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29%
  • 리뷰 총점8 57%
  • 리뷰 총점6 14%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7.0
  • 40대 8.0
  • 50대 9.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섬, 섬옥수 - 절망하고 꿈꾸는 것이 인간이지.
"섬, 섬옥수 - 절망하고 꿈꾸는 것이 인간이지." 내용보기
저자 - 이나미             제목이 참 특이하다. 가냘프고 고운 여자 손을 나타내는 섬섬옥수 纖纖玉手가 아니었다. 섬, 纖獄囚. 내 부족한 한자 실력으로 해석해보면, 섬에 갇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래 섬은 육지와 동떨어진, 바다로 둘러싸여 달리 갈 곳이 없는 땅이다. 그곳을 벗어나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뛰어들거나 배를 타는 수밖에 없다. 더구
"섬, 섬옥수 - 절망하고 꿈꾸는 것이 인간이지." 내용보기

  저자 - 이나미

 

 

 

 

 

  제목이 참 특이하다. 가냘프고 고운 여자 손을 나타내는 섬섬옥수 纖纖玉手가 아니었다. 섬, 纖獄囚. 내 부족한 한자 실력으로 해석해보면, 섬에 갇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래 섬은 육지와 동떨어진, 바다로 둘러싸여 달리 갈 곳이 없는 땅이다. 그곳을 벗어나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뛰어들거나 배를 타는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주 큰 섬이 아닌 이상, 사람들이 자주 마주치기 마련이다. 그러니 갈등이 생긴다면, 참 곤란할 것이다. 영영 안 보고 살 수가 없는 곳이니 말이다. 또한 육지의 행정력이 즉각적으로 발휘되거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그곳을 지배하는 것은, 얼굴도 모르는 육지 행정부의 장이 아니라 바로 이웃에 사는 마을의 장이다.

 

 

  물론 덕분에 육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파괴를 조금이나마 지연시킬 수는 있다. 그래서 섬 특유의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도 한다.

 

 

  그 때문에 섬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의 종착지이기도 하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중간지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섬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정착하고 싶지만 그게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어쩔 수 없이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주도와 가까운 섬이 배경이라,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무슨 말일까 의아했지만, 읽다보니까 대충은 의미가 전달되긴 한다.

 

 

  변해가는 섬의 모습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동물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하지만 인간은 유희를 위해서도 사냥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이기적이라는 뜻이리라. 아, 이기적이라는 말이 무조건 다 나쁘다는 건 아니다. 자신을 위하는 것은 좋은데, 불필요한 일까지 한다는 면에서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섬사람들을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이들과의 평화로운 삶도 중요하지만, 그들 나름 살아야했기에 경쟁하고 싸우게 된 것이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예전의 생활 습관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도 변해야했을 것이다. 그걸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과학 기술의 특혜를 누리고 온갖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면서, 그들에게는 예전 그대로 남아있으라고 할 수는 없다. 그건 그들을 향한 우리의 이기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글을 읽으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도 그들의 변해가는 모습에서 우리의 현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섬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축약된, 인간들의 치열하고 냉혹한 삶의 일면을 담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섬이라는 곳은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의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그들의 마음을 섬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누구와도 교류가 불가한, 외떨어지고 고립된 곳.

 

 

  그래서 더 처절하고 절박하고 상처가 많은 것이다. 섬으로 상처를 치유하러왔던 사람들은, 다시 육지로 돌아가 회복을 하려고 한다. 참으로 모순적인 일이다. 육지에서 상처를 받아 섬에서 새 출발을 하려던 사람들이, 그 섬에서 치명타를 입고 그 치유를 위해 육지로 돌아가다니 말이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작가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모든 것을 피해 섬에 왔던 자애가 다시 섬을 찾는다. 그런데 그녀가 갖고 있던 문제, 특히 남편과의 불화가 조금은 치유가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섬에서 안식을 취했던 것이 그녀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남편과의 새로운 내일을 약속하는 그녀의 다짐에서, 우리는 어쩌면 섬과 육지를 연결하면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과연 그럴지는 두고봐야하지만 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뒤표지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우리, 정말 어쩌다 이리 됐을까?”라는 대사가 날카로운 창처럼 마음을 쿡하고 찔렀다. 정말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쩌다 같이 살아가기보다는, 너를 죽이고 내가 살아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v********0 2013.09.08. 신고 공감 20 댓글 147
리뷰 총점 종이책
그 섬을 탐하지 마라...『섬, 섬옥수纖獄囚』
"그 섬을 탐하지 마라...『섬, 섬옥수纖獄囚』" 내용보기
멀리서 뱃고동이 울리면, 나는 세상을 향해 벌거벗은 벌을 타박타박 걷는다. 몇 시간을 그렇게 걷다 보면 출발지점으로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곳, 섬은 그렇게 이어진다. 철썩철썩 귀를 때리는 파도 소리와 오랜 세월 풍랑에 휩쓸린 천연의 바위들이 내려다보이는 곳, 섬은 그렇게 낭만적인 공간이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문명의 이기에 덥석 삼켜지기 전에는 말이다. 섬에서 이어졌
"그 섬을 탐하지 마라...『섬, 섬옥수纖獄囚』" 내용보기

 

