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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몇번씩 들어가는 인터넷 서점에 새책소개 페이지가 바뀌었다. 뭔가 빨간 표지, 영문제목. 이거 뭔책이여. 하고 지나쳤는데 이동진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흠.. 저번에 산 이동진 평론가의 책도 다 못 읽었는데. 근데 이번 책은 또 왜 이렇게 두껍대
찬찬히 살펴보니 그의 소장품에 대한 책이란다. 오호. 내가 이동진 평론가의 열성팬은 아니라서. 그의 소장품이 이렇게까지 대단한 줄은 사실 몰랐었다. 책이 2만권, 음반 1만장. 뭐 이것까지만 해도 다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웠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한 번 져보지 뭐.
도착한 책은 생각보다 더 두껍고 사이즈도 컸다. 뭐냐 이 플라스틱 빨강이는. 책을 보호하기 위해 꼼꼼히 넣어준 케이스도 고마웠다. 저번에도 책 표지를 주던데. 책을 좋아하는, 소장본능을 가징 사람이라면 이런 건 꼭 필요하다.
드디어 책을 펼쳤다. 열장 정도 넘겨서 보다가 닫았다. 성질이 났다. 이거 뭐냐. 박물관이냐. 어떻게 하면 이런 어마어마한 소장품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멋진 공간을 가질 수 있는지 너무너무 부러웠다. 지고 이기고의 단계를 넘어선 성덕의 책이었다. 아. 나는 헛살았구나 하면서 매일 퇴근하고 침을 흘리며 책을 봤다. 사진도 사진이고 내용도 내용이고, 한숨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의 수집품 모두가 진열되어 있는 공간의 이름이 파이아키아이다. 신화 속 지명이기도 하고, 파이를 사랑한다는 그는 파이와 아카이브를 합친 것으로 해석되는 이름을 지었고 건축가와 상의해 공간을 어떻게 꾸밀것인지 고민했다. 그 결과물은 입이 쩍 벌어질만한 공간. 전시공간을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벽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파이아키아가 탄생했다. 처음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이 공간이 뭘까 놀라웠는데 전시관 겸 박물관 겸 작업실이라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이런 곳이라면 너무 좋아서 일이 안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이 곳에 들어있는 수많은 소장품 중에서도 들려주고 싶은 스토리가 있는 소장품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그의 컬렉션을 소개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500페이지 넘게 소개하고도 다 못한 컬렉션을 몇줄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음악, 책, 영화계에서 유명인사들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앨범, 책, 스틸사진이나 포스터는 물론이고 세계를 누비며 수집한 물건들로 가득차있다. 재미있는 것은 레드존의 존재. 요즘 서점을 가도 표지가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검정색 책들을 모아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던데 빨간색 하나로 표현하는 전시공간이라니, 멋지다.
직접 발품을 팔기도 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회를 갖기도 하고, 인터넷 경매를 통해서 얻은 수집품은 하나하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영화평론가로서 책 관련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경력이 성덕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는데 왜 이 사람은 이렇게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수집품을 모을 시간까지 있었을까. 마냥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게으른 삶을 살았던가 반성할 일이다.
