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 독특하다. 그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수목원을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나무를 사랑하는 누군가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거대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어느 아름다운 수목원의 나무 그늘을 걷는 동안, 은은한 나무향과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피톤치드를 가슴 속까지 흡입하며 내 몸을 상쾌하게 가득 채우는 느낌.
신기하게도 이 책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유난히 나무향이 많이 난다. 마치 누군가 의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 책이 내게 '저도 사실 나무로 만들어졌답니다. 제 본래의 모습, 거대한 나무의 깊은 숨결을 느낄 수 있나요?'라고 끊임없이 되새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장을 넘겨 책 속 또 다른 내용과 마주할 때 마다, 코로는 책장에서 느껴지는 나무의 은은한 향을 즐기고 손으로는 다소 투박한 나무재질의 친근함을 느끼며, 눈으로는 나무들이 저마다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고 또 어떤 개성들을 가졌는지, 기존에 내가 알지 못했던 재미난 설명들을 좇아 가면서, 문득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이 생각났다.
나무는 살아서 내게 놀이터가 되어 주고, 그늘이 되어 주고, 죽어서는 이렇게 좋은 책으로 다시 태어나 나의 부족한 지식을 넓히고 오래도록 내 곁에서 함께 해주리라는 생각...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주인공 소년이 나이가 들어 밑둥만 남은 나무에 걸터 앉아 지친 몸을 쉬었듯이, 나는 나무로 만들어진 이 책에 적힌 나무이야기에서 포근한 안락을 발견하고 지친 마음을 쉬었다.
저자의 직업이 참 독특하다. 직업이 <나무의사>라니. 그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게 되었을 수많은 독자들을 위하여, 이 책은 책 속 Information에서 나무의사의 뜻과 하는 일,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과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산림청 사업으로 시작한 제도로, (재)일본녹화센터가 공인하는 수목과 수목 보호·보전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일본에는 이미 2천여명의 사람들이 나무의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의 숱한 해함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온 몸을 바쳐 이로움을 주는 '나무'라는 숭고한 존재의 곁을 지키며,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고 돌봐주고 나아가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주는 일. 그 자체로 나무의 느낌을 닮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어 나가며 발견하게 되는 나무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과 에피소드들, 이것을 우리에게 들려 주며 나무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고 풍요로운 자연을 지켜나갈 수 있게 격려하는 저자의 모습, 그것만으로도 나무의사라는 직업을 지닌 사람들의 높은 직업적 자부심과 나무를 향한 애착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부담없이 친근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현학적인 문구로 치장하는 대신, 담백하고 신선한 글로 또박또박 자상하게 설명을 이어가는 친절한 나무 이야기.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목원을 거니는 느낌으로 가볍고 상쾌하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나무가 대단한 점은 그들이 생활하는 것만으로 오히려 주위환경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 인간도 나무도 항상 '건강미인' 혹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무'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p. 254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떠올렸음을 이미 밝힌 것처럼, 이 책의 저자도 책의 말미에서 그런 나무의 숭고함을 이 한 마디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 존재 자체로, 그저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자신 뿐 아니라 주변환경까지 건강하게 만드는 나무. 그 존재의 겸손하고도 위대한 조화로움, 환경과 융화되는 존재의 애타성을 닮고 싶다.