멀리서 뱃고동이 울리면, 나는 세상을 향해 벌거벗은 벌을 타박타박 걷는다. 몇 시간을 그렇게 걷다 보면 출발지점으로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곳, 섬은 그렇게 이어진다. 철썩철썩 귀를 때리는 파도 소리와 오랜 세월 풍랑에 휩쓸린 천연의 바위들이 내려다보이는 곳, 섬은 그렇게 낭만적인 공간이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문명의 이기에 덥석 삼켜지기 전에는 말이다. 섬에서 이어졌던 얄궂지만 아픈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읽었고 그 작품(『그 남자의 연애사』)을 통해 '섬'이라는 공간이 마음에 깊게 남았었다. 이 소설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섬'으로부터 파생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삶에서 수반되는 상처를 갈무리하기 위해 섬에 머무르고 섬을 떠도는 나그네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다. 언제 섬을 벗어날지 기약 없는 그들은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을 통해 위로받으려 했으나 위로를 건넬 섬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섬은 병들고 지쳐있기 때문이다. 뒤표지에서 유난히 시선을 끌었던 문구("우리, 정말 어쩌다 이리 됐을까?")는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한탄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한 고해였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섬이라는 공간이 그렇게 안타까워 보일 수가 없었다.

 

바다, 섬은 고독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인가 보다. 삶과 사람들에 치여 아프고 외롭고 고독하고 절망감에 휩싸인 이들이 하나둘 모여앉아 갓 잡아올린 5짜(약 50cm) 긴꼬리벵에돔을 잘 벼려진 칼로 큼직큼직하게 회를 떠 초고추장에 푹 찍어 소주 한 잔과 함께 시름을 잊고 그날의 고단함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여유가 남아있는 곳이리라 생각했다. 아니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그들의 고단한 현실을 바라보며 역설적으로 그런 생각이 간절했다. 시종일관 물질하는 잠녀(해녀)들과 횟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주인장들과 낚시의 손맛이 좋아 섬에 눌러앉은 사람들 때문이기도 했었으리라. 그런데 그들의 사연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의 실체를 목도할수록 나의 바람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됐다.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에는 왜 이리 아픈 사람이 많고, 삶은 아픈 걸까. 세상을 피해 찾아 들어간 곳, 땅끝섬으로 흘러들어온 이들은 하나같이 상처투성이다. 부부 관계, 삶의 양면성에 회의를 느껴 섬의 절간을 찾아든 여인, 낚시가 좋아서 아예 섬에 눌러앉아 횟집을 차렸으나 원주민에 의해 배척당하는 외지인들,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전국 팔도 순회를 하는 전직 조폭 중간 보스, 믿었던 이에게 악착같이 모은 돈을 사기당해 죽을 작정으로 섬을 찾아온 사람 등등. 그리고 이곳에는 그런 이방인들의 드나듦을 묵묵히 지켜보는 늙은 잠녀들이 있다. 인간의 원초적 절망과 아픔을 위로해주는 바다를 찾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어느 곳이든 사람이 드나들기 시작하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법이다.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부터 섬은 몸살을 앓기 시작한다. 순박했고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았던 섬사람들은 점점 잇속 차리기에 열을 올리고, 어울리지 않는 도심의 편리성이 유입되면서 섬은 더는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이 아니라 재앙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람들의 욕망, 이기심, 시기, 권력이 원주민, 외지인 할 것 없이 맞물리면서 섬의 갈등이 절정을 향해 치닫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니겠는가.

 

'촘말 어쩌다 이래 됐을꿩……? 옌날엔 동니 사름들 모다 일가 피붙이처럼 내남없이 얼려 살았댄. 울타리가 있엉, 얼굴 붉히길 했엉? 욕심 없이 살던 그때가 잘도 좋았댄. 어쩌다……. 후이잇.' -177쪽

 

언제부터 땅끝섬의 명물이 골프카와 짜장면이 됐는가. (중략)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은 이제 골프카 반, 관광객 반이 됐다. -185쪽

 

