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과의 대화>는 톰 플레이트와 반기문 사무총장의 대화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다. 대화가 주가 되기는 하지만, 대화 전 기다림, 작가가 바라보는 반기문 등 인물감상내지 평전같은 요소도 많다. 따라서 일반적 인문서와 약간 다르고, 에세이같은 느낌이 일부 있다. (대화만을 그대로 옮긴 부분도 있는데, 1장 말미의 '유순택여사와의 대화'가 그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인간 반기문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인생역정, 공직생활, 유순택여사와의 사랑, 사무총장 취임초기의 어려움 등. 특히 마지막 항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간, 반기문 사무총장의 업적이라던지, 활약상만을 전해 들었기에 어려움 따위는 없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임초기 주요 언론매체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폄하하는 기사를 쏟아냈고'(p.118), 유엔 관료들은 '자기 영역에 침입한 낮선 세력을 경계하듯' 신임 사무총장을 대했다. 거기다, 반기문 총장역시 서구언론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은 결국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임에 성공한다.
노무현 대통령시절, 외교정책 보좌관과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했던 반기문 총장이었기에, 그가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흔적도 인상적이었다. 반기문 총장은 말한다. "노 대통령은 저를 가정교사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중략) 노 대통령이 제게 그러더군요. '반 대사, 우리에게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있습니다. 그러니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의 임무는 그 사람이 하게 합시다. 대신에 반 대사는 내 가정교사가 되어주세요. 나는 외교정책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p.83) "노 대통령은 편견이 없고 솔직한 분이었죠. 마음속에 뭔가를 숨겨두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p.83)
반기문 총장이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UN여성기구(UN WOMEN)를 설립했다는 것은 무척 자랑스러웠다. 유엔에 그간, 여성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구가 없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걸 처음으로 만든 인물이 반기문 총장이라니. "저는 전임자들과는 달리 양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남성들이 독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여성을 앉힌 것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척 힘들었습니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반대가 많았죠."(p.205) 반기문 총장도 무척 자랑스러워 하는 듯 하다.
이 책에는 놀랍게도, 반기문 총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상당하다. 처음엔 상당히 당황했다. 하지만, '세계가 바라보는 반기문 총장, 혹은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마음을 진정시켰다.
몇몇 부분을 보자. 1) 재해재난을 당한 국가를 방문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저자는 [낙하산 인도주의](p.35)라고 폄하한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이 이런 활동을 전임자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2) 반기문 총장이 아프리카를 방문하여, 자신의 어려운 경험을 이야기하며 격려해 주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프리카 학생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자기들이 처한 상황을 조금은 감사하게 여겼을지는 의문이다."(p.90)라고 꼬집는다. 이외에도, p.118상단, p.183하단, p.222상단 등에서 상당히 비판적인 (때로는 삐딱한) 시선을 보인다.
<반기문과의 대화>는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7차례에 걸쳐 진행한 대담을 비롯, 부인을 대동하고 만난 6차례의 대화를 담고 있다.(앞날개 참조) 이처럼, 이 책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유일한 책이다. 또한, 저자는 마치 에세이를 쓰듯 쉽고 경쾌하게 대화를 재구성하여, 인문서의 딱딱함을 덜어낸다. 대화 중간중간, 생생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 한가지 아쉬운 점. 톰 플레이트는 한국과 일본간 역사문제와 이 때문에 파생되는 갈등에 대해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무척 실망이다. 톰 플레이트는 "전쟁 성노예에 대한 기억은 국내 정치에서 아주 첨예한 문제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언제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올지 모른다."(p.239)라는 식으로 서술한다. 즉, 한국측이 여론을 의식해서 전쟁 성노예문제를 반복적으로 문제화시킨다는 투다. 거기다, 반기문 총장의 다음 코맨트를 강조한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 (성실하게) 협상해야 합니다. (중략) 한국과 일본이 조화롭고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길 바랍니다."(p.240) 마치, 일본은 협상할 준비가 되었고 협상하려 하지만, 한국이 협상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다. |
|
톰 플레이트, 그는 미국 언론계에서 '아시아의 정보통'으로 통하는 칼럼니스트다. 그런 그가 '아시아의 거인들'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일련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시아의 인물들과의 대담집을 내고 있는데 그 첫권은 오래도록 싱가포르에서 총리직을 역임했던 '리콴유'와 대담한 '리콴유와의 대화'였고 그 두번째로 나온 것이 이번에 유엔 사무총장 연임에 성공한 반기문 총장과의 대담을 담은 '반기문과의 대화'라는 책이다.
