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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화산, 홍수, 허리케인 등의 실상과 우리의 대응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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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 박사 루시 존스의 [재난의 세계사]는 지진, 화산분출, 홍수, 허리케인 등의 재난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지진을 말해주는 여성(Earthquake Lady)이라는 별명을 가진 지진학자다.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기도 한 저자는 지진학과 지질학 연구에서 얻은 방대한 수치 데이터를 음악의 음정(Pitch)과 선율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저자에게 비올라 다 감바 연주는 지구의 진동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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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 박사 루시 존스의 [재난의 세계사]는 지진, 화산분출, 홍수, 허리케인 등의 재난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지진을 말해주는 여성(Earthquake Lady)이라는 별명을 가진 지진학자다.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기도 한 저자는 지진학과 지질학 연구에서 얻은 방대한 수치 데이터를 음악의 음정(Pitch)과 선율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저자에게 비올라 다 감바 연주는 지구의 진동인 지진과 기후 변화를 인간의 언어와 감성으로 번역해내는 또 다른 형태의 재난 연구이자 대중 강연인 셈이다. 


저자는 지진은 피할 수 없는 지구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것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재난이 될지 아닐지는 우리 공동체의 준비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재난 관계를 말해주는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대한 원뿔 모양의 산이다. 이는 용암이 침식 작용으로 깎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흘러나온다는 뜻이므로 활화산이라고 한다. 땅이 침식작용으로 깎여 없어지는 속도보다 단층이 땅을 밀어 솟아오르게 하는 속도가 더 빠를 때 생기는 것이 산이다.(100 페이지) 땅이 솟아오른다는 것은 아래에서 주기적으로 강력한 압축력이나 비트는 힘이 누적되다가 지진을 통해 방출되고 있음을 뜻한다.(화산활동을 통해서도 땅은 솟아오른다.) 


산은 중력의 중심 방향과 반대로 높게 솟아 있는 거대한 흙과 암석의 덩어리다. 단층 운동으로 산이 가팔라질수록 중력이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에너지도 극대화된다. 지질학적 시각에서 산은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단층의 솟구치는 힘과 중력의 끌어내리는 힘이 격렬하게 싸우는 전쟁터다. 화산이 분출하면 화산재, 용암, 돌멩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때 물질들은 무한정 멀리 퍼지지 않고 중력과 돌멩이들끼리의 마찰력으로 인해 특정 경사각을 이루면 멈춰 선다. 중심점에서 사방으로 똑같은 힘이 작용하여 물질이 쌓이므로 위는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넓은 원뿔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렇게 화산이 분출하는 곳에서는 원뿔 모양의 산이 만들어지지만 지진이 일어나는 곳에서는 거대한 성벽이나 계단 모양의 산이 만들어진다. 화산이 만들어지는 곳은 세 가지다. 1) 중앙 해령, 2) 섭입대, 3) 열점이다. 폭발만 하지 않는다면 화산은 무척 살기 좋은 환경이다. 화산토는 투과성이 높아 물이 잘 빠지고 새로운 영양소가 많아서 작물이 잘 자라는 기름진 경작지가 된다. 화산 주변의 변형된 암석은 천연 요새가 되어 방어에 유리한 골짜기를 만들어준다. 폼페이는 활화산 베수비오에서 남동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위험한 곳에 세운 도시였고 결국 멸망했다. 베수비오는 변함 없는 활화산이다. 


지진파에는 두 가지가 있다. P파와 S파가 그것이다. P파는 지각을 압축시키고 S파는 지각을 비튼다. 지각은 비트는 힘에 더 약하다.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이 맥없이 무너지는 것도 S파 때문이다. 압축할 때는 암석 내부의 미세한 틈새나 균열들이 서로 단단히 맞물려 닫힌다. 힘이 분산되어 버티는 힘이 강해진다. 비트는 힘은 암석의 내부 균열을 찢어 열어 젖히는 인장력을 발생시킨다. 균열이 쉽게 벌어지며 파괴로 이어진다. 비트는 힘이 발생시키는 인장력은 정단층과 깊은 관계가 있다. 지각이 양옆으로 잡아당겨지는 인장력으로 인해 지각이 벌어지면서 쪼개지고 중력의 영향으로 한쪽 블록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며 정단층을 형성한다. 정단층의 정(正)은 물체를 지구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을 기준으로 볼 때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에 정상이라는 뜻이다. 