『섬, 섬옥수』는 '섬'에서 나고 자란 터줏대감인 원주민과 생계를 위해 혹은 가슴 아픈 사연으로 숨어든 외지인의 시선으로 그려낸 7편의 연작 소설이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이해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곳에서 터를 잡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섬은 어떤 상황에서든 최후에는 자신들을 품어줄 하나의 공간이 된다는 거다. 밥벌이에 대한 고단함이 폭력사태로까지 번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생존이라는 단 하나의 보루가 야기한 삶의 이기적인 모습일 뿐이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때로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지옥 같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가진 자들의 횡포를 바라보면서도 섬이라는 공간적 특수성 때문인지 그저 안쓰러울 뿐이었다. 도시의 문명과 빠른 삶의 속도는 섬이라는 고립되고 폐쇄적인 공간에는 걸맞지 않다. 인간도 그걸 모르지 않는다. 다만 문명의 이기 앞에서 잊어버릴 뿐이다. 그래서 지키려는 자와 도약하려는 자 사이에는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 법이다. 살아온 환경과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섬이라는 공간으로 불러들이면서 인간이 지킬 수 있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 등을 보여주면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명확하다. 파괴가 아니라 보존이 시급하다는 것. 저자가 섬을 통해 착안한 이야기는 언젠가는 사라질 모든 것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게 될 먼 훗날이 걱정스러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므로. 한반도 최남단 땅끝섬이라 칭하지만 존재 여부가 불명확한 섬. 어쩌면 그 섬은, 우리의 마음에 떠 있는 섬일지도 모른다. 맞다. 나의 상상은 작가의 말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었다. 땅끝섬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땅끝섬은 가상의 공간이다. 아마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작가가 땅끝의 섬을 배경으로 말하고자 했던 건 실재가 아니라 모호하지만 굳건한 마음의 섬, 그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두의 마음에는 나룻배 한 척 띄우면 당도할 수 있는 섬이 존재한다. 세상의 시름, 고통, 상실을 희석하기 위해 숨어들고 싶은 나만의 공간 같은 곳 말이다. 저자가 이렇게 불명확한 곳의 이야기를 하게 된 연유도 나와 같은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나와 너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듯이 그곳에서 오롯이 제자리를 지키는 섬 하나가 우뚝 서 있다. 내 섬, 내 것에 머물지 않고 남의 것, 남의 자리를 탐하니 온갖 추악한 일이 일어난다. 남의 섬에 함부로 발 들여놓으니 내 것을 잃은 이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각자에게 주어진 마음의 섬, 그 크기 안에서 머무르면 될 일이다. 이기심, 욕망의 발로로 남의 섬, 그 섬을 탐하지 마라. 그 섬을 탐한다 한들 내 것이 될 것도 아니고 네 것이 되지도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섬을 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게 삶이 정한 척도 아니겠는가. 가상의 섬에는 섬의 풍요와 고요함, 낭만성은 없다. 대신 날 것 그대로인 인간의 욕망이 잠재돼있다. 하지만 저자가 잊지 않은 게 있다. 인간 본연의 욕망과 아픔을 그려내면서도 결국 그들이 되찾게 되는 것, 자애가 다시 찾은 섬에서 보게 되는 삶의 본질이 바로 인간이 살아가게 되는 하나의 방향 아닐까 한다.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고 인간과 섬도 맞닿아 상생한다는 것. 섬이라는 자연과 인간은 다른 방향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그러니 그대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그 을 탐하지 마라...

 

 



w*****8 2013.09.02. 신고 공감 20 댓글 33
리뷰 총점 종이책
섬과 삶의 닮은 꼴 《섬, 섬옥수》
"섬과 삶의 닮은 꼴 《섬, 섬옥수》" 내용보기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은 삶 다음에 섬에 어울리는 말이다.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섬은 언제나 비극을 품고 있다.  가파른 절벽과 불어오는 거센 바람, 걸핏하면 뒤집어지고 용트림하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 살아간다는 것은 절해고도의 고독과 맞짱 뜨는 일과 같다.  질풍 노도의 시절,  지친 몸을 이끌고 섬으로 훌
"섬과 삶의 닮은 꼴 《섬, 섬옥수》" 내용보기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은 삶 다음에 섬에 어울리는 말이다.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섬은 언제나 비극을 품고 있다.  가파른 절벽과 불어오는 거센 바람, 걸핏하면 뒤집어지고 용트림하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 살아간다는 것은 절해고도의 고독과 맞짱 뜨는 일과 같다.  질풍 노도의 시절,  지친 몸을 이끌고 섬으로 훌쩍 떠난 적이 딱 한번 있었다. 덜컹거리는 열차에 몸을 싣고 오로지 바다를 소망하며 떠난 나는 우습지만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돌아왔다. 끝없는 지평선이 주는 지루함과 단절과 폐쇄의 공간이 주는 무력감으로 더 외로워진 나는 그 이후로 섬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섬에 다시 가고 싶다. 지금은 어느 섬이든지 섬이 주는 모든 것을 기꺼이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무연憮然한 눈빛의 자애가 섬을 찾은 이유도 삶의 척박함이라는 파도에 떠밀려 오게 되었다.  이름하여  땅끝섬’. 십년의 강사생활이 지나면 정교수의 꿈이 이루어질 줄 알았지만  교수들의 알력 다툼과 권위주의에 지친 자애는 다시 한번 삶의 녹록치 않음을 깨닫는다. 게다가 오랜 부부 생활에서 간절하게 원하였던 아이가 생기지 않자 입양을 결정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였다. 여러가지로 삶의 귀로에 서게 된 자애는 섬에서 자신의 삶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소설의 서막이 시작된다.

 

어쩜우린 둘 다 인생의 가장자리에서 참 고달픔 인생을 살아내는,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한때는 당신이 내 편인 줄 믿었고 나도 당연히 당신 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아름다운 줄 모르니 당신과 나 모두 청맹과니야. 모두 당신 탓으로 돌리진 않아. 두 청맹과니의 지혜롭지 못한 처신으로 돌려야겠지. 골짜기에 눈이 켜켜이 쌓이고, 봅꽃이 아름다이 피고, 녹음이 짙어진들... 그것이 아름다운 줄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들은 내내 투덜거리겠지. 대체 삶이 왜 이러냐고.....‘

 