|
|
지난해 토막으로 잘린 행운목을 꽃집에서 구매했다. 집안에 식물이 없었으므로, 푸른 잎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물만 주어도 잘 자랄만한 종을 선택한 것이었다. 행운목을 구입할 당시에는 토막난 나무 중심에서 자란 뿌리가 될 잎들이 세 방향으로 나 있었는데, 어느새 새싹이 하나 더 돋아나고, 최근에는 새싹하나가 추가로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다. 꽃집 아주머니는 새싹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 했는데, 물만 주었을 뿐, 특별히 관리 하지 않아도 딱딱한 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행운목과 함께 국화과 식물도 함께 들여놨는데, 이놈은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물도 자주 주어야 했고, 온도도 적절하게 유지를 해주어야 새로운 꽃봉우리를 피우고 화려한 꽃잎을 피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겨울 방심한 틈을 타 거의 죽게 되었고, 지금은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식물을 조금 아는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살려낼 수 있는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식물이 새싹을 틔우며 생명을 나타내기도 하고, 죽어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속에서 종을 이어가는 수많은 종류의 수목들은 어떻게 스스로 자라는 것일까 궁금하게 되었다. 어디 다큐에선가 환경에 맞게 씨를 뿌리고 번식하는 방법이 ‘체득’한 것처럼 나타나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다. 진화론자들은 생존을 위한 유전자의 변형을 이야기하겠지만, 나같은 창조론자들은 창조주의 세심하고도 놀라운 질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작은 씨앗에서 그렇게 거대한 나무로 자랄 수 있는 것일까. 셀 수도 없이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생명을 유지하며 오랜세월 자신의 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물과 땅을 통해서만 말이다. 어쨌든 도시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런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수목들도 인간사와 마찬가지로 번식하고 자라면서 병충해나 자연재해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여러 연유로 쇠잔하게 된 나무를 고치는 ‘나무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는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책에는 나무의사인 저자가 의뢰를 받아 병충해에 노출 된 나무를 치료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나무를 심은 토양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진딧물과 같은 벌레들에게 공격을 당해 쇠약해진 경우도 있다. 나무의 치료과정을 보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에 “아 그렇구나”하고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적극적이고 왕성하게 무성한 잎을 만드는 나무는 존재 전체가 항상 생명력으로 충만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실제로 활동하는 세포는 나무껍질 바로 안쪽뿐이고, 더 안쪽 속나무(목부)는 죽은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다......성장하면서 축적된 세포는 언젠가는 그 내측이 벗겨져 떨어진다. 끝까지 남아 있는 건 세포의 가장 바깥층을 에워싸고 있는 단단한 세포벽이다. 보통 안쪽에서 새로운 세포가 자라나는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전혀 다른 나무의 성장방법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무는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나무 동굴’이 생겨도 살 수 있는 거란다. 한편으로는 사람의 인생도 비슷한 것 아닐까? 세월이 지나면서 내면의 자기주장을 조금씩 내려놓으면서 처음에야 고통이겠지만, 점점 더 타인이 좋아할만한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행동했던 지난날의 과오들을 과감히 잘라내 버리면서 새로운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 나무의 성장과 닮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악조건의 날씨가 반드시 나무를 괴롭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바람으로 흔들리지도 않고 아무 자극도 없으면 뿌리는 계속 약해지게 된다. 오히려 바람이 있기 때문에 그 저항에 의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나무뿐만 아니라 이 땅에 있는 모든 생명이 이와 비슷하다. 외부의 어려움이 오히려 내면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처럼, 나무도 인간도 연단의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그렇지만 아무 목적도없는, 또는 잘못된 방향을 향한 연단은 그저 생고생으로 마무리 될 위험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의 인생을 단순하게 규정지을 수 없겠지만, 본연의 모습을 깍아내는 일이 없이는 새로움도 없고 생명도 왕성해 지지 못한다. 오직 경험한 사람만이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또한 나무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도 휼륭한 도구가 된다. 생명 그 자체는 인간에게 감정과 사고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 비록 저자가 일본인인 관계로 나무를 곧 자연신과 동일시하는 관점도 나타나기는 하지만, 나무는 그 자체만으로 많은 영감을 준다. 그러니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나무도 인간도 건강하게 생명력 넘치는 것이 제일이다! |
|
