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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 슬픈 일 중에 하나는 내가 좋아하던 뮤지션들도 같이 나이가 들어서 전성기가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새 앨범도 점점 늦게 발매되고, 겨우 나온 새 앨범도 예전의 날카로움이 없어지고, 결국 새 앨범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나의 음악가들 리스트"가 점점 줄어든다. 내가 나이 들어 슬픈게 아니라 내 영웅들이 빛을 잃어감을 목격하니 그게 슬프다. 예전에는 뜨겁던 그들의, 나의 뮤즈들의, 내 인생의 자양분들의 새 앨범을 레코드 가게를 지나며 기다리는게 얼마나 설레이던 일이었나. 장필순은 줄어드는 내 리스트에서 아직 남아있는 가수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에너지 넘치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은 아직도 설레일 만큼 멋있다. 그런 장필순의 새 앨범이 나왔다. 7집 "수니 7", 정규 앨범으로는 10년 만이다. 아주 옛날에는 "어느새"의 유명세로만 알고 넘어갔던 가수였지만 5집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때"가 나왔을 때 게임은 달라졌다. 5집을 발표하면서 장필순은 창작가로서 인정받고 진정성을 갖춘 대한민국 소수 뮤지션 대열에 합류했다. 프로듀서 조동익과 같이 작업한 5집은 김광석의 여자 가수 버전이었다. 조동익은 김광석의 후반기 앨범들을 프로듀싱하면서 김광석의 포크록을 예술적인 경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운동권 가수였던 안치환도 포크록 스타로 재탄생시켰다. 조동익의 마이더스한 손이 다음으로 제작한 앨범이 장필순 5집이었다. 장필순 5집이 김광석과 안치환의 포크록과 괘도를 같이한 거라면 (나쁘게 말하면 자신의 성공 방식을 자기가 복제한 것이라면) 다음에 나왔던 장필순 6집은 조동익이 새로운 가수와 새 틀을 짠 앨범이었다. 나는 2002년 끝자락에 갑자기 튀어나온 장필순의 6집 "수니 6"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동을 아직 기억한다. 일렉트로니카와 트립합, 포크와 록, 자기 내면적인 노래를 독백하듯 몽롱하게, 그 쓸쓸한 노랫말을 읊조리면서도 내 귀에 꽂아넣는 그 지독한 음악들을 대하던 감동. 6집을 내고는 장필순은 서울을 떠나 제주도에서 산다고 들었다. 가을까지 혼자 나무를 해와서 겨울에는 그 나무를 태우며 겨울을 난다고 했다. 그리고 몇 해 전에 함춘호와 같이 작업한 크리스챤 프로젝트 앨범이 나왔다. 앨범 주제의 한계 때문에 (나한테는) 밋밋할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고, 또 리스트가 하나 더 줄어나갈까 불안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정규앨범 "수니 7"을 듣고 있으면 다시 안심이 된다. 트립합 "무중력"같은 노래는 6집의 연장선처럼 보이지만 6집의 표현보다는 알듯모를 듯한 여유가 있다. 또 "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5집의 표현으로 돌아간듯 해도 5집 하고는 다른 무게감이 있다. 제주도에서 살던 장필순 인생의 무게가 바로 이런 식으로 앨범 곳곳에, 음표와 멜로디와 노랫말에 녹아있다. 현존하는 음악가가 자기 인생을 녹여 음악을 만들고 당대의 팬들은 그 인생을 상처받은 자기 인생에 비출 수 있다면, 그것이 대중음악의 가치이겠다. 성숙한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음악적 진정성, 그것이 이 앨범 "수니 7"이다. 아참 그리고 한 가지 더, 보컬리스트로서 장필순의 역량은 앨범이 더할 수록, 나이가 들 수록 오히려 강력하기만 하다. 그 섹시한 목소리에 녹아든 성급한 팬은 "수니 8"을 벌써부터 리스트에 올려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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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의 귀환이 너무 반가운 포크여왕,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의 7집이 발매되었다. 한국 대중 가요계를 통틀어 내가 생각할때 가장 대표 여가수라 생각되는 그녀이기에 더더욱 이번 앨범발매가 기뻤다. 여전히 전설의 뮤지션 답게 내공 가득한 깊고 진한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왜냐면 6집(2002년)이후, 2005년에 제주도 생활을 하며 들을수 없었던 그녀의 오랜 공백기를 깨고 이렇게 듣는이들과 소통하며 울림 가득하면서 세련된 정서가 겻들어진 9곡이 담긴 7집이기때문이다. 조동익님이나 이규호님등 참여 뮤지션들과의 조화는 물론이고, 잔잔하게 흐르지만 그 안에 깊은 무언가가 느껴지는 서정적이면서도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기다린 보람이 있는 앨범이였다. 독특한 음색의 나를 안아주고 힘내라 말해주는 그녀의 음악이 참 좋다. 앞으로 자주 앨범을 내주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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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순이 돌아왔다. 제주의 새벽같은 음악과 함께.
그날은 욕심이 목구멍까지 찬 날이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꾸역꾸역 더하기를 했고, 결과는 참혹했다. 알고 있었다. 부족할 땐 뺐어야한다는 걸. 장필순의 노래를 듣는데 아...탁월하구나 싶었다. 자기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더해야하는지, 빼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이틀곡 <너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특히나 넘치지 않는 감성이 좋았다. 격하게 끌어 안으며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토닥거림에 등으로 따뜻한 위로가 번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곡이 나인 곡 <1동 303호> 섬같은 아파트에서 소음에 시달리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탈출"하는 순간 나는 도시의 소음속으로 급속도로 흡수되고 또다시 시작되는 일상. 장필순의 노래는 순간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결코 넘치지 않는다. 담담하고 정직한 목소리는 위로는 하지만 동정따위 필요없다는 단호함이 느껴져서 좋다. 새벽인데, 산책을 나가고 싶어졌다. 장필순의 노래와 함께.
이상은 EBS Space 공감을 보고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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