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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확실성 사이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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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에 관하여(On Certainty)』는 그의 사후에 편집된 철학적 단편 모음으로, 후기 철학의 결정판이자 사유의 가장 깊은 심연에 닿으려 한 유작이다. 이 책은 철학자 G.E. 무어가 제시한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는 일상의 명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지식과 믿음, 의심과 확실성 사이의 경계를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비트겐슈타인은 무어가 자명한 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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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에 관하여(On Certainty)』는 그의 사후에 편집된 철학적 단편 모음으로, 후기 철학의 결정판이자 사유의 가장 깊은 심연에 닿으려 한 유작이다. 이 책은 철학자 G.E. 무어가 제시한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는 일상의 명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지식과 믿음, 의심과 확실성 사이의 경계를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비트겐슈타인은 무어가 자명한 명제를 통해 회의주의를 극복하려 했던 시도를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우리 삶 속에서 의미를 가지는지를 묻는다. 즉, 그는 “의심”이라는 철학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들, 말 그대로 의심조차 하지 못하는 확고한 바닥, 우리가 살아가며 전제하는 일상적 세계의 구조를 해명하려 한다.


『확실성에 관하여』에서 비트겐슈타인은 확실성이란 단순히 “틀림없음”이 아니라, 우리가 언어를 쓰고 행위를 하며 세계와 관계 맺을 수 있게 해주는 **삶의 형식(life-form)**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논리적 진술이 아니라, 우리가 의심 없이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이며, 철학이 의심의 유희를 끝없이 반복하는 사이에도 의심하지 않음이라는 삶의 전제가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언어게임과 규칙, 실천과 배경이라는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핵심 개념들을 가장 농축된 방식으로 담고 있으며, 동시에 철학이 해결할 수 없는 한계들을 드러내는 사유의 벽에 가까운 책이기도 하다.


『확실성에 관하여』는 형식상 단편적이고, 완결되지 않았으며, 때로는 모순적이다. 그러나 그 모순은 철학이 언어와 삶 사이의 균열을 다루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진동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이 책에서 철학을 결론이 아닌, 생각이 머무는 방식 자체에 대한 고백으로 만들며, 확실성과 회의, 실천과 언어 사이를 부유하는 사유의 윤리를 구현해 보인다. 이 책은 회의주의의 극복이 아니라, 회의 자체의 조건을 사유하는 철학적 경험이며, 철학을 시작하는 사람뿐 아니라 끝까지 사유하려는 이들에게도 필수적인 사유의 궤적이 된다.

YES마니아 : 로얄 t******4 2025.07.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