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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암호를 해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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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평범하되 모든 과학에 대해 무지함을 뿜어내는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후성유전학’이란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이니 아, 조종할 수 있구나! 그럼 어떻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는데 초반에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홍콩 영화에서 포커를 치던 두 남자 중 하나가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로열 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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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평범하되 모든 과학에 대해 무지함을 뿜어내는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후성유전학이란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이니 아, 조종할 수 있구나! 그럼 어떻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는데 초반에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홍콩 영화에서 포커를 치던 두 남자 중 하나가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로열 스트레이트!’를 외치면 상대 남자는 회한이 어리고 주변에는 환호가 터지고 뭐 이런 장면을 저건 뭐지? 로열 스트레이트가 센 건가봐하고 멀뚱하니 바라만 봐야 하는 기분이랄까. 물론 포커를 아는 사람은 쉽게 고개를 주억거릴 일이지만. 포커 모르듯이 유전학에 대해 나는 그저 DNA만 겨우 들어본 처지이니 후성유전학이니 메틸기니, 히스톤이니 하는 것들에 낯설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내 식으로 단순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DNAA, G, C, T4가지 염기로 암호문을 만든다. 이 암호문이 곧 우리의 설계도인 셈이다. 이 설계도에 따라 우리가 건축된다. 그런데 이 유전자 염기서열에는 스위치 같은 게 있다. 이 스위치를 켜면 어떤 성질을 드러내는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끄면 또 어떤 성질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그 성질을 드러내지 않고 잠잠하게 있는 거다. 후성 유전자는 바로 이런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 스위치 조작은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뭐 대략 이런,

 

전반부를 넘어가면 이 후성 유전자 이야기가 과학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일견 보면 뻔한 이야기 같다. 건강한 산모에게서 건강한 자녀가 태어난다 같은.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후성유전자와 실험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어서 자못 내 유전자는 지금? 하는 생각을 품게 만든다. 후성유전자가 끄고 켜는 제2의 암호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재편성된다. 내가 암에 걸릴지 안 걸릴지, 내 자녀가 뚱뚱해질지 우울증에 걸릴지, 내가 먹는 이 음식의 어떤 성분이 어쩌면 어떤 새로운 유전자 암호로 작용할지 등등

 

인간의 신체는 우주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이 복잡한 암호 체계로 설계된 우주의 유전자 스위치에 가깝게 다가가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s*******2 2013.08.2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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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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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리처드 C. 프랜시스의 『쉽게 쓴 후성유전학』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 후성유전학(epigenetics)라고 하는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수준도 비슷하다. 후성유전학, 아니 그 이전에 유전학의 아주 기본적인 내용부터 시작하고 있고, 후성유전학이 어떤 것이고, 어떤 전망을 가지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짐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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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리처드 C. 프랜시스의 『쉽게 쓴 후성유전학』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 후성유전학(epigenetics)라고 하는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수준도 비슷하다.

후성유전학, 아니 그 이전에 유전학의 아주 기본적인 내용부터 시작하고 있고, 후성유전학이 어떤 것이고, 어떤 전망을 가지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게 할 정도로 쉽게 썼다.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체가 아니라, 유전체 이후의 조절에 관한 학문이다. 두 개체의 유전체가 같더라도 후성유전적 조절에 의해서 수많은 형질이 달라진다. 그 후성유전적 조절이라는 것은 메틸화나 RNA 간섭 같은 것의 작용에 의한 것인데, 이는 환경에 의해서 조절되는 경우가 있어 유전체라고 하는 이미 정해져 있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면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과거에 제시되었지만, 최근에야 비로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와 『쉽게 쓴 후성유전학』은 다루고 있는 예들도 비슷하다. 네덜란드의 배고픈 겨울’, ‘아구티 쥐’, ‘각인등등 같은 분야를 쓰고 있으니 같은 소재를 가지고 쓰는 것은 당연하달 수 있지만, 이처럼 거의 유사한 소재를 가지고 쓸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이 분야가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분야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와 『쉽게 쓴 후성유전학』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쉽게 쓴 후성유전학』이 그야말로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쉽게 쓰는 데 주력했다면,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은 후성유전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더욱 주력해서 쓰고 있다.

물론 두 책 모두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쓰고 있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쓰고 있지만, 더 역점을 두는 게 조금 다르다는 의미다.

 

페터 슈포르크는 후성유전학의 실체, 후성유전체를 2의 암호로 부르고 있다(이건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하다). 2의 암호란 제1의 암호가 DNA와 같은 신체가 만들어내는 유전적 암호인데 반해서, 1의 암호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분자를 실제로 만들어낼 것인지를 알려주는 암호이다. 그러니까 음식이나 스트레스 등의 환경에 의해서 실제로 제1의 암호가 어떻게 발현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제2의 암호이다.