이동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가에 대한 보고서이며 파이아키아 사용설명서이기도 한 책,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이다. |
| 이 두꺼운 책을(500페이지가 넘는)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이동진 작가의 팬이라면 절대로 멈출 수 없는 즐거움 그 자체.. 파이아키아의 구석구석 디테일한 모습을 여행하듯이 감상할 수 있는 선명한 사진들을 보는것도 황홀했고 작가 특유의 유머가 깨알같이 녹아든 글들을 보며 연신 키득키득 웃어서 가족들이 "뭔데. 왜?" 하고 묻기도 하고.. 파이아키아의 존재를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부터 너무나 궁금했는데 이렇게 책으로나마 초대 되어 구경을 하니 큰 선물을 받은것 같다..유튜브를 통해서도 매주 소개가 되니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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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이동진 작가의 <파이아키아 : 이야기가 남았다> 리뷰 입니다. 이동진이란 이름에 거는 기대와 설렘은 뭐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어린 시절 조선일보에서 만났던 그의 영화 관련 글들을 스크랩해서 일기장이나 파일첩에 꽂아두던 기억은 참 소중합니다. 워낙 많은 걸 알고 있고, 그걸 쉽고 적확한 단어로 설명하고 풀어 쓰는 게 가능한 사람이기에 그의 글들은 언제나 감탄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어요. 그의 덕후 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영화뿐만이 아닌 온갖 것들이 덕후 리스트에 등장합니다. 여행지에서 구입한 마그넷까지도 그의 소장품이거든요. 그의 박물관에 붙은 파이아키아의 어원도 심상치 않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재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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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절대로 할수없는 일중 하나가 미니멀리스트가 되는것이다. 나는 맥시멀리스트이다. 이동진 만큼의 방대한 책이나 음반을 보유하곤 있지 않더라도 집안 곳곳 넘쳐나는 책과 음반들이 너저분하게 흩어져있어 이걸 어떻게 깔끔하게 정리할까가 최대의 난제다. 새로운 책장을 들이면 그책장은 책들로 바로 꽉 채워지고 다시 주문되는 책들은 또 너저분하게 집안 곳곳을 여기저기 흩어져 다닌다. 이책은 이동진의 정체성이 오롯이 들어있는 책이다. 내가 그랬듯 그의 수집과 그 수집의 이야기는 결국 이동진이 살아온 삶의 역사이고 그의 정체성이다. 그가 가진 앨범 하나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있고 책 한권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바탕이 된것이다. 나는 훔쳐보듯이 이책을 주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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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 작가의 작업 공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 보통 남자의 로망 중 하나는 멋들어진 서재와 흔들 의자, 그리고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홈시어터, 컴퓨터가 아닐까? 보통은 신혼 때 처음 집을 구하면서 저런 로망에 대한 꿈을 이루는 듯 하다. 아니면 처음 이사하는 집에서라도. 하지만 가족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그 공간은 가족을 위한 공간이 되고 남자의 로망은 그렇게 사그라져 간다. 이 책은 그렇게 사그라든 남자의 로망에 대한 책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540 쪽 정도 되는 아주 두꺼운 책. 두껍지만 사진이 많고 이야기도 재미있기에 쉽게 읽을 수 있다. 오히려 두꺼움이 고마울 정도로. 책을 읽으면서,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20,000 권이 넘는 책과 수천 장의 DVD, 10,000 장에 가까운 음반들, 그리고 싸인이 담긴 포스터들. 집에 1,300 권 정도의 책이 있는데, 그 정도도 꽤 많다고 생각했는데, 파이아키아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네. 그리고 감독, 배우, 작가, 가수들의 싸인이 담겨 있는 것들이라니. 그저 작가의 싸인이 담긴 책을 구입한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웠는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부러움만 늘어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담아낸 건축물, 공간, 파이아키아. 멋지다. 멋들어진다. 콜렉터들의 꿈을 이루어낸 장본인이 아닌가. 그런데 저 모든 것들을 모으는 것도 일이지만,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었을 듯.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을 담아내는 파이아키아라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결국은 부럽다. 그 무엇이 되었든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대단하고 존경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열혈강호>를 열심히 모으고 있는 나도 어떻게 꼽사리라도 낄 수 없을까? SK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https://www.youtube.com/channel/UCuKKkBSGK4e9fuaquWXorJg/featur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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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물건을 모은 게 아니라 이야기를 모았는지도 모른다." 영화평론가이자 작가 이동진의 책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에서 만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다. 부제가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인 이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수집한 책과 영화. 음악 관련 물품들을 소장해 둔 공간 '파이아키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파이아키아는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 '파이'와 아카이브(archive) 혹은 아키텍처(architecture)에서 따온 '아키'와 공간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ia'를 합친 것이라고 한다. 파이아키아는 또한 오디세우스에 나오는 고대 그리스의 섬 이름이기도 하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 지척에 있는 고향 이타카 섬으로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10년간 바다를 떠돌아야 했다. 마침내 10년 만에 이타카 섬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도착했던 섬의 이름이 바로 파이아키아라고 한다.
