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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멈추자 지구가 건강해졌다고들 한다. 얼마 전 미디어 기사에도 멕시코 소로나 주(州) 세리 지역 해변에 바다거북 중에서는 가장 작은 종 중 하나인 멸종위기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이 기록적으로 부화(매년 500마리 안팎이었는데 무려 2,250마리)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에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단계에 올라있는 멸종위기 종 매부리바다거북이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의 해변에서 부화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간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외부활동이 멈추자 생태계가 살아나는 이 현실! 생태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일종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한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가 멸종된 지 70년 만인 1995년, 늑대를 재도입하고 나서 일어났던 극적인 변화가 아주 인상적이다. 당시 넘쳐나는 붉은사슴이 지표의 식생(풀)을 모두 뜯어 먹어 개울가와 강변은 텅 비어 있었는데, 늑대가 오자마자 사슴의 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사슴들이 늑대에게 잡히기 쉬운 골짜기나 협곡을 피하면서 이 지역의 나무 중 일부는 늑대가 다시 등장한 6년 사이에 키가 5배나 더 자랐고, 그들 나무는 물에 그림자를 드리워 수온을 식히고 물고기나 다른 동물들의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야생동식물 군집을 바꾸었다. 씨앗과 묘목의 생존율도 높아져 황량했던 계곡은 사시나무, 버드나무, 미루나무로 덮이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명금류(鳴禽類, 노래하는 새)의 증가였다. 다시 자란 나무의 숲에서 노란 참새, 미국초록개고마리, 아메리카솔새, 버드나무긴꼬리딱새 등의 개체 수가 증가한다. 강변의 숲이 살아나면서 비버와 들소의 증가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이고, 비버 또한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주어 수달, 사향쥐, 물고기, 개구리, 파충류가 살기에 알맞은 곳을 만든다. 늑대가 없을 때 표층침식이 일어난 산비탈 토양도 회복될 조짐을 보인단다. 늑대가 돌아온 지 5년 후 토양의 질소가 약 1/4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초식동물의 대변으로 재순환되는 질소의 양이 적어졌기 때문에 그곳에 자라는 식물의 종과 수를 변화시킬 것이다. 늑대는 코요테를 잡아먹기 때문에 토끼나 쥐와 같이 작은 포유류의 수가 늘어나도록 일조했고, 이는 또다시 매, 족제비, 여우와 오소리의 먹이를 증가시켜준다. 시체를 먹는 대머리독수리나 갈까마귀는 늑대가 먹고 남긴 사슴의 사체를 먹어 치운다. 늑대의 귀환은 곰의 개체 수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늑대가 남긴 사체를 먹기도 하고, 사슴이 줄어든 덕에 더 많아진 관목의 열매도 먹기 때문이다. 곰은 사슴 새끼도 잡아먹음으로써 늑대의 도입 효과도 강화한다. 단 한 종을 자연 상태로 되돌려놓으면 생태적으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물론이고 강의 흐름과 형태, 땅의 침식 등 물리적 지형 자체도 바꿔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160~162쪽 참고)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인 조지 몽비오의 『활생 feral _ 한번도 보지 못한 자연을 만난다 Rewilding the Land, the Sea, and Human Life』 번역자는 긴팔원숭이 박사의 밀림 모험기 『비숲』을 쓴 김산하 박사이다. 모 신문에 실린 책 소개 내용을 보고 바로 손에 들었다. Rewilding을 직역하면 '재야생화 再野生化'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단어도 길고 저자가 의도하는 "과거의 어떤 특정 시기나 특정 생태계로의 복귀가 아니라, 자연이 알아서 제 갈 길을 갈 수 있도록 허락하고 도와주고 지켜본다"라는 의미에서 '활생 活生'이란 대체 번역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어딘가로 돌아가는 의미가 아닌, 생명체들의 삶이 추동하는 새로운 야생 상태를 지칭한다고 보면 되겠다.
현시대 인간들은 자연을 마치 정원 가꾸듯 관리하려 한다. 자연 보전 운동의 '의도는 좋지만 생태계 시스템을 하나의 시간대에 정지시켜놓으려는 듯한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한 공간에서 동식물이 떠나지 못하게, 또는 그곳에 원래 살지 않았다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시도로 말이다.' 활생은 자연이란 단순한 종의 집합이 아니며, 종과 종간 그리고 주변 환경과 맺는 변화무쌍한 관계로 이뤄졌음을 바탕으로 둔다. 현대 생태학의 가장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영양단계 캐스케이드(trophic cascades)가 매우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인데, 이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가 자신의 먹이동물은 물론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종의 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서 저자가 관심을 두는 활생은 자연에 대한 통제를 추구하거나, 특정 생태계나 경관을 다시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다. 사라진 생물을 복원하는 정도에서 손을 떼고 자연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생태계의 역동적인 상호관계가 최대한 풍부하게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활생의 주목적이라 하겠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역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다양성과 '건강을 위해 좋은 일이겠으나, 저자가 말하는 활생은 이보다는 '관계의 재설정'이란 결론에 닿게 된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것을 즐기도록 해주는 기회의 확대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동안 생태계의 주역이 마치 인간인 것처럼 여겨왔다. 인류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호모데우스)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져 발목을 잡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자원을 거의 독점하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표면 식생의 파괴, 다른 생태계의 멸종, 지구의 오염과 대기의 변화 등 파괴적 후유증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보면서 인류 또한 멸종의 단계에 든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인간의 자업자득이다. 어쩌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인류는 반성의 기회를 엿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무한한 신비와 경이를 영원히 누리려면 사고와 행동의 패러다임을 이제 바꾸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다. 수정: 65쪽 7. 처음 만져 Ⅱ 보는 것이었다. ---> 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