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구매
때론 다다익선보다 선택과 집중이 맞는 것 같다.
"때론 다다익선보다 선택과 집중이 맞는 것 같다." 내용보기
2023년 새해를 기념하여 오랫만에 꺼내 든 Hera Park의 DG 데뷔 음반을 들어 보았다. 젊은 가수의 데뷔앨범인데도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된 대형 프로잭트인 것을 보면 DG가 이 가수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깨끗한 그녀의 목소리는 꿀을 발라놓은 눈송이처럼 달콤하면서도 시원스러웠다. 과하지 않게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가 그녀의 목소리를 더 맑게
"때론 다다익선보다 선택과 집중이 맞는 것 같다." 내용보기
2023년 새해를 기념하여 오랫만에 꺼내 든 Hera Park의 DG 데뷔 음반을 들어 보았다. 젊은 가수의 데뷔앨범인데도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된 대형 프로잭트인 것을 보면 DG가 이 가수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깨끗한 그녀의 목소리는 꿀을 발라놓은 눈송이처럼 달콤하면서도 시원스러웠다. 과하지 않게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가 그녀의 목소리를 더 맑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기술적으로도 나무랄데 없이 마치 잘 돌아가는 스위스 시계같이 정교한 실력이 뿜어나오는 것을 봐서 DG가 왜 동양인 소프라노 최초로 Hera와 계약을 했는지 알 것 같다. Hera의 음색은 비브라토가 상대적으로 적어서인지 쭉 뻗어나가는 직진성이 돋보인다.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답답하지 않다. 이러한 직선적인 음색 덕분에 고음에서 들리는 약간의 갈라짐도 별 거부감 없이 듣게 만든다. 거기에 또 하나, Hera는 넓은 음역대로 까다로운 바로크 음악도 부담없이 소화한다.

이 음반을 들을때 살짝 아쉬웠던 것은 몇몇 곡에서 가사가 약간 무미건조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우선 타이틀 트랙인 Gluck의 Orfeo ed Euridice에 나오는 아리아, Qual vita e questa mai를 들어보면 가사가 가지고 있는 혼란스런 감정이 노래에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굳이 Cecilia Bartoli 같이 오바하는 듯한 표현력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이 곡을 부르는 Hera는 그냥 노래를 예쁘게만 부르는 것 같았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Puccini의 O mio bambino caro에서도 아버지에게 애걸하는 Lauretta의 간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면 다리에서 떨어져 죽겠다는 그 애간장이 끓는 가사도 그냥 Hera의 아름다운 해석에 바로 눅눅해지고 만다. 만약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불렀다면 많이 달랐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음반 중반에 나오는 Mozart와 Rossini 곡들은 괜찮았던 것 같다. 아니, 확실히 훌륭했다. 특히 Die zauberflote에 나오는 Pamina의 아리아에서는 정말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가사의 간절함이 귀에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Hera의 청라한 목소리로 고스라니 전달되고 있다. 즉 Hera는 Mozart를 단지 음악으로만 부른 것이 아니라 가사를 노래했다고 하고 싶다.

곡의 해석에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나의 해석이 다 맞다는 오만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 음반들 듣기 바로 전에 Joan Sutherland의 드라마틱한 목소리를 LP로 들었기 때문에, CD로 연주되는 Hera의 목소리를 내가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냥 너무 중립적으로 처리한 해석이 조금 아쉽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어쩌면 DG가 이번 데뷔 앨범을 통해 너무 많은 repatoir를 보여주려 하다보니 오히려 각 트랙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Mozart나 Rossini정도로 일정한 주제를 잡아 담백하게 첫 앨범을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적인 생각을 해 본다. 뭐, 음반 마켓팅 측면에선 화려하고 다양한 선곡이 대중에게 어필할테니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르지만.

Hera Park의 목소리에는 투명하면서도 강직한 힘이 느껴진다. 섬세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다. 앞으로 이 투명한 목소리에 그녀만의 경험과 철학이 가미되어 더 다양한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 줄 것이다. 그런 면에서 Hera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수이다. 그녀의 다음 음반을 애타게 기다린다.

PS: 이 앨범의 반주를 맡은 Vienna Symphony에 찬사를 보낸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가수와의 진정한 화합을 보여준다. 마치 판소리 열창에서 북을 치는 고수가 명창에게 기를 실어주기도, 기를 덜어주기도 하듯 Hera의 소리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심지어 한국 가곡을 반주할때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Hera와 발란스가 잘 맞게 연주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b*****n 2023.01.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