톰 플레이트는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말하길 외교 종사자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이자 한국 대통령 보다 높은 자리라고 곧잘 말하는데 그만한 위치인데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우 탄트 이후 36년만에 두번째로 사무총장에 이른 인물이다 보니 아무래도 전국민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을 수 밖에 없다. 반기문 총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신에 관한 책이 15권 정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반기문 총장이 처음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을 때 그에 관한 책이 우후죽순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연임 후에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한 외국인의 눈으로 쓰여진 이 책 역시 허다하게 많은 반기문 총장에 관한 책들 위에 그저 또 한 권의 책을 더할 뿐인 것인가?
읽어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이 책은 반기문 총장에 대한 다른 책들과 두 가지 점에서 뚜렷한 자기만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첫번째는 무엇보다도 반기문 총장의 진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반기문 총장에 관한 책이 나왔지만 반기문 총장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이런저런 말을 들려준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모두 바깥에서 본, 그렇게 한차례 걸려진 반기문 총장의 모습이나 삶에 대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책이 취하고 있는 형식 자체가 대담집이기 때문에 반기문 총장이 직접 자신에 대하여 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렇게 말해도 인터뷰라고 해서 진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반문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인 이 톰 플레이트란 사람, 반기문 총장과 처음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오로지 책을 위해 만난 형식적인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반기문 총장과 막역하게 지내왔고 언론통답게 반기문 총장이 처음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했을 때 언론의 물어뜯기가 마구 이루어질테니 언론을 조심하라고 충고했던 것도 그였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은 그저 자신이 열심히 하면 언론도 인정해줄 것이라 생각하고는 톰 플레이트의 충고를 따르지 않았다. 그 대가로, 이건 반기문 총장이 책에서 직접 털어놓고 있는 말인데, 아주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톰 플레이트와 반기문 총장은 조언과 충고를 주고받을 정도로 깊이 있는 사이인 것이다. 이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아무래도 그 속내가 더욱 투명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 해서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 전, 우리나라에서 외무부 장관으로 일할 때, 그리고 사무총장이 되었을 때, 되고나서 언론의 물어뜯기 공격이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착실히 사무총장으로서의 그의 입지를 다져 드디어 연임에 성공하기까지 과연 어떤 마음으로 그 모든 과정과 난관을 거쳐왔는지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여타의 다른 반기문 총장에 대한 책들과는 달리 독보적 가치를 지닌다고 보여진다. 한 마디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반기문 총장의 삶에 대한 진실한 면모들을 보고 싶다면 단연 선택해야 할 책인 것이다.
이 책이 가진 두 번째의 장점도 그 '진솔함'과 관련이 있다. 아무래도 유엔은 있는 곳도 태평양 건너 미국이고 하는 일도 범국제적이다 보니 우리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국내에 무려 15권이나 그에 관한 책이 나왔지만 그 고조된 관심이 무색하게도 그 후에 그가 어떻게 지내왔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마 반기문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연임되었다는 사실마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란 또한 이 책은 가치를 지닌다. 톰 플레이스는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난 후 일어났던 일과 행했던 일을 단계적으로 구성해 그 때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속속들이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이 아니면 어디서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막 되었을 때 연일 쏟아지는 비판과 무시 속에서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지 또 연임되었을 때조차 미국 언론들이 거의 언급하지 않아 속상해했는지를 들을 수 있겠는가?
즉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하나는 반기문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후에 지내왔던 삶의 궤적이고 다른 하나는 궤적의 각 순간마다 반기문 총장의 마음 속에 들어앉아 있었던 내면의 풍경을 말이다. 이 책은 참 그런 것을 잘 보여준다. 반기문 총장 자신도 톰 플레이스의 물음에 그 때 품었던 생각들을 솔직히 드러내고 있어 더욱 우리는 마치 그 마음이 손에 잡힐듯이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우리에게 사무총장으로사의 반기문만은 아닌 반기문이라는 한 인간의 초상까지 전해준다고 할 수 있다.