역단층을 발생시키는 힘은 압축력이다. 암석이 양방향에서 강한 압축을 받으면 약 30° 정도의 완만한 경사를 가진 대각선 모양의 단층면(파괴면)이 생긴다. 경사면 위에 얹혀 있는 암석 블록이 양옆에서 밀어붙이는 힘에 의해 중력을 거슬러 경사면을 타고 위로 밀려 올라간다. 이 강력한 압축력은 대륙판끼리 부딪히는 수렴형 판 경계에서 생긴다. 역단층의 역(逆)은 중력을 거슬렀다는 뜻이다. 


P파와 S파의 시간차는 두 지진파가 8 km를 이동할 때마다 1초씩 벌어진다. 어느 지점에 P파가 도착하는 시각과 S파가 도착하는 시각의 차이가 30초라면 지진이 시작된 곳이 240km 떨어져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1990년대에 대기의 수분 함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인공위성들이 쏘아 올려진 결과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대기 중에 좁고 긴 수분 기둥(대기의 강)이 있어서 적도 근처의 열대지방에서 중위도로 수분을 운반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보통 길이는 수천에서 수만 km, 폭은 수백 km에 이른다. 이런 대기의 강이 캘리포니아주 연안으로 넘어오면 폭우가 내린다. 폭우는 대개 하루나 이틀이면 지나간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씩 대기 조건 때문에 폭우가 더 오래 머물고 홍수가 난다. 


저자는 인간은 포식자와 기근의 위협과 같은 단기적 위기에 대한 신속한 반응이 생존의 필수적인 세계에서 진화했다고 말한다. 위험은 도처에 만연해 있었고 임박한 위험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후손을 남겼다. 우리 대다수는 홍수를 급박한 위험으로 여기지 않는다. 직접 경험한 적이 있거나 부모나 조부모가 기억하고 있었다거나 하는 등의 개인적인 의미가 없다면 자연재해가 불러일으키는 격렬한 감정은 금세 사그라들고 만다. 그리고 위험을 가늠할 때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의 좌우된다. 


홍수는 큰 인명 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야기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홍수의 근원인 비를 친숙한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비를 다른 자연재해보다 온건하다고 여긴다.(117 페이지) 우리는 땅 위에서 살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난 것과 강, 호수, 바다 밑에 잠겨 있는 것이 애초부터 다르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강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땅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강 기슭을 이루는 흙을 땅의 흙과 특별히 구별할 수 없고 강바닥의 지각에도 독특한 점이 전혀 없다. 다만 주변의 땅보다 고도가 낮을 뿐이다. 물은 중력이 잡아끄는 곳으로 흘러내리므로 고도가 낮은 곳에 고인다.(154 페이지) 


저자는 물과 땅 사이, 강물이 흐르는 곳과 흐르지 않는 곳, 강의 액체 상태와 땅의 고체 상태 사이에 절대적인 경계선을 그을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릴 것을 주문한다. 강에 물만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는 많은 것을 품고 운반할 수 있는 힘이 있다.자연이 작고 가벼운 물질일수록 운반하기 쉽고 물의 흐름이 빠를수록 더 많은 물질을 운반할 수 있다. 미시시피 강의 별명이 빅 머디(Big Muddy; 거대한 흙탕물)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모든 강이 그렇듯 미시시피 강의 강물은 이동하면서 모래알과 흙을 침식해 바다로 가져간다.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품고 있던 퇴적물의 일부를 바닥에 떨어뜨리는데 크고 무거운 모래알이 먼저 떨어진다. 이 두 원리를 종합하면 자연 제방이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할 수 있다. 물이 중력에 의해 강으로 흘러갈 때 종종 다량의 진흙과 실트를 운반해 간다. 눈 녹은 물과 비는 강의 특정 구간의 수위를 높인다. 그곳의 고도가 하류보다 높아졌으니 낙차가 심해진다. 그러면 수량이 증가해서 더 많은 실트를 운반할 수 있게 된다. 강 기슭을 넘어설 정도로 수위가 높게 올라가면 물은 여전히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이제는 바다를 향해서 뿐만 아니라 강 바깥으로, 강을 둘러싼 땅으로도 흘러내린다. 