천연보호구역으로 빼어난 풍광을 지닌 아름다운 섬에서 자애가 맞딱드린 섬의 실체는 언제나 우울한 눈빛을 한 슬픔 짐승들이다. 벵에나 섬 개들은 하나같이 우울하고도 슬픈 빛을 띠고 있다. 나라에서 지정한 천연보호 관광지로 땅끝섬이 지정되면서  물질을 하던 해녀의 섬은 골프카가 다니는 섬으로 변신한다.  섬을 한바퀴 도는 데에 40분 밖에 걸리지 않는 땅끝섬에서 관광객들 사이에 명물은 수산물이 아닌  짜장면, 자연에서 먹을 것을 얻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주민들은 너도나도 짜장면이라는 메뉴를 추가하기 시작하면서 이익다툼을 시작하고,  생과 사를 넘나들며 물질 하나로 먹고  살아왔던 섬생활은  관광손님을 유치하는 일과 짜장면의 경쟁으로 이전투구의 장으로 바뀐다.  섬 개들의 우울하고 슬픈 눈빛은 이제 섬주민들의 눈빛이 되었다.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섬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 채 서로 이익을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며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아름다움이 도처에 널려있는 천연보호 관광지에 살고 있으면서도 관광객들이 찾는다는 이유로 짜장면을 연구하는 섬주민들의 우매한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빈방에 불이 켜지면 갑자기 홀로 남은 두려움과 고독에 몸서리치면서도 그 고독으로 인해 삶을 살아내게 되는 것처럼, 중년에  맞닦드린 삶의 이중성을 섬을 통해 보여주려 하는 작가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살뜰한 위로로 다가온다. 마치 화폭에 섬세하게 붓놀림을 하여 완성해가는 한 점 한 점의 그림이 한 편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 서로 고개만 돌리면 아름다움이 바로 옆에 있는데 그 고개를 돌리지 못해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은 아닌지. 이나미 작가의 연작 소설 《섬, 섬옥수》로 섬과 삶이 닮은 꼴임을 알게 되었다.

 

살다 보면 말이야. 사는 기 그기 암껏도 아이라는 거 알게 돼요.

 


YES마니아 : 로얄 k********2 2013.10.04. 신고 공감 11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땅끝섬에 갇힌 사람들
"땅끝섬에 갇힌 사람들" 내용보기
섬에는 누가 살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큰 섬이든 작은 섬이든 거대한 뭍과는 분명 다르게 살아가리라 생각한다.바다가 사방으로 접해 있어 해풍과 오랜 세월 풍화되어 퇴적된 각종 현무암,사시사철 풍성하고 싱싱한 해산물,그리고 바다를 끼고 억척스럽게 살아가야 하는 섬사람들의 말못할 애환들이 생각이 난다.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뼈를 묻는 섬토박이들도 오랜 세월 이어져
"땅끝섬에 갇힌 사람들" 내용보기

 섬에는 누가 살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큰 섬이든 작은 섬이든 거대한 뭍과는 분명 다르게 살아가리라 생각한다.바다가 사방으로 접해 있어 해풍과 오랜 세월 풍화되어 퇴적된 각종 현무암,사시사철 풍성하고 싱싱한 해산물,그리고 바다를 끼고 억척스럽게 살아가야 하는 섬사람들의 말못할 애환들이 생각이 난다.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뼈를 묻는 섬토박이들도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 오는 생활풍습과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삶의 과정이 면면히 이어져 가리라 생각한다.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여섯 편의 연작을 통해서 다가오는 점은 이제 섬도 외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돈이 된다면 어디라도 가겠다는 투기인들과 개발업자들에 의해 섬들이 갖고 있는 본래의 모습과 풍광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특히 제주의 외딴 섬(가공의 섬)을 배경으로 하는 이 곳에는 마음을 다스리러 찾아오는 길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행위가 태반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 토박이와 외지인간의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나미작가는 땅끝섬을 배경으로 어부들,외지인,관광객들을 골고루 등장시켜 섬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대조적으로 잘 들려 주고 있다.회사일로 10여 년 전에 단체로 제주를 한 번 유람하고 그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는 외딴섬 사람들의 삶이 비록 단조롭고 강팍하기는 하지만 자연과 바다에서 재배하고 채취한 먹을거리로 수분지족하는 순박함과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반면 외지인이 들어와 회집,중국집 등을 경영하는데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가 연속된다.토박이이지만 먹고 살 방도가 딱히 일정하지 않고,외지인은 갖은 돈으로 승부를 겨루려고 하니 돈과 물질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그들 사이에는 앙금과 불만,갈등 등이 잦기만 하다.마을 자치회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모아 단결과 상생을 도모하고 이어 벌어진 술잔치는 내.외지인들간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훈훈한 분위기도 느끼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강사 10년 세월에 교수직을 못얻고 아이까지 없어 남편과의 불화를 삭히려 외딴섬까지 내려온 자애,아내가 암에 걸려 병수발을 하러 가는 사이 애지중지하던 강아지 '깍지'는 장군바위에서 망부석이 되다시피하고,우연히 섬에 내려와 회집을 경영하는 인규,머리는 그리 좋지 않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종태,조폭과 같이 이리 저리 휘젖고 다니는 삼봉이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이렇게 시끌벅적하면서도 사람 살아가는 방식이 섬도 뭍과 다를 바가 없다.먹구름과 같은 분위기가 다시 맑게 개인 하늘로 변해가는 자연의 섭리와 같이 섬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거친 파도 소리에 묻히고 세월에 묻혀 고요하고 아늑한 산사의 정적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또한 제주 방언을 적절하게 잘 구사해 주고 있어 읽는 재미,제주에 대한 미묘한 동경심,그리고 피튀기게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섬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이야기가 현실적인 생생함을 전해주는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j******6 2013.09.08.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위태로운 사선(死線) [섬, 섬옥수]
"위태로운 사선(死線) [섬, 섬옥수]" 내용보기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위태로운 사선(死線) [섬, 섬옥수]" 내용보기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무더웠던 사람 죽어서 시원하라고 산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두었다

  삼백육십오 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이 시 한 편이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태풍 전야, 풍랑이 일 듯 한 바다 위 조각배 같은 섬 위에서

사람들은 위태로움 가득한 서러움을 하나씩 품고 살아간다.