이 책은 읽으면서 여러 가지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저자가 수집한 물품들의 양을 보는 것이고(책 2만 권, 음반 1만 장, DVD 5천 장, 그 외 수집품 5천여 점), 두 번째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물품들을 살펴보는 것이고(박찬욱 감독에게 사인받은 장도리와 영화 <어벤저스>의 슈퍼 히어로 25명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 알베르 카뮈의 사인본이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는 각각의 물품들에 얽힌 사연을 읽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 사인을 받기 위해 책이나 음반을 준비하는 건 기본이고 일부러 작품 또는 해당 인물과 관련된 물건을 따로 준비한다든지(예를 들면 영화감독 봉준호의 사인을 받기 위해 영화 <기생충>의 주요 소품인 수석을 따로 준비함),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직접 사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 사인본을 구하기도 하고, 외국에 갔을 때 발품을 팔아서 헌책방이나 중고 매장을 살피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사인을 받게 될지 모르니 항상 서명용 펜을 가지고 다닌다고(검은색만으로는 부족할까 봐 은색도 챙긴다).
영화 평론가로서 행사 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받은 물품이나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비롯해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당시에 받은 물품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한때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열심히 들었고 <이동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비롯한 라디오 프로그램도 애청했던 사람으로서 무척 반갑고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추억은 방울방울~).
저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안경'과 관련해 수집한 물품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반려묘 '소미'와 관련한 물품들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4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수집한 물품들도 나온다. 마그넷을 주로 수집하신다고 들어서 얼마나 모으셨는지 궁금했는데 책에서 보니 그 양이 엄청나다. 오랫동안 수집가로 지내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감동적이었던 순간, 후회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즐겁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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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이동진 작가의 서재(아마도 집의 서재였던 듯 하다)를 보고 나도 반드시 저렇게 서재를 꾸밀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있다. 사실 그렇게 별 건 아니고 책의 판형에 맞게 책장을 맞춰서 책이 벽의 한쪽 면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모습이었다(그리고 고양이가 올라가 있었지). 그렇게 그의 서재를 동경하고 있었는데 무려 이동진 작가의 책과 수집품이 모여 있는 작업실을 소개한 책이라니. 이건 무조건 소장해야지. 두꺼운 책의 두께만큼 이 책에는 이동진 작가의 수많은 수집품의 역사가 쓰여 있다. 작업실의 이름인 파이아키아가 어떤 의미인지부터 수집품을 어떻게 모았는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까지. 이 두꺼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설레고 행복했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기록이라는 것은 또 얼마나 멋진 것인지. 그동안 이동진 작가의 글과 평론, 빨간책방, 영화당 등 그의 컨텐츠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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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부터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던 일, 꿈꾸던 장소를 대신 만난듯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하나 둘씩 모았다가 정리해 버렸던 물건들이 떠올랐다. 사진으로 만난 영화 포스터, 앨범, 소품들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더하여 저자의 애정어린 이야기와 시선이 가득한 것이 보였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아무 곳이나 펼쳐서 바라보는 책 속 장면들이 삶의 여유를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임을 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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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와 가격 때문에 주문을 망설였다. 그 내용이 매우 궁금하여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싶었으나 코로나 이후에 외출이 최소화되면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역시 책을 주문하길 잘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넘실거린다. 고등학생 아들이 책 두께를 쓱 보더니 백과사전이냐고 묻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백과사전이 맞지 싶다. 한번에 읽을 분량도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아껴서 읽으려고 한다. 음미하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