어느 정도 흘러내리면 경사가 원만해져서 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물에 떠 있던 실트 알맹이가 바닥에 퇴적된다. 큰 알갱이일수록 강에서 가까운 쪽에 먼저 쌓이고 대부분 알갱이는 원래 강바닥에서 더 먼 곳에 쌓인다. 그 결과 큰 모래알로 이루어진 자연 제방이 형성된다. 이 자연 제방은 강기슭을 높여 미래의 홍수 가능성을 낮춘다. 하지만 수백년의 미시시피강 홍수 내륙이 보여주듯 자연 제방 또는 인공 제방 위로 넘치는 홍수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155, 156 페이지) 


일본 열도는 네 개의 판 사이의 계속되는 충돌로 형성되었다. 서쪽의 유라시아 판은 북동쪽으로 태평양판, 남동쪽으로 필리핀 해판과 충돌하고 있고 그 사이에 북아메리카 판의 작은 부분이 끼어 있다. 네 개의 판이 서로 충돌해 유라시아 판과 북아메리카 판을 서쪽 위로 밀어 올렸다. 물론 마그마도 솟아올라서 후지산과 같은 화산이 만들어졌다. 여러 종류의 판 경계 중에서도 이런 섭입대에서 지진이 가장 자주 일어난다. 판끼리 멀어지거나 옆으로 스치는 대신에 서로 밀면서 생기는 강한 변형력 때문에 마찰력도 더 크고 쌓인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지진을 통해 발산된다. 네 개의 판이 충돌하는 복잡한 구조 때문에 일본의 지진은 판 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열도 전역에서 일어난다.(132 페이지) 


하나의 지진이 일어나면 추가로 지진들이 더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층의 움직임은 주변의 모든 곳에 힘을 가하고 변형력을 집중시켜 지각의 울퉁불퉁한 부분들을 새로 만든다. 이 새로운 변형력을 해소하기 위해 잇따라 지진이 일어난다. 이런 지진들은 바로 전에 일어난 본진의 직접적인 결과이므로 그 지진의 여진으로 분류한다. 단층의 움직임은 에너지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각의 힘의 균형을 깨뜨리기에 새로운 불균형이 생기고 바로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지진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거대한 본진 이후 몇 차례 여진이 발생하지만 결국 그치는 것은 지각이 새로운 역학적 균형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해안에서 일어난 규모 9.1의 남아시아 지진은 움직인 단층의 길이가 1,500km가 넘었다. 파열면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이 무려 9분이나 되었다. 지질학 박사 케리 시(Kerry Sieh)는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을 예측한 사람이다. 저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한다. '의식적이든 아니든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은 자연재해 앞에서 너무나 흔한 반응이어서 거의 불가피한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은 고통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힘에 의해 유발된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안심하기 위해 피해자를 책망한다. 이 본성은 자선을 베풀려는 충동 만큼이나 인간답고 따라서 없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를 인식함으로써 우리도 그런 욕망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아차리고 적어도 다음 재난이 닥쳤을 때 같은 오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256, 257 페이지) 


인간은 무작위성을 무척 싫어하고 예측 가능한 패턴을 만들기 위해 종종 극단적인 수단을 이용한다. 인간은 패턴을 찾기 원하는 강한 욕구와 확증 편향 때문에 패턴에 부합하는 사례를 강렬하게 기억하고 부합하지 않는 사례를 무시하기 쉽다.(261, 262 페이지) 1920~1930년대에 지진 데이터를 처음 수집하고 패턴이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지자 대다수 과학자는 지진을 예측하는 대신 지진이 왜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적어도 1975년 중국 랴오닝성 하이청 지진에서 뭔가가 맞아떨어져 예측에 성공해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때 미국, 일본, 소련 정부는 마침내 이 수수께끼를 풀겠다는 희망을 품고 공식적으로 지진 예측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 당시 본진이 있기 전 규모 5.0 안팎의 미소(微小) 지진들이 수일 동안 연속적으로 발생했고, 한겨울임에도 뱀과 나비 등이 땅으로 나와 얼어 죽었고, 거위들이 날아다니고, 우물 및 지하수의 수위가 급변하거나 흙탕물이 되는 등의 이상 현상이 있었다. 행정력의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져 안전지대로 대피한 주민들이 목숨을 건졌다. 그런데 다음 해인 1976년 7월 가까운 탕산 지역에서 아무 전조 현상도 없이 규모 7.5의 강진이 일어나 25만 명이 사망했다. 지진 예측은 여전히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지진의 절대적 강도를 나타내는 릭터 규모(리히터 규모)를 고안한 미국의 지진학자 찰스 릭터는 오직 바보, 거짓말쟁이, 그리고 사기꾼들만이 지진을 예측한다(Only fools, liars, and charlatans predict earthquakes.)란 말을 했다. 