우리 중 그 누가 섬 위에 살고 있지 않을까?

위태로운 섬 위에 사는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의 모습이었다.

숨지도, 달아나지도 못하고, 그저 인생이란 올가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고 있음을,

결국, 사람 냄새를 찾아 섬 안으로 기어들어왔음을 본능적으로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도 사람 냄새를 찾아 헤매는 건 마찬가지니까,,,

 

여기선 모든 게 사선(斜線)이다. 빗발도, 침도 사선으로 떨어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게 빗금을 그으며 허공을 가른다.

  빨랫 줄의 빨래도 사선으로 말라가고 담배 불똥도, 재도 사선으로 날아가 저만치 떨어진다.

  바람, 바람 탓이다. 설거지도 바람의 짓이다.”

 

한반도 남단 땅끝섬>, 모든 게 사선(死線)인 그곳은 위태로운 서러움이 가득한

우리의 어떤 그리움이다.



n****5 2013.09.10.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섬,섬옥수
"섬,섬옥수" 내용보기
글 속의 배경은 땅끝섬이다. 바다 한가운데 둥실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위로는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며, 아래로는 아름다운 수중 경관과 청정 바다의 풍부한 수산물을 갖고 있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런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하여 살아가는 섬 사람들은 아름다움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섬은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이다. 그 섬을 배경으로 살아
"섬,섬옥수" 내용보기

글 속의 배경은 땅끝섬이다. 바다 한가운데 둥실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위로는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며, 아래로는 아름다운 수중 경관과 청정 바다의 풍부한 수산물을 갖고 있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런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하여 살아가는 섬 사람들은 아름다움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섬은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이다. 그 섬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환경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수산물을 채취하거나 관광업을 통한 한정된 재화벌이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섬의 삶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연작 소설인 이 글은 대학 강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와 아이없는 부부 사이가 멀어지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면서 정처없이 이 곳 섬에 머무른 정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섬,섬옥수 7에 다시 섬을 방문하는 정애가 등장하면서 전과는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학에 사표를 내고 입양을 결정한 후 남편과 같이 제주도 여행길을 제안한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블루코너가 마치 자신의 결혼 생활과 흡사함을 느꼈다. 블루코너 해역은 난류와 한류, 온대성 어종과 아열대 어종이 만나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약육강식에 의한 평정이 끝나면 계절이 바뀌면서 활기찬 소란으로 분주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한반도 근해에서 가장 물살이 센 곳이다. 이곳을 지나갈 때 배는 무서울 정도로 흔들린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가면 배는 언제 그랬냐는듯 평온해진다. 무관심과 무기력, 회의에 빠져있던 정애는 남편과의 올레길 여행에서  많이 달라진 자신과 남편의 모습을 발견한다. 내심 그녀는 블루 해역을 지난 후처럼 남편과 화해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그녀는 남편과 올레길을 같이 걸아가면서 배려, 양보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았다.  

 

땅끝섬은 생명의 죽음과 잉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현씨 할머니의 딸 정희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시 이 섬에 들어왔지만 물질을 하다 사고로 죽는다. 아내를 의심하다 결국 총기로 자살한 복만과 바다로 뛰어들어간 그의 아내 미순. 그러나 혜자에게 이 섬은 치유의 공간이면서 새 생명을 준 공간이다. 죽을 결심을 하고 온 곳에서 인규를 만나 인연을 맺고 새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했다.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이 땅끝섬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철저하게 상대를 밟아버리는 원주민. 타협과 공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모든 것을 가져야한다는 이기적인 인간이 바로 삼봉과 재봉 형제이다. 한 시간이면 온 섬을 걸어다녀도 다 볼 수 있는 좁은 섬에 골프카 경쟁이 붙는다. 경관이 아름다워 천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과는 거리가 먼 실제 섬의 모습이다. 작가는 이 글에서 환경과 조건에 의해 사람의 품성이 어떻게 지배당하고 좌충우돌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섬이라는 환경은 이 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 사고를 폐쇄적이고 단절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목숨을 담보로 물질을 하던 힘든 일 대신 관광객을 상대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안다. 돈 앞에서는 공존의 삶이 있을 수 없다. 그 돈은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인규같이 외지에서 온 장사꾼은 심심하면 일어나는 원주민의 폭력과 행패에 끝임없이 당하고 살아가야한다. 섬 사람들이 키우는 여러 종의 개들이 물어뜯고 피를 보며 벌이는 싸움판같이....  

 

땅끝섬은 뫼비우스 섬이다. 죽음과 새 새명의 탄생이 공존하고 있는 곳. 해녀들의 물질과 골프카로 호객 행위가 공존하고 있는 곳.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천연보호지역이면서 불법 건축물과 관광객의 쓰레기가 난무하는 곳. 블루 코너 해역의 강한 조류가 파도와 물살을 일으켜 이 곳을 지나가는 배들을 심하게 흔들게하지만, 바다 밑에서는 조류가 가라앉은 영양 염류를 끌어올려 수중생물의 먹이를 공급하고 어패류를 튼튼하고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절망의 끝에서 새 인연을 만난 혜자, 절망의 섬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정애.....  