나무 의사 이야기. 나무의사, 조금은 이색 직업 과연 무엇을 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병든 나무를 치료하는 사람이다. 조금은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나무의사 이야기가 아닌 일본의 나무 의사 이야기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제법 많은 수의 나무의사가 있는데. 하여간, 나무의사의 주 고객은 흔히 귀한 나무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값비싼 나무나 문화재 나무, 부자인 주인이 사랑하는(?) 나무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산과 들, 그리고 정원의 나무들은 그냥 쓱 베어지거나 농약세례를 듬뿍 받는 정도로 그칠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나무의사 이야기보다는 나무이야기라고 해도 될 만큼 나무에 관한 느낌을 솔직하게 기록한 것 같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고,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수필 같다는 느낌이다. 진정한 명의나 병을 보지 않고, 환자 즉 사람을 먼저 본다고 하니, 저자는 훌륭한 나무의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것도 우리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무들이라 더 친근 하다고 할까?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나무의 이름도 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 두 번쯤은 보았을 그런 나무들이다. 가끔 거리를 거닐 때 주의의 나무를 한번 올려보시기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열매가 열리고, 어떤 잎들이 피어나는지, 조금만 자연에 관심을 가진다면 삶이 더 밝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나무가 없는 삶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나무들은 묵묵히 세월을 이겨내며 인간에게는 소중한 생명을 이어나갈 많은 것들을 제공하지만, 인간의 미움을 받은 나무는 한 순간에 생명을 빼앗겨 버린다. 우리 인간들이 나무의 고마움을 너무나 모르고, 생명의 소중함도 잘 못 느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전에는 신목이니 마을 지키는 나무니 하여 정성 들여서 보살폈고, 존중했는데. 그들도 생명이니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노병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과연 천수를 누리며 살아가는 나무들은 얼마나 될까?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인간의 윤택한 삶을 위해 잘려 나가고, 희생되는 것일까? 여성 나무의사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서, 역시 딱딱한 전문적인 나무이야기가 아닌 수필 같은 나무이야기라 좀 쉽게 다가온다고 할까? 나무에 대한 상식과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기록한 글이기에 더 자연적으로 나무가 다가오는 것 같다.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하는 나무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여기 소개된 대부분의 나무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보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그런 나무들인 것 같다. 그리고 나무의사들이 나무의 병 치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교육, 보호에 앞장서는 것 같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자연 속의 수많은 존재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그런 존재이기에. 나무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소개가 되어있다. 나무의사가 뭐 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말 못하는 나무가 병에 든 것을 알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아이들이 읽으면 괜찮을듯하다. 또한 나무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배울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더불어 나무에 대한 상식이 많이 생길 듯하다. 또한 자신의 정원에 어떤 나무를 심을지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책, 약간은 전문적인 분야의 책을 번역할 때는 전문가가 번역하는 것이 가장 좋고, 적어도 그 분야의 전문가의 감수 정도는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곳곳에 나오는 나무의 ‘동굴’이라는 단어가 눈에 그슬린다. 책 내용 중에 “나무속의 동굴 같은 구멍”이라는 말도 있는데, 흔히 쓰는 ‘동공’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한 것 같다. *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 p. 53. 5줄, 깊이 1m, 가로 세로 1m의 정육면체 모양의 구멍: 너무 큰 것 아닌지 p. 54. 5줄, 식물이 썩은 잔해를 먹거나 죽은 동물의 뼈를 부수고 간 것을 계속 먹으면서-> 식물이 썩은 잔해나 죽은 동물의 뼈에서 양분을 흡수 p. 64. 1줄 석탄유황합재-> 석유유황합제(?) p. 68. 밑 4줄, 만천성척촉(滿天星躅)-> 만천성촉 p. 105 작은 글씨 2줄, 개미는 엉덩이에서 달곰한 즙을 내어-> 무당벌레는(?) 6줄, 벚나무는 꿀로 개미를 불러들여-> 무당벌레(?) p. 193. 6줄, 송이도 이 공생균의 친구로-> 송이도 공생균임. p. 221. 9줄, 벌레의 사해나 허물에도-> 사해가 뭔지? 사체가 아닌지 * 이 리뷰는 예스 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있다. 이 책이 일본의 이야기라서 일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미 나무의사라는 직종이 있다고 한다. 한 발자국만 나가도 가로수가 있으니 나무의사라는 직업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조경 일을 하신 아버지, 의사였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생명과 자연을 소중히 다루고 가까이했던 오카야마 미즈호의 신비스러운 직업, 나무의사 이야기가 담긴 책 <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 > 나무를 치료하러 가서는 오히려 그녀가 더 원기를 선물 받는다는, 나무의 끝없는 생명의 에너지를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다.
나무는 실제로 활동하는 세포가 나무껍질 바로 안쪽뿐이고, 더 안쪽 속 나무는 죽은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그냥 죽어있는 게 아니라는 점. 세포벽은 죽은 후에도 수목의 몸을 지탱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등 여전히 중요한 임무를 하고 '죽은 몸'이 있기 때문에 속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도 생존할 수 있다.