지진에는 한참 동안 꽤 규칙성을 갖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예측할 수 없다는 본성이 있다.(268 페이지) 저자는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지금도 지진의 작동 메커니즘을 연구할 지진학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인간은 왜 어떤 지진의 단층은 수m를 미끄러지다가 멈춰서 규모 1에 그치고 어떤 지진의 단층은 수백 km를 미끄러져 규모 7의 지진이 되는지 모른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지구 내부에서 일어난 일의 결과인지 아니면 지진이 일어난 중에 무언가에 부딪히거나 부딪히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모른다. 후자라면 지진학자는 사람들이 원하는 종류의 예측을 영원히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과학자가 지진에 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지식은 전진, 여진, 그리고 지진이 다른 지진을 유발하는 현상뿐이다.(283 페이지) 


남아시아 지진은 도호쿠 지진보다 7년 앞서 일어났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바다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가장 큰 피해는 육지의 흔들림이 아니라 해저면의 이동에 의해 일어난다. 도호쿠 지진에서는 400km 길이의 암석 덩어리가 최대 80m 미끄러졌으므로 막대한 양의 물을 이동시켜 필연적으로 쓰나미를 초래했다. 일본에서 쓰나미는 지진처럼 삶의 일부이고 대부분의 마을에 대비 시설이 세워져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처럼 질량 수가 큰 원자의 핵을 붕괴시킬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이용해서 증기를 만든다. 이 증기로 전기 터빈을 돌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런데 이런 핵 반응에서 생성된 열은 핵연료에서 재빨리 분리시키고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핵연료가 녹고 핵연료가 담긴 원자로가 폭발한다. 따라서 핵연료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그 둘레에 냉각수를 순환시킨다. 냉각을 쉽게 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는 항상 물이 많은 곳 종종 바다 가까이에 짓는다. 그리고 냉각 체계가 중단되지 않도록 여분의 예비전력을 갖춘다. 


지진과 쓰나미가 항상 일어나는 일본에서 바다 근처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울 때에는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쓰나미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로스엔젤레스는 지진 덕분에 존재하는 도시이다. 무척 건조한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로스엔젤레스는 도시를 둘러싼 산들이 없었다면 사람이 살 수 없는 사막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활성 단층들이 밀어 올려 생긴 산들은 바다에서 온 구름에서 비가 내리게 한다. 이 단층들은 또한 지하수를 가둔다. 초기 정착민들은 그 덕분에 생긴 샘에서 물을 내서 농사를 지었다. 20세기 초 석유가 발견되면서 로스엔젤레스는 현대적인 도시로 번창하기 시작했다. 석유 역시 단층 때문에 고인 것이었다. 단층은 로스엔젤레스를 존재할 수 있게 하지만 언제라도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자산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섯 가지를 제안한다. 1) 더 많이 배운다, 2) 정부가 알아서 보호해줄 것이라고 안심하지 않는다, 3) 지역 지도층과 교류한다, 4) 공동체와 함께 일한다, 5) 자연재해는 일어난 순간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6) 스스로 생각하라 등이다. 인상적인 말은 ‘다른 사람들이 정보를 주면 우리는 온 힘을 다해 그 정보를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행동은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은 자연재해 발생 시점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무작위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337 페이지)

m******1 2026.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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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세계사] 인간성에 대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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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79년에 폼페이에 살던 사람들이 그랬듯이, 대다수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면 사실상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2011년, 대지진과 이 때 발생한 쓰나미에 일본의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하염없이 밀려오는 시커먼 파도가 마을을 덮치고 평화롭던 마을은 한순간에 폐허의 바다로 변모했다. 사람들은 간신히 대피한 건물 위에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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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후 79년에 폼페이에 살던 사람들이 그랬듯이, 대다수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면 사실상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2011년, 대지진과 이 때 발생한 쓰나미에 일본의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하염없이 밀려오는 시커먼 파도가 마을을 덮치고 평화롭던 마을은 한순간에 폐허의 바다로 변모했다. 사람들은 간신히 대피한 건물 위에서, 산 위에서 자신의 집이 바닷물에 떠밀려 내려가고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발만 동동거릴 뿐이었다. 그들의 울음을 들으며 같이 마음이 무너지고 바다의 공포감에 발 밑이 흔들리는 것 같이 불안하였다.