그러나 작가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비록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땅끝섬이지만 정애에게는 이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공간이다. 그런 정애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비록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화해와 공존만이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며.....   

k*****8 2013.09.0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섬옥수 -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감옥
"섬,섬옥수 -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감옥" 내용보기
대부분의 독자가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을 가늘고 보드라운 여인의 손, 여인의 아름다운 손을 나타내는 표현인 '섬섬옥수'로 착각하지 않을까 싶다.나 역시 밋밋한 표지에 심플하게 제목만 크게 쓰여진 이 책의 제목을 언뜻 보고 그리 착각했으니 말이다.그래서 제목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섬, 纖獄囚>.가늘 섬, 감옥을 나타내는 옥 옥, 가둘 수. 纖獄囚.아마도 '섬'이라는 감옥에
"섬,섬옥수 -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감옥" 내용보기

대부분의 독자가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을 가늘고 보드라운 여인의 손, 여인의 아름다운 손을 나타내는 표현인 '섬섬옥수'로 착각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밋밋한 표지에 심플하게 제목만 크게 쓰여진 이 책의 제목을 언뜻 보고 그리 착각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제목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섬, 纖獄囚>.
가늘 섬, 감옥을 나타내는 옥 옥, 가둘 수. 纖獄囚.
아마도 '섬'이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어 가는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말하고자 이 제목을 쓴것 같다.

 

책은 일곱 편의 '섬'에 대한 연작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땅끝섬'이라 불리는 섬을 배경으로, 그 섬 속에서 부대끼는 사람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섬의 이름이 책 속에 언급되지는 않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적으로 한반도의 최남단 마라도를 충분히 연상할수 있다. 굳이 어느 섬이라는 지정없이 많은 섬 중의 한 곳인 가상의 공간으로서 풍광이 빼어나고 천혜의 자연 자원을 가진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 섬이, 정부가 해상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부터 오히려 섬 사람들간의 사이는 황폐해지기 시작한다.
물질로 자식을 키우던 소박한 해녀들의 땅끝섬에 관광객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더불어 돈을 벌기 위해 외지인들도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 불거지는 외지인들과 원주민들간의 갈등..

 

저자인 이나미 작가는 "2006년 여름, 마라도에 한 달간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서너 대뿐이던 관광용 골프카가 나중엔 80여 대로 늘어나면서 섬이 황폐해지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의 품성이 환경과 조건에 의해 어떻게 지배당하고 좌충우돌하는지, 여러 유형의 인간군상을 통해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섬이 가진 폐쇄성에 인간의 욕심이 더해지며 섬 자체가 감옥과 다름없이 변해가는 점이 나 역시 저자만큼 안타까웠다. 골프카와 짜장면 등의 호객행위는 절로 눈쌀이 찌푸려지고, 주인이 돌보지 않는 개들 간의 이유없는 싸움은 마치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인간들의 싸움과도 같아 보였다.
특히 자치회장 재봉과 삼봉의 패악질은 정말 짜증날 정도로 섬에 대한 정나미를 떨어지게 했다.
추천사 중의 하나인 문학평론가 심진경님의 한마디.
"..그래서 소설을 읽다 보면 땅끝섬에 대한 우리의 낭만적 기대와 희망은 점점 꺾일 것이지만.." 맞다. 섬에 대한 아련한 기대는 점점 꺾여갔다. "..그만큼의 낯선 희망 또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책의 마지막은 섬이 변해갈 것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변해갈건지는 모르겠지만 웬지모를 아쉬움이 든다.
이미 변한 땅끝섬이 예전처럼 돌아갈순 없을테니..

 

마지막으로 섬에 있는 절집에 공처사님의 말이 내맘 같아 옮겨본다.

 

"욕심나는 것을 일부러 안 봐서 마음이 청정한 것은 소승의 힘이지만 욕심날 만한 것을 보고도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야말로 대승의 힘이라고 합디다. 마음이 일어나고 안 일어나고, 보이는 것 너머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마음으로 더듬어 짚어도 끄들리지 않는 마음 상태...... 그땐 이미 그것도 마음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말이오. 바람처럼 근원이 있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정처 없으면서 막힘도, 걸림도, 부딪힘도 없이 무량하게......살고 싶었어요." (p41)

 

g*****k 2013.09.0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섬, 섬옥수
"섬, 섬옥수" 내용보기
『섬, 섬옥수(纖獄囚)』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고 평소에 생각하던 나 였지만, 『섬, 섬옥수(纖獄囚)』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제목부터 어딘가 모르게 색다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가 여행으로만 가끔 들르는 곳 '섬'을 배경으로 섬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과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섬에 흘러든 외지인들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7편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
"섬, 섬옥수" 내용보기

『섬, 섬옥수(纖獄囚)』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고 평소에 생각하던 나 였지만, 『섬, 섬옥수(纖獄囚)』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제목부터 어딘가 모르게 색다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가 여행으로만 가끔 들르는 곳 '섬'을 배경으로 섬에서 나고 자란 원주민과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섬에 흘러든 외지인들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7편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이라는 설명을 보며 마치 내가 한반도의 남단 ‘땅끝섬’으로 여행을 떠난 기분으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부부 사이가 멀어지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면서 섬에 머무른 정애의 이야기를 읽을때에는 삼십년의 결혼생활을 바라보는 나 역시도 섬으로 여행을 떠나 주변의 모든 일을 뒤로한 채 아무런 생각없이 섬에 머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매력을 갖게 하는 『섬, 섬옥수(纖獄囚)』


 현씨 할머니의 딸 정희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시 이 섬에 돌아와 물질을 하다 사고로 죽게 되고, 아내를 의심하다 결국 총기로 자살한 복만, 그리고 바다로 뛰어들어간 그의 아내 미순, 이렇게 ‘땅끝섬’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한다고 말해 주고 있다.