『 살아있으면서 자신 안에 죽어 있는 것을 품고 있는 나무의 깊고도 넉넉한 마음 덕분에 나무는 고목이 되어갈수록 더욱 더 장엄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 p24
나무의사의 일 중에는 나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 이외에도 나무가 병든 원인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보통 그 원인이 사람의 행동에 따른 것이 많다. 나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나무를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나무의 구조를 잘 알지 못하고 손을 대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이 나무는 사람으로 치면 어떤 사람일까 하며 나무가 가진 성질과 인간의 성격을 연결 지어보기도 한다는 나무의사. 예를 들면, 느티나무는 스마트하고 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의 느낌, 겉보기보다는 의지가 강한 느낌이라고 하고 단풍나무는 약간 수줍어하는 미인 같은 느낌이며, 벚나무는 몸이 약한 느낌에 연애사가 복잡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고 은행나무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무 이미지라고 한다. 나를 나무에 비유한다면 어떤 나무일 것 같은지 순간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나무에 관해 무지한 수준이라 들먹일만한 나무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게 슬프다 ㅠ.ㅠ
일본 책을 보면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격인 소세키 작가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소세키의 <풀베개> 작품의 무대가 된 구 마에다 가가시 별장의 감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풀베개> 작품에서 묘사한 정원을 되살리는 작업을 했다고 하니 다음에 <풀베개>를 읽을 때 자연스럽게 그 정원의 감나무가 더 눈에 아른거려질 것 같다.
나무의사로서의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던 정보들도 고쳐주고 나무상식을 알려주는 유용한 팁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테가 넓게 퍼져있는 쪽이 남쪽이라는 설은 미신이라는 것. 헉~! 토지의 형상이나 주위의 상황에 따라 나이테의 폭은 변한다고 한다.
『 나무는 스스로 환경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손을 내밀어 도와줘도 기뻐한다. 나무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주위 환경도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나무가 대단한 점은 그들이 생활하는 것만으로 오히려 주위 환경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 - p254
나무가 말하는 것을 귀가 아닌 '눈을 기울여 듣는' 대화를 하는 나무의사. 아파하는 나무의 이야기, 기쁜 목소리가 들리는 나무의 이야기... 나무는 처한 환경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신이 듬뿍 사랑받고 있다는 기쁨을 아름답게 핀 꽃으로 표현하고, 나무는 기쁜 일이 있으면 그것을 솔직하게 그대로 드러낸다. 나무에게 말을 건다는 건, 그 자체로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다. 마음을 열고 눈을 잘 '기울인' 다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1. 오늘은 '나무의사'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요? '나무의사'. 처음 들어보시지요? 오래 전 속리산의 얼굴이자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이품송(正二品松)이 폭설로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어 지역 주민들은 물론 정이품송을 아끼던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벌써 10년 전 이야기군요. 수령이 600살이 넘은 정이품송은 1980년대에도 중부 산간지역을 휩쓴 솔잎흑파리를 피하지 못해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철제 보호망에 갇혀 링거를 맞는 신세를 진 적이 있었지요. 그 때 그런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나무에게도 의사가 필요하겠구나. 체계적인 관리와 보호를 해줄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겠구나 하는 마음 말입니다. 2. 아직 국내엔 '나무의사'라는 그룹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웃나라 일본은 약 2000명 정도의 나무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중 여성은 약 60 여명 정도라고 하네요. 이 책의 저자는 그 중 한 사람인 오카야마 미즈호라는 여성입니다. 각종 나무에 관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으나 프로필은 생략하고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3. 책은 4부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1부는 나무라는 존재의 생리생태. 2부는 나무를 진찰하며 듣는 나무의 소리. 3부는 나무가 가르쳐주는 자연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무의사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4. '수목(樹木)형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군요. 늘 아름답고 당당하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목형 인간은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고 주위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활동'한다고 합니다. 5. "나무는 인간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매 순간 숨을 쉴 수 있도록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주는 등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것 투성이다. 나무 곁에 있으면 크나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동시에 내 안에 에너지가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6. 