. 지하의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를 만나서 뭐라 했을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했을까. 아니면 왕이 된지 2년 만에 죽어버린 잊혀진 왕이 아니라, 차라리 비열한 왕으로 확실히 기억되는 왕으로 남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진 않았을까. 사실 여부를 떠나서 악한데 연민을 느끼게 하는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대사도 죽여줬다고 인정하지 않았을까. |
|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서 이어지는 희곡으로 앞 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삽입해 리처드 3세의 즉위전 상황과 모반하기까지의 과정을 독자에게 더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셰익스피어의 후반기 작품인 맥베스의 원형이 리처드 3세라 할 수 있는데 맥베스는 자신의 악행과 욕심에 대해 고뇌하지만 리처드는 보다 왕권에 가까운 왕족이라는 위치에 있었기에 옥좌를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권력에 몰입해 그 자리 자체가 목적이 된 자는 통치가 아니라 욕심만으로 권좌를 차지하지만 오래동안 주변부에 머문데 비해 무리한 숙청으로 죽은 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세상을 마감하는 엔딩이 인상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