 

 

 아마도  『섬, 섬옥수(纖獄囚)』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 가족에게 색다른 분위기의 추억을 안겨주었던 마라도가 생각난다. 남끝단에 자리한 마라도. 마음이야 지금이라도 당장 찾아 가고 싶지만 찬바람이 불고 한 해가 가기 전에 다시한번  찾아 가고 싶다.



j***3 2013.10.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섬 섬옥수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섬 섬옥수" 내용보기
우린 모두 하나의 섬이다. 섬과 섬이 모여 하나의 인간세계를 이룬 세상에서 이젠 세상 끝이라고 땅끝섬을 찾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땅끝섬 그곳에서 다시 시작을 마주하여 새로운 인생을 설계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뫼뵈우스의 띠처럼 삶이란 생과 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듯 활어처럼 팔팔한 언어로 섬과 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죽음이 아니라 생을 택해야 함을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섬 섬옥수" 내용보기

우린 모두 하나의 섬이다. 섬과 섬이 모여 하나의 인간세계를 이룬 세상에서 이젠 세상 끝이라고 땅끝섬을 찾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땅끝섬 그곳에서 다시 시작을 마주하여 새로운 인생을 설계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뫼뵈우스의 띠처럼 삶이란 생과 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듯 활어처럼 팔팔한 언어로 섬과 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죽음이 아니라 생을 택해야 함을 느끼게 되는데 섬이란 슬로시티라고 '느리게 느리게' 느린 여유로 힐링을 하려는 이들이 찾는 섬이 도회지인들,육지인인 여행객들로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물고 뜯고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생과 사의 각축장으로 변하는 '섬' 의 이야기에서 '삶'을 본다.

 

탁구공만 한 찌가 물결에 이리저리 휩쓸리면서도 가라앉지 않는 것처럼, 숱한 파도와 바람을 뒤집어쓰면서도 나뭇잎처럼 떠 있는 섬처럼 의연하게 살 순 없을까.스스로 어찌해보려고 안간힘을 쓴들 어디 삶이 뜻대로 되던가.욕망과 절망도,행복과 기쁨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인데 그 마음 하나 비우기가 어려워 이렇게 몸부림치는구나.

 

오랜시간동안 강사일을 했지만 이젠 스스로 물러나야만 한다. 거기에 남편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남들 다 갖는 아이도 낳지 못한 자애는 모든 연결을 끊고 땅끝섬으로 향하여 반야가 있는 절에서 섬사람들과 섞여 그들의 이야기에 묻혀 조용히 지낸다. 인간 군상들이 모여 별의별일이 다 벌어지는 육지에서 멀어져 땅끝섬에 왔지만 이곳 역시나 생과 사는 동네 개들한테도 밥그릇 싸움을 하듯 질긴 목줄처럼 질질 따라 붙는다. 서로 신발 뒤축을 물고 늘어지듯 힘들게 싸우며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는 사람들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홀랑 벗겨진 삶을 다시금 본다. 그는 왜 연락도 없는지.

 

아이들이 어릴 때,좀더 크기 전 부모와 함께 할 수 있을 때 섬여행을 해보자며 섬여행을 계획했다.느리고 여유로운 그곳에서 우리도 스트레스를 다 벗어 버리고 여유를 찾자고 새벽부터 달려 바지선에 차를 실고 섬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차를 가져가서일까 오전 한바퀴 돌고나니 우리가 더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온통 주위는 바다 뿐이고 왠지 모르게 갇혀 있다는 느낌에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들 모두가 난리다. 좀더 한적함을 원했던 우리는 아직 섬에 익숙지 못했고 낯설었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허둥대다 급기야 점심쯤 다시금 바지선에 차를 싣고 섬을 벗어나 육지로 나오고 말았다. 그렇게 생각없이 간 섬여행은 두고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준비성이 없었지만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육지에서 산 우리는 너무 문명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섬에서의 생활은 불편함 그 자체이며 섬이란 곳은 한정된 곳이기 때문에 외지인을 그리 반기지 않는 듯 했다. 이곳 땅끝섬도 외지인이 달갑지 않다. 그들이 박힌 돌을 빼듯 섬에 와서 정착하여 원주민들과 밥그릇 싸움을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곳이다.

 

손바닥만 한 섬에서 관광객들 주머니만 바라보며 밥그릇 싸움 하는 상황이라 외지인을 경계하는 섬사람들의 배척과 텃세는 생각보다 심했다.뭍것들이라는 차가운 시선과 부부 나이 차가 암만해도 수상쩍다는 수군거림에서 비롯된 왕따로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었다.