나무와 사람의 성품을 비유한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느티나무'는 스마트하고 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의 느낌. 하지만 나무 모양은 강렬한 편이니 겉보기보다 의지가 강한 사람. '적송(赤松)'은 균류를 잘 이용한다는 점에서 협상에 능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외양도 아름다우니 재색겸비라는 말이 생각난다. 거기에 참을성도 강하고 우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은행나무'는 눈에 띄게 수세(樹勢)도 왕성하고 힘도 좋지만 숲속에서 다른 나무들과 의외로 잘 못 어울리는 타입이다. 오히려 마을에서는 완전히 절단된 참혹한 상태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무라 할 수 있다. 사실 은행나무의 친구격인 나무는 없다. 1속1과로 고독한 인생이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건강해 보이는 나무다." 7. 나무의사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 있군요. "나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항상 최선을 다한다." 사람이 나무에게 배울 교훈입니다. 나무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는 '마음을 열고 눈을 잘 '기울인'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기억해둡시다. 8. 사람을 진단하는 CT처럼 나무를 진단하는 장비도 있군요. 독일에서 개발했다는 음파를 이용한 진단장비 '피카스'라는 기계를 통해 나무의 상태를 조사합니다. 상태별로 색깔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참고로 한답니다. 9. 나무의사들은 진단 도구들이 상당히 많군요. 카메라, 필기구, 강철 줄자, 나무망치, 뿌리 주변의 흙을 부수는 스콥(schop), 칼, 전지가위, 쌍안경, 루페, 토양경도계, 나침반 등등 한 짐입니다. 그 중 나무망치를 이용한 진단방법이 흥미롭습니다. 나무망치로 두드려 보았을 때 좋은 소리는 '콩콩' '팍' 하는 느낌으로 목검 같은 비교적 높은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이런 소리를 낸다면 건강하다는 것이지요. 살아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탄력도 느껴져야 좋답니다. 나쁜 소리는 '북북' 목탁과 같은 둔한 소리가 난답니다. 이런 소리가 나면 건강하지 않은 것으로, 썩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10. 글 반, 꽃과 나무 사진 반입니다. 나무에 관심이 많은 분들, 나무에 대해 더욱 알고 싶은 분들이 읽어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나무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경외와 이 땅의 환경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는 듯 합니다. 나무가 다시 보여집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
2년 전 살고 있는 동네의 명물이기도 한 메타세콰이어 가로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초여름 들어서면서 나뭇잎이 누렇게 떠서 떨어지면서 앙상한 가지만 남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수관주사를 하나씩 매달고 난 다음에 새순이 돋기 시작했는데, 일찍 조치를 취했더라면 되살아나지 못한 가지 때문에 멋들어진 나무모습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http://blog.joins.com/yang412/12255400). 지난 해는 무사히 넘기는 것 같더니 금년 봄에도 시들시들한 모습을 보였는데, 여름이 다 지나서야 수간주사를 달아준 것을 보면 역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궁금했던 것이 아픈 사람이 의사를 찾아가듯이 나무가 아프면 누구를 불러와야 하는 가였습니다. 그 옛날 환자가 거동을 못하면 의사가 왕진을 가던 시절처럼 나무를 전문가에게 데려갈 수 없으니 전문가가 왕진을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전문가를 나무의사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공식적인 직업으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에는 ‘나무의사’라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2000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는데도 7년의 실무경험을 쌓아야 하고,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보아 합격해야 최종적으로 자격증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는 일본에도 60명밖에 되지 않는 여자 나무의사인 오카야마 미즈호씨가 신비에 감춰진 나무의사로서 활동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무의사란 “산림청 사업으로 시작한 제도로 (재)일본녹화센터가 공인하는 수목(樹木), 수목보호․보전 전문가입니다. 현재 일본에는 약 2000명의 나무의사가 있으며, 그중 여성은 약 3% 정도 있습니다.” 나무의사가 하는 일은 “주로 환경부, 국토교통부, 문화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발주를 받아 큰 나무, 유명한 나무 그리고 가로수의 진단과 치료와 기념수의 진단치료 등을 통하여 자연보존사업, 개인 저택 정원 설계, 경관보존사업, 환경교육 등을 하게 됩니다.(70쪽)
의사하면 청진기를 들고 환자를 진찰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만 나무의사는 어떻게 나무를 진찰할까요? 저자에 따르면 나무의사들은 나무망치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경험과 감(感)에 의지해 나무줄기를 두드리면서 부후(腐朽)상태를 추측해왔다고 합니다. 