난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참 뜻깊게 읽었고 다 읽고 났을 때 어쩐지 조금은 인간 반기문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아마도 반기문 총장 역시 이 책이 사람들에게 보다 잘 자신을 이해하게 해 줄 것이라 여겼던 것 같다. 그랬기에 2013년에 뉴욕에서 열린 이 책에 대한 출판기념회에서 특별히 이 책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던 것이 아닐까?
저에 대한 책이 15권 정도 있습니다. 대부분 한국어로 쓰였지만 두 세권은 영어로도 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책들의 저자들과 한 번도 책 출간을 전제로 한 사전 인터뷰를 한 적이 없습니다. 2년 넘게 10시간 이상 함께 보낸 사람은 톰 플레이트 교수가 처음입니다.(P. 6)(...) 이 책은 저의 사고방식과 유엔이 일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가장 근사치이자 제 일에서 여러분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P.7)
그 말대로다. 반기문 총장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싶은 이들 뿐만아니라 유엔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아울러 권해드리고 싶다.
|
|
나와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이 세계를 무대로 삼아 큰 활약을 할 때면, 정확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가슴 한편에서 솟구쳐 오른다. 그동안은 스포츠 분야가 두드러졌었다. 김연아, 박지성, 손연재... 이름만 들어도 미소가 지어지니... 명승부 끝에 시상대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와 휘날리는 태극기를 볼 때면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자랑스러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선. 비록 학생이었지만, 그때의 뉴스속보를 정확히 기억한다. 대박.이라는 말이 무심코 입에서 흘러나왔다. 유엔이 어디인가? 국제 평화를 유지하고,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하고, 또 협력을 이루는 국제기구 아니던가? 그리고 그 단체의 최고 수장인 사무총장이라... 놀라웠다.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그 자리에 나와 같은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인이라는 사실은 또 하나의 자부심이었고, 자랑이었다.
당시 학창시절을 보내던 학생들에게 반기문 사무총장은 롤모델이 되기 좋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 집필하거나, 제대로 평가된 된 책이 한 권은 나와주길 원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동안 출간된 반기문 사무총장과 관련된 책들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는가에 만 초점이 맞춰있지, 정작 중요한 사무총장이 된 이후의 이야기는 정확히 전하지 못 했다.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함과 개인적인 성향 탓도 있겠지만, 반기문 사무총장의 입은 상당히 무겁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임기초에는 이런 진중한 태도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라고 혹평과 '이 남자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한 기획기사를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클린턴, 오바마 같은 달변가 정치인에 익숙한 미국과 서방 언론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지한 태도의 사무총장이 어색했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반기문 사무총장이 당선된 이후의 세계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지구 곳곳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재난재해(지진, 쓰나미, 방사능 등)를 맞았고, 민주주의를 갈망한 아프리카와 중동은 국민들이 직접 들고 일어나 유혈 충돌이 잦았다. 악의 축으로 불리던 독재자 김정일, 카다피가 죽고, 오사마 빈 라덴도 지구에서 사라졌다. 천안함이 폭침되고, 연평도가 폭격을 맞고, 연이은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조국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필요했다.
이 모든 순간에 반기문 사무총장은 전심을 다했다. 언론의 힘을 빌려 세계인의 귀와 눈을 마비시킨 게 아니라, 직접 현장으로 날아갔다. 시차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날씨도 다른 곳에 이코노미석을 불사하고 날아갔다. 결국 언론의 우려와는 다르게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의 5년 임기를 훌륭히 해냈고, 재선에 성공했다. 반기문의 리더십이 통한 것이었다. 과연 반기문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의 열정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반기문 사무총장이 버거운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굴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누구를 롤모델로 삼고, 또 어떻게 닮아가느냐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감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매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끊이지 않는 유엔이나,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우리나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이제는 인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롤모델로 삼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해보았다.
