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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 오렌지색과 풍선껌을 부는 소녀의 일러스트 책표지는 상큼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녀의 두 눈빛이 어딘지 모르게 힘이 없어 보인다. 책제목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추운 겨울에도 속이 시원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시켜먹는 나를 관통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겨울에 같이 간 지인들이 모두 따뜻한 커피를 시킬 때 혼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프라푸치노를 시키면 으레 듣는 소리가 '아직 청춘이네~', '젊다 젊어'다. 주변 사람들의 악의없는 눈치가 느껴지긴 하지만 고집스럽게(또는 미련하게) 찬 커피를 시킨다. 묘한 책표지와 공감가는 책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책은 이솜 작가님의 등단작이다. 책 문구들은 간결하지만 그 간결한 문구들이 시선을 계속 머무르게 하고, 마음에 꿋꿋하게 굳게 자국을 남긴다. 헬조선으로 불리우는 사회를 살고 있는 N포 세대들이라면 느꼈을 감정에 작가님도 많은 좌절과 감정의 굴곡을 느끼셨나보다. 역대급 취업난, 끝이 보이지 않는 구직 생활, 인턴과 비정규직 문제, 직장에서의 갑질, 월급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집값,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포기하게 되는 연애-결혼-출산-육아의 굴레... 이게 세상이 잘못된 것인지, 내가 잘못된 것인지... 2030 들에게는 어려운 세상이다. 그렇게 세상에 대한 불만이 많거나 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작가님은 어떻게 느꼈고, 어떻게 이겨내려고 노력했는지 조곤조곤한 문체로 말씀해주신다. 이 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답서는 아니지만 상처 받은 우리들의 영혼을 따뜻하게 위로해 줄 수 있는 책이다. 미련할 수도 있겠지만 고집스럽게 이 책을 통해 나를 위해 위로를 건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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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도 않을 순간을, 다가오지도 않은 내일을 위해 아등바등 힘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그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된다. 그러니까 오늘,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고 즐기자.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도 결국 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지 말고 온전히 나를 사랑하고 안아주세요. 오늘도 수고했다고, 잘하고 있다고, 결국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결국은 잘될 거야.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중 발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에 스칼렛 오하라가 자신이 힘들게 일궈온 미국 남부의 농장이 남북전쟁으로 잿더미와 폐허만 남게 된 곳에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을 한문장으로 줄이면 딱 그 대사이다. 그러나 스칼렛 오하라가 말한 의미와 이 책의 작가인 이솜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사뭇 다르지 싶다. 현실에 기반한 투지에 찬 말과 위로와 인정만을 추구하는 말에는 그 무게가 다르지 않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