나무망치로 두들겨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세밀한 드릴이 붙어 있는 독일제 레지스토그래프 기계로 줄기에 구멍을 뚫고 그 저항치를 근거로 부후 정도를 세밀하게 조사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피카스라고 하는 일종의 초음파기계가 개발이 되어 나무진단에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나무에 큰 상처를 내지 않고서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자는 나무라는 존재를 둘러싼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나무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나무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자연관을 풀어놓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무가 가진 멋진 모습, 상처받은 나무의 안타까운 모습 등을 많은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나무들도 있어 조금은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살아온 것으로 알려진 조몬 삼나무가 살고 있는 신비의 섬 야쿠시마에 찾아가는 과정을 적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끼가 낀 바위 표면과 줄기를 쓰다듬듯 습기를 가득 머금은 공기가 하얗게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아름다운 숲의 풍경 그 안쪽으로 사람에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산의 진짜 얼굴이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곳은 사람을 거부하는 울창한 숲이면서 또 동시에 사람과의 관계가 굉장히 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중략) 등산길을 걷다보니 놀랍게도 나무 밑을 지나가야 하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다. 뿌리가 위로 올라가서 터널처럼 되어 있는, 다리가 긴 삼나무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통과할 정도니까 상당히 큰 나무다.(205쪽)” 이곳에서 오래된 조몬 삼나무는 수령이 추정 4,000년이라고 하고, 6~7000년이라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
|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 - 나무의사를 만나다...
환자가 의사에게 오는게 아니라 왕진처럼 직접 가야만 만날 수 있고, |
|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책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일 것이다. 이 책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을 통해 나무의사라는 직업을 새로이 알았고, 주변을 둘러보며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갖는다. 사람을 떠올리며 어떤 나무와 어울릴지 생각해보고, 몰랐던 상식을 하나 둘 알아간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재미있게. 즐겁게. 관심가게.
이 책을 보며 눈길을 쏙 끌어들였던 부분은 나무마다 성격도 제각각 부분이었다. "나를 나무에 비유한다면 어떤 나무일 것 같아?" 하고 사무실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람들은 녹나무라고 이야기했고, 저자는 녹나무보다는 좀더 귀여운 나무이길 바랐다는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녹나무에 대해 형태와 성향 등의 느낌을 이야기한다. 나무가 가진 성질과 인간의 성격을 연결지으면서 생각하고 노는 것이 독특했다. 나무의사인 한 선배와 나눈 대화도 나무의 성향을 인간에 연결해서 잘 표현했다는 생각에 감탄을 하게 된다. 느티나무, 적송, 단풍나무, 벚나무, 매화나무, 가시나무, 동백나무, 삼목나무, 은행나무 등 나무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보면 나무들의 특성을 속속들이 다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단지 학명이나 겉모습 정도의 지식만 가지고 나무를 바라보는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셈이다.
이 책을 보며 나무에 대해 좀더 다양하고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나무의사가 되고 나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나무와 말할 수 있나요?"
대답은 '그렇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일 수도 있다.
- 45쪽
주변을 둘러본다. 내 주변의 나무들이 제각각 떠드는 소리가 다 들린다면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시끄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나무의 소리에 '눈을 기울여 듣는다'고 한다. 일상을 넘어선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보는 시간이 된다. 흔하게 보이는 나무들에 다시 한 번 눈길이 간다. 아무 감정 없이 흘려 넘기던 나무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존재감은 인정할 만하다.
이 책을 보며 저자의 독특한 생각에 공감하기도 하고, 나도 골똘히 생각하기도 했다. 게다가 생각의 독특함을 넘어서서 새로운 지식을 쌓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나무의사가 알려주는 나무 상식을 보며 내 상식을 풍부하게 했고, 나무 진단을 위한 진료 차트를 보며 궁금한 마음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
![]()
저자가 나무의사 연수를 받을 때 한 강사가 "나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단다. 이 말이 나에게도 의미를 던져준다. 인간보다도 더 오랜 세월, 그 자리에 뿌리내리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무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도 도움이 된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일본의 경우 약 2,000명의 나무의사가 있고 그 중 여성은 60여명에 불과하다니 상당히 희소하다 할 수 있겠다. 일본의 경우 치료가 필요한 전체 나무의 10%만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은 그렇게 60여명에 불과한 일본 여성 나무 의사 중 한 사람인 오카야마 미즈호가 쓴 나무의사에 대한 유용한 안내서이다. 수의사(獸醫師)가 꿈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직업이 생명을 구한다는 점에서 수의사와 지향점이 같고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일이기에 멋지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7년의 실무 경험을 쌓아야 응시 자격을 얻고 나무 손질은 물론 과학 및 환경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야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고, 소논문 제출은 물론 면접까지 통과해야 할 정도로 나무의사는 전문직이다. 생명 사이클이 사람에 비해 긴 나무는 변화가 그만큼 느려 문제점이나 병을 감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감지했을 때는 상당히 병세가 진행된 상태이기 십상이다.