감사하게도 이런 모든 내용들을 반기문과의 대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LA 타임스 논설실장 톰 플레이트의 노력 덕분에 반기문 사무총장의 나름의 철학과 그의 열정, 사명, 비전 등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반기문과의 대화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반기문과의 대화는 유일하게 반기문 사무총장이 인정한 책이 된 것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반기문 사무총장은 가끔 업무 출장시 이코노미석을 애용(?) 한다고 한다. 불편함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유엔에는 사무총장 전용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자리가 없을 때는 이코노미석을 불사한다고 한다. 비즈니스 좌석이 없으면 다음 비행기를 타셔도 될 텐데, 1분 1초가 소중한 세계 분쟁지역과 재난 지역을 위해 반기문 총장은 이코노미석 비행도 불사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래도 세계 대통령에게 전용기도 없다니... 전 세계인이 1달러씩 모아서라도 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업무 스타일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작은 서재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세계의 시차를 고려해 24시간 일을 하는 모습에 절로 손뼉을 치게 된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약력을 보면 1944년 생이시던데...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반기문과의 대화는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미국 기자의 특유의 위트로 중간 중간 웃으면 읽을 수도 있고, 때로는 반기문 총장과 진지하게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었다. 그렇기에 시중에 나온 많은 책들과는 다르게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으로 인정하고, 출간을 허락한 것 같다.
반기문과의 대화에는 반기문 특유의 솔선수범 리더십은 물론이요, 보상보다 고충이 많은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 인간 반기문과 아내 유순택 여사와의 에피소드들도 담겨 있다. 양성평등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솔선수범형 리더. 반기문. 세계 평화를 위해 주 7일, 일 24시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는가? 반기문 사무총장이 인정한 책.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어보시길...
유엔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기구이며, 반기문 총장은 유엔의 중요한 개혁을 이끌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반기문 총장 연임을 지지하는 성명에서...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좋아하고 존경하는데도 그에 대한 책을 이제까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이 아동, 청소년용 도서인 탓도 있지만, 한국인의 정서상 그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한 책보다는 영웅시하고 미화하는 책이 많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서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과의 대화>는 읽기에 적절했다. 일단 저자가 톰 플레이트라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에 물들지 않고 제 3자의 시선으로 반기문의 공과 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했으리라는 믿음을 준다. 또한 그는 <타임>, <뉴스데이>, <뉴욕> 등에서 활동한 바 있는 전문 언론인이자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반기문이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 전부터 만남을 가져온 사이라서 오랫동안 그의 경력과 업적을 지켜봐 왔다는 점도 좋았다. 또한 반기문도 지난 2년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십여 차례 이상 저자와 만남을 가지며 책의 인터뷰이로서 성실하게 참여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이라는 광고 문구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저자는 먼저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직책에 대해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유엔사무총장을 '세계의 대통령'이라느니 '대통령 중의 대통령'이라느니 하는 말로 찬양하지만, 미국인인 저자의 눈에는 "정신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하고 싶어할 리도 없지만 할 수도 없"는 일에 불과하다. "이 세상에 유엔 사무총장 같은 직업은 없다. 독특하다는 말이 딱 맞는 직업이다. 사무총장이 되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지만, 동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때가 많은 관료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야 한다. 유엔 회원국 수를 감안하면 200여 명의 보스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몇 분 안에 음식을 요리해내는 전자레인지처럼 바로바로 성과를 내놓길 바라는 서구 언론들까지 그를 주시하고 있다. 그뿐이랴. 유엔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국제적인 규모로 움직이는 폭력단들 간의 싸움도 그중 하나다." (p.23) 일반인들은 신경도 안쓰고 사는 재해와 테러, 전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루 24시간 내내 전세계를 누비는 것도 모자라, 일을 잘 못하면 전세계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여가, 취미는커녕 하루에 몇십 분 쉬지도 못한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처럼 엄청난 부를 실컷 누리고 사는 것을 성공이라고 부르는 미국인들의 눈에는 반기문처럼 똑똑하고 능력있고 야심도 있는 사람이 고작 20만 달러의 연봉과 관저만 받고 이런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관료를 우대하는 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나 외교공무원으로서나 최고위직에 오른 반기문을 가장 성공한 한국인 중 하나로 여기는데, 외국인들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돈만 잘 벌면 장땡'이라는 식의 미국식 사고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직책이 높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기만 하면 됐지 일의 본질이나 실체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나라의 정서도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면 유엔사무총장이 하는 일의 실체는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계속 읽어보았다. 