 

페터 슈포르크는 이 제2의 암호에 의해서 수많은 것들이 결정된다고 쓰고 있다. 그건 인격, 건강, 수명 등을 포함하며, 이 제2의 암호, 즉 후성유전체를 조절함으로써 암을 다스리고, 그 밖의 질병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인류가 DNA에 환호했던 것 이상으로 이 후성유전학의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DNA, 혹은 유전체는 어쩌면 숙명 같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면 후성유전학은 숙명을 넘어선 우리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후성유전체를 조절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서 우리의 인격과 건강, 수명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을 바로 후성유전학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섣불리 이 전망에 휘둘려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이 분야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차분히 가질 수는 있다.



(2014. 1) 

YES마니아 : 로얄 n*****m 2015.1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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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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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읽은 게 정말 오랜만이다. 과학은 아직도 내게는 어려운 것이다. 과학 이슈는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것, 네이처 같은 곳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중 일반인들의 생활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과학전문기자가 쉽게 풀어주는 것 정도로만 생각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그런 내가 비교적 흥미롭게 읽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간이 유전자에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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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읽은 게 정말 오랜만이다. 과학은 아직도 내게는 어려운 것이다. 과학 이슈는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것, 네이처 같은 곳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중 일반인들의 생활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과학전문기자가 쉽게 풀어주는 것 정도로만 생각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그런 내가 비교적 흥미롭게 읽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간이 유전자에 의해 조종당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이 유전자를 조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사실 책에서 인간이 유전자를 조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이 유전자에 얽매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유전자보다 더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타고난 게 이 모양이니 난 안 돼,라고 말할 명분이 사실은 별로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적극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웬만한 자기계발서보다 더 강하다. 유전자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s*******e 2013.1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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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운명같은 유전자는 없다. 노력에는 유전자도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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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학 연구가 아직 깊이 있게 진행되지 못해서 인지, 관련 서적들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명확하게 밝혀진 내용이 없고 단지 단편적인 연구결과들이 이렇다라는 내용들 나열에 그치는 내용들이다. 물론 그런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해서 분명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유전자라는 것이 운명의 굴레, 족쇄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부모와 당사자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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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학 연구가 아직 깊이 있게 진행되지 못해서 인지, 관련 서적들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명확하게 밝혀진 내용이 없고 단지 단편적인 연구결과들이 이렇다라는 내용들 나열에 그치는 내용들이다. 물론 그런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해서 분명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유전자라는 것이 운명의 굴레, 족쇄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부모와 당사자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운명같았던 유전자의 발현과 잠금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노력들은 특별할 것이 없다. 일반적인 건강서적과 긍정심히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금연, 금주, 운동, 긍정적인 마인드, 식이조절... 거의 20년전에 출간되었던 일본인 저자가 쓴 유전자 혁명이라는 책을 보면서는 다소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기본적인 맥락은 변화가 없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후성유전자학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더 많은 연구결과들이 제시되어서 좀더 분명한 근거를 갖게 되었다는 것외에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좀더 많은 연구들은 출생전후, 즉 모태에서와 출생직후에 일어났던 환경적 변화가 어떻게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지 성인기 이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단지 가능성 정도만 추측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전물질에 영향을 미칠 기회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인간은 몸에 대해 그렇게 자유롭다."라는 저자의 마지막 멘트 처럼 마음 한공간에 좀 더 넓은 자유의 확장 공간을 이책은 열어준다. 중간 중간 다소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책의 맥락을 읽어 내려가는데는 큰 문제는 없다.

 어쨌든 더이상 우리에게 운명처럼 고정된 유전자란 없음을 확신하고 변화를 위한 힘차게 노력할 것을 격려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간과하기 쉬운 사실한가지. 바로 인슐린 호르몬의 정체. 인슐린 호르몬은 단순히 당을 세포가 이용 가능하도록 돕는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 바로 인슐린의 과다분비는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이다. 당뇨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체내 인슐린 수치가 높은 사람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 즉 단순당 위주의 과식은 노화의 지름길, 반대로 적당한 소식은 건강을 유지하는 거의 반론의 여지가 없는 장수비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조금만 깊히 생각해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먹는 것이 살기위해 필수적인 것이긴 하지만 우리몸이 아닌 외부의 노폐물 가득한 생덩어리를 받아들여 내몸으로 바꾸는 엄청난 작용이기 때문이다. 타자를 나로 바꾸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또 얼마나 많은 노폐물들이 만들어지겠는가?

YES마니아 : 로얄 c*****e 2014.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