저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나무들을 사람에 비유해 설명한다. 느티나무는 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겉보기와는 달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며 적송(赤松)은 재색을 겸비한 사람이며 단풍나무는 수줍어하는 미인 같은 사람이며 매화나무는 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미인이며 동백나무는 음지에서 조용히 사는 걸 좋아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가만히 있어도 눈에 띄는 사람이며 1 속 1과의 은행나무는 고독하지만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며 등등...
‘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나무의 소리를 듣는다는 저자의 말이다. 나무를 온 몸으로 말하는 생명체라 정의하는 저자는 지면 위에 뿌리가 돌출되어 있는 것은 산소가 부족한 경우이니 흙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실로 귀한 지식이어서 무릎을 치게 하는 것은 조용하기 그지없는 흙도 그 속에서는 지렁이, 진드기, 톡토기, 균, 박테리아 등이 모두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 미생물들이 식물의 잔해(殘骸)를 먹거나 죽은 동물의 뼈를 부수고 간 것을 계속 먹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포슬포슬(덩이진 가루 따위가 물기가 적어 엉기지 못하고 바스러지기 쉬운 상태)하고 맛있는 영양분을 함유한 흙 알갱이가 나무를 건강하게 하고 나무는 죽어 썩음으로써 토양 미생물들의 영양분이 되니 상생과 순환의 질서를 느끼게 한다. 그렇게 우리가 직접 섭취하지는 않지만 모습을 바꾼 흙을 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 불, 공기와 함께 불교에서 말하는 4대를 이루는 흙의 존재감은 충만해 보인다.
순환이라 했지만 돌을 분쇄한 가루를 사용하는 도시의 나무 인테리어는 강한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미생물들이 진입할 수 없어 결국 굳어져 공기도 들어갈 수 없음으로 인해 나무는 뿌리가 성장하지 못하고 호흡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나무는 가장 흙을 맛있게 만드는 당사자이다. 가지와 잎을 떨어트려 식량을 자급하고 뿌리를 성장시켜 흙을 고르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나무의사인 저자가 사용하는 기계는 수간동요계(樹幹動搖計)와 음파로 나무의 부후(腐朽) 상태를 진단하는 피카스라는 기계이다. 전자는 나무와 날씨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쓰이는 기계인데 악천후가 반드시 나무를 괴롭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설명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바람으로 흔들리지도 않고 아무 자극도 없으면 나무는 오히려 뿌리가 약해진다고 한다. 후자는 줄기 내부로 전달되는 소리의 속도 차이를 컴퓨터가 분석해 이미지화해 부후 정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굉장히 비싼 기계이다. 물론 최종 판단은 나무의사의 몫이다.
가든 디자이너 일을 병행하는 저자는“베끼거나 빌린 풍경이 아닌 진짜 시골 그대로의 풍경 속에서 비로소 나무들은 가장 밝게 빛난다.”고 말한다. 여기서 베낀 풍경이라는 의미는 조경(造景)을, 빌린 풍경이라는 의미는 차경(借景)을 의미한다.‘나무를 진찰하는 여자의 속삭임’은 유익한 정보들이 읽는 재미를 더하는 책이기도 하다. 단풍나무는 가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꺾는 방법을 쓰며, 홍일점의 어원인 석류는 모자(母子)를 지키는 귀자모신(鬼子母神)을 상징하는 과실이며, 잎이 황금색인 은행(銀杏)이 은행이라 불리는 이유는 은빛의 열매 껍질 색으로 인한 것이며 일본어로 버섯은 키노코(나무의 아이)라 불리며...사실 나무를 분해하는 버섯이 없으면 숲은 죽은 나무로 가득 차버릴 것이다.