저자는 반기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력과 업무 스타일, 유엔이라는 조직 내에서의 문제, 여성 문제, 북한과 일본, 중국 등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정치 문제에 대한 생각 등을 낱낱이 밝혔다. 그의 이력이야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고, 지독한 워커홀릭에,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전형적인 '외교가'라는 업무 스타일 또한 유명하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유엔이라는 조직 내에서 그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으며, 대외적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유엔의 수장으로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바로 유엔사무총장이 하는 일의 실체다) 먼저 유엔이라는 조직은 전세계 백여 개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나 일반 사조직과는 시스템과 문화가 매우 다르다. 반기문은 사무총장이기에 앞서 유엔이라는 조직의 리더로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하기 좋은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의 관행이 무너지는 것이 싫어서 저항했던 직원들도 차츰 그의 노력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유엔이라는 조직의 틀과 속을 모두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전형적인 '외교가'인 그는 그것을 자신의 덕으로 돌리지 않고 한국 문화의 공으로 돌렸다. "유엔은 각양 각색의 문화를 모두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한국 문화도 중요한 문화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문화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한국의 성공신화만큼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은 훌륭한 관리방식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저는 그런 좋은 관행을 유엔에 도입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 부분에서 몇 가지 진전이 있었고,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p.127) 한국의 조직관리방식이 '훌륭한'지는 모르겠지만 효율적이라는 점은 공감한다. 그것이 자신의 덕이 아닌 한국 문화의 공으로 돌린 점도 인상적이다. 대외적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그가 느낀 고충은 더욱 컸다. 임기 초반부터 선진국의 수장과 언론들은 그의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출신이라는 것과 카리스마와 언어 실력 부족을 대놓고 조롱하며 무시했다. 재해, 전쟁, 테러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그의 개입을 주권 간섭이라며 거부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전세계 리더들의 관계를 조율하는 일이었다. 외교,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아무리 잘나고 대단한 리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관계를 조율하는 일이 무척 어려웠다. 그 중에는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을 걸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유엔사무총장도 사람인지라 그런 사람을 대할 때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멸사봉공의 자세로 개인적인 감정을 누르고 공적인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런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약점으로 지적한)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면 사람들은 놀랍니다. 이런 사무총장을 본 적이 없다면서요. (전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에게 물러나라고 처음 말한 사람이 바로 접니다.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죠." (p.183) 이밖에도 여성 문제, 북한과 일본, 중국과 미국 등 동아시아 정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다뤄져 있고,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반기문의 하버드 케네디 스쿨 재학 당시의 일화도 소개한다(무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과 조지프 나이의 회고록이 담겨 있다!). 여러 차례 부부 동반 모임을 가졌기 때문인지 저자는 반기문의 부인 유순택 여사에 대해서도 여러 번, 그것도 매우 자세히 언급한다. 유명 인사의 평전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미국인인 저자의 눈에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부인의 모습과 행동이 신선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첫만남에서 부인의 다소곳하고 조신한 몸가짐을 묘사하는 대목이라든가, 사서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밖으로만 도는 남편을 위해 헌신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느낌을 서술한 대목에서 놀라워하는 작가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인이나 가족이 그림자처럼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정서로 보면 낯설지 않을 이야기가 외국인에게는 이런 식으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했다. 만약 이 책을 한국인 작가가 썼다면 대단하다, 존경스럽다, 현모양처다 라는 식으로 일축했을텐데...... 그런 부인을 둔 반기문이 유엔 안팎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저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직접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힐러리 클린턴 같은 여성 정치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닌지 캐물은 것을 보면 그저 곱게만 보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곳 하나 반기문을 찬양하거나 영웅시하는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쿨'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의 눈에는 반기문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비치는지, 아울러 미국인에게는 한국인 관료의 업무 스타일이나 정치적인 행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핫'하다. 또한 (대부분의 책이 그렇듯) '위대한 한국인' 반기문으로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하고 자신의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외교 전문가, 일과 개인적인 생활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주변과 타협하는 사회인, 한 인간으로서의 반기문을 만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치외교학 전공자로서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공부, 진로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될 때마다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
