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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는 부조리 연극의 대표작가답게 '절망의 작가'로 불린다. 부조리, 절망, 허무의 기표들이 넘쳐나는 난해한 텍스트들이 '부정의 문학'의 대표적 작가라는 증거다. 그러나 알랭 바디우는 베케트를 희망의 예술가, 진리의 예술가로 만든다.
주체의 발견과 정체성의 회복이라는 문제는 마치 고도를 기다리는 일처럼 늘 실패와 반복을 거치면서도 다시 시작된다. 바디우는 베케트의 저작에서 등장인물은 언제 어디서나 '여정의 인간', '부동성의 인간', '독백의 인간'이었다고 지적한다. 베케트 문학 세계의 주체 유형은 가는 것, 있는 것, 말하는 것의 세 가지 층위에 근거한다. "베케트에게 글쓰기란 엄격한 경제성의 원칙에 의해 통제되는 행위이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것이 요구된다. 정황상의 장식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 모든 부수적인 유희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빼 버릴 것. 이는 만약 글쓰기가 유적 인류에 대해 말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면, 글쓰기가 견지할 수 있고, 견지해야 하는 몇 안 되는 기능을 보여 주고, 분리해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베케트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류에 대한 놀라운 탐색의 초기에, 사실상 이 기능들은 셋이다. 가는 것, 있는 것, 말하는 것."(12쪽)
현대판 플라톤주의자답게 바디우는 베케트 문학의 독법을 위한 해석법 역시 플라톤의 저서에서 찾는다. 플라톤적 명제인 운동, 정지, 동일자, 타자, 로고스 가운데 베케트의 텍스트는 운동, 정지, 로고스가 기본적이라고 설명한다. 베케트에게 존재의 장소는 닫힌 장소이거나 열린 공간 즉, 방황의 공간(여정과 방랑의 공간)이다. 닫힌 장소에서는 보이는 것이 말해진 것과 같은 외연을 갖는다. 반면에 열린 방황의 공간은 모든 묘사적 장식들을 제거하여 그 자체로 고정된 단순성과 닮아 있는 장소다. 다시 말해서, 베케트의 존재의 장소는 여행(방황)과 고정성(닫힘)이 겹치는 '회색 암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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