저자가 경험한 나무는 강렬하기도 하고 생명력이 강해 압도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아니 좋은 환경이 갖춰져야 그렇게 강렬하고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은 통풍이 잘 되고 해가 잘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잎을 떨어뜨린 가지마다 눈이 쌓여 있는 구마모토나 도쿄의 산수유를 나무의 섬세함이 극대화된 것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섬세함이 곧 강함의 원동력이 아닐까, 란 생각을 했다.
카메라, 필기구, 콘벡스(강철 줄자), 나무망치, 스콥(뿌리 주변의 흙을 부수는 도구), 강봉(鋼棒), 칼과 전지가위, 쌍안경, 루페, 토양경도계, 나침반, 토색첩(土色帖) 등 저자가 사용하는 도구는 많다. 그 가운데 나침반은 줄기나 나무 가지를 잘라 보아 나이테가 넓게 퍼져 있는 쪽이 남쪽이라는 미신(迷信: 240 페이지)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이다. 인상적인 저자의 말은 식물과 인간의 공통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우리의 세포에도 식물의 잔재가 남아 있다. 생명의 근원은 다 똑같은 것이었을 테니.”(19 페이지),“‘혹시 나도 광합성을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때때로 들 정도로 사실 인간도 햇빛을 받으면 건강해진다.”(252 페이지) 그러나 그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말은“제 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지금보다 좀 더 초록이 무성한 미래가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글을 마치며...: 273 페이지) 여성 나무의사의 섬세함과 전문성을 느끼게 해준 저자와 출판사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우리 마을 중심엔 수호신 같은 팽나무가 있다. 내가 6~7살때쯤 우리마을에서 제일 나이 많은 할아버지께 팽나무의 나이를 물은적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내 나이였을때쯤에도 팽나무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몇백살은 된다고 하셨다. 그렇게 몇백년을 살아온 팽나무가 작년에 죽기 직전까지 갔었다. 태풍으로 그 큰 가지가 꺾이고, 벌레가 꼬이면서 구멍이 숭숭났었다. 마을 사람들은 시장님께 호소문까지 내면서 나무를 살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팽나무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처럼 약도 처방받고, 깁스하고 목발을 한것처럼 나무도 무언가가 발라지고, 무언가에 지지되었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쟤도 사람처럼 치료를 받는다고, 잘 치료받고 이제 아프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가 오래 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잔치까지 해줬다. 그리고 주변 환경도 나무에 좋도록 공사를 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살아난 팽나무는 올해 여름, 마을 사람들의 시원한 안식처가 되어주었고, 아이들에겐 놀이터가 되어주었다.
그때 처음 봤었다. 나무가 치료 받는 모습을... 그리고 사람들이 나무를 아끼고, 사랑한다는것을...
이 책은 나무의사 오카야마 미즈호의 나무이야기다. 어린시절 나무와의 추억하나쯤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좋은책일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무 사진과 나무 관련 이야기를 읽으며, 그 나무와 관련된 추억들이 하나 하나 떠올랐고, 나무에 대한 지식도 쌓였다. 읽다보니 나도 나무와 인연이 참 많았던 사람같다. 단지 나무와의 추억을 상기시키는것만이 아니라, 저자의 직업인 나무 의사에 대해도 관심을 갖게한다. 그리고 나무와 관련된 사람의 성격이나, 나무와 소통하는것까지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집에서 나무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면 뒷부분에 수록된 '나무 진단을 위한 진료차트'와 '정원 만들기,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가 매우 도움이 될것이다. 우리집 나무들이 왜 그렇게 쉽게 죽는지, 그리고 나무에 해충이나 이끼 현상 등을 너무 지나친 시각으로 바라봤다는것등을 알았다. 나무를 잘 기르는것도 지식이 필요하다.
p175 "나는, 아이에게도 그렇고 어떤 식으로 아이를 교육해야 하나 골머 리를 썩는 부모에게도 그렇고, '아는'것은 '느끼는'것의 반도 중요 하지 않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우리집 정원의 나무뿐만 아니라 주변의 나무도 잘 관찰하고 관리해서, 저자의 말처럼 초록이 무성한 미래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는 느낄 수 있는 미래를 선물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