|
<반기문과의 대화>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유일하게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관한 책은 시중에 15권 정도가 나와 있다. 본인이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반기문 UN사무총장에 관한 글, 컬럼, 어린 시절, 공무원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대신 쓰는 책이 대부분이어서 정장 본인의 말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인 톰 플레이트는 아시아의 거인인 싱가포르의 리콴유와 반기문과의 대화를 인터뷰 형식을 통해 책을 쓰게 되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서 배출한 정말 위대한 공직자 중에 한 분이다. 끝임 없이 싸우는 전 세계의 나라, 기근과 사고로 힘든 나라, 꼭 도움이 필요한 나라와 주어야 할 나라들 사이에서 그런 일을 감당하는 것은 정말 초인적인 지식, 체력, 마음, 인간관계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책의 특징은 반기문 사무총장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 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높고 높은 직책이다. 책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의 하루의 삶, 가치관, 여성에 대한 생각, 세계에 지도자로서 자신의 자기관리능력,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루는 법, 꿈을 꾸고 이룬 위대한 지도자의 멘토로서의 대화를 접할 수 있다. 그것도 연임으로 8년이라는 세월을 전 세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잡는 것은 정말 기적 중에 기적이다. 책을 통해 느끼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균형과 원칙을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준비한 지도자라는 생각이다. 때로는 사무총장의 직책을 위해서 자신의 취미, 가정, 편안함을 거부하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미친 직업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위대한 인물이 있기에 세계가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생생한 삶의 모습, 대화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이들에게는 활력소와 동기부여를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지도자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또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좋은 멘토의 삶을 보여 주는 책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
|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신 반기문에 대한 책은 내 기억에만도 열권이 넘게 출판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반기문과의 대화'도 앞선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읽게 되었는데, 읽는내내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이 마치 TV 쇼프로그램에서의 아나운서와 게스트 사이의 대화처럼 느껴져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정보통이라 불리는 톰 플레이트는 반기문 사무총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를 집필하면서 두번째로 반기문편을 쓸 정도로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전임 사무총장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해보이고, 나약해 보인다는 이유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라는 혹평을 받던 임기초를 지나 남수단 독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전, 코트디부아르 내전 종식을 이룩한 그의 현장형 업무스타일은 유엔총회 193개국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연임을 확정짓게 된다. 우리가 보기에도 반기문 사무총장은 외모적으로 단아한 선비스타일에 카리스마는 별로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업무에 대한 열정과 준비는 그 어떤 보스보다도 미리 공부해서 준비하고 자신이 필요한 곳이면 이코노미석이라도 타고 그 즉시 찾아가는 현장형 스타일이기에 다른 모든 회원국들에게 인정받는 보스일수밖에 없다. 자신이 항상 바쁘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간도 소중히 여기는 그의 자세는, 어떤 순간에라도 전화가 울리면 꼭 받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이는 한 조직의 보스로서 자만하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어려운 전후시절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 JFK를 만나면서 유엔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에 그는 어머니와 아내의 현명한 조언을 항상 기억하고 유엔에서 여성 고위직을 늘리고 양성평등을 발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그가 하버드에 유학할 시절의 교수 중 한명은 소극적이고 조용한 그가 처음 자신을 'JFK(Just From Korea)'라고 소개했다는 일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조용하고 소극적이지만 나름의 유머를 가지고 있는 멋진 신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톰 플레이트와 반기문과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은 형식이어서 좀 더 신뢰가 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미국기자로서의 톰 플레이트의 유엔과 반기문총장에 대한 견해가 중간중간 묻어나기에 더욱 다른 책들의 일방적인 반기문에 대한 찬사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
요즘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 닮고 싶은 위인,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대답을 많이 합니다. 반기문 사무총장님처럼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세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오른 반기문 총장님에게 열광하며, 한국인의 자부심을 드높인 성공 신화를 조명합니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반기문 총장님에 관해 출판된 책들 대부분은 자기계발서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님 되기'가 목표인 것입니다.
