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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두바이로 떠나오기 전, 유니텔 클래시카 채널에서 (공교롭게도 역시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보았다.
이 공연은 2011년 퀠른에서 열린 것.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5번 운명 교향곡과 함께 널리 알려진 곡이다.
1악장이 시작되면서 처음 든 느낌은 아직 무언가가 정립/확정 되지 않은 혼돈상태 그것이었다. 뭔가 혼란하고 뒤섞이고 원시적이고 꿈틀 꿈틀 뭔가 생기려고 하는 것 같은 그런 상태. 그런 날것이 태동하는 느낌이 들고, 이어지는 2악장과 3악장은... 잘 모르겠다. 운명 교향곡에 비하면 좀 듣기 편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조금 지루하기도 한, 1악장의 느낌이 이어지는 것 같은.
그러다가, 드디어 4악장이 찾아온다.
4악장 초반에 1악장에서의 테마가 또다시 반복되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모든것이 뒤바뀐다. 역사가 창조된다. 혼돈에서 천지창조로, 혼란한 전쟁에서 승리로, 괴로움/고뇌에서 환희로, 어둠에서 광명으로.
아!!! 4악장을 듣는순간 정말 미친다. 그동안 응축된 뭔가 혼란하고 답답한것, 어두운 것 들을 한번에 승리와 환희로 광명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냥 다른 말이 필요없다. 이 교향곡은 4악장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최고다. 소름이 돋는다. 합창단원 들이 소리높혀 노래한다. 무슨말인지 알 수 없다. 그러면 어떠랴, 그것 자체로 아름답다. 그냥 아름답다.
새 소리가 아름다운 것은 새의 그 말 뜻을 이해하기 때문은 아니다.
이 모든 연주가 역시 5번 교향곡에서 언급한대로 격정적이지 않다. 격정적일 수 밖에 없는 4악장 까지도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다. 감정으로 격정으로 치닫지 않는다.
이게 바렌보임식 연주인가 보다.
나는 아직까지 1악장에서 3악장 까지의 아름다움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4악장. 4악장 때문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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