  2011년의 그 대지진 이전에, 2004년 인도양 쓰나미가 있었다. 이 때에도 평화롭던 리조트를 갑자기 덮치며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정말 많은 이들이 무력하게 스러지고 상처입었다. 길지 않은 시간에 밀어닥친 파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지만, 그 짦은 시간 후는 기이할 정도의 고요의 시간이 찾아왔다. 지표면의 생명체와 삶을 터전을 쓸어낸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잠깐의 기지개를 마치고 다시 쪽잠에 빠져들 듯 가라앉았다. 그 냉정할 정도로 이기적인 모습에 더욱 상처받고 무력해진 기분이 들었다. 

 

 최근 연달아 자연 재해의 다큐멘터리를 이어 보다 이 책까지 가 닿았다. 저명한 지진학자이자 재난학자이며  자연재해로 인한 미래 위험을 감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루지 존스의 역작으로, 한달여의 시간을 들여 꼼꼼히 페이지를 다시 되짚어가며 천천히 읽어내었다. 매년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매 여름이면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면서도 어쩜 이리 무심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작가는 매우 평이하고 수월한 전달력으로 지각 운동의 기초를 설명하고 그 위에 하나씩 전문 지식을 얹으며 지진과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해가 어떠한 인과관계로 발생하게 되는지 이해시켜 준다. 더불어 자연재해가 발생할 시, 군중심리가 흐르는 방향과 그 연유 역시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준다.  자연 재해를 과학적인 부분만이 아닌 사회적, 심리적인 분야까지 아울러 설명하여 준다는 점에 깊이 감동 받았고, 작가의 명쾌하고 유연한 역사 지식과 전문 지식의 어우러짐이 존경스러웠다. 

  

 재난의 충격이 지나가면 우리는 상실과 황량함을 마주하고, 절망에 휩싸이게 된다. 불행을 무작위적인 우연 탓으로 돌리지 못해 스스로 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궁금해한다. 살던 집이 사라지고, 낯선 이들의 선의에 기대야 하고, 파산의 위험에 떨고, 어쩌면 사랑하는 이들이 죽은 상황에서 인간은 탓할 대상을 찾아 외부자를 공격한다. 군중의 일부가 된 이들에게서 볼 수 있듯, 재난은 개인의 행동을 바꿔 우리의 윤리 기준과 갈라놓을 수 있다. 재난의 가장 무서운 위협은 우리의 인간성에 대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서로 서로를 참 쉽게 비난하고 공격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느껴졌다. 특히, 참사, 재난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손쉽게도 피해자에게 잘못을 논한다. '애초에 너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문제 아니냐.' 라는 풍조가 짙어졌다. 

 하지만, 재난이든 참사이든 누군가의 의도로 빚어질 수 없는 우연의 현장에서 부재 여부로 죄의 유무를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그런 우연에 대비하고, 행여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희생이 크지 않도록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선진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논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일어날 것이 분명한 단 한 번의 대재앙을 대비하여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하고 연구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할 일이라고 한다면, 비단 그 노력이 자연 재해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여 그 대재앙이 몇 천년 / 몇 백년 만에 단 한 번 발생할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한 번의 구함으로 귀한 생명들을 살릴 수 있다면, 그 노력이 어찌 가치없다고 여겨지겠는가. 우리가 사는 인간 사회에서도 조금 더 서로가 서로를 품어주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다듬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런 재해를 '자연악'이라고 불렀다. 그는 천지창조가 아담과 하와의 타락으로 오염되었다고 믿었고, 자연재해는 이들이 악을 선택했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았다. 아퀴나스는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은 용기와 연민 같은 선을 인식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신은 '자연악'의 존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한 학자들이 미처 이해하지 못한 것은 바로 자연의 위험이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하는 체계의 일부라는 사실이었다. 대기 중에 퍼져 있던 열기가 합쳐져 폭풍이 되는 현상은 물이 바다에서 빠져나와 비가 되어 땅에 떨어지는 과정과 원리가 같다. 지진이 없는 행성에서는 비구름을 머물게 할 산도 계곡도 없고, 지하수를 고이게 하고 지표면으로 이동시켜 샘을 솟게 하는 단층도 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자연재해는 생명을 낳고 기르는 자연환경의 피할 수 없는 변동이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23.01.12. 신고 공감 0 댓글 0