그런데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으며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열광하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사실은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속적 교황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유엔 회원국 수를 감안하면 200여 명의 보스가 있는 셈"(23)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유엔의 실력자로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국제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낙관적이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안정보장이사회의 "5개의 상임이사국은 반기문의 직속상관"이나 다름 없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에 제기된 문제에 대하여 5개 상임이사국이 전부 동의하지 않으면 유엔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5개 상임이사국은 유엔 전체를 압박할 힘을 가지고 있으며, 5개국 중 어느 국가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유엔의 숨통을 조일 수 있습니다. 또 유엔은 "회원국들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리 슈퍼맨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재정 후원국인 미국은 유엔의 "열렬한 비판자"이기도 하며, 국제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유엔의 간섭(?)을 달가워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악랄하고 잔인한 독재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고, 이제 그만 총을 내려놓고 국민들을 존중하라고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였지만, 완고하고 잔인한 독재자들에게는 그의 말이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라는 바보 같은 소리로 들렸다"(120).
그래서 유엔 사무총장을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유엔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침묵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것이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의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그런데도 반기문 사무총장을 지켜보는 각국의 눈과 언론은 그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합니다. 모든 비판은 온전히 유엔 사무총장의 몫이다. "책임은 항상 제게 돌아옵니다. 그리고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유엔을 비판할 때 도마에 오르는 건 늘 사무총장입니다. 그럴 때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171-172).
<반기문과의 대화>는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과 좌절에 맞서는 사무총장의 철학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의 일이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더 평화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유엔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소한 시도라도 해보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꿈꿔왔던 일보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기운과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유엔을 섬기며 세계시민의식을 호소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철학은 솔선수범입니다. 그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실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으며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더 열심히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책임과 사명, 그리고 현실과 좌절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영어 발음을 운운하고 있었던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반기문과의 대화>는 "아시아의 거인들"이라는 주제로 시리즈는 집필하고 있는 톰 플레이트가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엄격해보이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다소 가볍게 보이는 면도 없지 않으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장란스러운 듯한 짖꿎은 질문 속에 담긴 날카로움이 유엔 사무총장이 처한 현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냅니다. "한국인"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어떤 싸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누구보다 우리가 먼저 알아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이 책의 저자인 톰 플레이트는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서 칼럼니스트와 대학교수로 활동했다. 아시아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 정상은 물론이고 로널드 레이건을 비롯한 미국,영국의 대통령과 총리를 인터뷰한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쓴 '아시아의 거인들' 이라는 주제로 쓴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반기문 총장은 그를 주제로 쓴 책이 국내에서 많이 출간되었지만 자신과 협의하에 씌여진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주로 두사람이 2년여간 정기적으로 한 인터뷰와 반총장 내외와의 식사자리에서 이루어진 대화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기문 총장은 책의 논평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엔이 하는일과 이 일의 성질, 또 유엔이 세계평화와 인권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길 바랐노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이 씌여지는데 동의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유엔이 하는 일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볼때 이 책에서 얻는 구체적인 대답들은 많은 부분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다. 그가 '세속 대통령'이라 불리우는 거대조직의 수장인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방식, 그의 철학, 유엔의 중요성, 재선에 성공한 일,사적인 생활까지 많을것을 들어볼 수 있었다. 반총장이 책의 논평에서도 거론했듯이 저자가 글을 쓴 방식은 우리를 살짝 당황하게 한다. 너무 가볍게 접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게 사실이다. 또 그의 마음속 생각을 적나라하게 표현할때는 좀 경박스러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쨋든 그가 상대한 사람은 세계외교의 최고 꼭대기에 앉아 있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아닌가~~ 하지만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듯이 그런 기술방식 덕분에 이 책은 정말 술술 읽힌다. 따분한 책일거라는 생각을 불식시켜 줌과 동시에 그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정확히 전달해준다. 반총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 그의 철학과 세계지구촌의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유엔의 |
|
중간정도까지 책을 읽었을 땐.. 글의 저자가 참 무례하고 뒤틀린사람같단 생각이 들었었다.
반기문이란 사람 태생의 환경적, 문화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듯 해 보였으며, 장점을 표현한것 같으면서 자세히 보면 결국 단점을 말한 부분 등 때문에 말이다.
