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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종석 작가의 열혈 독자다. 그의 정치적 견해에는 전반적으로 수긍하면서도 동의하지 못하는 대목들도 적지는 않지만, 그런 부분들마저도 눈여겨 보게끔 만드는 필력이 그에게는 분명히 있다. 특히 <감염된 언어>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현대판 고전이라고까지 여긴다. 참신하면서도 도발적인 화두에 탄탄한 근거로서 무엇보다 아름다운 한국어로 풀어내는 그의 문체는 거의 페이지마다 훔치고픈 마음마저 든다. 그의 단상들을 드러내는데 그는 주저함이 없고 지금도 현재진행형 중이다. (절필을 선언한 만큼 지면상은 아니고 페이스북을 위시한 온라인상에서지만). 여하튼 이 책 <바리에떼>도 그런 단상들을 엮은 책 중 하나. 저자의 말에 따르면 바리에떼는 프랑스어로 다채로움이라는 뜻이란다. 곧이곧대로 얘기하면 잡다함이라고도 한다고. 영어의 '버라이어티'에 해당한다는 말이 어쩌면 개념상 더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유주의자로 스스로를 규정한다. 굳이 보수냐 진보냐 이분법적으로 나누자면야 보수쪽이 더 가까워 보이기는 하지만 몇몇 사안에서는 어지간한 진보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그는 단 한 번도 마르크스주의에 마음이 쏠린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가 흥미로운데 "불확실한 방향으로 치닫는 집단적 열정이 낳을 수 있는 파멸적 결과가 두려웠고, 인간의 이타심에 대한 신뢰도 부족해서"였다고. 그러면서도 우리 시대 지식인들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는 사람 중 대표라고 할 수 있을 김규항 선생과 친분이 깊어 보이는 걸 보면 자유주의자라는 정체성이 그에게는 확실히 잘 어울려 보인다.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저서들은 해가 가기 전 섬렵할 예정. 그것만으로도 기대에 차게끔 만드는 작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