 

섬에서 외지인이란 관광객으로 그들에게 돈이 되는 수단이라 볼 수 있다. 그런 그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잡기 위하여 누가 새로운 것을 하여 재미를 보면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유행은 번져 나가고 급기야 좁아터진 섬에서 골프차가 넘쳐 나고 개들이 넘쳐 나고 짜장면집이 넘쳐난다. 자신만의 특색으로 관광객을 맞이하기 보다는 돈이 되는 수단에 바닷물처럼 휩씁려 흘러간다. 그래도 그곳에서 꿋꿋하게 삶을 이어나가는 잠녀의 삶을 살아가는 할망들도 있고 육지에서 생을 버리듯 흘러 왔다 뿌리를 내린 이들도 있다. 이곳이 그들에게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처럼 다시 '시작점'으로 인생을 새롭게 출발을 해야만 한다. 누군가는 더이상 나아갈 출구를 찾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려 태양을 향하는 이카루스처럼 절벽에서 나아 올라 한마리 새로 생을 마감하는 이도 있지만 분명 이곳은 끝이 아닌 시작인 곳이며 잠녀 할망들의 누구보다 질긴 '숨비소리'는 목숨을 내 놓고 자맥질하여 건져 올린 '생'의 싱싱함이다.

 

새 생명과 인연을 맺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시점에서 다시 찾은 섬은 더 이상 땅끝이 아니다. 시작과 끝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맞물려 있는 법,내려오기로 치면 끝이지만 거슬러 올라가자면 국토의 시작 아닌가.

 

저자가 여자분인데 실감나는 바다 낚시이야기며 섬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한번 더 저자의 약력을 보게 되었다.내겐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닌데 이 작품으로인해 저자를 기억해야할 듯 하다. 소설은 절망보다는 '희망' 에 더 중심을 두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출발점에서 다시금 희망을 장전하고 뛰어야 할 것만 같은 마음으로 숨을 뱉어 내고 새로운 숨을 폐북 깊숙히 밀어 넣으며 끝까지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재밌게 읽었다. 혼자 고독하게 고고하게 세상에 존재하는 섬이 되지 말고 서로 무언가 섬과 섬으로 연결되어 육지는 아니어도 끝이 아닌 공간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끝에서 다시 시작을 찾은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모진 세월과 싸워 이겨내듯 질긴 생명력으로 모두를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고 삶은 비극이 아니라 멀리서 보면 희극이기에 살만한 세상이다.

 



y******2 2013.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점점 빠져들게 되는 소설 [섬, 섬옥수]
"점점 빠져들게 되는 소설 [섬, 섬옥수]" 내용보기
이 책은 일곱 편의 연작소설집이다. 책을 읽다보니 연상되는 지역이 있었다. 정말 그곳이 맞을까? 일단 작가의 말에 보면 그곳은 가상공간이라고 한다. 그래도 제주어를 사용하거나 현지 상황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며 그곳이라 짐작하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연작소설집의 공간적 배경인 땅끝 섬 역시 그 많은 섬들 중 한 곳을 염두에 둔, 가상공간이다. 제목의
"점점 빠져들게 되는 소설 [섬, 섬옥수]" 내용보기

 

 

 이 책은 일곱 편의 연작소설집이다. 책을 읽다보니 연상되는 지역이 있었다. 정말 그곳이 맞을까? 일단 작가의 말에 보면 그곳은 가상공간이라고 한다. 그래도 제주어를 사용하거나 현지 상황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며 그곳이라 짐작하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연작소설집의 공간적 배경인 땅끝 섬 역시 그 많은 섬들 중 한 곳을 염두에 둔, 가상공간이다. 제목의 한자에서 유추할 수 있듯, 태생지인 섬에서 나고 자라 바다에 순응하며 모진 삶을 이어온 원주민들, 스스로를 유폐시키려고 찾아들었거나, 생존을 위해 먹고살려고 모여든 외지인들이 섬이라는 특수성, 폐쇄성 때문에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갇힌 채 서로 부대끼며 갈등, 대립, 오해를 겪다 결국 사랑으로 구원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쓰고 싶었다.

 

작가의 말 283p 

 

 이 책의 제목을 흥미롭게 보았다. 섬섬옥수, 내가 알고 있는 섬섬옥수라는 단어를 이렇게 끊고, 다른 한자를 써서 이런 의미를 가지게 할 수 있구나! 전혀 다른 의미가 된 단어를 제목으로 하여 이런 내용을 담아 소설 속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구나! 감탄해본다. 그 점에서 일단 소설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후한 점수를 주게 되었다.

 

 섬이라는 공간이 그렇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만의 공간에 갇혀서 살고 있으면서도, 막상 섬이라는 특수성, 폐쇄성으로 인해 더욱 규제받는 느낌을 갖는다. 확장해서 해석해보면 인간의 삶 전체적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고, 좁게 보면 그냥 그곳, 그 공간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섬이라는 공간은 특수하면서도 소설의 배경이 되기에 좋은 곳이다.

 

 이 책은 점점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빠져들 수 있는 점이 특징이었다. 첫 이야기만 읽었을 때에는 약간 밋밋하면서도 이렇게 끝나버린다는 것이 무언가 허전했다. 하지만 읽어나갈수록 애피타이저를 지나 본 요리에 다가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첫 이야기의 약간 심심한 느낌에 머뭇거렸지만, 계속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s*****a 2013.09.02.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