맨 뒷장 저자의 말에서 작가는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대화의 형식으로 글을 썼다 했다. 물론 이 책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대화 형식이 주를 이루지만.. 인터뷰하는 저자의 생각이나 느낌도 많이 살려져 있다.
반기문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작가는 혼자 생각처럼 부정적인 반응도 적고 있는 식이다. 가령 반기문이 자신은 정직과 성실을 신조로 평생을 살아왔으며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그렇게 살아왔기에.. 즉 가장 밑바닦에 내려가본 경험이 많기에 부패의 유혹은 극복할 수 있다 말한 부분에서도.. '아주 가난했던 예전의 경험이 과연 부패의 유혹을 없애는 확실한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그런것 같지 않다' 라고 적어놓고 말이다.
한국의 웨스틴 조선 호텔을 묘사할 때도 '제멋대로 뻗어나간 서울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무분별하게 개발된 대도시의 모습이 마치 강력한 환각제에 취해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식당에 들어서니 미국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밥 호프와 무하마드 알리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가슴이 철렁했다. 외교 통상부 장관인 그의 취향이 참으로 걱정스러웠다.' 같은 식으로 말이다.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비아냥거리고 삐딱하게 나가고 도발을 시키는 저자가 첨엔 너무 싫었었다. 그런데 계속 책을 읽다보니..이런게 미국 칼럼니스트 스타일이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더라도.. 미리 질문지를 보내고 달달암기해 외워 말하는 우리나라 식과는 참 상반되었었다.
어떤 형식으로 질문할 건지만 알려주고.. 질문지를보내는 친절함따위는 보이지도 않고 말이다 ㅋㅋ
그냥 그 자리에서.. 철저하게 상대를 도발시킬만한 질문..을 계속 퍼붓어대고.. 반응해보이는 것이다. 만약 말하는 상대가 화를 낸다거나..논리가 떨어지면.. 그게 그 사람이였단 사실을 적어내려가는.. (반기문같은 경우..상대가 자신을 도발시키면..가볍게 말하는 경향이 있는듯했다. 근데 이건 참 지혜로운 방법같아 가슴에 새겨넣기로 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보니.. 반기문은..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톰 플레이트에게 좋은 점수를 받은 듯했다^^
암튼..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참 잘쓰는것 같았다. 인터뷰 질문이나 반기문의 말을 이끌고 나가는 능력도 뛰어난듯했고.. 반기문이 이야기 하는 인문들 사건들 상황들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알고 있는듯했고말이다. 특히 중간중간 흐름에 잘 맞춰 타인의 시각을 넣었는데.. 이로 인해.. 반기문과 저자 그리고 타국과 타국인들의 시각도 모두 볼 수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함까지 들었으니까.
매 장 시작마다..토마스모어 '유토피아' 를 인용한 건..언급할필요도 없이 최고였고 말이다.
반기문의 철학과 유엔의 중요성 등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한 책이 참 많다고 한다. 그중 이 책만이 반기문이 직접 누군가에게 본인 이야기를 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도 유엔에서 근무를 해본 이로서 둘은 대화가 잘 통한다. 24시간이 부족한 반기문과 차를 마시며 식사를 하며 각자의 부인을 동반하고 사적으로 만나 나눈 여섯 번의 대화를 통해, 유엔과 반기문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어머니의 전쟁통의 출산이야기, 시골촌놈의 미국행부터, 2009년 방북 일자까지 확정한 상태에서 최고위층(김정일)의 건강악화로(북한측 요청으로) 불발된 사연. 외무부 차관에서 해임됐을 때, 때론 이코노미 석도 마다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라 긴급 재난국으로 이동, 40시간 뜬눈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업무 수행.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리더, 적극적인 현장형 리더십, 모든 안건과 자료를 숙지하는 철두철미함, 부하 직원에게 전권을 주되 정치적 책임은 본인이 지는 솔선수범, 그리고 본인의 모든 걸 내려놓고 내조하는 아내의 이야기까지... 공직자의 헌신과 윤리의식, 책임의식... 많은 정치적인 얘기들이 머리 아펐지만, 전체적으로 다시금 공직생활하는 마음가짐을 다 잡을 수 있었던 책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